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二篇 仲虺之誥 仲虺는 臣名으로 奚仲之後니 爲湯左相하니라 誥는 告也라 周禮에 士師가 以五戒로 先後刑罰하니 一曰誓니 用之於軍旅하고 二曰誥니 用之於會同하여 以喩衆也라 此但告湯이로되 而亦謂之誥者는 唐孔氏謂仲虺가 亦必對衆而言이니 蓋非特釋湯之慙이오 而且以曉其臣民衆庶也라하니라 古文有요 今文無라 중훼(仲虺)는 신하의 이름으로 해중의 후손이니 탕의 좌상이 되었느니라. 고(誥)는 알림이라. 『주례』(秋官司寇편)에 사사가 다섯 가지 경계로서 형벌을 앞뒤하니, 첫 번째는 가로대 서(誓)니, 군려에서 쓰고, 두 번째는 가로대 고(誥)니, 회동에 써서 무리를 깨우침이라. 이것은 다만 탕임금에게 아뢰는 것이지만 또한 誥라고 이른 것은 당나라 공씨가 이르기를 ‘중훼가 또한 반드시 무리를 대하여 말한 것이니 대개 다만 탕의 부끄러움을 풀어주는 것일 뿐만이 아니라, 또한 그 신민과 여러 무리들을 깨우친 것이라’ 하니라. 고문에는 있고, 금문에는 없음이라.
[참조] 五戒 『周禮』 秋官司寇편에 “以五戒로 先後刑罰하여 毋使罪麗于民하니 一曰誓니 用之于軍旅하고 二曰誥니 用之于會同하고 三曰禁이니 用諸田役하고 四曰糾니 用諸國中하고 五曰憲이니 用諸都鄙니라”하였다. 곧 “다섯 가지 경계로써 형벌을 앞뒤하여 죄가 백성들에게 걸리지 않도록 하니, 첫 번째는 가로대 서(誓)니 군려에서 쓰고, 두 번째는 가로대 고(誥)니 회동에 쓰고 세 번째는 가로대 금(禁)이니 저 전역에 쓰고, 네 번째는 가로대 규(糾)니 저 나라 안에 쓰고, 다섯 번째는 가로대 헌(憲)이니 저 도읍과 시골에서 쓰니라.
<仲虺之誥1章> 成湯이 放桀于南巢하시고 惟有慙德하사 曰予恐來世ㅣ 以台로 爲口實하노라 성탕이 걸을 남소에 추방하시고, 오직 부끄러운 덕을 두시어 가라사대 내 후세가 나로써 구실을 삼을까 두려워하노라. 武功成이라 故로 曰成湯이라 南巢는 地名이니 廬江六縣에 有居巢城하니 桀이 奔于此어늘 因以放之也라 湯之伐桀은 雖順天應人이나 然이나 承堯舜禹授受之後하여 於心에 終有所不安이라 故로 愧其德之不古若하고 而又恐天下後世가 藉以爲口實也라 ○陳氏曰堯舜以天下讓에 後世好名之士가 猶有不知而慕之者하니 湯武가 征伐而得天下에 後世嗜利之人이 安得不以爲口實哉아 此는 湯之所以恐也歟인저 무공을 이루었으므로 성탕이라 하니라. 남소는 지명이니 여강 육현에 거소성이 있으니 걸이 이곳으로 달아났거늘 인하여 추방시킴이라. 탕이 걸을 침은 비록 하늘에 순하고 사람들에게 응한 것이나 요 ․ 순 ․ 우가 주고받은 뒤를 이은지라 마음에 끝내는 불안한 바가 있으므로 그 덕이 옛날과 같지 못함을 부끄러이 여기고 또한 천하 후세가 빙자하여 구실로 삼을까를 두려워함이라. ○진씨 가로대 요순이 천하로써 사양함에 후세의 이름 내기를 좋아하는 선비들이 오히려 알지 못하고 사모하니 탕과 무가 정벌하여 천하를 얻음에 후세의 이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얻어 어찌 구실로 삼지 아니하랴. 이는 탕이 두려움으로써 하는 바인저!
<仲虺之誥2章> 仲虺ㅣ 乃作誥曰嗚呼ㅣ라 惟天이 生民有欲하니 無主ㅣ면 乃亂일새 惟天이 生聰明하사든 時乂ㅣ시니 有夏ㅣ 昏德하야 民墜塗炭이어늘 天乃錫王勇智하사 表正萬邦하사 纘禹舊服하시니 玆率厥典하야 奉若天命이니이다 중훼가 이에 고(誥)를 지어 가로대 오호라, 하늘이 내신 백성이 욕심이 있으니 임금이 없으면 이에 어지러워지기에 오직 하늘이 총명한 이를 내시어 이에 다스리게 하시니, 하나라가 덕에 어두워 백성들이 도탄에 떨어지거늘 하늘이 이에 왕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셔서 만방에 바로잡아 나타내시어 우의 옛 일을 잇게 하시니, 이는 그 법을 따라 하늘의 명을 받드는 것입니다. 仲虺가 恐湯憂愧不已하여 乃作誥하여 以解釋其意하니라 歎息言民生에 有耳目口鼻愛惡之欲하니 無主則爭且亂矣니라 天生聰明은 所以爲之主하여 而治其爭亂者也라 墜는 陷也라 塗는 泥요 炭은 火也라 桀이 爲民主而反行昏亂하여 陷民於塗炭하니 旣失其所以爲主矣라 然이나 民不可以無主也라 故로 天錫湯以勇智之德하시니 勇足以有爲하고 智足以有謀하니 非勇智면 則不能成天下之大業也라 表正者는 表正於此而影直於彼也라 天錫湯以勇智者는 所以使其表正萬邦하여 而繼禹舊所服行也라 此는 但率循其典常하여 以奉順乎天而已니 天者는 典常之理所自出이오 而典常者는 禹之所服行者也라 湯은 革夏而纘舊服하시고 武는 革商而政由舊하시니 孔子所謂百世可知者는 正以是也라 林氏曰齊宣王問孟子曰湯放桀하시고 武王伐紂라하니 有諸잇가 孟子曰賊仁者를 謂之賊이오 賊義者를 謂之殘이오 殘賊之人을 謂之一夫니 聞誅一夫紂矣요 未聞弑君也라하시니 夫立之君者는 懼民之殘賊而無以主之니 爲之主而自殘賊焉이면 則君之實喪矣니 非一夫而何오 孟子之言은 則仲虺之意也니라 중훼가 탕임금이 근심하고 부끄러워함을 그치지 아니함을 두려워하여 이에 고를 지어서 그 뜻을 해석한 것이니라. 탄식하여 말하기를 백성들이 남에 이목구비와 애오의 욕망이 있으니 임금이 없으면 다투고 또한 어지러워지니라. 하늘이 총명한 이를 냄은 군주로 삼아서 그 다툼과 어지러움을 다스리려고 한 바이라. 추(墜)는 빠짐이라. 도(塗)는 진흙이고, 탄(炭)은 불이라. 걸이 백성의 임금이 되어 도리어 혼란함을 행하여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렸으니 이미 그 군주된 바를 잃었음이라. 그러나 백성들은 군주가 없는 것이 옳지 않으므로 하늘이 탕에서 용맹과 지혜의 덕을 주셨으니 용맹은 족히 일을 두게 하고 지혜는 족히 도모함을 두게 하니 용맹과 지혜가 아니면 천하의 대업을 이룰 수 없음이라. 표정(表正)이라는 것은 겉이 여기에서 바르면 그림자가 저기에서 곧으니라. 하늘이 탕임금에게 용맹과 지혜를 준 것은 그 겉으로 만방을 바르게 하여 우임금이 옛날에 행하신 바를 잇게 함이라. 이것은 다만 그 법도와 상도를 따라서 하늘에 순하여 받들 뿐이니 하늘이라는 것은 법도와 상도가 말미암아 나오는 바의 이치이고, 법도와 상도라는 것은 우임금이 행한 바이라. 탕임금은 하나라를 고쳐 옛 일을 이으셨고, 무왕은 상나라를 고쳐서 정사는 옛 것으로 말미암으셨으니 공자가 이른바 백세라도 가히 알 수 있다(『논어』위정편 제23장)는 것이 바로 이것으로써 함이라. 임씨 가로대 ‘제선왕이 맹자에게 물어 가로대 탕이 걸을 추방하시고 무왕이 주를 쳤다 하니 있었습니까? 맹자 가라사대 인을 해치는 자를 적이라 하고, 의리를 해치는 자를 잔이라 하고, 잔적하는 사람을 한 사내라 하니 한 사내인 주를 베었다는 것은 들었고, 임금을 시해했다는 것은 듣지 못했나이다하시니, 무릇 임금을 세우는 것은 백성들의 잔적임에도 임금 함이 없을까를 두려워함이니 임금이 되어서 스스로 잔적이면 임금의 실질을 잃음이니 한 사내가 아니고 무엇이리오? 맹자의 말씀은 곧 중훼의 뜻이니라.’
<仲虺之誥3章> 夏王이 有罪하야 矯誣上天하야 以布命于下한대 帝用不臧하사 式商受命하사 用爽厥師하시니이다 하나라 왕이 죄가 있어 상천을 속여서 명을 아래에 베풀었는데, 상제께서 좋게 여기지 아니하시어 상에게 명을 받게 하셔서 그 무리를 밝히게 하셨나이다. 矯는 與矯制之矯로 同이라 誣는 罔이오 臧은 善이오 式은 用이오 爽은 明이오 師는 衆也라 天은 以形體言이오 帝는 以主宰言이라 桀이 知民心不從하고 矯詐誣罔하여 託天以惑其衆하니 天用不善其所爲하여 用使有商受命하고 用使昭明其衆庶也시니라 ○王氏曰夏有昏德이면 則衆從而昏하고 商有明德이면 則衆從而明하니라 ○吳氏曰用爽厥師는 續下文簡賢附勢에 意不相貫하니 疑有脫誤니라 교(矯)는 교제(矯制, 왕의 명령이라고 거짓 꾸며댐)의 교와 같으니라. 무(誣)는 속임이고, 장(臧)은 좋음이고, 식(式)은 씀이고, 상(爽)은 밝음이고, 사(師)는 무리라. 하늘은 형체로써 말한 것이고, 제(帝)는 주재자로써 말함이라. 걸이 민심이 따르지 않음을 알고 속이고 속여서 하늘에 의지하여 그 무리들을 미혹되게 하니 하늘이 그 하는 바를 좋게 여기지 아니하여 상나라에게 명을 받게 하고 그 무리들을 밝히게 하셨느니라. ○왕씨 가로대 하나라가 어두운 덕이 있으면 무리들이 따라서 어두워지고, 상나라가 밝은 덕이 있으면 무리들이 따라서 밝아지니라. ○오씨 가로대 用爽厥師는 아래 문장의 簡賢附勢와 이어짐에 뜻이 서로 통하지 아니하니 아마도 탈자와 오자가 있는 듯하니라.
<仲虺之誥4章> 簡賢附勢ㅣ 寔繁有徒하야 肇我邦이 于有夏에 若苗之有莠하며 若粟之有秕하야 小大戰戰하야 罔不懼于非辜ㅣ어늘사 矧予之德이 言足聽聞잇따녀 어진 이를 소홀히 하고 권세에 아부하는 자가 진실로 무리가 많아져 비로소 우리나라가 하나라에게 모(어린 벼)에 가라지가 있는 것 같으며, 알곡에 쭉정이가 있는 것 같아서 작고 큰 자들이 두려워하여 죄가 아닌 것에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거늘, 하물며 우리 (임금)의 덕이 말하면 족히 들을 만함이 있어서입니까?
莠 가라지 유, 강아지풀 유 秕 쭉정이 비 簡은 略이오 繁은 多요 肇는 始也라 戰戰은 恐懼貌라 言簡賢附勢之人이 同惡相濟하여 寔多徒衆하여 肇我邦於有夏에 爲桀所惡하여 欲見翦除 如苗之有莠하고 如粟之有秕하여 鋤治簸揚하여 有必不相容之勢라 商衆小大震恐하여 無不懼陷于非罪이온 況湯之德이 言則足人之聽聞하여 尤桀所忌疾者乎아 以苗粟으로 喩桀하고 以莠秕로 喩湯은 特言其不容於桀而迹之危如此라 史記에 言桀이 囚湯於夏臺라하니 湯之危屢矣나 無道而惡有道는 勢之必至也라 간(簡)은 대략함이고, 번(繁)은 많음이고, 조(肇)는 시작이라. 전전(戰戰)은 두려워하는 모양이라. 말하기를 어진 이를 소홀히 하고 권세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악을 서로 건네주면서 같이하여 실로 무리가 많아져 비로소 우리나라가 하나라에게 걸이 미워하는 바가 되어 잘리고 제거됨을 당함이 마치 벼 모에 가라지가 있는 것과 같고, 알곡에 쭉정이가 있는 것 같아서 서 김매어 다스리고 까불러 날려서 반드시 서로 용납하지 못하는 형세가 있음이라. 상나라 무리의 작고 큰 자들이 두려워하여 죄가 아닌 것에 빠질까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거늘 하물며 탕의 덕이 말한다면 족히 사람들이 들을 만하여 더욱 걸이 시기하고 미워하는 바임에야. 벼 모와 알곡으로써 걸을 비유하고, 가라지와 쭉정이로써 탕을 비유함은 다만 그 걸에게 용납되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자취의 위태로움이 이와 같음을 말함이라. 『사기』(夏本紀)에 말하기를 걸이 탕을 하대에 가두었다 하니 탕의 위태로움이 여러 번이었으나 무도하면서 유도한 이를 미워함은 형세가 반드시 극에 이를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