童蒙先習 (동몽선습) (조선 중종 때 김안국이 지은 아동교육용 책)
御製童蒙先習序(御 ; 어거할 어, 다스릴 어, 製 ; 지을 제, 童 ; 아이 동, 先 ; 먼저 선, 習 ; 익힐 습, 序 ; 차례 서, 서문 서)
임금이 지은 동몽선습의 서문
夫此書는 卽東儒所撰也라 總冠以五倫하고 復以父子君臣夫婦長幼朋友로 列之于次하며(夫 ; 지아비 부, 대개 부, 此 ; 이 차, 書 ; 쓸 서, 책 서, 卽 ; 곧 즉, 東 ; 동녘 동, 儒 ; 선비 유, 所 ; 써 이, 五 ; 다섯 오, 倫 ; 인륜 륜, 復 ; 다시 부, 父 ; 아비 부, 子 ; 아들 자, 君 ; 임금 군, 臣 ; 신하 신, 婦 ; 아내 부, 長 ; 어른 장, 幼 ; 어릴 유, 朋 ; 벗 붕, 友 ; 벗 우, 列 ; 벌일 렬, 之 ; 갈 지, 어조사 지, 于 ; 어조사 우, 次 ; 다음 차)
대개 이 책은 곧 우리나라 선비가 지은 것이라. 개괄해 보면, 오륜을 맨 처음에 놓고 다시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를 그 다음에 늘어놓았다.
而其自太極肇判으로 三皇五帝夏殷周漢唐宋以至皇朝에 歷代世系를 纖悉備錄하고(而 ; 말 이을 이, 其 ; 그 기, 自 ; 스스로 자, 부터 자, 太 ; 클 태, 肇 ; 시작할 조, 判 ; 판가를 판, 三 ; 석 삼, 皇 ; 임금 황, 五 ; 다섯 오, 帝 ; 임금 제, 夏 ; 여름 하, 나라이름 하, 殷 ; 성할 은, 나라이름 은, 周 ; 두루 주, 나라이름 주, 漢 ; 한수 한, 나라이름 한, 唐 ; 당나라 당, 宋 ; 송나라 송, 至 ; 이를 지, 朝 ; 아침 조, 조정 조, 歷 ; 지낼 력, 代 ; 대신할 대, 시대 대, 世 ; 누리 세, 대 세, 系 ; 이를 계, 纖 ; 가늘 섬, 悉 ; 다 실, 備 ; 갖출 비, 錄 ; 기록할 록)
그리고 세상이 처음 열릴 때부터 삼황오제와 하, 은, 주, 한, 당, 송에서 (지금)황제의 나라에 이르기까지에 역대 계통을 모두 갖추어 세세히 기록하고
逮夫我東하여는 始檀君으로 歷三國하여 至于我朝에 亦爲俱載하니 文雖約이나 而錄則博하고 卷雖小나 而包則大라(逮 ; 미칠 체, 我 ; 나 아, 우리 아, 始 ; 처음 시, 檀 ; 박달나무 단, 國 ; 나라 국, 亦 ; 또 역, 爲 ; 할 위, 俱 ; 함께 구, 갖출 구, 文 ; 글월 문, 雖 ; 비록 수, 約 ; 묶을 약, 간략할 약, 則 ; 곧 즉, 博 ; 넓을 박, 卷 ; 책 권, 小 ; 작을 소, 包 ; 쌀 포, 大 ; 큰 대)
우리 동방에 이르러는 단군으로부터 삼국을 거쳐 우리 왕조(조선)에 이르기까지 또한 모두 실었으니 글은 비록 간략하지만 기록한 것은 넓고 책은 비록 작지만 포함한 것은 크다.
其況堯舜之道는 孝弟而已라 舜之命契에 以五品爲重하니 此文之冠以五倫者가 其意宏矣로다(況 ; 하물며 황, 堯 ; 요임금 요, 舜 ; 순임금 순, 道 ; 길 도, 孝 ; 효도 효, 弟 ; 아우 제, 공경할 제, 已 ; 이미 이, 그칠 이, 命 ; 목숨 명, 명령할 명, 契 ; 맺을 계, 사람이름 설, 品 ; 물건 품, 등급 품, 重 ; 무거울 중, 者 ; 놈 자, 意 ; 뜻 의, 宏 ; 클 굉, 矣 ; 어조사 의)
게다가 요순의 도는 효도와 공경일 따름이라. 순임금이 설에게 명하여 다섯 가지를 중요하게 하였으니 이 글에서 오륜을 맨 처음에 둔 것은 그 뜻이 크구나.
噫라 孝於親然後에 忠於君하며 弟於兄然後에 敬于長하니 以此觀之면 五倫之中에 孝弟爲先이라(噫 ; 탄식할 희, 아 희, 於 ; 어조사(에) 어, 親 ; 어버이 친, 然 ; 그럴 연, 後 ; 뒤 후, 敬 ; 공경할 경, 于 ; 어조사 우, 觀 ; 볼 관, 中 ; 가운데 중)
아, 부모에게 효도한 연후에 임금에게 충성하며, 형에게 공경한 연후에 어른을 존경할 수 있는 것이니 이로 본다면 오륜 가운데에서 효도와 공경이 먼저인 것이라.
雖然이나 詩讚文王曰 於緝熙敬止라하니 敬者는 成始終徹上下之工夫也라 故로 大學要旨는 卽敬字也요 中庸要旨는 卽誠字也라(詩 ; 시 시. 讚 ; 기릴 찬, 王 ; 임금 왕, 曰 ; 가로되 왈, 緝 ; 이을 집, 熙 ; 빛날 희, 止, 발 지, 머물 지, 成 ; 이룰 성, 終 ; 끝날 종, 徹 ; 뚫을 철, 上 ; 위 상, 下 ; 아래 하, 工 ; 장인 공, 故 ; 연고 고, 學 ; 배울 학, 要 ; 요구할 요, 긴요할 요, 旨 ; 맛있을 지, 뜻 지, 字 ; 글자 자, 庸 ; 쓸 용, 범상할 용, 誠 ; 정성 성)
비록 그러하나 <시경>에 문왕을 기려서 말하기를 “공경함을 이어 그치지 않았다”고 하였으니 공경이라는 것은 처음과 끝을 이루고 위와 아래를 꿰뚫는 공부라. 그러므로 대학의 요지는 곧 ‘공경’이라는 글자요, 중용의 요지는 곧 ‘정성’이라는 글자라.
誠敬이 亦於學問에 車兩輪鳥兩翼者也라 今予於此書에 以誠敬二字로 冠于篇首하노라(問 ; 물을 문, 車 ; 수레 차, 兩 ; 두 량, 輪 ; 바퀴 륜, 鳥 ; 새 조, 翼 ; 날개 익, 今 ; 이제 금, 予 ; 나 여, 篇 ; 책 편, 首 ; 머리 수)
정성과 공경이 또한 학문에 있어서 차의 두 바퀴나 새의 두 날개와 같은 것이라. (그래서) 지금 내가 이 책에서 정성과 공경 두 글자로 책머리에 쓰노라.
誠然後에 能免書自我自하고 敬然後에 可以欽體欽遵하니 學豈可忽乎哉리오(能 ; 능할 능, 免 ; 면할 면, (勉과 통함), 欽 ; 공경할 흠, 體 ; 몸 체, 遵 ; 좇을 준, (欽體欽遵은 공경히 받든다는 뜻) 豈 ; 어찌 기, 忽 ; 소홀히 할 홀, 乎 ; 어조사 호, 哉 ; 어조사 재)
정성스런 연후에 능히 노력하여 자신을 쓸 수 있고 공경한 연후에 가히 (임금을) 공경히 받들 수 있으니 배움을 어찌 가히 소홀히 하리오.
予又於卷下 國初開創 受號朝鮮之文에 慨然追慕하며 三復興感也로다 (又 ; 또 우, 初 ; 처음 초, 開 ; 열 개, 創 ; 비롯할 창, 受 ; 받을 수, 號 ; 이름 호, 朝 ; 아침 조, 鮮 ; 고울 선, 慨 ; 개탄할 개, 追 ; 좇을 추, 慕 ; 그리워할 모, 三 ; 석 삼, 興 ; 일어날 흥, 感 ; 느낄 감)
나는 또 하권에서 우리나라의 처음 개국한 것과 조선이라는 국호를 받은 글에 느껴서 추모하며 두 번 세 번 감동을 일으키는 바이로다.
噫라 繼繼承承하사 重熙累洽의 寔是至仁盛德과 深恩隆惠가 垂裕後昆之致니 (繼 ; 이을 계, 承 ; 받들 승, 重 ; 무거울 중, 거듭 중, 累 ; 묶을 루, 洽 ; 적실 흡, 寔 ; 참으로 식, 是 ; 이 시, 옳을 시, 仁 ; 어질 인, 盛 ; 번성할 성, 德 ; 덕 덕, 深 ; 깊을 심, 恩 ; 은혜 은, 隆 ; 융성할 융, 惠 ; 은혜 혜, 垂 ; 드리울 수, 裕 ; 넉넉할 유, 昆 ; 맏 곤, 致 ; 이를 치)
아, 대대로 이어서 이 지극히 인자하고 덕스러움을 거듭 빛내어 펼치어서 깊고 융성한 은혜가 후손에게 두텁게 미칠 것이니
繼體之君은 式體至德하여 兢兢業業하며 誠心調劑하여 至于蕩蕩하며 誠心愛民하여 永保元元하면 則吾國其庶幾也며 吾國이 其庶幾也인저(式 ; 범 식, 본받을 식, 競 ; 겨룰 경, 業 ; 일 업, 心 ; 마음 심, 調 ; 고를 조, 劑 ; 배합할 제, 蕩 ; 쓸 탕, 넓을 탕, 愛 ; 사랑 애, 民 ; 백성 민, 永 ; 길 영, 保 ; 지킬 보, 元 ; 근본 원, 吾 ; 나오, 庶 ; 여러 서, 幾 ; 거의 기)
근본(왕권)을 이은 임금은 본바탕을 본받고 덕에 이르러 부지런히 힘쓰고 성심으로 조절하여 두루 넓게 성심을 다하여 백성을 사랑하고 근본을 길이 보전하면 우리나라가 거의 (태평)하게 될 것이며 거의 (태평)하게 될 것이라.
且我東禮義가 雖因箕聖之敎나 三韓以後에 幾乎泯焉이라 入于我朝하며 禮義畢擧하고 文物이 咸備어늘 (且 ; 또 차, 禮 ; 예의 예, 義 ; 옳을 의, 因 ; 인할 인, 箕 ; 키 기, 聖 ; 성스러울 성, 敎 ; 가르칠 교, 韓 ; 나라이름 한, 泯 ; 없어질 민, 焉 ; 어조사 언, 入 ; 들 입, 畢 ; 마칠 필, 擧 ; 들 거, 오를 거, 物 ; 만물 물, 咸 ; 모두 함, 備 ; 갖출 비)
또 우리 동방의 예의가 비록 기자 성인의 가르침으로 비롯되었으나 삼한 이후에 거의 없어졌다가 우리나라(조선)에 들어와서야 예의가 마침내 일어나고 문물이 모두 갖추어졌지만
惜乎라 述者之猶遺乎此哉여 嗟爾小子아 益加勉旃也夫인저 峕玄黓閹茂朝月上浣에 命芸館而廣印하고 作序文於卷首하니라 (惜 ; 아까울 석, 述 ; 지을 술, 서술할 술, 猶 ; 오히려 유, 遺 ; 잃을 유, 嗟 ; 탄식할 차, 爾 ; 너 이, 小 ; 작을 소, 子 ; 아들 자, 益 ; 더할 익, 이익 익, 加 ; 더할 가, 勉 ; 힘쓸 면, 旃 ; 깃발 전, 어조사 전, 峕 ; 때 시(時와 같음), 玄 ; 검을 현, 黓 ; 검을 익, (玄黓은 세차로 壬에 해당) 閹 ; 내시 엄, 궁문 엄, 茂 ; 우거질 무, (閹茂는 세차로 戌에 해당) 月 ; 달 월, 浣 ; 빨 완, 열흘 사이 완)
아깝다. (이 글을) 지은 사람은 여기에서 오히려 (이름을) 잃어 버렸구나. 자, 너희 어린이들은 더욱 노력할 것인저. 때는 임술년 일월 상순에 운관(校書館)에 명하여 널리 찍고 책머리에 서문을 지었노라.
童蒙先習 (童 ; 어린이 동, 蒙 ; 어릴 몽, 先 ; 먼저 선, 習 ; 익힐 습) 어린이가 먼저 익혀야 할 책
天地之間萬物之衆에 惟人이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라 (天 ; 하늘 천, 地 ; 땅 지, 之 ; 갈 지, -의 지, 間 ; 사이 간, 萬 ; 일만 만, 物 ; 물건 물, 衆 ; 무리 중, 惟 ; 생각 유, 오직 유, 人 ; 사람 인, 最 ; 가장 최, 貴 ; 귀할 귀, 所 ; 바 소, 乎 ; 어조사 호, 者 ; 놈 자, 以 ; 써 이, 其 ; 그 기, 有 ; 있을 유, 五 ; 다섯 오, 倫 ; 인륜 륜, 也 ; 어조사 야)
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 무리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니 사람에게서 귀한 바는 오륜(다섯 가지 인륜)이 있기 때문이라.
是故로 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 하시니 (是 ; 이 시, 故 ; 까닭 고, 孟 ; 맏 맹, 子 ; 아들 자, 曰 ; 가로되 왈, 父 ; 아비 부, 親 ; 친할 친, 君 ; 임금 군, 臣 ; 신하 신, 義 ; 옳을 의, 夫 ; 남편 부, 婦 ; 아내 부, 別 ; 다를 별, 長 ; 어른 장, 幼 ; 어릴 유, 序 ; 차례 서, 朋 ; 벗 붕, 友 ; 벗 우, 信 ; 믿을 신)
이런 까닭으로 맹자가 말하기를, 아버지와 아들은 친함이 있으며 임금과 신하는 옳음이 있으며 남편과 아내는 다름이 있으며 어른과 아이는 차례가 있으며 친구 사이에는 신의가 있는 것이라 하시니
人而不知有五常則其違禽獸 不遠矣리라 然則父慈子孝하며 君義臣忠하며 夫和婦順하며 兄友弟恭하며 朋友輔仁然後에 方可謂之人矣니라 (而 ; 말 이을 이, 不 ; 아닐 불, 知 ; 알 지, 常 ; 항상 상, 則 ; 곧 즉, 違 ; 어길 위, 다를 위, 禽 ; 새 금, 獸 ; 짐승 수, 遠 ; 멀 원, 矣 ; 어조사 의, 然 ; 그럴 연, 慈 ; 사랑 자, 孝 ; 효도 효, 忠 ; 충성 충, 和 ; 화할 화, 順 ; 따를 순, 兄 ; 맏 형, 弟 ; 아우 제, 恭 ; 공손할 공, 輔 ; 도울 보, 仁 ; 어질 인, 後 ; 뒤 후, 方 ; 바야흐로 방, 可 ; 가히 가, 謂 ; 이를 위)
사람이면서 오상(오륜)이 있는 줄 모르면 짐승과 다를 바가 멀지 않느니라. 그런즉 부모는 사랑하고 자녀는 효도하며 임금은 정의롭고 신하는 충성하며 남편은 화합하고 아내는 따르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친구는 서로 어질기를 도운 연후에 바야흐로 가히 사람이라고 이를 것이라.
父子有親 (부모와 자식은 친함이 있다)
父子는 天性之親이라 生而育之하고 愛而敎之하며 奉而承之하고 孝而養之하나니 (性 ; 성품 성, 生 ; 날 생, 育 ; 기를 육, 愛 ; 사랑 애, 敎 ; 가르칠 교, 奉 ; 받들 봉, 承 ; 이을 승, 받들 승, 養 ; 기를 양, 봉양할 양)
부모와 자식은 하늘에서 타고난 육친이라 (부모는) 낳아서 길러주고 사랑하여 가르치며 (자식은) 받들어 이으며 효도하고 봉양하나니
是故로 敎之以義方하야 弗納於邪하며 柔聲以諫하야 不使得罪於鄕黨州閭하나니 (方 ; 모 방, 방법 방, 弗 ; 아닐 불, 納 ; 바칠 납, 들일 납, 於 ; 어조사 어, 邪 ; 간사할 사, 사악할 사, 柔 ; 부드러울 유, 聲 ; 소리 성, 諫 ; 간할 간, 使 ; 하여금 사, 得 ; 얻을 득, 罪 ; 허물 죄, 鄕 ; 시골 향, 黨 ; 무리 당, 州 ; 고을 주, 閭 ; 마을 려)
이런 까닭으로 (부모는) 옳은 방법으로 가르쳐서 사악함에 들지 않게 하며 (자식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간하여 시골 마을에서 허물을 짓지 않게 하는 것이니
苟或父而不子其子하며 子而不父其父하면 其何以立於世乎리오 雖然이나 天下에 無不是底父母라 父雖不慈나 子不可以不孝니 (苟 ; 진실로 구, 或 ; 간혹 혹, 何 ; 어찌 하, 무엇 하, 立 ; 설 립, 世 ; 세상 세, 雖 ; 비록 수, 下 ; 아래 하, 無 ; 없을 무, 底 ; 밑 저, 바탕 저, 母 ; 어미 모)
진실로 간혹 부모가 되어 그 자식을 자식으로 대하지 않으며 자식이 되어 그 부모를 부모로 대하지 아니하면 그 무엇으로써 이 세상에 서리오. 비록 그러하나 천하에 부모에게 바탕을 두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이라. 부모가 비록 사랑하지 않으나 자식이 불효를 할 수는 없으니
昔者에 大舜이 父頑母嚚하야 嘗欲殺舜이어늘 舜이 克諧以孝하사 烝烝乂하야 不格姦하시니 孝子之道 於斯에 至矣로다 (昔 ; 옛 석, 大 ; 큰 대, 舜 ; 순임금 순, 頑 ; 완고할 완, 嚚 ; 어리석을 은, 嘗 ; 일찍 상, 欲 ; 하고자 할 욕, 殺 ; 죽일 살, 克 ; 이길 극, 능히 극, 諧 ; 화합할 해, 烝 ; 찔 증, 많을 증, 乂 ; 벨 예, 어질 예, 格 ; 바로잡을 격, 대적할 격, 姦 ; 간사할 간, 나쁠 간, 道 ; 길 도, 斯 ; 이 사, 至 ; 이를 지, 지극할 지)
옛날에 순 임금이 아버지는 완고하고 (새)어머니는 어리석어서 일찍이 순을 죽이고자 하거늘 순이 효도로써 능히 화합하고 어질게 대처하여 간악함에 맞서지 아니하니 효자의 길이 이에 지극한 경지에 이른 것이로다.
孔子曰 五刑之屬이 三千이로되 而罪莫大於不孝라 하시니라 (孔 ; 구멍 공, 성 공, 刑 ; 형벌 형, 屬 ; 엮을 속, 속할 속, 三 ; 석 삼, 千 ; 일천 천, 莫 ; 없을 막, 於 ; -보다 어)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다섯 가지 형벌에 속한 것이 삼 천 가지지만 불효보다 큰 죄는 없다고 하셨다.
君臣有義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정의로움이 있다)
君臣은 天地之分이라 尊且貴焉하며 卑且賤焉하니 尊貴之使卑賤과 卑賤之事尊貴는 天地之常經이며 古今之通義라 (分 ; 나눌 분, 尊 ; 높을 존, 且 ; 또 차, 貴 ; 귀할 귀, 焉 ; 어조사 언, 卑 ; 낮을 비, 賤 ; 천할 천, 使 ; 부릴 사, 事 ; 섬길 사, 經 ; 날실 경, 조리 경, 古 ; 옛 고, 今 ; 이제 금, 通 ; 통할 통, 義 ; 뜻 의)
임금과 신하는 하늘과 땅으로 나누어진 것이라. (임금은) 높고 또 귀하며 (신하는) 낮고 또 천하니 존귀한 임금은 비천한 신하를 부리고 비천한 신하는 존귀한 임금을 섬기는 것이 하늘과 땅의 변함없는 도리이며 옛날과 지금에 두루 통하는 뜻이라.
是故로 君者는 體元而發號施令者也오 臣者는 調元而陳善閉邪者也라 會遇之際에 各盡其道하야 同寅協恭하야 以臻至治하나니 (體 ; 몸 체, 元 ; 으뜸 원, 근본 원, 發 ; 필 발, 號 ; 부를 호, 施 ; 베풀 시, 令 ; 명령 령, 調 ; 고를 조, 陳 ; 늘어놓을 진, 善 ; 착할 선, 閉 ; 닫을 폐, 會 ; 모일 회, 遇 ; 만날 우, 際 ; 사이 제, 때 제, 各 ; 각각 각, 盡 ; 다할 진, 同 ; 한가지 동, 寅 ; 동료 인, 協 ; 합할 협, 臻 ; 이를 진, 治 ; 다스릴 치)
이런 연고로 임금은 주체의 근본이며 호령을 발하여 명령을 하는 자이고, 신하는 (일을) 주선하는 책임자로 착한 것을 펴고 사악한 것을 막는 자이라. (임금과 신하가) 만났을 적에는 각각 그 도리를 다하여 (신하는) 동료와 함께 공경하여 지극한 정치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니
苟或君而不能盡君道하며 臣而不能修臣職이면 不可與共治天下國家也니라 (能 ; 능할 능, 修 ; 닦을 수, 職 ; 벼슬 직, 직분 직, 與 ; 더불어 여, 共 ; 함께 할 공, 國 ; 나라 국, 家 ; 집 가)
진실로 혹 임금이 능히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며 신하가 능히 신하의 직분을 해내지 못한다면 더불어 천하의 국가를 함께할 수가 없는 것이니라.
雖然이나 吾君不能을 謂之賊이니 昔者에 商紂暴虐이어늘 比干이 諫而死하니 忠臣之節이 於斯에 盡矣로다 孔子曰 臣事君以忠이라 하시니라 (吾 ; 나 오, 賊 ; 도적 적, 商 ; 헤아릴 상, 나라이름 상, 紂 ; 주 임금 주, 暴 ; 사나울 포, 虐 ; 사나울 학, 比 ; 견줄 비, 干 ; 방패 간, 死 ; 죽을 사, 節 ; 마디 절, 절개 절)
비록 그러하나 내 임금이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일러 도적이라 하나니 옛날에 상나라의 주임금이 포학하거늘 비간이 간하다가 죽으니 충신의 절개가 이에 다한(한껏 드러난) 것이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신하는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기는 것이라고 하셨다.
夫婦有別 (남편과 아내는 다름이 있다)
夫婦는 二姓之合이라 生民之始며 萬福之原이니 行媒議婚하며 納幣親迎者는 厚其別也라. (夫 ; 지아비 부, 婦 ; 아내 부, 姓 ; 성 성, 合 ; 합할 합, 生 ; 날 생, 民 ; 백성 민, 始 ; 처음 시, 萬 ; 일만 만, 福 ; 복 복, 原 ; 근원 원, 行 ; 갈 행, 행할 행, 媒 ; 중매 매, 議 ; 의논할 의, 婚 ; 혼인할 혼, 納 ; 바칠 납, 幣 ; 예물 폐, 親 ; 친할 친, 迎 ; 맞이할 영, 者 ; 놈 자, 것 자, 厚 ; 두터울 후, 其 ; 그 기, 別 ; 나눌 별, 다를 별, 也 ; 어조사 야)
남편과 아내는 두 종족의 결합이라. 백성을 낳은 처음이며 온갖 복의 근원이니 중매를 행하여 혼사를 의논하고 예물을 드리고 친히 맞아 오는 것은 그 다르게 함의 두터운 것이다.
是故로 娶妻하되 不娶同姓하며 爲宮室하되 辨內外하여 男子는 居外而不言內하고 婦人은 居內而不言外하나니 (是 ; 옳을 시, 이 시, 故 ; 옛 고, 까닭 고, 娶 ; 장가들 취, 妻 ; 아내 처, 同 ; 한 가지 동, 爲 ; 할 위, 宮 ; 집 궁, 室 ; 집 실, 방 실, 辨 ; 분별할 변, 나눌 변, 內 ; 안 내, 外 ; 바깥 외, 男 ; 사내 남, 子 ; 아들 자, 居 ; 있을 거, 살 거, 而 ; 말 이을 이, 言 ; 말씀 언)
이런 까닭으로 아내를 얻되 같은 종족(성)에 장가들지 않으며 집을 마련하되 안과 밖을 갈라서 남자는 밖에 살며 안의 일을 말하지 아니하고 부인은 안에 살며 바깥일을 말하지 아니하나니
苟能莊以涖之하여 以體乾健之道하고 柔以正之하여 以承坤順之義면 則家道正矣거니와 (苟 ; 진실로 구, 能 ; 능할 능, 莊 ; 엄숙할 장, 以 ; 써 이, 涖 ; 다다를 위, 임할 위, 之 ; 갈 지, 어조사 지, 體 ; 몸 체, 乾 ; 하늘 건, 健 ; 튼튼할 건, 道 ; 길 도, 柔 ; 부드러울 유, 正 ; 바를 정, 承 ; 받들 승, 坤 ; 땅 곤, 順 ; 순할 순, 義 ; 옳을 의, 則 ; 법칙 칙, 곧 즉, 家 ; 집 가, 矣 ; 어조사 의)
(남편은) 진실로 능히 엄숙하게 임하여 하늘같이 씩씩한 도리를 바탕으로 하고, (아내는) 부드럽고 바르게 하여 땅처럼 순한 길로 받들면 집안의 가풍이 바로 설 것이지만
反是而夫不能專制하여 御之不以其道하고 婦乘其夫하여 事之不以其義하여 昧三從之道하고 有七去之惡이면 則家道索矣리라. (反 ; 도리어 반, 專 ; 오로지 전, 制 ; 지을 제, 御 ; 다스릴 어, 乘 ; 탈 승, 事 ; 일 사, 昧 ; 어두울 매, 從 ; 좇을 종, 有 ; 있을 유, 去 ; 갈 거, 惡 ; 악할 악, 索 ; 꼬일 삭)
이와 반대로 남편이 집안을 전제하지 못하여 그 도리로써 다스리지 못하고 아내가 그 남편을 타고 바르지 않은 길로 일을 처리하여 삼종지도를 모르고 칠거지악이 있게 되면 집안의 가풍은 꼬이게 된다.
須是夫敬其身하여 以帥其婦하고 婦敬其身하여 以承其夫하여 內外和順이라야 父母其安樂之矣니라. (須 ; 모름지기 수, 敬 ; 공경할 경, 身 ; 몸 신, 帥 ; 장수 수, 거느릴 수, 和 ; 화할 화, 父 ; 아비 부, 母 ; 어미 모, 安 ; 편안 할 안, 樂 ; 즐길 락)
모름지기 남편은 그 자신을 공경하여 그 아내를 거느리고, 아내는 그 몸을 공경하여 그 남편을 받들어서 안과 밖이 화합하고 순종하여야 부모가 그것을 편안하게 여길 것이다.
昔者에 郤缺이 耨이거늘 其妻饁之하되 敬하여 相待如賓하니 夫婦之道가 當如是也니라 子思曰 君子之道 造端乎夫婦라 하시니라. (昔 ; 예 석, 郤 ; 성 극, 缺 ; 이지러질 결, 이름 결, 耨 ; 김맬 누, 饁 ; 들밥 엽, 相 ; 서로 상, 待 ; 기다릴 대, 如 ; 같을 여, 賓 ; 손님 빈, 當 ; 마땅히 당, 思 ; 생각할 사, 君 ; 임금 군, 造 ; 만들 조, 端 ; 바른 단, 실끝 단, 乎 ; 어조사 호)
옛날에 극결이 밭에서 김을 매는데 그 아내가 들밥을 가져가되 공경하여 손님같이 대하니 부부의 도리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니라. 자사가 말하기를, 군자의 도리는 부부에서부터 그 실마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長幼有序 (어른과 아이는 차례가 있다)
長幼는 天倫之序라 兄之所以爲兄과 弟之所以爲弟는 長幼之道에서 所自出也라. 蓋宗族鄕黨에 皆有長幼하니 不可紊也라. (長 ; 길 장, 어른 장, 幼 ; 어릴 유, 天 ; 하늘 천, 倫 ; 인륜 륜, 序 ; 차례 서, 兄 ; 맏 형, 所 ; 바 소, 弟 ; 아우 제, 自 ; 스스로 자, 出 ; 날 출, 蓋 ; 덮을 개, 대개 개, 宗 ; 마루 종, 근본 종, 族 ; 겨레 족, 鄕 ; 시골 향, 黨 ; 무리 당, 마을 당, 皆 ; 모두 개, 可 ; 옳을 가, 紊 ; 어지러울 문)
어른과 아이는 하늘이 정한 인륜의 순서라. 형이 형 되는 까닭과 아우가 아우 되는 까닭은 어른과 아이의 도리에서 절로 나오는 것이라. 대개 겨레붙이와 시골 마을에 모두 어른과 아이가 있으니 어지럽힐 수 없는 것이라.
徐行後長者를 謂之弟요 疾行先長者를 謂之不弟니 是故로 年長以倍則父事之하고 十年以長則兄事之하고 五年以長則肩隨之니 (徐 ; 천천히 서, 行 ; 갈 행, 後 ; 뒤 후, 疾 ; 병 질, 빠를 질, 先 ; 먼저 선, 年 ; 해 년, 倍 ; 곱 배, 事 ; 섬길 사, 肩 ; 어깨 견, 隨 ; 따를 수)
천천히 어른 뒤에 가는 자를 아우라 이르고, 빨리 가서 어른보다 먼저 가는 자를 공손치 않다고 하나니, 이런 까닭으로 나이가 곱절로 많으면 아버지뻘로 섬기고 나이가 십년이 많으면 형으로 섬기고 나이가 오년이 많으면 어깨를 나란히 하여 따르니라.
長慈幼하며 幼敬長然後에야 無侮少陵長之弊하여 而人道正矣리라. (慈 ; 사랑 자, 然 ; 그럴 연, 侮 ; 업신여길 모, 少 ; 적을 소, 젊을 소, 陵 ; 언덕 릉, 능멸할 릉, 弊 ; 해질 폐, 폐단 폐)
어른은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는 어른을 공경한 연후에야 젊은이를 업신여기고 어른을 능멸하는 폐단이 없어져서 사람의 도리가 바로 설 것이라.
而況兄弟는 同氣之人이라 骨肉至親이니 尤當友愛요 不可藏怒宿怨하여 以敗天常也니라. (況 ; 하물며 황, 氣 ; 기운 기, 骨 ; 뼈 골, 肉 ; 고기 육, 至 ; 이를 지, 지극할 지, 親 ; 친할 친, 육친 친, 尤 ; 더욱 우, 友 ; 벗 우, 愛 ; 사랑 애, 藏 ; 감출 장, 怒 ; 성낼 노, 宿 ; 묵을 숙, 怨 ; 원망할 원, 敗 ; 깨뜨릴 패, 常 ; 항상 상, 법 상)
하물며 형제는 (부모의) 기운을 함께 받아 태어난 사람이라 뼈와 살이 같은 지극히 가까운 육친이니 더욱 마땅히 우애하여야 할 것이요 성냄을 숨기거나 묵은 원망을 지녀서 천륜을 깨뜨려서는 아니 될 것이라.
昔者에 司馬光이 與其兄伯康으로 友愛尤篤하여 敬之如嚴父하고 保之如嬰兒하니 兄弟之道 當如是也니라. (司 ; 맡을 사, 馬 ; 말 마, 光 ; 빛 광, 與 ; 줄 여, 더불어 여, 伯 ; 맏 백, 康 ; 편안할 강, 篤 ; 도타울 독, 嚴 ; 엄할 엄, 保 ; 지킬 보, 嬰 ; 갓난 아이 영, 兒 ; 아이 아)
옛날에 사마광이 그 형 백강과 더불어 우애가 더욱 두터워서 형을 공경하여 엄한 아버지같이 하고 (형은) 그를 보호하여 갓난아이같이 하니 형제의 도리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
孟子曰 孩提之童이 無不知愛其親이며 及其長也하여는 無不知敬其兄也라 하시니라. (孟 ; 맏 맹, 성 맹, 曰 ; 가로되 왈, 孩 ; 어린애 해, 提 ; 잡을 제, 이끌 제, 童 ; 아이 동, 知 ; 알 지, 及 ; 미칠 급, 이를 급)
맹자가 말하기를, 아우를 이끌고 가는 아이가 그 부모를 사랑하는 것을 모르지 않으며, 그가 자라기에 이르러서는 그 형을 공경하기를 모르지 않는다고 하였다.
朋友有信(친구 사이에는 신의가 있다)
朋友는 同類之人이라 益者 三友요 損者 三友니 友直하고 友諒하며 友多聞이면 益矣요 友便辟하며 友善柔하며 友便佞이면 損矣니라. (朋 ; 벗 붕, 友 ; 벗 우, 同 ; 한 가지 동, 類 ; 무리 류, 之 ; 갈 지, 어조사(의) 지, 人 ; 사람 인, 益 ; 더할 익, 이익 익, 者 ; 놈 자, 것 자, 三 ; 세 삼, 損 ; 덜 손, 直 ; 곧을 직, 諒 ; 믿을 량, 多 ; 많을 다, 聞 ; 들을 문, 矣 ; 어조사 의, 便 ; 편할 편, 辟 ; 허물 벽, 善 ; 착할 선, 잘할 선, 柔 ; 부드러울 유, 佞 ; 아첨할 녕)
친구는 같은 무리의 사람이라. 유익한 것이 세 가지 벗이요, 해로운 것이 세 가지 벗이니,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성실한 사람을 벗하며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고, 치우친 사람을 벗하고 부드럽게 비위를 맞추는 사람을 벗하며 말재주만 뛰어난 사람을 벗하면 해로우니라.
友也者는 友其德也라 自天子로 至於庶人히 未有不須友以成者하니 其分이 若疎而其所關이 爲至親하니 (也 ; 어조사 야, 其 ; 그 기, 德 ; 덕 덕, 自 ; 스스로 자, -부터 자, 天 ; 하늘 천, 子 ; 아들 자, 至 ; 이를 지, 於 ; 어조사(-에) 어, 庶 ; 여러 서, 未 ; 아닐 미, 有 ; 있을 유, 不 ; 아닐 불, 須 ; 모름지기 수, 以 ; 써 이, 成 ; 이룰 성, 分 ; 나눌 분, 若 ; 같을 약, 만약 약, 疎 ; 성길 소, 而 ; 말 이을 이, 所 ; 바 소, 關 ; 빗장 관, 爲 ; 할 위, 될 위, 親 ; 친할 친)
벗이라는 것은 그 덕성을 사귀는 것이라. 황제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모름지기 벗으로써 (자신을) 완성하지 않는 자가 없으니 그 몫이 성긴 것 같지만 관련되는 바가 지극히 가까운 것이니
是故로 取友를 必端人하며 擇友를 必勝己니 要當責善以信하며 切切偲偲하여 忠告而善道之하다가 不可則止니라 (是 ; 이 시, 故 ; 까닭 고, 取 ; 취할 취, 必 ; 반드시 필, 端 ; 바를 단, 擇 ; 가릴 택, 勝 ; 이길 승, 나을 승, 己 ; 자기 기, 要 ; 구할 요, 當 ; 마땅히 당, 責 ; 꾸짖을 책, 善 ; 착할 선, 信 ; 믿을 신, 切 ; 끊을 절, 偲 ; 굳셀 시, 忠 ; 충성 충, 告 ; 알릴 고, 道 ; 길 도, 이끌 도, 可 ; 옳을 가, 則 ; 곧 즉, 止 ; 그칠 지)
이런 까닭에 벗을 사귈 때에는 반드시 단정한 사람을 사귀며, 벗을 가릴 때에는 반드시 나보다 나은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마땅히 믿음으로써 꾸짖어 좋은 일을 하게하며 간절하고 굳세게 충고하여 착함으로 이끌다가 안 되면 그치는 것이니라.
苟或交遊之際에 不以切磋琢磨로 爲相與하고 但以歡狎戱謔으로 爲相親이면 則安能久而不疎乎리오 (苟 ; 진실로 구, 或 ; 혹 혹, 交 ; 사귈 교, 遊 ; 놀 유, 際 ; 사이 제, 磋 ; 갈 차, 琢 ; 쫄 탁, 磨 ; 갈 마, 相 ; 서로 상, 與 ; 더불어 여, 但 ; 다만 단, 歡 ; 기쁠 환, 狎 ; 친할 압, 戱 ; 희롱할 희, 謔 ; 희롱할 학, 安 ; 평란할 안, 어찌 안, 能 ; 능할 능, 久 ; 오랠 구)
진실로 혹 서로 사귈 때에 절차탁마(인격도야)로 서로 함께하지 아니하고, 다만 기뻐하고 친하며 희롱하는 것으로 서로 가까이 한다면, 어찌 능히 오래도록 소원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昔者에 晏子與人交하되 久而敬之하니 朋友之道가 當如是也니라 孔子曰 不信乎朋友면 不獲乎上矣리라 信乎朋友 有道하니 不順乎親이면 不信乎朋友矣라하시니라 (昔 ; 예 석, 晏 ; 늦을 안, 敬 ; 공경할 경, 如 ; 같을 여, 孔 ; 구멍 공, 성 공, 乎 ; 어조사(-에) 호, 獲 ; 얻을 획, 上 ; 위 상, 順 ; 순할 순, 親 ; 어버이 친)
옛날에 안자(안영)는 사람과 사귀되 오래 되어도 그를 공경하니, 벗을 사귀는 길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친구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리라. 친구에게 믿음을 얻는데 길이 있으니, 어버이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면 친구에게 믿음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하시니라.
總論 (전체를 논의함)
此五品者는 天敍之典而人理之所固有者라 人之行이 不外乎五者而唯孝爲百行之源이라 (此 ; 이 차, 五 ; 다섯 오, 品 ; 물건 품, 敍 ; 차례 서, 典 ; 법 전, 理 ; 다스릴 리, 도리 리, 固 ; 굳을 고, 行 ; 갈 행, 外 ; 밖 외, 唯 ; 오직 유, 孝 ; 효도 효, 百 ; 일백 백, 모든 백, 源 ; 근원 원)
이 다섯 가지 일은 하늘이 차례지은 법칙이고 사람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도리라. 사람의 행실이 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오직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원이라.
是以로 孝子之事親也는 鷄初鳴이어든 咸盥漱하고 適父母之所하여 下氣怡聲하여 問衣燠寒하며 問何食飮하며 (以 ; 까닭 이, 事 ; 섬길 사, 鷄 ; 닭 계, 初 ; 처음 초, 鳴 ; 울 명, 咸 ; 다 함, 盥 ; 대야 관, 漱 ; 양치질할 수, 適 ; 나아갈 적, 氣 ; 기운 기, 怡 ; 기쁠 이, 聲 ; 소리 성, 問 ; 물을 문, 衣 ; 옷 의, 燠 ; 따뜻할 욱, 寒 ; 찰 한, 何 ; 어찌 하, 食 ; 먹을 식, 飮 ; 마실 음)
이런 까닭에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첫닭이 울면 모두 세수하고 양치질하며, 부모가 계신 곳에 나아가 기운을 낮추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옷이 따뜻한지 추운지를 여쭈며, 무엇을 잡수시고 마시고 싶은지를 여쭈며,
冬溫而夏凊하며 昏定而晨省하며 出必告하며 反必面하며 不遠遊하며 遊必有方하며 不敢有其身하며 不敢私其財니라 (冬 ; 겨울 동, 溫 ; 따뜻할 온, 夏 ; 여름 하, 凊 ; 서늘할 청, 昏 ; 어두울 혼, 定 ; 정할 정, 晨 ; 새벽 신, 省 ; 살필 성, 出 ; 날 출, 反 ; 되돌릴 반, 面 ; 낯 면, 遠 ; 멀 원, 遊 ; 놀 유, 方 ; 모 방, 방향 방, 敢 ; 감히 감, 身 ; 몸 신, 私 ; 사사로울 사, 財 ; 재물 재)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드리며, 저녁에는 잠자리를 돌봐드리고 새벽에는 안부를 여쭈며, 외출할 때는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님을 대면하며, 멀리 나가 놀지 않으며 나가 놀되 반드시 일정한 장소를 두며, 감히 자기 몸을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감히 재물을 자기 것으로 사유하지 않느니라.
父母愛之어시든 喜而不忘하며 惡之어시든 懼而無怨하며 有過어시든 諫而不逆하고 三諫而不聽이어시든 則號泣而隨之하며 (愛 ; 사랑 애, 喜 ; 기쁠 희, 忘 ; 잊을 망, 惡 ; 미워할 오, 懼 ; 두려워할 구, 無 ; 없을 무, 怨 ; 원망할 원, 過 ; 지날 과, 허물 과, 諫 ; 간할 간, 逆 ; 거스를 역, 聽 ; 들을 청, 號 ; 부르짖을 호, 泣 ; 울 읍, 隨 ; 따를 수)
부모님께서 나를 사랑해 주시거든 기뻐하고 잊지 않으며 미워하시거든 두려워하고 원망하지 않으며, 부모님께서 잘못을 저지르시면 말리되 거스르지 않으며 세 번 간했는데도 들어주지 않으시거든 부르짖고 울면서 따르며,
怒而撻之流血이라도 不敢疾怨하며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怒 ; 성낼 노, 撻 ; 매질할 달, 流 ; 흐를 류, 血 ; 피 혈, 疾 ; 병 질, 미워할 질, 居 ; 있을 거, 致 ; 보낼 치, 養 ; 기를 양, 樂 ; 즐거울 락, 病 ; 병 병, 憂 ; 근심할 우, 喪 ; 죽을 상, 哀 ; 슬플 애, 祭 ; 제사 제, 嚴 ; 엄숙할 엄)
(부모님께서) 노하여 종아리를 때려 피가 흐르더라도 감히 미워하거나 원망치 않으며, 거처할 때에는 공경함을 다하고, 봉양할 때는 즐거움을 극진히 하고, 병환이 드셨을 때는 근심을 극진히 해야 하고, 상을 당해서는 슬픔을 극진히 하고, 제사 지낼 때는 엄숙함을 다해야 하니라.
若夫人子之不孝也는 不愛其親이요 而愛他人하며 不敬其親이요 而敬他人하며 惰其四肢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若 ; 만약 약, 夫 ; 지아비 부, 대개 부, 他 ; 다른 타, 남 타, 惰 ; 게으를 타, 四 ; 넉 사, 肢 ; 팔다리 지, 顧 ; 돌아볼 고)
만약 대개 부모님께 불효하는 자식은 자기 어버이는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며, 자기 어버이는 공경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공경하며, 팔다리를 게을리 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博奕好飮酒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好貨財하며 私妻子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從耳目之好하여 以爲父母戮하며 好勇鬪狠하여 以危父母니라 (博 ; 너를 박, 노름 박, 奕 ; 클 혁, 바둑 혁, 好 ; 좋을 호, 酒 ; 술 주, 貨 ; 재화 화, 妻 ; 아내 처, 從 ; 좇을 종, 耳 ; 귀 이, 目 ; 눈 목, 戮 ; 죽일 륙, 욕보일 륙, 勇 ; 날쌜 용, 鬪 ; 싸움 투, 狠 ; 사나울 한, 危 ; 위태할 위)
노름이나 바둑,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여 부모님의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식만을 사랑해서 부모님의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이목의 좋아함을 좇아 부모를 욕되게 하며, 용맹을 좋아하여 싸우고 사나워서 부모님을 위태롭게 하니라.
噫라 欲觀其人의 行之善不善인대 必先觀其人之孝不孝니 可不愼哉며 可不懼哉아 (噫 ; 탄식할 희, 欲 ; 하고자 할 욕, 觀 ; 볼 관, 其 ; 그 기, 人 ; 사람 인, 行 ; 갈 행, 행할 행, 之 ; 갈 지, 어조사 지, 善 ; 착할 선, 不 ; 아닐 불, 必 ; 반드시 필, 先 ; 먼저 선, 孝 ; 효도 효, 可 ; 옳을 가, 가할 가, 愼 ; 삼갈 신, 哉 ; 어조사 재, 懼 ; 두려워할 구)
아! 그 사람의 행실이 착한지 아닌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이 효도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볼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으며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苟能孝於其親이면 則推之於君臣也와 夫婦也와 長幼也와 朋友也에 何往而不可哉리오 然則孝之於人에 大矣로되 而亦非高遠難行之事也라 (苟 ; 진실로 구, 能 ; 능할 능, 於 ; 어조사 어, 親 ; 친할 친, 어버이 친, 則 ; 법칙 칙, 곧 즉, 推 ; 옮을 추, 밀 추, 君 ; 임금 군, 臣 ; 신하 신, 也 ; 어조사 야, 夫 ; 지아비 부, 婦 ; 아내 부, 長 ; 긴 장, 어른 장, 幼 ; 어릴 유, 朋 ; 벗 붕, 友 ; 벗 우, 何 ; 어찌 하, 往 ; 갈 왕, 而 ; 말 이을 이, 然 ; 그러할 연, 大 ; 큰 대, 矣 ; 어조사 의, 亦 ; 또 역, 非 ; 아닐 비, 高 ; 높을 고, 遠 ; 멀 원, 難 ; 어려울 난, 事 ; 일 사)
진실로 그 어버이에게 효도한다면 그 마음을 군신과 부부와 장유와 붕우에게 옮겨감에 어떤 경우에 적용한들 옳지 않음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효도는 사람에게 중대한 것이로되 또한 높고 원대하여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然이나 自非生知者면 必資學問而知之니 學問之道는 無他라 將欲通古今하며 達事理하여 存之於心하며 體之於身이니 可不勉其學問之力哉아 玆用摭其歷代要義하여 書之于左하노라 (自 ; 스스로 자, 生 ; 날 생, 知 ; 알 지, 者 ; 놈 자, 資 ; 재물 자, 밑천 자, 學 ; 배울 학, 問 ; 물을 문, 道 ; 길 도, 無 ; 없을 무, 他 ; 다를 타, 將 ; 장차 장, 通 ; 통할 통, 古 ; 옛 고, 今 ; 이제 금, 達 ; 통달할 달, 理 ; 이치 리, 存 ; 있을 존, 心 ; 마음 심, 體 ; 몸 체, 身 ; 몸 신, 勉 ; 힘쓸 면, 力 ; 힘 력, 玆 ; 이 자, 用 ; 쓸 용, 摭 ; 주울 척, 歷 ; 지낼 력, 代 ; 대신할 대, 세대 대, 要 ; 구할 요, 긴요할 요, 義 ; 옳을 의, 뜻 의, 書 ; 쓸 서, 于 ; 어조사 우, 左 ; 왼 좌)
그러나 스스로 나면서부터 (이치를) 아는 이가 아니라면 반드시 학문에 바탕하여 (이치를) 아는 것이니 학문하는 길(목적)은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장차 고금의 사리를 통달하여 마음속에 보존하며 몸으로 체득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니 학문하는 힘을 (기르는 데) 노력하지 않겠는가. 이에 역대의 중요한 의리를 뽑아서 다음에 기록해 둔다.
蓋自太極肇判하여 陰陽始分으로 五行이 相生에 先有理氣라 人物之生이 林林總總하더니 於是에 聖人이 首出하사 繼天立極하시니 天皇氏와 地皇氏와 人皇氏와 有巢氏와 燧人氏가 是爲太古니 在書契以前이라 不可考로다 (蓋 ; 덮을 개, 대개 개, 太 ; 클 태, 極 ; 다할 극, 肇 ; 시작할 조, 判 ; 나눌 판, 陰 ; 그늘 음, 陽 ; 볕 양, 始 ; 처음 시, 分 ; 나눌 분, 五 ; 다섯 오, 行 ; 갈 행, 相 ; 서로 상, 有 ; 있을 유, 氣 ; 기운 기, 物 ; 만물 물, 물건 물, 林 ; 수풀, 總 ; 묶을 총, 是 ; 이 시, 聖 ; 성인 성, 首 ; 머리 수, 出 ; 날 출, 繼 ; 이을 계, 天 ; 하늘 천, 立 ; 설 립, 皇 ; 임금 황, 氏 ; 성 씨, 地 ; 땅 지, 巢 ; 집 소, 燧 ; 부싯돌 수, 在 ; 있을 재, 契 ; 맺을 계, 以 ; 써 이, 前 ; 앞 전, 考 ; 살필 고)
대개 태극이 처음으로 나누어져서 비로소 음과 양이 된 이후에 오행이 서로 생겨남에 먼저 이치와 기운이 있었다. 사람과 물건이 많이 생겨나더니 이에 성인이 먼저 나타나서 하늘의 뜻을 계승하여 인간의 표준을 세웠으니, 천황씨와 지황씨와 인황씨와 유소씨와 수인씨, 이들이 태고시절이다. 서계문자가 나타나기 이전이기 때문에 살펴볼 수가 없다.
伏羲氏始畫八卦하며 造書契하여 以代結繩之政하시고 神農氏作耒耜하며 製醫藥하시고 (伏 ; 엎드릴 복, 羲 ; 숨 희, 畫 ; 그림 화, 八 ; 여덟 팔, 卦 ; 걸 괘, 造 ; 지을 조, 結 ; 맺을 결, 繩 ; 줄 승, 政 ; 정사 정, 神 ; 귀신 신, 農 ; 농사 농, 作 ; 지을 작, 耒 ; 쟁기 뢰, 耜 ; 보습 사, 製 ; 지을 제, 醫 ; 의원 의, 藥 ; 약 약)
복희씨가 처음으로 여덟 괘를 긋고 서계문자를 만들어 결승문자로 시행하던 정사를 대신했고, 신농씨가 쟁기와 보습을 만들며 의술과 약을 만들고,
黃帝氏用干戈하며 作舟車하며 造曆算하며 制音律하시니 是爲三皇이니 至德之世라 無爲而治하니라 (黃 ; 누를 황, 帝 ; 임금 제, 干 ; 방패 간, 戈 ; 창 과, 舟 ; 배 주, 車 ; 수레 차, 曆 ; 책력 역, 算 ; 셀 산, 制 ; 만들 제, 音 ; 소리 음, 律 ; 법 률, 爲 ; 할 위, 될 위, 三 ; 석 삼, 至 ; 이를 지, 지극할 지, 德 ; 덕 덕, 世 ; 세상 세, 治 ; 다스릴 치)
황제씨가 방패와 창을 사용하며 배와 수레를 만들었으며 달력과 셈을 만들며 음률을 제정하였으니 이들을 삼황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본성이 지극히 순박하여) 지극한 덕이 행해지던 세상이라 (인위적인 정치를) 아무 것도 하지 않고도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少昊와 顓頊과 帝嚳과 帝堯와 帝舜이 是爲五帝라 皐夔稷契이 佐堯舜하여 而堯舜之治 卓冠百王이라 孔子定書에 斷自唐虞하시니라 (少 ; 적을 소, 昊 ; 하늘 호, 顓 ; 전단할 전, 頊 ; 삼갈 욱, 嚳 ; 고할 곡, 堯 ; 요임금 요, 舜 ; 순임금 순, 五 ; 다섯 오, 皐 ; 언덕 고, 夔 ; 조심할 기, 稷 ; 기장 직, 契 ; 사람이름 설, 佐 ; 도울 좌, 卓 ; 뛰어날 탁, 冠 ; 갓 관, 百 ; 일백 백, 王 ; 임금 왕, 孔 ; 구멍 공, 성 공, 子 ; 아들 자, 선생님 자, 定 ; 정할 정, 斷 ; 끊을 단, 唐 ; 당나라 당, 요임금 당, 虞 ; 헤아릴 우, 순임금 우)
소호와 전욱과 제곡과 요임금, 순임금을 다섯 황제라 일컫는다. 고요와 기와 직과 설이 요임금과 순임금을 보좌했으니 요임금과 순임금의 다스림이 모든 왕의 으뜸이 되었다. 공자께서 <서경>을 산정하심에 요순시대로부터 단정하셨다.
夏禹와 商湯과 周文王武王이 是爲三王이니 歷年이 或四百하며 或六百하며 或八百하니 (夏 ; 여름 하, 나라이름 하, 禹 ; 우임금 우, 商 ; 헤아릴 상. 나라이름 상, 湯 ; 끓을 탕, 탕임금 탕, 周 ; 두루 주, 나라이름 주, 文 ; 글월 문, 王 ; 임금 왕, 武 ; 굳셀 무, 年 ; 해 년, 或 ; 혹은 혹, 四 ; 넉 사, 六 ; 여섯 육, 八 ; 여덟 팔)
하나라 우왕과 상나라 탕왕과 주나라 문왕 무왕을 삼왕이라 일컫는다. 지난 해(왕조의 수명)가 어떤 경우는 400년이며 어떤 경우는 600년이며 어떤 경우는 800년이었으니
三代之隆을 後世莫及이요 而商之伊尹傅說과 周之周公召公이 皆賢臣也라 周公이 制禮作樂하시니 典章法度가 粲然極備하더니 (隆 ; 융성할 융, 後 ; 뒤 후, 莫 ; 없을 막, 及 ; 미칠 급, 伊 ; 저 이, 尹 ; 다스릴 윤, 傅 ; 스승 부, 說 ; 말씀 설, 사람이름 열, 公 ; 공변될 공, 召 ; 부를 소, 皆 ; 모두 개, 賢 ; 어질 현, 禮 ; 예도 례, 樂 ; 풍류 악, 典 ; 법 전, 章 ; 글 장, 法 ; 법, 度 ; 법도 도, 粲 ; 밝을 찬, 備 ; 갖출 비)
삼대 시절에 융성했던 문물을 후세에는 미치지 못했고 상나라의 이윤이나 부열, 주나라의 주공과 소공이 모두 뛰어난 신하였다. 주공이 예악을 제작하셨으니 전장과 법도가 지극히 찬란하게 갖추어졌다.
及其衰也하여 五覇摟諸侯하여 以匡王室하니 若齊桓公과 晉文公과 宋襄公과 秦穆公과 楚莊王이 迭主夏盟하니 王靈이 不振하니라 (及 ; 미칠 급, 衰 ; 쇠할 쇠, 覇 ; 으뜸 패, 摟 ; 끌어 모을 루, 諸 ; 여러 제, 侯 ; 제후 후, 匡 ; 바로잡을 광, 室 ; 집 실, 若 ; 같을 약, 齊 ; 가지런할 제. 제나라 제, 桓 ; 푯말 환, 晉 ; 나아갈 진, 진나라 진, 宋 ; 송나라 송, 襄 ; 도울 양, 秦 ; 벼 이름 진, 진나라 진, 穆 ; 화목할 목, 楚 ; 가시나무 초, 초나라 초, 莊 ; 엄숙할 장, 迭 ; 갈마들 질, 번갈아 질, 主 ; 주인 주, 임금 주, 盟 ; 맹세할 맹, 靈 ; 신령 령, 振 ; 떨칠 진)
주나라가 쇠미함에 미쳐 다섯 패자가 제후들을 이끌어 왕실을 바로 세웠으니 이를테면 제나라 환공, 진나라 문공, 송나라 양공, 진나라 목공, 초나라 장왕이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중국의 맹약을 주도하였으니 왕실의 위엄이 떨쳐지지 못했다.
孔子以天縱之聖으로 轍環天下하사 道不得行于世하여 刪詩書하시며 定禮樂하시며 贊周易하시며 (縱 ; 세로 종, 내보낼 종, 轍 ; 바퀴자국 철, 環 ; 고리 환, 돌 환, 下 ; 아래 하, 得 ; 얻을 득, 刪 ; 깎을 산, 詩 ; 시 시, 贊 ; 도울 찬, 易 ; 바꿀 역)
공자는 하늘이 내신 성인으로서 수레를 타고 천하를 돌아다니셨으나 도(가르침)가 세상에서 시행되지 않아서 <시경>과 <서경>을 정리하시며 예와 악을 정하시며 <주역>을 해설하시며
修春秋하사 繼往聖, 開來學하시고 而傳其道者는 顔子曾子라 事在論語하니라 曾子之門人이 述大學하니라 (修 ; 닦을 수, 春 ; 봄 춘, 秋 ; 가을 추, 繼 ; 이을 계, 往 ; 갈 왕, 開 ; 열 개, 來 ; 올 래, 傳 ; 전할 전, 顔 ; 얼굴 안, 성 안, 曾 ; 일찍 증, 성 증, 論 ; 말 할 논, 語 ; 말씀 어, 門 ; 문 문, 述 ; 지을 술)
춘추를 편수하셔서 지나간 성인을 계승하고 후세의 학자들을 인도하셨고, 그 도를 전수받은 이는 안자와 증자이다. 이런 사실은 <논어>에 (기록되어) 있다. 증자의 문인이 <대학>을 기술하였다.
列國則曰魯와 曰衛와 曰晉과 曰鄭과 曰趙와 曰蔡와 曰燕과 曰吳와 曰齊와 曰宋과 曰陳과 曰楚와 曰秦이니 干戈日尋하여 戰爭不息하여 遂爲戰國하니 秦楚燕齊韓魏趙 是爲七雄이라 (列 ; 벌일 렬, 國 ; 나라 국, 則 ; 법칙 칙, 곧 즉, 曰 ; 가로되 왈, 魯 ; 노둔할 노, 나라이름 노, 衛 ; 지킬 위, 나라이름 위, 晉 ; 나아갈 진, 나라이름 진, 鄭 ; 나라이름 정, 趙 ; 나라이름 조, 蔡 ; 나라이름 채, 燕 ; 제비 연, 나라이름 연, 吳 ; 나라이름 오, 齊 ; 가지런할 제, 나라이름 제, 宋 ; 나라이름 송, 陳 ; 늘어놓을 진, 나라이름 진, 楚 ; 가시나무 초, 나라이름 초, 秦 ; 벼이름 진, 나라이름 진, 干 ; 방패 간, 戈 ; 창 과, 日 ; 날 일, 尋 ; 찾을 심, 이을 심, 戰 ; 싸울 전, 爭 ; 다툴 쟁, 不 ; 아닐 불, 息 ; 쉴 식, 遂 ; 이룰 수, 드디어 수, 爲 ; 할 위, 될 위, 韓 ; 나라이름 한, 魏 ; 나라이름 위, 是 ; 옳을 시, 이 시, 七 ; 일곱 칠, 雄 ; 수컷 웅, 뛰어날 웅)
열국은 노 위 진 정 조 채 연 오 제 송 진 초 진나라 등이니 방패와 창이 날마다 이어져 전쟁이 끊이지 않아 마침내 전국시대가 되었으니 진 초 연 제 한 위 조의 일곱 나라를 전국칠웅이라 일컫는다.
孔子之孫子思 生斯時하사 作中庸하시고 其門人之弟孟軻 陳王道於齊梁하사 道又不行하여 作孟子七篇하시되 而異端縱橫功利之說이 盛行이라 吾道不傳하니라 (孔 ; 구멍 공, 성 공, 子 ; 아들 자, 존칭 자, 之 ; 어조사(의) 지, 孫 ; 손자 손, 思 ; 생각할 사, 生 ; 날 생, 斯 ; 이 사, 時 ; 때 시, 作 ; 지을 작, 中 ; 가운데 중, 庸 ; 쓸 용, 범상할 용, 其 그 기, 門 ; 문 문, 人 ; 사람 인, 弟 ; 아우 제, 孟 ; 맏 맹, 軻 ; 굴대 가, 王 ; 임금 왕, 道 ; 길 도, 於 ; 어조사(에,에서) 어, 梁 ; 들보 량, 나라이름 량, 又 ; 또 우, 行 ; 갈 행, 행할 행, 篇 ; 책 편, 而 ; 말 이을 이, 異 ; 다를 이, 端 ; 바를 단, 실마리 단, 縱 ; 늘어질 종, 방종할 종, 橫 ; 가로 횡, 功 ; 공로 공, 利 ; 이로울 리, 說 ; 말씀 설, 盛 ; 담을 성, 성할 성, 吾 ; 나 오, 傳 ; 전할 전)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이 시기에 태어나 <중용>을 지었고, 그 문인의 제자인 맹가가 제나라와 양나라에서 왕도정치에 대하여 진술하였는데 도가 또 시행되지 못하여 <맹자> 7편을 저술하였으나, 이단과 종횡(합종연횡)과 공리의 학설이 성행해서 우리 유학의 도가 전해지지 못하였다.
及秦始皇하여 呑二周 滅六國하며 廢封建爲郡縣하며 焚詩書, 坑儒生하니 二世而亡하니라 (及 ; 미칠 급, 始 ; 처음 시, 皇 ; 임금 황, 呑 ; 삼킬 탄, 二 ; 두 이, 周 ; 두루 주, 나라이름 주, 滅 ; 멸망할 멸, 六 ; 여섯 육, 廢 ; 그만둘 폐, 封 ; 봉할 봉, 建 ; 세울 건, 郡 ; 고을 군, 縣 ; 매달 현, 고을 현, 焚 ; 불사를 분, 詩 ; 시 시, 書 ; 쓸 서, 책 서, 坑 ; 구덩이 갱, 묻을 갱, 儒 ; 선비 유, 世 ; 누리 세, 대 세, 亡 ; 망할 망)
진시황 시대에 이르러서는 (동서) 두 주나라를 병탄하고 여섯 제후국을 멸망시키며,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시행하며 시서를 불태우고 유생들을 구덩이 속에 파묻어 죽이니 (2대인) 2세 황제 때에 멸망하였다.
漢高祖起布衣成帝業하여 歷年四百하되 在明帝時하여 西域佛法이 始通中國하여 惑世誣民하니라 蜀漢과 吳와 魏 三國이 鼎峙而諸葛亮이 仗義扶漢하다가 病卒軍中하니라 (漢 ; 한수 한, 나라이름 한, 高 ; 높을 고, 祖 ; 조상 조, 할아비 조, 起 ; 일어날 기, 布 ; 베 포, 衣 ; 옷 의, 成 ; 이룰 성, 帝 ; 임금 제, 業 ; 일 업, 사업 업, 歷 ; 지낼 력, 年 ; 해 년, 四 ; 넉 사, 百 ; 일백 백, 在 ; 있을 재, 明 ; 밝을 명, 時 ; 때 시, 西 ; 서녘 서, 域 ; 지경 역, 佛 ; 부처 불, 法 ; 법 법, 通 ; 통할 통, 中 ; 가운데 중, 惑 ; 미혹할 혹, 誣 ; 무고할 무, 民 ; 백성 민, 蜀 ; 나라이름 촉, 三 ; 석 삼, 鼎 ; 솥 정, 峙 ; 우뚝 솟을 치, 諸 ; 모든 제, 葛 ; 칡 갈, 亮 ; 밝을 량, 仗 ; 의지할 장, 義 ; 옳을 의, 扶 ; 도울 부, 病 ; 병 병, 卒 ; 군사 졸, 죽을 졸, 軍 ; 군사 군)
한나라 고조가 포의로 일어나 황제의 위업을 이루어서 왕조의 수명이 4백년에 이르렀는데 명제 때에 서역의 불교가 처음으로 중국에 유통하여 세상을 미혹시키고 백성들을 속였다. 촉한과 오와 위의 세 나라가 솥발처럼 대치하고 있었는데, 제갈량이 의리를 지켜 한나라를 부지하다가 병이 들어 군중에서 죽었다.
晉有天下에 歷年百餘하되 五胡亂華하니 宋齊梁陳에 南北分裂이러니 隋能混一하되 歷年三十하니라 (有 ; 있을 유, 가질 유, 天 ; 하늘 천, 下 ; 아래 하, 餘 ; 남을 여, 五 ; 다섯 오, 胡 ; 오랑캐 호, 亂 ; 어지러울 란, 華 ; 꽃 화, 화려할 화, 南 ; 남녘 남, 北 ; 북녘 북, 分 ; 나눌 분, 裂 ; 찢을 렬, 隋 ; 수나라 수, 能 ; 능할 능, 混 ; 섞을 혼, 혼합할 혼)
진나라가 천하를 다스려서 왕조의 수명이 100여 년에 이르렀는데 다섯 오랑캐나라가 중화를 어지럽히니 송 제 양 진에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수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였으나 왕조의 수명이 30년에 그쳤다.
唐高祖와 太宗이 乘隋室亂하여 化家爲國하여 歷年三百하니라 後梁과 後唐과 後晉과 後漢과 後周 是爲五季니 朝得暮失하여 大亂이 極矣라 (唐 ; 당나라 당, 太 ; 클 태, 宗 ; 마루 종, 乘 ; 탈 승, 室 ; 집 실, 化 ; 될 화, 家 ; 집 가, 後 ; 뒤 후, 季 ; 끝 계, 말년 계, 朝 ; 아침 조, 得 ; 얻을 득, 暮 ; 저물 모, 失 ; 잃을 실, 極 ; 다할 극, 矣 ; 어조사 의)
당나라 고조와 태종이 수나라 왕실의 어지러움을 틈타 한 집안을 일으켜 나라로 만들어 왕조의 수명이 300년에 이르렀다. 후량과 후당과 후진과 후한과 후주를 오계라고 하니, 아침에 나라를 얻었다가 저녁이면 잃어버려서 크게 혼란함이 극도에 이르렀다.
宋太祖立國之初에 五星이 聚奎하여 濂洛關閩에 諸賢이 輩出하니 若周敦頤와 程顥와 程頤와 司馬光과 張載와 邵雍과 朱熹가 相繼而起하여 以闡明斯道로 爲己任하되 身且不得見容하고 而朱子集諸家說하사 註四書五經하시니 其有功於學者 大矣로다 (立 ; 설 립, 初 ; 처음 초, 星 ; 별 성, 聚 ; 모일 취, 奎 ; 별이름 규, 濂 ; 물이름 렴, 洛 ; 강이름 락, 關 ; 빗장 관, 閩 ; 종족이름 민, 賢 ; 어질 현, 輩 ; 무리 배, 出 ; 날 출, 若 ; 만약 약, 敦 ; 도타울 돈, 頤 ; 턱 이, 程 ; 단위 정, 성 정, 顥 ; 클 호, 司 ; 맡을 사, 馬 ; 말 마, 光 ; 빛 광, 張 ; 베풀 장, 성 장, 載 ; 실을 재, 邵 ; 고을 이름 소, 雍 ; 누그러질 옹, 朱 ; 붉을 주, 熹 ; 성할 희, 相 ; 서로 상, 繼 ; 이을 계, 以 ; 써 이, 闡 ; 열 천, 明 ; 밝을 명, 己 ; 자기 기, 任 ; 맡길 임, 身 ; 몸 신, 且 ; 또 차, 見 ; 볼 견, 당할 견,容 ; 얼굴 용, 담을 용, 集 ; 모을 집, 註 ; 풀이할 주, 經 ; 날줄 경, 경전 경, 學 ; 배울 학, 者 ; 놈 자, 大 ; 큰 대)
송나라 태조가 국가를 세운 초기에 다섯 별이 규성에 모여 염 락 관 민에 여러 현인들이 배출되었으니, 주돈이와 정호와 정이와 사마광과 장재와 소옹과 주희 같은 학자들이 서로 이어 나타나 이 유학의 도를 밝히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로 삼았지만 자기 몸조차도 용납되지 못했다. 주자가 제가의 학설을 모아서 사서와 오경을 주해하였으니 배우는 자들에게 끼친 공이 크다.
然而國勢不競하여 歷年三百하니 契丹과 蒙古과 遼와 金이 迭爲侵軼하고 而及其垂亡하여 文天祥이 竭忠報宋하다가 竟死燕獄하니라 (然 ; 그럴 연, 勢 ; 기세 세, 競 ; 다툴 경, 굳셀 경, 契 ; 맺을 계, 丹 ; 붉을 단, 契丹 ; 부족이름 거란, 蒙 ; 입을 몽, 古 ; 옛 고, 遼 ; 멀 요, 金 ; 쇠금, 迭 ; 갈마들 질, 侵 ; 침노할 침, 軼 ; 번갈아 질, 垂 ; 드리울 수, 끝 수, 文 ; 글월 문, 성 문, 祥 ; 상서로울 상, 竭 ; 다할 갈, 忠 ; 충성 충, 報 ; 갚을 보, 竟 ; 다할 경, 死 ; 죽을 사, 獄 ; 감옥 옥)
그러나 국가의 힘이 강하지 못하여 왕조의 수명이 300년에 그쳤으니 거란과 몽골과 요와 금이 차례대로 침략하고 끝내 망하게 되자 문천상이 충성을 다하여 송나라에 보답하다가 마침내 연경의 옥에서 죽었다.
胡元이 滅宋하고 混一區宇하여 綿歷百年하니 夷狄之盛이 未有若此者也로다 天厭穢德이라 大明이 中天하사 聖繼神承하시니 於千萬年이로다 (元 ; 으뜸 원, 區 ; 지경 구, 宇 ; 집 우, 綿 ; 솜 면, 이어질 면, 夷 ; 오랑캐 이, 狄 ; 오랑캐 적, 未 ; 아닐 미, 此 ; 이 차, 也 ; 어조사 야, 厭 ; 싫을 염, 穢 ; 더러울 예, 德 ; 큰 덕, 어진 행위 덕, 聖 ; 성스러울 성, 神 ; 귀신 신, 承 ; 이을 승, 받들 승, 於 ;어조사 어, 감탄사 오)
오랑캐 원나라가 송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하여 면면히 백년을 이어갔으니 오랑캐가 세력을 떨침이 이 때만한 적이 없었다. 하늘이 더러운 덕을 싫어하셨는지라 대명이 하늘 한 가운데로 떠올라 성인과 신인이 계승하였으니 아! 천만년을 이어가리로다.
嗚呼라 三綱五常之道가 與天地로 相終始하니 三代以前에는 聖帝明王과 賢相良佐가 相與講明之라 故로 治日이 常多하고 亂日이 常少하더니 三代以後에는 庸君暗主와 亂臣賊子가 相與敗壞之라 故로 亂日이 常多하고 治日이 常少하니 其所以世之治亂安危와 國之興廢存亡이 皆由於人倫之明不明如何耳라 可不察哉아 (嗚 ; 탄식소리 오, 呼 ; 부를 호, 綱 ; 벼리 강, 常 ; 항상 상, 與 ; 줄 여, 더불어 여, 地 ; 땅 지, 終 ; 끝 종, 代 ; 대신할 대, 세대 대, 前 ; 앞 전, 良 ; 좋을 양, 佐 ; 도울 좌, 講 ; 익힐 강, 故 ; 옛 고, 연고 고, 治 ; 다스릴 치, 多 ; 많을 다, 少 ; 적을 소, 君 ; 임금 군, 暗 ; 어두울 암, 主 ; 주인 주, 임금 주, 臣 ; 신하 신, 賊 ; 도둑 적, 敗 ; 질 패, 무너질 패, 壞 ; 무너질 괴, 所 ; 바 소, 以 ; 까닭 이, 世 ; 누리 세, 대 세, 安 ; 편안할 안, 危 ; 위태할 위, 興 ; 일어날 흥, 廢 ; 폐할 폐, 存 ; 있을 존, 皆 ; 모두 개, 由 ; 말미암을 유, 倫 ; 인륜 륜, 如 ; 같을 여, 何 ; 어찌 하, 耳 ; 귀 이, 따름 이, 可 ; 옳을 가, 가할 가, 察 ; 살필 찰, 哉 ; 어조사 재)
아! 삼강오상의 도리는 천지와 더불어 시종을 함께하니 삼대 이전에는 성스러운 임금, 명철한 군주와 어진 재상과 뛰어난 보좌관들이 서로 함께 강론하여 밝혔다. 그 때문에 다스려진 날이 항상 많았고 어지러운 날이 항상 적었는데 삼대 이후에는 용렬한 임금, 어두운 군주들과 국가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신하와 집안의 도리를 해치는 자식들이 서로 함께 그것을 무너뜨렸다. 그 때문에 어지러운 날이 항상 많고 다스려진 날이 항상 적었다. 그래서 세상이 다스려지고 어지러우며 편안하고 위태로운 것과 나라가 일어나고 폐지되며 보존되고 멸망하는 까닭은 모두 인륜이 밝혀졌느냐 밝혀지지 않았느냐가 어떠한지에서 말미암는다. 살피지 않을 수 있겠는가.
東方에 初無君長하더니 有神人이 降于太白山檀木下어늘 國人이 立以爲君하니 與堯로 竝立하여 國號를 朝鮮이라하니 是爲檀君이라 (東 ; 동녘 동, 方 ; 모 방, 방향 방, 初 ; 처음 초, 無 ; 없을 무, 君 ; 임금 군, 長 ; 길 장, 어른 장, 有 ; 있을 유, 神 ; 귀신 신, 신령스러울 신, 人 ; 사람 인, 降 ; 내릴 강, 于 ; 어조사 우, 太 ; 클 태, 白 ; 흰 백, 山 ; 뫼 산, 檀 ; 박달나무 단, 木 ; 나무 목, 下 ; 아래 하, 國 ; 나라 국, 立 ; 설 립, 以 ; 써 이, 爲 ; 할 위, 以爲 ; ~으로 삼다, 與 ; 더불어 여, 堯 ; 요임금 요, 竝 ; 아우를 병, 나란히 병, 號 ; 부를 호, 이름 호, 朝 ; 아침 조, 鮮 ; 고울 선, 是 ; 옳을 시, 이 시)
동방에 처음에는 임금이 없었는데 신령스런 사람이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오자 나라 사람들이 (그의 아들을) 임금으로 삼았다. (중국의) 요임금과 더불어 나란히(같은 시대에) 즉위하여 국호를 조선이라고 했으니 이가 단군이다.
周武王이 封箕子于朝鮮하신대 敎民禮義하여 設八條之敎하시니 有仁賢之化하더라 (周 ; 두루 주, 나라이름 주, 武 ; 굳셀 무, 王 ; 임금 왕, 封 ; 봉할 봉, 箕 ; 키 기, 子 ; 아들 자, 존칭 자, 敎 ; 가르칠 교, 民 ; 백성 민, 禮 ; 예도 례, 義 ; 옳을 의, 設 ; 베풀 설, 八 ; 여덟 팔, 條 ; 가지 조, 조목 조, 之 ; 갈 지, 어조사(~의) 지, 仁 ; 어질 인, 賢 ; 어질 현, 化 ; 될 화, 교화할 화)
주나라 무왕이 기자를 조선에 봉하자 (기자가) 백성들에게 예의를 가르치고 여덟 조목의 가르침을 베풀었으니 어진 사람(기자)의 교화가 있었다.
燕人衛滿이 因盧綰亂하여 亡命來하여 誘逐箕準하고 據王儉城하더니 至孫右渠하여 漢武帝討滅之하고 分其地하여 置樂浪臨屯玄菟眞蕃四郡하다 昭帝以平那玄菟로 爲平州하고 臨屯樂浪으로 爲東府二都督府하다 (燕 ; 제비 연, 나라이름 연, 衛 ; 지킬 위, 滿 ; 찰 만, 因 ; 인할 인, 盧 ; 밥그릇 노, 성 노, 綰 ; 얽을 관, 亂 ; 어지러울 란, 亡 ; 망할 망, 달아날 망, 命 ; 목숨 명, 來 ; 올 래, 誘 ; 꾈 유, 逐 ; 쫓을 축, 準 ; 평평할 준, 據 ; 의거할 거, 儉 ; 검소할 검, 城 ; 성 성, 至 ; 이를 지, 孫 ; 손자 손, 右 ; 오른쪽 우, 渠 ; 도랑 거, 漢 ; 한수 한, 帝 ; 임금 제, 討 ; 칠 토, 滅 ; 멸망할 멸, 分 ; 나눌 분, 其 ; 그 기, 地 ; 땅 지, 置 ; 둘 치, 樂 ; 즐길 락, 풍류 악, 浪 ; 물결 랑, 臨 ; 임할 임, 屯 ; 진칠 둔, 玄 ; 검을 현, 菟 ; 새삼 토, 眞 ; 참 진, 蕃 ; 우거질 번, 四 ; 넉 사, 郡 ; 고을 군, 昭 ; 밝을 소, 平 ; 평평할 평, 那 ; 어찌 나, 州 ; 고을 주, 府 ; 곳집 부, 二 ; 두 이, 都 ; 도읍 도, 督 ; 살펴볼 독)
연나라 사람 위만이 노관의 난리를 피하여 망명해 와서 기준을 유인하여 쫓아내고 왕검성을 차지하였는데 손자인 우거왕대에 이르러 한나라 무제가 토벌하여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낙락 임둔 현토 진번의 사군을 두었다. 소제가 평나와 현토를 합쳐서 평주로 만들고 임둔과 낙랑을 동부의 두 도독부로 만들었다.
箕準이 避衛滿하여 浮海而南하여 居金馬郡하니 是爲馬韓이라 秦亡人이 避入韓이어늘 韓이 割東界以與하니 是爲辰韓이라 弁韓則立國於韓地하니 不知其始祖年代라 是爲三韓이라 (避 ; 피할 피, 浮 ; 뜰 부, 海 ; 바다 해, 而 ; 말 이을 이, 南 ; 남녘 남, 居 ; 있을 거, 金 ; 쇠 금, 馬 ; 말 마, 韓 ; 나라이름 한, 秦 ; 나라이름 진, 入 ; 들 입, 割 ; 쪼갤 할, 界 ; 지경 계, 與 ; 줄 여, 辰 ; 별 진, 弁 ; 고깔 변, 則 ; 곧 즉, 於 ; 어조사(~에, ~에서) 어, 不 ; 아니 부, 知 ; 알 지, 始 ; 처음 시, 祖 ; 할아비 조, 조상 조, 年 ; 해 년, 代 ; 시대 대, 三 ; 석 삼)
기준이 위만을 피해 바다에 떠서 남쪽으로 내려와 금마군에 정착했으니 이것이 마한이다. 진나라에서 망명한 사람이 (노역을) 피하여 한나라로 들어오자 한나라가 동쪽 영토를 분할하여 제공하니 이것이 진한이다. 변한은 곧 한나라의 영토에 나라를 세웠으니 그 시조와 연대를 알 수 없다. 이것이 삼한이다.
新羅始祖赫居世는 都辰韓地하여 以朴爲姓하고 高句麗始祖朱蒙은 至卒本하여 自稱高辛之後로라하여 因姓高하고 百濟始祖溫祚는 都河南慰禮城하여 以扶餘로 爲氏하여 三國이 各保一隅하여 互相侵伐하더니 (新 ; 새 신, 羅 ; 비단 라, 赫 ; 붉을 혁, 居 ; 있을 거, 世 ; 누리 세, 朴 ; 순박할 박, 姓 ; 성 성, 高 ; 높을 고, 句 ; 글귀 구, 麗 ; 고울 려, 朱 ; 붉을 주, 蒙 ; 덮어쓸 몽, 至 ; 이를 지, 卒 ; 군사 졸, 本 ; 밑 본, 自 ; 스스로 자, 稱 ; 일컬을 칭, 辛 ; 매울 신, 後 ; 뒤 후, 百 ; 일백 백, 濟 ; 건널 제, 溫 ; 따뜻할 온, 祚 ; 복 조, 河 ; 물 하, 南 ; 남녘 남, 慰 ; 위로할 위, 扶 ; 도울 부, 餘 ; 남을 여, 氏 ; 성 씨, 各 ; 각각 각, 保 ; 지킬 보, 隅 ; 모퉁이 우, 互 ; 서로 호, 相 ; 서로 상, 侵 ; 침노할 침, 伐 ; 칠 벌)
신라의 시조 혁거세는 진한의 땅에 도읍을 정하여 박을 성씨로 삼고,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은 졸본에 이르러 스스로 고신씨의 후예라고 일컬어 그에 따라 고를 성씨로 삼았고 백제의 시조인 온조는 하남 위례성을 도읍지로 정하여 부여를 성씨로 삼아서 삼국이 각각 한 모퉁이를 차지하여 서로 공격하였다.
其後에 唐高宗이 滅百濟高句麗하고 分其地하여 置都督府하여 以劉仁願 薛仁貴로 留鎭撫之하니 百濟는 歷年이 六百七十八年이요 高句麗는 七百五年이라 (唐 ; 당나라 당, 宗 ; 마루 종, 劉 ; 성 류, 願 ; 원할 원, 薛 ; 성 설, 貴 ; 귀할 귀, 留 ; 머무를 류, 鎭 ; 진압할 진, 撫 ; 어루만질 무, 歷 ; 지낼 력, 六 ; 여섯 륙, 七 ; 일곱 칠, 十 ; 열 십, 八 ; 여덟 팔, 五 ; 다섯 오)
그 뒤에 당나라 고종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도독부를 설치하여 유인원과 설인귀로 하여금 머물러서 진무케 하였으니 백제는 왕조의 수명이 678년에 이르렀고 고구려는 705년이었다.
新羅之末에 弓裔叛于北京하여 國號를 泰封이라하고 甄萱이 叛據完山하여 自稱後百濟로라 하다 新羅亡하니 朴昔金三姓이 相傳하여 歷年이 九百九十二年이라 (末 ; 끝 말, 弓 ; 활 궁, 裔 ; 후손 예, 叛 ; 배반할 반, 北 ; 북녘 북, 京 ; 서울 경, 泰 ; 클 태, 甄 ; 질그릇 견, 萱 ; 원추리 훤, 完 ; 완전할 완, 自 ; 스스로 자, 昔 ; 옛 석, 傳 ; 전할 전, 九 ; 아홉 구)
신라의 말기에 궁예가 북경에서 반란을 일으켜 국호를 태봉이라 하였고 견훤이 반란을 일으켜 완산주를 점거하여 스스로 후백제라고 일컬었다. 신라가 멸망하니 박 석 김의 세 성씨가 서로 왕위를 전수하여 왕조의 수명이 992년에 이르렀다.
泰封諸將이 立麗祖하여 爲王하니 國號를 高麗라하여 剋殘群凶하고 統合三韓하여 移都松嶽이러시니 至于季世하여 恭愍이 無嗣하고 僞主辛禑가 昏暴自恣하며 而王瑤不君하여 遂至於亡하니 歷年이 四百七十五年이라 (諸 ; 여러 제, 將 ; 장수 장, 剋 ; 이길 극, 殘 ; 해칠 잔, 죽일 잔, 群 ; 무리 군, 凶 ; 흉할 흉, 統 ; 큰 줄기 통, 다스릴 통, 合 ; 합칠 합, 移 ; 옮길 이, 松 ; 소나무 송, 嶽 ; 큰 산 악, 季 ; 끝 계, 恭 ; 공손할 공, 愍 ; 근심할 민, 嗣 ; 이을 사, 僞 ; 거짓 위, 主 ; 임금 주, 禑 ; 복 우, 昏 ; 어두울 혼, 暴 ; 사나울 폭, 恣 ; 방자할 자, 瑤 ; 아름다운 옥 요, 遂 ; 마침내 수)
태봉의 여러 장수들이 고려의 시조(왕건)를 세워서 왕으로 삼으니 국호를 고려라고 하여 여러 흉악한 인물들을 이겨 없애고 삼한을 통합하여 도읍을 송악으로 옮겼다. (고려의) 말년에 이르러 공민왕에게 후사가 없고 가짜 임금 신우가 어둡고 포악하며 스스로 방자하였으며 왕요(공양왕)가 임금 노릇을 못하여 마침내 망하기에 이르니 왕조의 수명이 475년이었다.
天命이 歸于眞主하니 大明太祖高皇帝賜改國號曰朝鮮이어시늘 定鼎于漢陽하사 聖子神孫이 繼繼繩繩하사 重熙累洽하사 式至于今하시니 實萬世無疆之休삿다 (天 ; 하늘 천, 命 ; 명령 명, 歸 ; 돌아갈 귀, 于 ; 어조사 우, 眞 ; 참 진, 主 ; 주인 주, 明 ; 밝을 명, 祖 ; 할아비 조, 高 ; 높을 고, 皇 ; 임금 황, 帝 ; 임금 제, 賜 ; 줄 사, 改 ; 고칠 개, 國 ; 나라 국, 號 ; 이름 호, 朝 ; 아침 조, 鮮 ; 고울 선, 定 ; 정할 정, 鼎 ; 솥 정, 漢 ; 한수 한, 陽 ; 볕 양, 聖 ; 성스러울 성, 神 ; 귀신 신, 孫 ; 손자 손, 繼 ; 이을 계, 繩 ; 줄 승, 重 ; 거듭 중, 熙 ; 빛날 희, 累 ; 여러 루, 洽 ; 적실 흡, 式 ; 법 식, 至 ; 이를 지, 今 ; 이제 금, 實 ; 열매 실, 萬 ; 일만 만, 世 ; 대 세, 無 ; 없을 무, 疆 ; 지경 강, 休 ; 쉴 휴, 아름다울 휴)
천명이 진정한 임금에게 돌아가니 명나라 태조 고황제가 국호를 조선이라고 고쳐 내리자 한양에 도읍을 정하여 성스럽고 신령스러운 자손들이 끊임없이 계승하여 (교화가) 거듭 빛나고 여러 번 (백성에게) 스며들어서 법식이 지금에 이르니 실로 만세토록 끝없을 아름다움이로다.
於戲라 我國이 雖僻在海隅하여 壤地褊小하나 禮樂法度와 衣冠文物을 悉遵華制하여 人倫이 明於上하고 敎化行於下하여 風俗之美 侔擬中華하니 華人이 稱之曰小中華라하니 玆豈非箕子之遺化耶리오 嗟爾小子는 宜其觀感而興起哉인저 (於 ; 어조사 어, 戲 ; 탄식할 희, 我 ; 나 아, 雖 ; 비록 수, 僻 ; 치우칠 벽, 在 ; 있을 재, 海 ; 바다 해, 隅 ; 모퉁이 우, 壤 ; 흙 양, 地 ; 땅 지, 褊 ; 좁을 편, 禮 ; 예도 례, 樂 ; 풍류 악, 法 ; 법 법, 度 ; 법도 도, 衣 ; 옷 의, 冠 ; 갓 관, 文 ; 글월 문, 物 ; 만물 물, 悉 ; 다 실, 遵 ; 좇을 준, 華 ; 꽃 화, 制 ; 마를 제, 倫 ; 인륜 륜, 敎 ; 가르칠 교, 化 ; 될 화, 行 ; 행할 행, 風 ; 바람 풍, 俗 ; 풍속 속, 美 ; 아름다울 미, 侔 ; 가지런할 모, 擬 ; 비슷할 의, 稱 ; 일컬을 칭, 玆 ; 이 자, 豈 ; 어찌 기, 非 ; 아닐 비, 箕 ; 키 기, 遺 ; 끼칠 유, 耶 ; 어조사 야, 嗟 ; 탄식할 차, 爾 ; 너 이, 宜 ; 마땅할 의, 其 ; 그 기, 觀 ; 볼 관, 感 ; 느낄 감, 興 ; 일으킬 흥, 起 ; 일어날 기, 哉 ; 어조사 재)
아! 우리나라가 비록 궁벽하게 바다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어서 영토가 좁고 작지만 예악법도와 의관문물을 모두 중화의 제도를 따라 인륜이 위에서 밝혀지고 교화가 아래에서 시행되어 풍속의 아름다움이 중화와 비슷하니 중국 사람들이 (우리를) 일러 작은 중화라고 하니 이 어찌 기자(箕子)가 끼쳐준 교화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 너희들은 마땅히 보고 느껴서 떨치고 일어설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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