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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후대의 술사들은 남사고의 예언능력을 과대평가했다. 그런 분 위기가 팽배해 최근에는 그가 저술했다는 ‘격암유록’이란 예언서가 출현해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이 예언서는‘정감록’의 상이한 내용 을 합성한 위에 몇가지 다른 요소까지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판 정감록인 셈인데,‘격암유록’에도 파자법의 자취가 완연하다.
간단한 예를 몇 개만 들어보겠다. 여러 사람들이 이미 밝힌 대로‘격 암유록’에 보이는 ‘추대읍(酋大邑)’은 세 글자를 연이은 정(鄭)자 에해당한다.시구(矢口)는 지(知)자이며,일팔간팔(一八干八)은 금(金) 자이다. 여자(女子)는 호(好)자 팔력시월이인(八力十月二八)은 십승 (十勝)으로 풀이된다. 이런 예는 부지기수라, 일일이 말할 필요도 없 을 지경이다.
격암유록에는 현대한국의 운명이 예언돼 있기도 하다. 파자법으로 풀 어야만 되는 대목도 여럿이다. 그 하나는 6·25전쟁에 관한 것이다. 격암유록에는 백호(白虎)에 전쟁이 일어난다 했다. 백호란 호랑이 해 이면서 흰색에 해당되는 경(庚)년 즉,1950년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예 언돼 있다. 이때“난을 피하려면 팔금산(八金山)으로 가라 했다.” 팔금산은 파자법을 적용해 보면 영락없는 부산(釜山)이다. 6·25전쟁 때 부산은 안전했다.
국토가 장차 38선을 경계삼아 양분 된다는 예언도 이미 나와 있었다. 십선반팔삼팔(十線反八三八) 양호역시삼팔(兩戶亦是三八) 무주주점삼 팔(無酒酒店三八)이라 했다. 한 대목 씩 차례로 살피면,십선반팔삼팔 (十線反八三八)은 십(十)에 팔(八)을 더하면 목(木)이 되고 그 옆에 반(反)을 나란히 놓으면 板(판)자가 되는데 그것이 38선에 있다는 것 이다.
“양호역시삼팔(兩戶亦是三八)”이란 호(戶)를 좌우 양쪽에 늘어 놓아 門(문)이 되는데, 그 역시 38선상에 위치한다는 것이다.“무주주점삼 팔(無酒酒店三八)”은 주점(酒店)은 주점인데 술(酒)이 없으므로 店 (점)이 된다. 끝으로“삼자각자삼팔(三字各字三八)”이라 했다. 위에 서 만들어진 석자 즉, 판문점(板門店)은 각기8획이며 역시 38선에 위 치한다고 했다. 이예언이 1953년 휴전 성립 이전에 나왔다면 정말 귀 신이 곡할 노릇이다.
격암유록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목인비거후(木人飛去後) 대인산조 비래(待人山鳥飛來)란 구절도 있다. 혹자는 파자법을 동원해 이것을 한국현대정치사의 일면으로 해석한다. 목인(木人)은 박(朴)씨를 뜻한 다. 문제는 그가‘비거후(飛去)’즉, 죽은 뒤의 일이다. 인산조(人山 鳥)가 기다렸다 날아온다(飛來)고 했다.‘인산조(人山鳥)’는 최(崔) 씨라 한다.
격암유록’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될 사항이 있다. 파자를 해보면 기 독교적인 용어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가령 육각팔인(六角八人)은 천화(天火), 인언일대십팔촌(人言一大十八村)은 신천촌(信天村) 또는 신앙촌에 짝한다. 일양형(一羊兄)은 한 마리(一) 으뜸 가는(兄) 어린 양(羊)으로 해석되기 일쑤다. 그런가 하면, 활아자수(活我者誰) 삼인 일석(三人一夕)이라 했다. 삼인일석(三人一夕)이 나를 살린다고 해석 되는데, 삼인일석(三人一夕)이 문제다.
사람들은 이것을 파자법으로 풀어 닦을수(修)로 본다. 종교적 수행이 란 것이다. 기독교적 취향이 강한사람들은 정감록에 빈번히 등장하는 궁궁(弓弓) 과 을을(乙乙) 같은 오래된 용어까지 파자법을 응용해 재해석 한다. 전자의 경우 궁(弓)자 두 개를 마주 바라보게 돌려놓으면 아(亞)자가 되는데 그 가운데 십자가(十)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후자도 마찬가지 다. 을을(乙乙)의 경우 을(乙)자 두 개를 서로 겹쳐 놓으면 만(卍)자 가 되어 불교를 상징하는 것 같아 뵈지만 실은 그것이 아니라 한다.
만(卍)자의 복판을 꿰뚫는 두개의 선은 다름 아닌 십자가(十)라는 것 이다. 따라서 격암유록이 제시하는구원은 십자가를 찾는데 있다는 것 이다. 현대 한국사회는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기독교화되었고, 그 에 따라 ‘정감록’ 역시 기독교적인 색채를 더하게 되었다.
격암유록’은 1970년대의 위작이라는 주장도 있다. 맞는 말 같다. 우 선 이 예언서에는 철학(哲學), 공산(共産), 그리고 원자(原子) 따위 현대적인 용어가 등장한다. 서학(西學)이니 동학(東學) 같은 낱말도 있고, 파자법을 가지고 읽어보면 박태선(朴泰善)이란 이름도 나온다. 박태선 장로는 1970년대 후반 신앙촌운동을 벌였다. 격암유록은 그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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