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康誥는 『서경』의 「周書」에 나오는 편명 중 하나인데 옛적에 훌륭히 덕을 밝혔던 문왕을 칭송한 글이다. 德은 본래 하늘이 내려주신 성품의 덕을 가리키는데, 선천적인 덕은 “德은 得也라” 곧 내 자신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고, 후천적인 덕은 “德은 行道而得於心者也라” 즉 도를 행하여 마음에 얻은 것을 이름이다. 이 글은 武王이 그 아우인 康叔에게 그 아버지인 文王의 밝은 덕을 말씀한 글이라 보기도 하고, 어린 임금인 조카 成王에게 周公이 훈계를 하기 위해서 강숙에게 말하는 형식을 빌렸다고 보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그 글에 “오직 이에 크게 나타나신 아버지 문왕이 능히 덕을 밝히셨으며 형벌 줌을 삼가셨다.”(惟乃丕顯考文王이 克明德愼罰하시니라)고 하였다. 인용된 부분은 원래 『書經』에서 문왕의 史實을 말한 것이지만 여기서는 원전에 구애됨이 없이 引經(경문을 인용함)에 입각하여 『大學』 자체로서 通涉(사물에 널리 통한다는 의미)시켜 해석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산 선생의 견해이다.
[참조] 德의 한결같음을 一德이라 하고, 三德은 『서경』洪範九疇의 여섯번째 항목으로서 바르고 곧게 하는 正直과 강건하게 다스려 나가는 剛克, 유화적으로 다스려 나가는 柔克을 말하고, 五德은 홍범구주의 첫번째 항목인 오행의 덕으로서 水德․ 火德․ 木德․ 金德․ 土德을 말한다. 九德은 『서경』의 고요모(皐陶謨)편에 나오는데, 堯․舜․禹 삼대에 걸쳐 법을 맡았던 賢臣 고요가 사람의 행동에 필요한 덕을 아홉 가지로 예시한 것이다. ①너그럽지만 씩씩한 寬而栗 ②부드러워도 주체가 선 柔而立 ③삼가되 공순한 愿而恭 ④다스리지만 공경하는 亂而敬 ⑤길들이면서도 굳센 擾而毅 ⑥곧되 따뜻한 直而溫 ⑦평탄하지만 모난 절도가 있는 簡而廉 ⑧강건하면서도 독실한 剛而塞 ⑨용감하되 의로운 彊而義
공자께서 『주역』의「繫辭傳」에 말씀한 九德卦와 관련지어서 이 구덕을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예를 굳건히 밟아 和悅한 마음으로 행하는 履의 덕은 덕의 터(德之基) ②남을 높이고 자신을 가벼이 낮추는 謙의 덕은 덕의 자루(德之柄) ③은미하지만 본래의 밝음을 회복하는 復의 덕은 덕의 근본(德之本) ④섞여 있지만 천지일월처럼 영구히 짝하는 恒의 덕은 덕의 견고함(德之固) ⑤과욕과 허물을 덜어내어 해로움을 멀리하는 損의 덕은 덕의 닦음(德之修) ⑥자신에 충실하여 이로움을 일으키는 益의 덕은 덕의 넉넉함(德之裕) ⑦곤궁하지만 원망을 적게 해서 난관을 뚫는 困의 덕은 덕의 분별(德之辨) ⑧사통팔달하여 맑은 샘물을 두루 옮겨주는 우물(井)의 덕은 덕의 땅(德之地) ⑨저울눈금을 매기는 저울추처럼 권도를 행하는 巽의 덕은 덕의 지음(德之制)
01-02 太甲에 曰顧寔天之明命이라 하며 태갑에 가로되 이 하늘의 밝은 명을 돌아보라 하며
顧 : 돌아볼 고 寔(是) : 이 시
[해설] 『書經』의「商書」에 있는 글이다. 『書經』의 편제는 시대적으로 四代의 글, 즉 당요(唐堯 : 帝堯의 조정을 陶唐이라 하고, 堯舜兩朝를 唐虞라 함)와 우순(虞舜)의 역사 기록인 「虞書」, 하우(夏禹) 이래의 하나라의 역사 기록인 「夏書」, 湯임금이 세운 商(후에 국호를 殷으로 개명)나라의 역사 기록인 「商書」, 무왕이 세운 주나라의 역사 기록인 「周書」로 되어 있는데, 옛 성군들의 어진 정치가 여기에 기록되어 있다. 太甲은 은나라 탕임금을 뒤이은 임금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탕임금을 도와 하나라를 물리치고 상나라를 세웠던 어진 신하 伊尹이 선왕인 탕임금의 훌륭한 덕을 어린 太甲에게 깨우쳐 주고자 지은 글인 『書經』의 한 편명이다. 태갑편 上에 “선왕(탕임금)이 이 하늘의 밝으신 명을 돌아보시어 천지의 신명을 받드시며, 종묘와 사직을 공경하고 엄숙히 하지 않음이 없으셨습니다.”(先王이 顧寔天之明命하사 以承上下神祇하시며 社稷宗廟를 罔不祗肅하신대)라는 이윤의 글에서 인용한 것이다.
01-03 帝典에 曰克明峻德이라 하니 제전에 이르기를 능히 큰 덕을 밝히라 하니]
峻 : 클 준
[해설] 앞의 두 문구에 뒤이어 요임금의 치적과 큰 덕을 기린 「虞書」의 堯典편에 나오는 인용 문구를 예시하여 덕을 밝혀야 함을 거듭 강조해 말하고 있다. 요전편 머리글에 “옛적 요임금을 상고하건대 그 덕이 참으로 크게 빛나 온누리에 미친다”(曰若稽古帝堯한대 曰放勳이시니 欽明文思ㅣ 安安하시며 允恭克讓하사 光被四表하시며 格于上下하시니라)고 칭송한 다음, 뒤이어 “요임금이 능히 큰 덕을 밝혀 구족을 친화하고 이에 따라 모든 백성들이 빛나고 밝게 되었으며 온 천하가 고루 화합하게 되었다”(克明峻德하사 以親九族하신대 九族이 旣睦이어늘 平章百姓하신대 百姓이 昭明하며 協和萬邦하신대 黎民이 於變時雍하니라)고 하였다. 『中庸』에도 “작은 덕은 시내가 끝없이 흘러가는 것과 같고 큰 덕은 두터이 만물을 감화시킨다”(小德은 川流ㅣ오 大德은 敦化라)고 하였다.
01-04 皆自明也 ㅣ니라 (이『書經』에서 인용한 말들은) 모두 스스로 밝힘이니라.
[해설] 自는 자신부터 비롯된다는 뜻에서 ‘스스로’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으므로 自明은 밝힘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뜻과 스스로 밝힌다는 두 가지 의미를 아울러 지니고 있다. 自明은 『周易』乾卦 大象傳에 공자께서 이른 自彊不息, 즉 스스로 굳건히 해서 쉬지 않고 노력한다는 自彊과 통한다. 끊임없는 하늘의 강건한 운행이 자연 그대로의 이치이듯이 군자 또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굳건한 의지로써 그 덕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晉卦 대상전에 “스스로 명덕을 밝힌다”(自昭明德)는 自昭와도 같다. 덧붙인다면 自明을 수행의 근본으로 삼아서 성인의 도에 나아가고 하늘의 명에 이르고자 함이 人道의 목표이다.『中庸』에 “誠으로 말미암아 밝게 됨을 性이라 이르고 明으로 말미암아 정성스럽게 됨을 敎라 하니, 정성스러우면 밝고 밝히면 정성스럽게 된다”(自誠明을 謂之性이오 自明誠을 謂之敎ㅣ니 誠則明矣요 明則誠矣니라)고 하였다. 이는 天道의 誠에 의해 밝아진 것이 사람의 性, 곧 天命이 되고 성품의 밝음에 바탕하여 하늘의 도를 좇아 정성을 다함이 敎, 곧 修道가 됨을 말한다. 自誠하여 밝음은 天道이자 성인이 도이고 自明하여 정성을 다함은 수행하는 人道이니, 명덕을 밝히어 天道에 합하면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右는 傳之首章이니 釋明明德하다(四節)
(장구본과 착간고정본을 비교해 볼 때, 단 하나의 다른 부분이 없이 완전히 일치하는 유일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