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오봉과 여성봉의 거시기 찾아 테마 산행
집에 있자니 짜증스럽고
산을 가자니 찜통 같은 더위 때문에 망설여진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 봤나
그리고 이열치열이란 말도 있잖우.
이럴 때 산을 타고 땀 한번 짝 뽑고
시원한 계곡에 풍덩 빠져 봐라
얼마나 시원한가?
도봉산역에서 용어천계곡으로 올라
우이암 향해 오른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이게 뭐고
내가 정신 나간 거 아이가
그런데 나 말고도 정신 나간 사람 많다.
호흡도 힘든 날씨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오를 줄이야
아직은 산을 날아 다닐 만큼 건강하니
그 소중함 잊고 살지만
가끔 이런 생각도 한다.
마음이 우울할 때
비로소 술의 귀함을 알고
가난해 궁곤해 봐야
돈이 곧 신과 같음을 깨달게 되듯이
건강도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이러고 깔닥을 올라
우이암 능선을 넘어 오봉에 서고 보니
청성잡기(靑城雜記)[질언(質言)]에 나오는
이런 글귀가 생각납니다.
靜則虛 정즉허
虛則明 허즉명
明則神 명즉신
泰宇阮定 태우완정
神明來舍 신명래사
즉 고요하면 텅 비고
텅 비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신령스럽다
마음이 안정되니
신명이 와서 머문다.
이렇듯 자연은 닫힌 마음도 열게 하고
욕심을 버리게 하니
잠시만이라도 탐욕에서 벗어나 신선이 되는구나!
그럼 내친김에 여성봉까지 가 볼까나
오호라 신기 하도다.
볼썽 사납게 쩍 벌린 모습이 조금은 민망스럽긴 해도
언제 봐도 자연의 신비에 놀라고 또 놀라노라
남근석이 있을 터
빨리 찾아라!
두리번두리번 ㅎㅎㅎ
그럼 그렇지
음과 양 자와 웅
어떻게든 달래주는 것이 인지상정인지
누군가가 여성봉 바로 앞 소나무 가지에 귀두 모양으로 깎아낸 남근이 있다.
장난이겠지만
재치가 넘치는 이가 있으니
이 더운 날
짜증도 물리치고
이렇게 호탕하게 한번 웃을 수 있는 것 아닌가 ㅎㅎㅎ
그리고 또 있다.
저쪽에 숨어서 내려 보고 있는 남근석
오호라 저 넘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화가 잔뜩 나 있구먼!
뭐 땀시
조로코롬 화가 났당가?
ㅎㅎㅎ
이젠 우스갯소리 그만하고 본론으로 돌아가
오봉과 여성봉의 관련된 유래를 한번 들어 보실려우
공식적인 유래는 재미가 없으니
전 구담으로 전해오는 익살스런 유래를 하나 소개 할까 합니다.
옛날 이산 아래 힘센 장사 오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새로 부임하여 온
이 고을 원님에게 예쁜 딸이 있었답니다.
예나 지금이나
남자는 예쁜 여자 앞에는 약한 존재인가?
오형제 모두가 원님 딸에게 홀딱 빠졌답니다.
그래서 원님은 이런 제안을 했답니다.
뒷산에 가장 큰 돌을 올려놓는 자에게
딸을 주겠노라고
그래서 네 형제는 딸을 차지하려고
거대한 바위를 올려놓았지만
넷째는 몸이 약해 제대로 올려놓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오봉 중에 네 번째 바위에만 ‘감투바위’라고
부르는 바윗덩어리가 없답니다.
그럼에도 원님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딸은 혼사를 기다리다 사상병으로 시름시름 알다가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옥황상제가 애초롭게 생각하고
오형제들이 사는 이곳에 바위로 환생을 시켜주었는데
옥황상제가 술이 취했는지
아님 실수를 한 건가
그만 다리를 쩍 벌린 상태로 환생을 시켰나 봅니다. ㅎㅎㅎ
그리고 다섯 형제도 오봉으로 환생해
여성봉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는…….대충 이런 얘기
믿거나 말거나 ㅎㅎㅎ
어쨌든 자연의 신비에 또 한 번 감탄하며
송추 유원지로 내려
계곡水에 발 담그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마칩니다.
산행이건 여행이건
혼자 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여유가 있으니
늘 보던 그런 모습이 아닌
오늘처럼
인간의 본능
아님 남성의 본능으로 색 다르게 볼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ㅎㅎㅎ
그래서 가끔은 엉뚱한 모습으로
자연을 볼 수 있는 혼자가 좋을 때도 있답니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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