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되어도 아내마음 몰라주는 남편
60대
할머니가 상담실을 방문하였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 대한 분노감 때문에 상실을 방문조차 반대하다가 자녀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상담실을 방문하게
되었다. 할머니가 호소하는 답답한 심정은 남편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마음을 단 한번도 알아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늘 남편는 자신을
무시하거나 호통을 치는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할머니가 어떤 의견을 내면 할아버지의 반응은 ‘니가 뭘 안다고’, 혹은 소리를 꽥지르는
행동으로 할머니를 무시하거나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상처를 주면서도 그 말이나 행동이 상처가 된다는 인식도 없었다.
할머니는 그 동안 할아버지와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가 3개월 전부터 두드러져 남편에 대한 실망과 분노감정이 주최할 수
없을 만큼 폭발하게 되었다. 이후부터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삶에 대해 허탈감과 우울감으로 누구의 관심도 귀찮고 의욕을 상실한 상태였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할아버지도 덜컥 겁이나 문제해결이 어렵게 되자 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상담실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다.
노부부의 부부갈등은 요즘 흔히 말하는 황혼이혼의 대표적인 경우다. 이러한 남편의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권위가 예전에는
이해되고 허용되었지만 근래에는 황혼이혼이라는 노년기의 침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노부부의 황혼이혼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은 안타깝게도 젊은 여느 부부의 원인과 동일하다. 상담실을 방문한 할머니의 경우도 남편이 수십년 같이 살아오면서 남편이 사업으로
마음고생이 심하고 그런 마음을 들어주고 알아주다가 자신의 마음은 이해받지 못하고 상처받은 결과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바라는 것이 단 두
가지뿐이다. 첫 번째가 무시하지 않는 것과 소리치지 않는 것이다. 너무도 단순한 요구사항인데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그런 말을 표현해주지 못한다.
할머니는 서러워하며 한 시간 내내 눈물만 흘리고 돌아가셨다.
왜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까? 부끄러워서다. 아내에게 ‘고생했다.’ 말 한마디를 하기가 겸연쩍고 부끄럽단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당신 말도 일리가 있네.’ 말
한마디 하는 것이 죽기보다 낮 부끄럽다고 하였다. 할아버지는 막대로 태어나 부모에게 귀여움을 받고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챙겨주는 노력을
해본 적이 없었다. 늘 챙김 받는 것에 익숙하다. 그렇다고 책임감이 약하거나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단지 표현하는 경험이 없었기
말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여기에서 우린 ‘세살 버릇 여든 간다.’ 속담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면서 자녀가 느끼고 표현하고 접촉하고 가끔은 좌절을 극복해보는 과정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히 이해되는 경우다.
할머니도
어려서 막내로 자랐다. 막내딸이라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다 시피 했으며 관심을 한껏 받고 자랐다. 그래서 신혼 초엔 남편에게 애교도
피우고 상추쌈도 싸주었지만 반응은 퇴박이나 무시받기 일쑤였다. 그런 세월이 30년이다. 이젠 더 이상 참고 살지는 못하겠다고 소리치고
이혼하자니, 늙은 남편이 깜짝 놀라 아내를 바라본다.
지금까지 아내를 통해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하다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게
되니, 충격이 된 모양이다. 할아버지도 이제는 자신의 성격과 표현이 바뀌는 바꿔야겠는데 할머니에게 ‘당신 말도 일리가 있구려,’라는 표현이
죽기보다 힘들다. 노년기 부부들도 젊은 부부들과 그 마음이 조금도 다름이 없다.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챙겨주며 어루만져주어야 한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이해받지 못하면 그 시기가 황혼이 되었다 치더라도 상처는 더 이상 덮어 두고 가기 어려워 화병, 우울증, 치매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황혼기의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의지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이되기 위해서는 결혼 초부터 부부는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각자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 깊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노년기의 여유와 안정,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깊이가 생길 것이다.
박노해부부가족클리닉 소장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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