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명지십(鹿鳴之什) 제9편 체두4장(杕杜四章)] 有杕之杜ㅣ여 有睆其實이로다 王事靡盬ㅣ라 繼嗣我日이로다 日月陽止라 女心傷止니 征夫遑止로다 (유체지두ㅣ여 유환기실이로다 왕사미고ㅣ라 계사아일이로다 일월양지라 여심상지니 정부황지로다 賦也ㅣ라) 우뚝한 아가위여, 주렁주렁한 그 열매로다. 왕사를 견고하게 아니할 수 없는지라. 우리 날을 계속 잇는도다. 세월은 양달이 되었느니라. 여자의 마음이 속상하니 정벌하러 간 남편이 겨를이 있으리로다.
杕 : 나무가 우뚝 솟을 체, 杕의 발음을 명나라 영종 때 출간된 『詩傳』을 보면 ‘大計反’하여 ‘대’라 읽는 경우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체’라 읽는다. 『康熙字典』에 실린 『正韻』을 보면 ‘大計切,竝音第’라 하여 ‘제’라 읽는다고 하였으나, 우리의 독음법상 ‘체’라고 하는데 따른다. 睆 : 가득 차 있는 모양 환 ○賦也ㅣ라 睆은 實貌라 嗣는 續也ㅣ라 陽은 十月也ㅣ라 遑은 暇也ㅣ라 ○此는 勞還役之詩라 故로 追述其未還之時에 室家ㅣ 感於時物之變하고 而思之하야 曰特生之杜여 有睆其實하니 則秋冬之交矣요 而征夫以王事로 出하야 乃以日繼日하야 而無休息之期라가 至于十月에 可以歸어늘 而猶不至라 故로 女心悲傷而曰征夫亦可以暇矣니 曷爲而不歸哉리오 하니라 或曰興也ㅣ라 하니 下章倣此라 ○부라. 환은 실한(열매가 맺힌) 모양이라. 사는 계속함이라. 양은 시월이라. 황은 여가라. ○이는 부역에서 돌아오는 때에 위로하는 시라. 그러므로 그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때에 미루어 서술함에 안식구가 때와 물건이 변하는 것을 느끼고 생각하여 이르기를 특별히 솟아난 아가위여, 그 열매가 주렁주렁하니 가을과 겨울이 바뀌는 때이고, 출정한 지아비가 왕의 일로서 나아가 이에 날로써 날을 이어 쉴 기약이 없다가 시월에 이름에 가히 써 돌아오거늘 오히려 이르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여자 마음이 슬프고 상하여 이르기를 출정한 남편 또한 가히 여가했을 것이니 어찌하여 돌아오지 않는고 하니라. 혹이 가로대 흥기한 시라 하니, 아래장도 이에 준거하노라. 有杕之杜ㅣ여 其葉萋萋ㅣ로다 王事靡盬ㅣ라 我心傷悲호라 卉木萋止ㅣ라 女心悲止니 征夫歸止로다 (유체지두ㅣ여 기엽처처ㅣ로다 왕사미고ㅣ라 아심상비호라 훼목처지ㅣ라 여심비지니 정부귀지로다 賦也ㅣ라) 우뚝한 아가위여, 그 잎사귀가 무성하도다. 왕사를 견고하게 아니할 수 없는지라. 내 마음이 속상하고 슬프노라. 초목이 무성하니라. 여자의 마음이 슬프노니 출정한 남편이 돌아오리로다. ○賦也ㅣ라 萋萋는 盛貌니 春將莫之時也ㅣ라 歸止는 可以歸也ㅣ라 ○부라. 처처는 성한 모양이니 봄이 장차 저물어지는 때라. 귀지는 가히 써 돌아옴이라. 陟彼北山하야 言采其杞호라 王事靡盬ㅣ라 憂我父母ㅣ로다 檀車幝幝하며 四牡痯痯하니 征夫不遠이로다 (척피북산하야 언채기기호라 왕사미고ㅣ라 우아부모ㅣ로다 단거천천하며 사모관관하니 정부불원이로다 賦也ㅣ라) 저 북산에 올라가 그 구기자를 뜯노라. 왕사를 견고하게 아니할 수 없는지라. 우리 부모를 근심케 하도다. 박달나무 수레는 너덜너덜하며 네 마리 말도 병들고 지쳤으니 출정한 남편이 멀지 않도다.
杞 : 구기자나무 기 幝 : 해진 모양 천 痯 : 병에 지칠 관
[참조] 구기자(枸杞子) 구기자는 가시가 헛개나무(구: 枸)와 비슷하고 줄기는 버드나무(기: 杞)와 비슷하여 두 글자를 합쳐서 枸杞(구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옛 노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높은 관리가 민정을 살피던 중 나이 어린 소녀가 회초리를 들고서 이빨이 다 빠지고 흰 수염이 난 노인을 쫓아다니는 이상한 광경을 보고 소녀에게 호통을 치니 소녀는 자기가 300살이요, 그 노인은 나의 증손자라 하였다. 소녀는 구기자를 먹어서 그렇다 대답하고 구기자 먹는 법을 관리에게 일러주니 "구기자는 1월에 뿌리를 캐서 2월에 달여 먹고 3월에는 줄기를 잘라서 4월에 달여 먹고 5월에 잎을 따서 6월에 차로 끓여 마시고 7월에는 꽃을 따서 8월에 달여 먹으며 9월에는 붉게 익은 열매를 따서 말렸다가 두고두고 다려 먹는데, 이와같이 구기자는 1년 내내 먹을 수 있습니다"하였다. 관리가 집으로 돌아와 구기자를 먹어보니 정말로 들은 대로 효험이 있었다고 한다.
구기자는 어지럽고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으며 남자가 유정(遺精)하고, 임신을 못 시킬 때 사용한다. 음혈이 허약해져 얼굴이 누렇고 머리털이 희어지며 잠을 못 이룰 때나 소갈증에 효과가 있다. 폐기 허약으로 인한 오랜 해수에도 사용한다. 봄에 나는 순은 뜯어서 나물로 무쳐먹기도 한다. 위 시구에서 때는 늦봄이기에 구기자를 뜯는 것은 그 줄기와 잎을 뜯는 것으로, 부역 나가 지친 남편이 돌아오면 원기회복을 위해 달여 주기 위해서임을 알 수 있다. ○賦也ㅣ라 檀은 木堅하니 宜爲車라 幝幝은 敝貌라 痯痯은 罷貌라 ○登山采杞則春已暮而杞可食矣라 蓋託以望其君子而念其以王事로 詒父母之憂也ㅣ라 然이나 檀車之堅而敝矣요 四牡之壯而罷矣니 則征夫之歸도 亦不遠矣라 ○부라. 박달나무는 나무가 단단하니 수레를 만드는데 마땅하니라. 천천은 헤진 모양이고, 관관은 피곤한 모양이라. ○산에 올라가 구기자를 뜯는다는 것은 봄이 이미 저물어 구기자잎을 가히 먹을 수 있음이라. 대개 의탁하여 써 그 군자를 바라면서도 그 왕사로써 부모에게 근심을 끼쳤음을 생각함이라. 그러나 박달나무 수레가 견고함에도 헤졌고, 네 마리 말이 건장한데도 피곤해졌으니 출정 간 남편이 돌아옴도 또한 멀지 않음이라.
罷 : 그칠 파, 여기서는 ‘고달플 피, 피곤할 피’ 匪載匪來라 憂心孔疚ㅣ어늘 期逝不至라 而多爲恤이로다 卜筮偕止하야 會言近止하니 征夫邇止ㅣ로다 (비재비래라 우심공구ㅣ어늘 기서부지라 이다위휼이로다 복서해지하야 회언근지하니 정부이지ㅣ로다 賦也ㅣ라) 행장도 아니하고 오지도 않느니라. 근심하는 마음이 심히 병 되거늘 기약이 이미 지났는데도 이르지 아니하니라. 근심도 많도다. 복과 서가 다 함께 이르기를 가까워졌다 하니 출정 간 남편이 가까워졌도다. ○賦也ㅣ라 載는 裝이오 疚는 病이오 逝는 往이오 恤은 憂요 偕는 俱요 會는 合也ㅣ라 ○言征夫ㅣ 不裝載而來歸하니 固已使我로 念之而甚病矣라 況歸期已過에도 而猶不至하니 則使我로 多爲憂恤이 宜如何哉아 故로 且卜且筮에 相襲俱作하야 合言於繇而皆曰近矣라 하니 則征夫도 其亦邇而將至矣리라 范氏曰以卜筮終之는 言思之切而無所不爲也ㅣ라 ○부라. 재는 행장이고, 구는 병이고, 서는 감이고, 휼은 근심이고, 해는 함께이고, 회는 합함이라. ○출정 간 남편이 행장하여 돌아오지 아니하니 진실로 이미 나로 하여금 생각하여 심히 병 됨이라. 하물며 돌아오기로 기약함이 이미 지남에도 오히려 이르지 아니하니 곧 나로 하여금 많이 근심함이 마땅히 어떠할 것인가. 그러므로 또한 복점도 치고 또한 서점도 침에 서로 거듭 함께 지어서 말이 점사에 합하여 모두가 가까워졌다 하니 출정 간 남편도 그 또한 가까우며 장차 이르리라 하니 범씨 가로대 (체두 4장을) 복서로써 마친 것은 (남편 생각이) 간절하여 하지 않는 바가 없는지라.
繇 : 역사(役事) 요, 노래 요, 여기서는 蓍龜之辭로 곧 복과 서의 점괘를 말함.
杕杜四章章七句 鄭氏曰遣將帥及戍役에 同歌同時는 欲其同心也ㅣ오 反而勞之에 異歌異日은 殊尊卑也ㅣ라 記에 曰賜君子小人에 不同日은 此其義也ㅣ라 王氏曰出而用兵則均服同食은 一衆心也ㅣ오 入而振旅則殊尊卑 辨貴賤은 定衆志也ㅣ라 范氏曰出車는 勞率라 故로 美其功이오 杕杜는 勞衆이라 故로 極其情이니 先王以己之心으로 爲人之心이라 故로 能曲盡其情하야 使民忘其死以忠於上也ㅣ라 정씨 가로대 장수와 및 수자리 역군을 보냄에 노래가 같고 때가 같음은 그 마음을 같이 하고자 함이오, 돌아와서 위로함에 노래가 다르고 (잔치를 해주는) 날이 다름은 높고 낮음을 분별함이라. 『戰記』에 가로대 군자와 소인에게 하사함에 날이 같지 않음은 이 그러한 뜻이라. 왕씨 가로대 출정하여 군사를 쓰는 데는 옷도 균등하고 음식도 같음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함이고, 들어와서 軍旅를 끝내면 높고 낮음을 다르게 하고 귀천을 분별함은 여러 사람의 뜻을 정해줌이라. 범씨 가로대 출거장은 장수를 위로함이라. 그러므로 그 공을 아름다이 여겼고, 체두장은 군중을 위로함이라. 그러므로 그 인정을 지극히 했으니, 선왕이 자기의 마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삼았느니라. 그러므로 능히 그 정을 곡진히 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그 죽음을 잊고서 써 위에 충성하게 함이니라(『주역』 重澤兌卦 단전에 “順乎天而應乎人하야 說以先民하면 民忘其勞하고 說以犯難하면 民忘其死하나니 說之大ㅣ 民勸矣哉라” 함).
率 : 거느릴 솔, 여기서는 ‘장수 수’
[녹명지십(鹿鳴之什) 제10편 남해(南陔)] 南陔 남해 此는 笙詩也ㅣ니 有聲無詞하야 舊在魚麗之後러니 以儀禮考之컨댄 其篇次當在此라 今正之하노니 說見華黍하니라 이는 젓대를 부는 시이니 소리만 있고 노래말은 없어서 옛적에 어리편 뒤에 있었는데, 의례를 상고해본건대 그 편차가 마땅히 이에 있어야 하니라. 이제 바르게 하니 설명이 화서편에 나타나니라. 鹿鳴之什은 十篇이니 一篇은 無辭하니 凡四十六章이오 二百九十七句라 녹명지십은 열 편이니 한 편은 가사가 없고 무릇 46장이오, 297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