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온글(시)

[스크랩] 시월이 오면

ria530 2012. 3. 27. 19:10
시월이 오면

      시월이 오면 옛 동무들과 꿈속에 놀던 언덕 논두렁 밭두렁 지나 콩밭 건너 수수밭 고랑 넘어 언덕마다 쑥부쟁이 꽃 들국화는 한 아름씩 하얗게 무더기로 피어났다 노을 지는 언덕 위 늙은 미루나무 그림자 길게 누워 멀리 뻗어갈 때 산기슭의 작은 마을 추억처럼 피어나는 저녁연기 골자기마다 하얗게 뻗어갔다 소 울음소리 음메~에 길게 노을 속 갈대숲 언덕을 넘고 그리움은 애가타서 서산마루 황혼녘에 불이 붙다가 시나브로 어둠 속에 꺼져갔다. 우리 뒷집 사립문 밖 내 동무 말똥이 정기네 집 사립문 열면 바로 건너편 만식이 삼춘네 터진 울타리 하나 사이에 닭순이랑 앵순네가 살던 마을 시월이 오면 개울가 코스모스는 지천으로 피어나 흔들리고 쑥부쟁이 들국화가 만발한 동네 조금씩 현란한 윈색의 빛깔로 계절은 짙어 시월이란 단어속에 서 있습니다 서슬퍼렇던 잎새들은 원색으로 옷갈아 입기에 여념없는 듯 저마다 분주한 모습으로 나날이 만산홍엽의 대열속으로 빠르게 밀려갑니다 황금색 물결 옆으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가녀림도 가장 제멋을 뽐내 보는이들 눈을 뗄수없게 요술쟁이로 손색없네요 추수의 기쁨을 맛볼수 있고 모두 비워내고 긴 휴식의 시간을 위해 잰걸음으로 내달리는 자연의 순리도 시월속에 함께하는 시간 풍요와 흐믓함을 우리에게 선물할 일년중 가장 감사의 계절이기도합니다 키 큰 수수가 무거운 고개를 떨구며 오가는 참새에게도 몸을 내어주는 넉넉함이 있고 시골집 울타리의 탱자빛이 노랗게 참새의 놀이터로 제구실을 다하고 아주까리 몇구루가 나른한 몸으로 수확을기다립니다 고구마줄기 토란줄기 거둬들이는 겨우살이 준비의 아낙 손길이 시월을 맞이하는 설레임으로 분주함속에 주부의 마음과 손길마져 들뜨게합니다 가느다란 고사리 손길의 갈대숲에 시월의 소슬바람이 스며들어 사각거림이 짙어가고 하얗게 피어 흙으로 돌아갈 날을 예고하는듯 계절앞에 순응하는 자연의 모습이 우리 삶 닮았네요 구월에 느끼지못한 짙은 가을향기가 시월 첫 아침에 물씬합니다 하루사이지만 느낌은 분명 깊은 가을속에 빠진듯 집안 한켠에 빨알간 열매 한아름 갈대 한아름 장식 하고픈 마음으로 들길을 나서볼까 어느듯 가을 여심이 됩니다 시월이오면 잊혀진계절의 유행가 가사에 알수없는 허허로움의 마음들이 스며들고 오색 빛깔속에 흠씬 젖어들고파 어디론가 떠나고싶단 마음이 간절한 달입니다 갈대숲 속을 거닐며 생의 가장 아름다운 빛을 꼭꼭챙겨 담고싶어 안달나는 계절에 아름다운 빛깔 고운사랑만 담으시고 풍요와 넉넉함속에 이쁨 마음들만 내주변에 가득뿌려 내 삶이 행복속에 허우적거리는 시월, 즐거운비명 크게 외쳐보는 시월달 되세요
    출처 : 건박골대사.....
    글쓴이 : 개구리왕눈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