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천하국가를 평치하는 근본은 덕에 있을 뿐이지 끝인 재물에 있지 아니함을 밝히고 있다.『論語』에 공자께서 “부귀를 누구나 바라지만 그 도로써 아니하여 (부귀를) 얻었거든 거처하지 않고, 빈천을 누구나 싫어하지만 그 도로써 (빈천을) 얻지 않았을지라도 버리지 아니한다”(里仁편 : 子曰 富與貴ㅣ 是人之所欲也ㅣ나 不以其道로 得之어든 不處也하며 貧與賤이 是人之所惡也ㅣ나 不以其道로 得之라도 不去也ㅣ니라)고 하신 바도 이와 같은 德本財末의 도를 말씀하신 것이다.
10-10 外本內末이면 爭民施奪이니라 근본을 밖으로 하고 끝을 안으로 하면 백성을 다투게 해서 빼앗음을 베푸는 것이니라.
[해설] 德本財末로서 德은 內本이고 財는 外末인데 이를 바꾸어 德末財本 즉 안에 있어야 할 덕을 바깥으로 멀리 두고 밖에 있어야 할 끝(재물)을 안으로 놓아 주장을 삼으면, 백성이 모두 그 끝인 재물을 안으로 주장하기 때문에 그것을 서로 가지려고 다투어 쟁탈전을 벌이게 된다. 인군이 외본내말의 정책을 베풀게 되면 나라는 결국 끝(재물)을 숭상하기 때문에 덕이 없는 나라가 되어서 망하는 것이다. 『孟子』에도 보면 맹자가 양혜왕을 찾아가니 양혜왕이 맹자에게 “노인네가 천릿길을 멀다 않고 찾아오셨으니 앞으로 내 나라를 이롭게 해주시렵니까?”하니까, 맹자가 “하필 왜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만약 왕의 말씀과 같이 利를 주장하고 보면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상하가 서로 이끗만 다투게 되어 나라가 위태롭게 됩니다”(孟子ㅣ 見梁惠王하신대 王曰 叟ㅣ 不遠千里而來하시니 亦將有以利吾國乎잇가? 孟子ㅣ 對曰 王何必曰利잇고? 亦有仁義而已矣니이다.…上下ㅣ 交征利면 而國이 危矣리이다.)라고 말씀하셨다.
10-11 仁者는 以財發身하고 不仁者는 以身發財니라 仁한 자는 재물로써 몸을 일으키고 仁하지 못한 자는 몸으로써 재물을 모으니라.
[해설] 仁과 不仁을 대비하여, 어진 사람은 재물을 나눠주어 사람을 얻는 데 반해 어질지 못한 자는 몸을 망쳐 가면서까지 재물을 늘리는 데 집착함을 설명하고 있다. 재물로써 몸의 덕을 발하는 것이 以財發身인데, 어진 덕을 베풀어 재물을 모두 남들에게 흩어 주면 자연 자신의 덕이 밖으로 발현되고 출세도 하게 된다. 물론 출세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재물을 모두 흩어 주고 하니가 남들이 덕 있는 사람으로 추앙을 하고 나한테 모여들게 되므로 자연 내 몸이 유명해지고 높은 사람이 되어서 發身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맹자』에서는 “부자가 되려면 어질지 못하고, 어짊을 이루려면 부자가 되지 못한다”(滕文公 상편 : 爲富면 不仁也ㅣ오 爲仁이면 不富라)고 하였다. 하지만 어질지 못한 자는 以身發財, 즉 그저 굴욕적인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다 된다’는 뜻에서 염치불구하고 제 몸을 망쳐 가면서 체통 없이 마구 재물만 추구한다.
10-12 是故로 君子는 先愼乎德이니 有德이면 此有人이오 有人이면 此有土ㅣ오 有土면 此有財ㅣ오 有財면 此有用이니라 이런 까닭에 군자는 먼저 덕에 삼가야 하니, 덕이 있으면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이에 토지가 있고, 토지가 있으면 이에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이에 쓰임이 있게 되느니라.
[해설] 탕임금이 처음 사방 70리에서 시작하여 마침내 천하를 다스렸으며, 周의 왕업이 사방 백 리에서 비롯된 것도 이같이 先愼乎德하였기 때문이다. 먼저 덕을 삼가서 나라를 덕으로 다스린다면 자연 사람이 따르게 마련이고 사람이 있으면 국토도 있게 마련이고 토지가 있게 되면 거기에서 생산을 해서 재물이 있게 되고 재물이 있게 되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