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上帝板板이라 下民卒癉이어늘 出話不然하며 爲猶不遠하야 靡聖管管하며 不實於亶하나니 猶之未遠이라 是用大諫하노라 (상제판판이라 하민졸단이어늘 출화불연하며 위유불원하야 미성관관하며 불실어단하나니 유지미원이라 시용대간하노라 賦也ㅣ라) 싱제가 상도를 뒤집은지라. 하민들이 모두 병들거늘 말을 냄이 옳지 못하며, 계책이 원대하지 아니하여 성인이 없다하여 제멋대로하며, 성실해야 할 데에 진실하지 못하나니 계책이 원대하지 못하니라. 이로써 크게 간하노라. ○賦也ㅣ라 板板은 反也ㅣ라 卒은 盡이오 癉은 病이오 猶는 謀也ㅣ라 管管은 無所依也ㅣ라 亶은 誠也ㅣ라 ○序에 以此로 爲凡伯이 刺厲王之詩라하니 今考其意컨대 亦與前篇相類로대 但責之益深切耳라 此章은 首言天反其常道하야 而使民盡病矣요 而女之出言이 皆不合理하며 爲謀又不久遠하야 其心에 以爲無復聖人이라하야 但恣己妄行而無所依據하고 又不實之於誠信하니 豈其謀之不遠而然乎아 世亂은 乃人所爲어늘 而曰上帝板板者는 無所歸咎之詞耳니라 ○부라. 판판은 뒤집음이라. 졸은 다함이고, 단은 병들음이고, 유는 꾀라. 관관은 의지할 바가 없음이라. 단은 성실함이라. ○서에 이로써 범백이 여왕을 비난하는 시라 하니 이제 그 뜻을 상고하건대 또한 전편과 더불어 서로 같되, 다만 질책함이 더욱 깊고 간절함이라. 이 장은 머리에 하늘이 그 상도를 뒤집어서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병들게 하였다라고 말해놓고, 네가 말을 냄이 다 이치에 합당하지 못하며 계책을 함이 또한 장구하고 원대하지 못하여 그 마음속에 다시는 성인이 없다고 하여 다만 자기 몸을 방자히 하고 행동을 망령되이 하여 의거하는 바가 없고 또 성실하고 신망이 있어야 할 데에 진실하지 못하니 아마 그 계책이 원대하지 못하여 그러한가 보다라고 말함이라. 세상이 어지러움은 이에 사람이 한 바이거늘 상제가 뒤집었다고 말한 것은 허물을 돌릴 곳이 없어서 한 말이니라.
(2장)天之方難이시니 無然憲憲이어다 天之方蹶시니 無然泄泄어다 辭之輯矣면 民之洽矣며 辭之懌矣면 民之莫矣리라 (천지방난(년)이시니 무연헌헌이어다 천지방궤시니 무연예예어다 사지집(잡)의면 민지흡의며 사지역(악)의면 민지막의리라 賦也ㅣ라) 하늘이 바야흐로 어려움을 내리시니 그렇게 기뻐하지 말지어다. 하늘이 바야흐로 기울어지게 하시니 그렇게 답답하게 말지어다. 말을 화하게 하면 백성들이 흡족하며 말을 기쁘게 하면 백성들이 안정되리라.
蹶 : 넘어질 궐, 여기서는 ‘궤’ 泄 : 샐 설, 여기서는 ‘느릴 예’ 懌 : 기뻐할 역 ○賦也ㅣ라 憲憲은 欣欣也ㅣ라 蹶는 動也ㅣ라 泄泄는 猶沓沓也ㅣ니 蓋弛緩之意라 孟子曰事君無義하며 進退無禮하고 言則非先王之道者ㅣ 猶沓沓也ㅣ라하시니라 輯은 和요 洽은 合이오 懌은 悅이오 莫은 定也ㅣ라 辭輯而懌이면 則言必以先王之道矣니 所以民無不合 無不定也ㅣ라 ○부라. 헌헌은 기뻐함이라. 궤는 동함이라. 예예는 답답함과 같으니 대개 이완의 뜻이라. 맹자 가라사대 (『맹자』 이루장 상편 제1장 “詩曰天之方蹶시니 無然泄泄라 하니 泄泄난 猶沓沓也ㅣ니 라 事君無義하며 進退無禮하고 言則非先王之道者ㅣ 猶沓沓也ㅣ니라) 인군을 섬기는데 의가 없으며 나아가고 물러나는데 예가 없고, 말인즉 선왕의 도를 비방하는 자 답답함과 같다 하시니라. 집은 화함이고, 흡은 합함이고, 역은 기뻐함이고, 막은 정함이라. 말을 화하게 하고 기쁘게 하면 말을 반드시 선왕의 도로써 하기 때문이니 백성이 합하지 않음이 없고 안정되지 않음이 없음이라.
(3장)我雖異事ㅣ나 及爾同僚ㅣ로다 我卽爾謀호니 聽我囂囂하나다 我言維服이니 勿以爲笑하라 先民有言호대 詢于芻蕘라하니라 (아수이사ㅣ나 급이동료ㅣ로다 아즉이모호니 청아효효하나다 아언유복이니 물이위소하라 선민유언호대 순우추요라하니라 賦也ㅣ라) 내가 비록 하는 일은 다르나 너와 더불어 동료로다. 내가 너에게 나아가 계책을 세워주니 내 말을 들음이 건성으로 하도다. 내 말은 오직 급한 일이 있어서이니 웃어넘기지 말라. 선현이 말씀하되 나무꾼에게도 물어야 한다 하니라. ○賦也ㅣ라 異事는 不同職也ㅣ라 同僚는 同爲王臣也ㅣ니 春秋傳에 曰同官爲僚라하니라 卽은 就也ㅣ라 囂囂는 自得不肯受言之貌라 服은 事也ㅣ니 猶曰我所言者는 乃今之急事也ㅣ라 先民은 古之賢人也ㅣ라 芻蕘는 采薪者라 古人도 尙詢及芻蕘어든 況其僚友乎아 ○부라. 이사는 직책이 같지 않음이라. 동료는 한가지로 왕의 신하가 됨이라. 『춘추전』(文公七年 夏四月)에 가로대 동관을 료라 한다 하니라. 즉은 나아감이라. 효효는 스스로 얻은(잘난) 체 하여 즐기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이라. 복은 일이니 내가 말하는 것은 이에 지금 급한 일이라는 것과 같으니라. 선민은 옛날의 현인이라. 추요는 나무하는 사람이라. 옛사람도 오히려 나무꾼에게 물었거든 하물며 그 동료임에야.
(4장)天之方虐이시니 無然謔謔이어다 老夫灌灌이어늘 小子蹻蹻이로다 匪我言耄ㅣ어늘 爾用憂謔하나니 多將熇熇하야 不可救藥이리라 (천지방학이시니 무연학학이어다 노부관관이어늘 소자갹갹이로다 비아언모(막)ㅣ어늘 이용우학하나니 다장학학하야 불가구약이리라 賦也ㅣ라) 하늘이 바야흐로 포악하시니 그렇게 희롱하며 업신여기지 말지어다. 늙은 지아비가 간곡하게 다하거늘 소자는 교만하고 교만하도다. 내 말이 망령됨이 아니거늘 너는 근심을 희롱으로 삼으니 많아지면 장차 불꽃처럼 성해져서 가히 구원할 약이 없으리라.
蹻 : 발돋움할 교, 여기서는 ‘교만할 갹’ 熇 : 마를 고, 뜨거울 혹, 불길 효, 불꽃성할 학 ○賦也ㅣ라 謔은 戱侮也ㅣ라 老夫는 詩人自稱이라 灌灌은 款款也ㅣ오 蹻蹻은 驕貌라 耄는 老而昏也ㅣ라 熇熇은 熾盛也ㅣ라 ○蘇氏曰老者ㅣ 知其不可而盡其款誠하야 以告之어늘 少者ㅣ 不信而驕之라 故로 曰非我老耄而妄言이어늘 乃汝以憂爲戱耳라 夫憂未至而救之는 猶可爲也ㅣ어니와 苟俟其益多면 則如火之盛하야 不可復救矣니라 ○부라. 학은 희롱하고 업신여김이라. 노부는 시인이 스스로를 일컬음이라. 관관은 정성스럽고 정성스러움이고, 갹갹은 교만한 모양이라. 모는 늙어서 혼미함이라. 학학은 불꽃이 성함이라. ○소씨 가로대 늙은이가 그 불가함을 알고서 그 간곡하게 정성을 다하여 가르쳐주는 것이거늘 소자가 믿지 아니하고 교만함이라. 그러므로 내가 늙어서 망령되이 말하는 것이 아니거늘 이에 네가 근심으로써 희롱거리를 삼는다고 하니라. 대저 근심이 아직 이르지 아니했을 때에 구하는 것은 가히 할 수 있거니와 진실로 그 더욱 많아지기를 기다렸다가 하면 불꽃같이 성하여 가히 다시는 구원할 수 없느니라.
(5장)天之方懠시니 無爲夸毗하야 威儀卒迷하며 善人載尸어다 民之方殿屎어늘 則莫我敢葵하나니 喪亂蔑資ㅣ라 曾莫惠我師ㅣ로다 (천지방제시니 무위과비하야 위의졸미하며 선인재시어다 민지방전희어늘 칙막아감규하나니 상난멸자(저)ㅣ라 증막혜아사(시)ㅣ로다 賦也ㅣ라 하늘이 바야흐로 노하시니 큰 체하고 빌붙어서 위의를 모두 어지럽히며 선인을 송장처럼 아무 일도 못하게 말지어다. 백성들이 바야흐로 신음하거늘 우리를 감히 헤아려주는 이가 없으니 상하고 어지러워서 멸망함이 슬프니라. 일찍이 우리를 사랑하는 이가 없도다.
懠 : 성낼 제 夸 : 자랑할 과, 큰 소리칠 과 毗 : 도울 비, 빌붙을 비 屎 : 똥 시, 여기서는 ‘신음할 희’ ○賦也ㅣ라 懠는 怒요 夸는 大요 毗는 附也ㅣ라 小人之於人에 不以大言夸之면 則以諛言毗之也ㅣ니라 尸는 則不言不爲하야 飮食而已者也ㅣ라 殿屎는 呻吟也ㅣ라 葵는 揆也ㅣ라 蔑은 猶滅也ㅣ라 資는 與咨로 同이니 嗟歎聲也ㅣ라 惠는 順이오 師는 衆也ㅣ라 ○戒小人이 毋得夸毗하야 使威儀迷亂하며 而善人이 不得有所爲也ㅣ라 又言民方愁苦呻吟이어늘 而莫敢揆度其所以然者라 是以로 至於散亂滅亡하야도 而卒無能惠我師者也ㅣ라 ○부라. 제는 노함이고, 과는 큼이고, 비는 붙음이라. 소인이 사람들에 대하여 큰 말로써 과시하지 아니하면 아첨하는 말로써 빌붙느니라. 시는 말도 아니하고 하지도 아니하여 음식만 먹는 자라(주자는 ‘시동’으로 풀이함). 전희는 신음함이라. 규는 헤아림이라. 멸은 멸함과 같음이라. 자는 ‘슬플 자’와 더불어 같으니 슬퍼서 탄식하는 소리라. 혜는 순함이고, 사는 무리라. ○소인이 과시하고 빌붙어서 위의를 혼미하고 어지럽게 하고, 선인이 얻어 하는 바가 있지 못하게 하지 말라고 경계함이라. 또 말하기를 백성들이 바야흐로 근심하고 괴롭고 신음하거늘 감히 그러한 바를 헤아리는 이가 없음이라. 이로써 산란하고 멸망하는 데에 이르러도 마침내 능히 우리 무리를 은혜롭게 해주는 이가 없음이라.
(6장)天之牖民이 如壎如篪하며 如璋如圭하며 如取如攜하니 攜無曰益이라 牖民孔易하니라 民之多辟이니 無自立辟이어다 (천지유민이 여훈여지하며 여장여규하며 여취여휴하니 휴무왈익이라 유민공이(익)하니라 민지다벽이니 무자입벽이어다 賦也ㅣ라) 하늘이 백성을 열어줌이 질나팔과 같고 젓대와 같으며 장과 같고 규와 같으며 취함과 같고 쥔 것과 같으니 쥐면 더 보탤 것이 없음이라. 백성을 열어줌이 심히 쉬우니라. 백성이 사벽함이 많으니 스스로 사벽함을 세우지 말지어다. ○賦也ㅣ라 牖는 開明也ㅣ니 猶言天啓其心也ㅣ라 壎唱而篪和하고 璋判而圭合하며 取求攜得而無所費하니 皆言易也ㅣ라 辟은 邪也ㅣ라 ○言天之開民이 其易如此하야 以明上之化下ㅣ 其易亦然이라 今民旣多邪辟矣니 豈可又自立邪辟以道之邪아 ○부라. 유는 열어 밝힘이니 하늘이 그 마음을 열어줌을 말한 것과 같음이라. 훈을 불어 선창하면 젓대가 화답하고, 장은 갈라진 것이고 규는 합한 것며, 취하여 구하고 쥐어 얻음에 허비하는 바가 없으니 모두 쉬움을 말함이라. 벽은 간사함이라. ○하늘이 백성을 열어줌이 그 쉬움이 이와 같음을 말하여 위에서 아래를 교화함이 그 쉬움이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 이제 백성들이 이미 사벽함이 많으니 어찌 가히 또한 스스로 사벽함을 세워서 인도하랴.
(7장)价人維藩이며 大師維垣이며 大邦維屛이며 大宗維翰이며 懷德維寧이며 宗子維城이니 無俾城壞하야 無獨斯畏하라 (개인유번이며 대사유원이며 대방유병이며 대종유한(헌)이며 회덕유녕이며 종자유성이니 무비성괴하야 무독사외하라 賦也ㅣ라) 대덕한 사람이 울타리가 되며, 많은 무리가 담이 되며, 큰 제후 나라가 병풍이 되며, 큰 종중이 줄기가 되며, 덕을 품음이 편안함이 되며, 종자가 성이 되니, 성을 허물어지게 하지 말아서 홀로 되어 두려워하지 말게 하라. ○賦也ㅣ라 价는 大也ㅣ니 大德之人也ㅣ라 藩은 籬요 師는 衆이오 垣은 牆也ㅣ라 大邦은 强國也ㅣ라 屛은 樹也ㅣ니 所以爲蔽也ㅣ라 大宗은 强族也ㅣ라 翰은 榦也ㅣ라 宗子는 同姓也ㅣ라 ○言是六者는 皆君之所恃以安이오 而德其本也ㅣ라 有德則得是五者之助요 不然則親戚叛之而城壞하고 城壞則藩垣屛翰이 皆壞而獨居하고 獨居而所可畏者至矣라 ○부라. 개는 큼이니 대덕한 사람이라. 번은 울타리이고, 사는 무리이고, 원은 담장이라. 대방은 강한 나라라. 병은 세움이니 가리는 것이니라. 대종은 강한 일가라. 한은 줄기라. 종자는 동성이라. ○이 여섯 가지는 다 인군이 믿어서 편안히 하는 바를 말함이고, 덕이 그 근본이라. 덕이 있으면 이 다섯 가지의 도움을 얻고, 그렇지 못하면 친척이 배반하여 성이 무너질 것이고, 성이 무너지면 울타리와 담장, 병풍, 줄기가 다 무너져 홀로 거처하게 되고, 홀로 거처하면 가히 두려워하는 바가 이를 것이라.
(8장)敬天之怒하야 無敢戱豫하며 敬天之渝하야 無敢馳驅ㅣ어다 昊天曰明하사 及爾出王하시며 昊天曰旦하사 及爾游衍하시나니라 (경천지노하야 무감희예하며 경천지유하야 무감치구ㅣ어다 호천왈명(망)하사 급이출왕하시며 호천왈단(전)하사 급이유연하시나니라 賦也ㅣ라) 하늘의 노함을 공경하여 감히 희롱하고 게을리 말며, 하늘의 변함을 공경하여 감히 달리고 몰지 말지어다. 호천이 밝으사 네가 세상에 나와 살아가는데 미치시며, 호천이 밝으사 네가 유연함에 미치게 하셨나니라. ○賦也ㅣ라 渝는 變也ㅣ라 王은 往通이니 言出而有所往也ㅣ라 旦은 亦明也ㅣ라 衍은 寬縱之意라 ○言天之聰明이 無所不及하니 不可以不敬也ㅣ라 板板也 難也 蹶也 虐也 懠也는 其怒而變也甚矣어늘 而不之敬也새니 亦知其有日監在玆者乎저 張子曰天體物而不遺는 猶仁이 體事而無不在也ㅣ라 禮儀三百과 威儀三千이 無一事而非仁也ㅣ라 昊天曰明하사 及爾出王하시며 昊天曰旦하사 及爾游衍은 無一物之不體也ㅣ라 (板八章이라) ○부라. 유는 변함이라. 왕은 ‘갈 왕’으로 통하니 나가서(이 세상에 나와서) 가는(살아가는) 바가 있음을 말함이라. 단은 또한 밝음이라. 연은 너그럽고 자유로운 뜻이라. ○하늘의 총명함이 미치지 않는 바가 없어서 가히 공경하지 아니치 못하니라. ‘板板也 難也 蹶也 虐也 懠也’는 (하늘이) 그 노하여 변함이 심하거늘 공경하지 아니했기 때문이니 또한 그 날로 살펴서 이러함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인저. 장자 가라사대 하늘은 (모든) 물건의 체가 되어 빠뜨리지 아니함은, 인이 (모든) 일의 체가 되어 (무슨 일이든) 있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예의 삼백과 위의 삼천이 한 가지 일이라도 인이 아님이 없느니라. ‘호천이 밝으사 네가 세상에 나와 살아가는데 미치시며, 호천이 밝으사 네가 유연함에 미치게 하셨나니라’는 한 가지 물건도 체하지 않음이 없음이라. (판8장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