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엔 천자문(千字文)을 떼고 나면 계몽편(啓蒙篇)을 읽는다.
그 말미에 구용(九容) 즉, 아홉가지 몸 가짐에 대한 가르침의 내용을 보면..
1. 족용중(足容重)=발을 무겁게 하라. 처신을 가볍게 하지 말라는 말이다.
2. 수용공(手容恭)=손을 공손히 하라. 인간은 손을 쓰는 존재다. 그런데 손이 잘못 쓰이면
성희롱도 되고 뇌물 수수도 되지만 손을 제대로 쓰면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된다.
3. 목용단(目容端)=눈을 단정히 하라. 단정한 눈으로 세상을 꿰뚫어 보는 힘을갖자.
4. 구용지(口容止)=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물고기가 입을 잘못 놀려 미끼에 걸리듯,
사람도 입을 잘못 놀려 화를 자초하는 법이다. 입구(口)자 세 개가 모이면 품(品)’자가 된다.
자고로 입을 잘 단속하는 것이 품격의 기본이다.
5. 성용정(聲容靜)=소리를 정숙히 하라.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되어 버렸다. 그래서 너도 나도 목소리를 키우려다 난장판이 됐다.
자고로 소리 요란한 것 치고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
6. 기용숙(氣容肅)=기운을 엄숙히 하라. 우리는 예외없이 세상속에서 기 싸움을 하고 있다.
기 싸움은 무조건 기운을 뻗친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리더의 기운이 뻗쳐 혼자 설쳐대면 아래는 모두 엎드리고 눈치만 살펴 보기 마련이다.
7. 두용직(頭容直)=머리를 곧게 세워라. 지금 우리 주변엔 고개 떨군 사람이 너무나 많다.
일할 곳을 못 찾아 고개 떨군 젊은이들. 또한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 긍긍하는 중년들.
하지만 고개 들어 하늘을 보라. 아직 끝이 아니다. 끝인 듯 보이는 거기가 새 출발점이 된다.
8. 입용덕(立容德)=서 있는 모습에 덕이 있게 하라. 덕있게 서 있다는것은 있을 자리와
물러설 자리를 아는 것이다. 진퇴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자리를 차고 앉아 있어도
옹색한 사람이 있고, 자리에서 물러나도 당당한 사람이 있는 법이다.
9. 색용장(色容莊)=얼굴빛을 씩씩하게 하라.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경제의 주름살이 펴져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힘들다고 찡그리면 진짜 찌그러진다.
긍정과 낙관이 부정과 비관을 이기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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