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 詩云 桃之夭夭여 其葉蓁蓁이로다 之子于歸여 宜其家人이라 하니 宜其家人而后에 可以敎國人이니라 『詩經』에 이르기를 “복숭아의 곱고 고움이여! 그 잎사귀가 무성하도다! 아가씨가 시집감이여! 그 집안 사람들을 선하게 하리라”하니 그 집안 사람을 선하게 한 뒤에라야 나라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느니라.
桃 : 복숭아 도 夭 : 예쁠 요 蓁 : 무성할 진 歸 : 시집갈 귀 宜 : 마땅 의
[해설] 이 절목은 『詩經』周南 桃夭편을 인용한 것으로, 복사꽃 피는 봄을 맞아 시집가는 새색시의 앳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복사꽃의 고움과 잎사귀의 성함에 견주어 흥기하고 婦道를 다하여 집안 사람을 화목하게 하고 착하게 함을 칭송하는 내용이다. 제가치국에서 먼저 부녀자의 덕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다음 절목에 의형의제를 말함으로써 家人의 도를 바로함이 곧 나라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됨을 밝힌 것이다. 참고로『詩經』에는 興과 賦와 比가 있는데, 興은 이 말을 하기 위해 저 말부터 끌어들여서 자연스럽게 흥기시키는 것을 말한다. “桃之夭夭여 其葉蓁蓁이로다”는 “之子于歸여 宜其家人이로다”라는 말을 흥기시키려고 한 말이다. 다시 말하면 복숭아꽃이 활짝 펴서 참으로 아름답고 성하다는 말을 인용해서, 마음씨 착한 젊고 예쁜 여자가 시집가서 시집 식구들을 다 착하게 만들 것이라는 말을 흥기한 것이다. 賦는 감상을 그대로 적는 한시체이고, 比는 저쪽의 다른 사물로써 이쪽의 사물을 직접 견주어 비교하는 한시체이다.
09-06 詩云 宜兄宜弟라 하니 宜兄宜弟而后에 可以敎國人이니라 『詩經』에 이르기를 “형을 선하게 하고 아우를 선하게 한다”하니, 형을 선하게 하고 아우를 선하게 한 뒤에라야 나라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느니라.
[해설] 앞 절에서 가정의 근본인 부인의 도리를 먼저 말하고 다음 이 절에서 형제의 도리를 말하여 나라사람을 가르치는 근본이 집안의 화목과 우애에 있음을 강조하고 똑같이 ‘可以敎國人’으로 문장을 맺고 있다.
09-07 詩云 其儀不忒이라 正是四國이라 하니 其爲父子兄弟ㅣ 足法而后에 民이 法之也ㅣ니라 『詩經』에 이르기를 “그 거동이 어긋나지 않으니 이 사방의 나라를 바룬다”하니, 그 부자형제가 족히 본받은 뒤에 백성들이 본받느니라.
儀 : 거동 의 忒 : 어긋날 특
[해설] 앞의 桃之절과 宜兄절을 통하여 부녀와 형제의 착함을 말하였으므로 이 절에서는 부자형제를 한데 묶어서 말하였다. 군자의 거동이 어긋남이 없어 사방의 나라를 바로한다는『詩經』曹風 鳲鳩(시구 : 뻐꾸기와 비둘기)편을 인용하여 먼저 부자형제가 이를 본받고 나아가 모든 백성이 본받는 데에서 치국이 됨을 설명한 것이다.
09-08 此謂治國이 在齊其家니라 이를 일러 “나라를 다스림이 그 집을 가지런히 하는 데에 있다”고 하니라.
[해설] 전반부는 집안을 가르치는 孝弟慈로써 나라의 가르침을 이룸을 말하고, 후반부는 시경의 세 시구를 인용하여 집안 식구들을 바로 가르쳐야 家道가 바로 서고 백성의 사표가 됨을 설명하였다. 주자는 제가치국장에 대해 그 의미가 深長하다고 하며 무엇보다 潛心과 玩索할 것을 강조했다. 잠심과 완색은 이치 가운데 푹 잠기어 즐기는 것으로 내가 대상인지 대상이 나인지 모르는 혼연한 생명적 통합체를 경험하는 공부를 말한다. 이것이 동양적 공부 방시이며 추구하는 경계이다. 동양에서는 되도록 대상 세계와 혼연일체가 되고 추상적인 논리보다는 가슴에 와닿는 심정적인 깨침을 추구하는 것을 공부하는 주된 방법으로 삼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