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온글(시)

[스크랩] 가끔/헤르만 헤세

ria530 2012. 2. 23. 18:21

 

 

가끔

 

가끔 한 마리의 새가 우짖거나

한 가닥의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쳐 지나갈 때,

또는 먼 농가에서 개가 짖을 때

나는 오랫동안 조용히 귀를 기울이네.

새와 불어오는 바람이

나를 닮아,

나의 형제였던

잊혀진 천 년의 먼 옛날로

나의 영혼을 되돌려 놓네.

나의 영혼은 한 그루의 나무.

한 마리의 짐승,

한 필의 조각구름이 되어

변하여 낯설게 돌아와 나에게 물을 때

나는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출처 : 일소일빈
글쓴이 : 털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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