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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쇠비름... 추억의 먹거리

ria530 2012. 3. 28. 20:30
쇠비름... 추억의 먹거리
      어느들길 돌아서는데 탐스럽게도 올망졸망 모여 가던 걸음 멈추게합니다 도톰한 잎새는 금새 터질듯 가녀리고 노랑색 보슬보슬 꽃잎은 오랜 기억속에서도 제 빛을 잃지않고 중년의 마음을 감싸 안아줍니다 더러는 농부의 손에 이끌려 밭가로 내던져지고 요즘엔 쉽게 볼수없는 식물이기에 안타까움에 주워담아 추억속의 향기를 맡아봅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우리네 추억 먹거리이지요 발그레한 줄기마다 오동통 물오른 쇠비름의 줄기는 한여름 아이들의 시험공부에 유용했지요 알맞게 잘라진 줄기는 졸음오던 눈꺼풀을 지탱해 천근만근 내려오던 눈꺼풀을 받춰주었습니다 땡볕이 내리쬐던 날에도 결코 굴하지 않는 모진 생명력 잡초더미 속에 며칠을 버려져도 비만오면 새롭게 되살아나 농심을 귀찮게 했던 잡초 잡초이기전에 우리네 먹거리였었지요 참비름 쇠비름 여름날 밭 이랑이에는 어김없이 골치아픈 잡초로 속을 썩였지만 먹거리귀 하던때에는 한끼 찬거리로 밥상에 등장했습니다 뜨거운 물에 데쳐내면 특유의 미끈거림이 강했고 잡초가 뭐별맛이 있었을까요 된장 고추장에 버무린 어머님의 사랑 손맛이였지요 한소쿠리 데쳐 큰 양푼이에 보리밥으로 비벼내면 온 식구들 한끼로 충분했고 둘러앉은 먹성 좋았던 어린날 쇠비름 비빔밥 한 그릇의 꿀맛이 새롭습니다 볼록한 배 움켜잡고 여름 개울가로 경주라도 하듯 아이들은 몰려 물장구치며 가장 평화로운 시절이였던 것 같아요 돌아서면 배고프던 시절 멱감고 온 까맣게 탄 구릿빛 자식에게 낮에 먹다남은 쇠비름 비빔밥으로 새참을 해결했지요 아침에 가마 솥 가득 밥을 지었건만 저녁때가 오기전에 실겅에 올려둔 보리밥 대바구니는 동이났습니다 한쪽 옆구리터진 대바구니의 모양새가 지금도 손 내밀면 금새 다가올듯 선명합니다 덕지덕지 찢어진 곳에 꼼꼼하게 바느질로 때워 또 한해를 버티던 삼베보자기는 옆구리터진 대바구니와 조화가 멋있었답니다 더위에 지치고 혼자 앉은 식탁앞에는 언제나 기억속에 저장된 옛 생각들로 장식하고 그립다못해 울억이는 날에는 이제 나이들어가는구나 실감합니다 각자의 일상에 �겨 몇안되는 식구들 마져 식탁앞에 마주하는 날이 가물가물해지는 현실에 어린날의 기억들은 삶의 조미료가 됩니다 어제 밭가에서 주워온 쇠비름의 투박한 먹거리 한접시 아침 밥상앞에 올려봅니다
      ♬고향의 푸른잔디/조영남♬

출처 : 건박골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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