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1 所謂齊其家ㅣ在修其身者는 人이 之其所親愛而辟焉하며 之其所賤惡而辟焉하며 之其所畏敬而辟焉하며 之其所哀矜而辟焉하며 之其所敖惰而辟焉하나니 故로 好而知其惡하며 惡而知其美者ㅣ 天下에 鮮矣니라 이른바 그 집을 가지런히 함이 그 몸을 닦는데 있다는 것은, 사람이 그 친애하는 바에 치우치며, 그 천히 여기고 미워하는 바에 치우치며, 그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바에 치우치며, 그 슬퍼하고 불쌍히 여기는 바에 치우치며, 그 거만하고 게으른 바에 치우치나니, 그러므로 좋아해도 그 악함을 알며, 미워해도 그 아름다움을 아는 자가 천하에 드무니라.
辟 : 치우칠 벽 矜 : 불쌍히 여길 긍 敖 : 거만할 오 惰 : 게으를 타
[해설] 본문에 나오는 之자를 鄭玄은 ‘갈 지’로 보고 辟자를 ‘비유할 비(譬)’로 보아 ‘비유할 유(喩)’와 같다 하였는데, 孔潁達도 이에 동의하였다. 주자는 之자를 ‘늘 어(於)’로 보고 辟자를 ‘편벽 편(偏)’으로 해석하였다. 鄭․朱 두 분의 견해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親愛․賤惡․畏敬․哀矜․敖惰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는 말을 따름이 옳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이 구절은 인군이 정치하는 데에 대한 내용이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누구를 좋아하도라도 그 사람의 악한 점도 알아야 하고 또 누구를 미워하더라도 그 속에 또 아름다운 면이 잇음을 알아야만 정치가 제대로 되는데, 대개는 그 좋아하는 욕심과 삿된 마음에 가려서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군된 자로서 전혀 수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좋아하되 그 가운데 악함이 있음을 알고 미워하되 그 가운데 아름다움이 있음을 아는 것은 중용의 큰 지혜를 갖춘 이가 아니면 달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천하에 보기 드물다고 하였다. 이렇게 好而知其惡하고 惡而知其美한 성인의 예로는 순임금을 들 수 있다. 『中庸』에 공자가 大知한 성인으로서 순임금을 칭송하면서, “순임금은 크게 지혜로우시다. 순임금은 묻기를 좋아하시면서도 주변의 가까운 말을 잘 살피시되 악한 허물을 덮고 선한 일을 널리 알려서 그 양끝을 잡아 中道를 백성에게 베푸셨으니, 이로써 순임금이 되신 것이다”(제6장 : 子ㅣ曰 舜은 其大知也與신저 舜이 好問而好察邇言하사대 隱惡而揚善하시며 執其兩端하사 用其中於民 하시니 其斯以爲舜乎신저) 고 하였다.
08-02 故로 諺에 有之하니 曰 人이 莫知其子之惡하며 莫知其苗之碩이라 하니라 그러므로 속담에 말하기를 “모든 사람이 그 자식의 악함을 알지 못하며 그 싹의 큼을 알지 못한다”고 하니라.
諺 : 속담 언 苗 : 싹 묘 碩 : 클 석
[해설] 앞 구절에서 사람들이 편중된 감정에 의해 好惡의 中을 잃고 선악과 미추를 바르게 알아 대처하지 못함을 설명하고, 뒤이어 여기서는 세속에 전해지는 말로써 그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즉 지나치게 자식을 사랑하면 그 좋아하는 마음에 치우쳐서 자식의 허물을 보지 못하고, 욕심이 지나치면 다른 사람의 밭에 자라는 곡식의 싹은 빨리 자라고 자기 밭에 자라는 싹은 더디게 보이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08-03 好人之所惡하며 惡人之所好ㅣ 是謂拂人之性이라 菑必逮夫身이니라 남이 미워하는 바를 좋아하며 남이 좋아하는 바를 미워하는 것, 이를 일러 ‘사람의 성품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하니, 재앙이 반드시 몸에 미치게 되느니라.
菑 : 재앙 재 逮 : 미칠 체
[해설] 여러 사람이 한결같이 좋아하는 것은 선이요, 여러 사람이 한결같이 미워하는 것이 악이라면 이것이 인간에게 가장 보편적이고 타당한 본성이요 絜矩之道의 거점인데, 이 본성을 역행하여 악을 좋아하고 선을 미워한다면 모든 이의 노여움을 사서 반드시 스스로 재앙이 몸에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治國平天下장의 秦誓 절목에 말한 “人之有技를 媢疾以惡之하며 人之彦聖을 而違之하는” 사람이다.
08-04 此謂身不修면 不可以齊其家니라 이 이르되 몸을 닦지 못하면 가히 써 그 집을 가지런히 못 하느니라.
{해설] 전체적으로 이 수신제가장에는 사람이 好惡의 감정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中을 덛음이 곧 수신임을 밝히고, 나아가 그 행동하고 말하는 바가 신망을 얻어 여러 사람을 따르게 하므로 자연 집을 가지런히 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中庸』에서 공자는 “도가 사람에게서 멀지 않다. 사람이 도를 하면서 사람을 멀리한다면 가히 도를 함이 아니다”(제13장 : 道不遠人하니 人之爲道而遠人이면 不可以爲道니라)고 하였고, 또한 “忠과 恕가 도에 나아감이 멀지 않으니 자기 몸에 베풀기를 원치 않으면 또한 남에게 베풀지 말라”(忠恕ㅣ 違道不遠하니 施諸己而不願을 亦勿施於人이니라)고 한 말씀이 있다. 修身齊家장의 경우는 대학장구서에 이른 修己治人의 道와 직접 관련된 곳으로서 문장 가운데 人을 위주로 표현하고 있다. 齊家治國장의 경우는 나라와 연관되므로 民으로써 주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