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스크랩] 『시경』을 게재하며 /『논어』에 언급된 공자의 시 관련 어록

ria530 2012. 6. 19. 13:26

『논어』를 마치고 드디어 『시경』을 올리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한편으로 10월 21일은 그동안 강의록을 바탕으로 하여 『종요의 대서사시 천자문 역해』를 출간하는 날이기도 하여 더욱 뜻 깊은 때이기도 하다. 홈페이지를 열면서(2002년) 고전강의록을 올리기 시작한지 6년만에 하나의 결실을 거두고, 사서를 모두 마치고 삼경에 진입한다는 뿌듯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공부하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침잠완색(沈潛玩索)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詩는 글자 그대로 믿을(寺) 수 있는 말(言)로, 뜻을 말하는 것(言志)이며, 노래가 말을 길게 빼는 것(歌, 永言)이다. 시가는 곧 노랫말을 읊는 것이다. 『시경』은 고대 중국에서 불렀던 노랫말로 가장 오래된 노랫말을 담고 있다. 노랫말은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교화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므로 공자는 이를 중시하여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

삼경(시경 ․ 서경 ․ 역경) 혹은 오경(삼경+예기+춘추), 육경(오경+악기)중의 하나인 『시경』은 공자가 당시 유행하던 노래 3천여 편을 수집하여 산시서(刪詩書), 곧 깎아낼 것은 깎아내고 교육이 될 만한 것은 모아서 그중 311편만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현재 전하는 것은 305편임) 크게 風(국풍 정풍) 雅(소아 대아) 頌으로 나뉜다.

“詩三百에 一言以蔽之면 曰思無邪라”

공자는 『시경』 삼 백편을 다 편집하고 난 뒤에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思無邪’라고 하였다(『논어』위정편 제2장). 『시경』의 글들이 “興也ㅣ라 賦也ㅣ라”하고 끝나 마음이 흥기되어 즐겁기는 하지만 關雎(관저)장에서 보듯이 음탕한 데로 흐르지 않고[樂而不淫], 슬프게 했어도 상하는 일이 없고[哀而不傷], 군자가 숙녀를 그리는 마음이 삿될 것 같은 데도 삿된 곳으로 흐르지 않음을 이른 말이다(『논어』팔일편 제20장).

공자가 시를 매우 중요히 여겼음은 『논어』 곳곳에 인용된 글들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는데, 위에 인용된 글 말고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子ㅣ 曰誦詩三百호대 授之以政에 不達하며 使於四方에 不能專對하면 須多ㅣ나 亦奚以爲리오 (공자 가라사대 시 삼 백편을 외우되 정사로써 줌에 통하지 못하며, 사방으로 부림에 능히 오로지 대하지 못하면 비록 많으나 또한 무엇에 쓰리오. - 자로편 제5장)

[해설]
시경 삼백 편은 정치하는 법을 비유한 노래이다. 삼백 편을 달달 외우면서도 정치를 맡겨놓으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방 여러 나라의 사신이 되어 나갔을 적에 외교를 능수능란하게 하지 못하면 그런 사람을 어디에 쓰겠는가?

“子ㅣ 曰小子는 何莫學夫詩오 詩는 可以興이며 可以觀이며 可以群이며 可以怨이며 邇之事父ㅣ며 遠之事君이오 多識於鳥獸草木之名이니라 (공자 가라사대 너희들은 어찌 시를 배우지 아니하는고? 시는 가히 흥기함이며, 가히 써 관찰함이며, 가히 써 무리하며, 가히 써 원망함이며,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며, 멀리는 인군을 섬기고, 조수와 초목의 이름에 대하여 많이 아니라. - 양화편 제9장)

[해설]
공자는 시의 중요성을 알고 제자들에게 시를 공부하도록 하였다. 시를 읽으면 흥기되고, 사물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으며, 무리와 더불어 화합하지만 함께 어울려 방탕한 짓은 하지 않고, 억울한 일에 대해 원망할 줄은 알지만 그로 인해 성내며 상하게 하는 일은 없을뿐더러, 부모를 섬기고 인군을 섬기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발로되며, 정서가 풍부해져 아는 것이 많아진다.

“子ㅣ 謂伯魚曰女ㅣ 爲周南召南矣乎아 人而不爲周南召南이면 其猶正牆面而立也與인저(공자가 백어에게 일러 가로대 네가 주남 소남을 했는가? 사람이면서 주남 소남을 하지 아니하면 그 바로 담을 향하여 서 있는 것과 같을진저. - 양화편 제10장)

[해설]
시 삼백편 가운데 처음에 나오는 국풍편의 주남장과 소남장을 읽으면 시를 다 공부했다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대목이다. 위 글은 공자가 아들인 백어에게 한 말로, 바로 담을 향하여 선다는 것은 그 지극히 가까운 땅에 이르러서도 하나의 물건도 보지 못하고, 더 이상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과 같음을 이른 말이다.


끝으로 『시경』의 시 해석에 탁월했던 맹자는 ““說詩者는 不以文害辭하며 不以辭害志오 以意逆志라야 是得之矣라 / 시를 해설하는 자는 문으로써 말을 해하지 말며, 말로써 (지은이의) 뜻을 해하지 말고, (나의, 읽는 자의) 뜻으로써 (지은이의) 뜻을 志를 맞이하여야 이 얻음이 되니라(『맹자』만장상편 제4장)”라고 말하였듯이 지은이의 뜻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참고로 『시경』 강의록은 소아 녹명지십편 상체장까지는 대산 김석진 선생님의 강의테이프를 기본 바탕으로 정리하고, 이후부터는 한국경학자료시스템에 올려진 '시전 원전'에 힙입어 保京文化社에서 나온 명나라 6대 황제인 영종때 편찬한 『詩傳』과 명문당의 金赫濟 校閱『原本集註 詩傳』을 바탕으로 원전을 정리하고, 내용 해설은 金學主譯著 『新完譯 詩經』, 전통문화연구원의 『懸吐完譯 詩經集傳』上下, 사암출판사에서 출간한 정약용 저서의 『역주 시경강의』1~5를 참고하여 정리했다. 필요에 따라 내용 중간에 다른 책들을 인용하여 내용을 보충하고, 그때마다 출처를 밝혀두었다. 그리고 여기에 올린 해설은 『詩經』의 내용에 접근하고자 하는 1차 원고이므로 미진한 내용은 틈틈이 보완할 예정이다. 『詩傳』의 내용을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아쉬운 대로 좋은 자료가 되리라고 본다. 아울러 『詩傳』의 1차 원고가 끝난 뒤에 전반적인 詩論을 덧붙일 예정이다. - 家苑

출처 : 家苑 이윤숙의 庚衍學堂(한자와 유학경전)
글쓴이 : 法古創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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