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문(門)”의 마지막 필순은 “갈고리궐(亅)”이다. 하지만 중국의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을 비롯한 옛 현판 중 “문(門)”자의 마지막 필순은 정상적인 “갈고리궐(亅)”이 아니고, 바로 내려간 “뚫을곤(丨)”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2월 10일 화제로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을 보면 한자 “문(門)”의 마지막 필순은 정상대로 “갈고리궐(亅)”로 씌여있다. 왜 중국에서는 정상적인 “갈고리궐(亅)”을 안쓰는 것일까?
“문”자의 이런 서법은 송(宋)나라 때 시작되었다. 송나라가 임안(臨安)으로 수도를 옮긴 후, 옥첩전(玉牒殿)에서 불이나 전(殿)의 문이 모두 탔다. 그 때 신하가 상주하기를 궁전의 현판 중에 “문”자의 마지막 필순이 모두 “갈구리궐(亅)”로 “불 화(火)”필수를 지니고 있어 불이 난 것이라고 하면서, 이런 현판을 모두 태워 버려야 이와같은 재난을 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부터 일반적으로 궁전의 현판에 “문”자를 쓸 때는 “뚫을곤(丨)”으로 쓰지 “갈고리궐(亅)”로 쓰지 않는다.
또 다른 하나의 “문”과 관련된 이야기는 중국에서 궁전 현판 “문”자에 왜 “갈고리궐(亅)”을 안쓰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명나라 태조(太祖) 주원장(朱元璋)이 남경(南京)에서 중서(中書)인 첨희원(詹希原)에 명하여 태학(太學) 집현문(集賢門) 현판을 쓰게 했는데, 그가 쓴 “문”자의 마지막 필순이 약간 “갈고리궐(亅)”자를 했다. 의심이 많은 태조는 이것을 보고 “내가 현인을 찾으려고 하는데, 첨희원 네 놈이 문을 닫아 내 현인의 길을 막으려 하는구나!”라고 크게 화내며 명하여 그를 참수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중국에서는 “문”를 쓸 때 마지막 필순을 정상대로 “갈고리궐(亅)”로 쓰지 않고 “뚫을곤(丨)”으로 쓴다. 천안문을 지나 고궁박물원으로 들어가는 “오문(午門)”의 경우를 보면, “숭례문”의 경우와 완전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설 명절을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 갔다가 1월 30일 숭례문을 지나는 기회에 그곳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공교롭게도 그것이 숭례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되었다.
“숭례문”이 불에 의해 소각된 것이 “숭례문”의 “문”자를 “갈고리궐(亅)”로 쓴 것 때문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정말 의아함을 불러 일지키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만약 우연의 일치라면 정말 기막힌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 없다.
'잡다한아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숭례문 글씨가 세로로 쓰여진 이유 (0) | 2012.02.18 |
---|---|
[스크랩] 정도전 숭례문 화재 예언.... (0) | 2012.02.18 |
[스크랩] [Re] 디카교실 (0) | 2012.02.18 |
[스크랩] 인욕과 구정스님이야기 (0) | 2012.02.18 |
[스크랩] 만해 한용운예언 (0) | 2012.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