야사모 꽃마리님의 글이 너무좋아 옮깁니다.
갈등...그리고 포용 |
글쓴이 : 꽃마리* 날짜 : 08-03-18 09:03 조회 : 104 |
등나무다. 칡과 함께 '갈등'을 나타내는 나무다. 등나무는 왼쪽으로 꼬이고 칡은 오른쪽으로 줄기를 꼬면서 올라간다. 곁에 있는 누군가를 감고 올라가는 성질때문에 갈등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등나무를 집안에 심지 않았다. 행여 집안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날까 미리 조심한 것이리라.
감고 올라갈 주변의 대상이 없으면 제 몸을 제가 감고 올라간다. 주변 사람과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며 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주변의 사람을 괴롭히지 못하면 자해하듯이 자신의 몸을 괴롭히기도 한다. 제 살을 파고 드는 그 자책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갈등은 체념단계로 들어서는 듯 하다.
체념하다, 그래도 다시 또 한번 갈등을 하면서 줄기에서 빠져나가 보지만 습관처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빠져나가는 줄기 하나를 보듬어 들인다.
오랜 시간이 흘러 끝내는 자신을 용서하듯이 한 몸이 된다. 이렇게 받아들이기까지 자신을 혹사한 세월의 무게가 오죽했으랴 마는 그래도 그 세월이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었으리라. 갈등에서 포용까지 걸린 시간을 지워버릴 수만은 없으리라. 그게,,저 등나무가 살아온 역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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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창포와 붓꽃(꽃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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