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甲下5章> 無輕民事하사 惟難하시며 無安厥位하사 惟危하소서 백성의 일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어 어려움을 생각하시며, 그 위를 편안히 여기지 마시어 위태로움을 생각하소서.
[해설] 『주역』 계사하장 제5장에 天地否괘 九五에 대하여 공자는 “危者는 安其位者也오 亡者는 保其存者也오 亂者는 有其治者也니 是故로 君子 安而不忘危하며 存而不忘亡하며 治而不忘亂이라 是以身安而國家를 可保也니 易曰其亡其亡이라야 繫于包桑이라 하니라(위태로울까 하는 자는 그 위를 편안히 하는 자이고, 망할까 하는 자는 그 존함을 보존하는 자이고, 어지러울까 하는 자는 그 다스림을 두는 자이니,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편안하여도 위태로울 것을 잊지 아니하며, 존하여도 망할 것을 잊지 아니하며, 다스려도 어지러울 것을 잊지 않음이라. 이로써 몸이 편안하여 국가를 가히 보존할지니, 역에 가로대 그 망할까 그 망할까 하여야 우북한 뽕나무에 맬 것이라 하니라)”라 하였다. 無는 毋通이라 毋輕民事而思其難하며 毋安君位而思其危라 ‘없을 무’는 ‘말 무’와 통하니라. 백성의 일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그 어려움을 생각하시며, 임금의 자리를 편안히 여기지 마시고 그 위태로움을 생각하시라.
<太甲下6章> 愼終于始하소서 마침을 삼가되 처음에(처음부터) 하소서. 人情에 孰不欲善終者리오마는 特安於縱欲하여 以爲今日에 姑若是하고 而他日固改之也라 然이나 始而不善하고 而能善其終者는 寡矣라 桐宮之事는 往已어니와 今其卽政臨民하니 亦事之一初也라 인정에 누군들 잘 마치고자 하지 않으리오마는 다만 욕심을 따른 데에 편안하여 금일에 우선 이같이 하고 다른 날에 진실로 고치겠다고 하니라. 그러나 시작함에 불선하고 그 마침을 잘할 수 있는 자는 드무니라. 동궁의 일은 이미 지나갔거니와 이제 정사에 나아가 백성들에게 임하니 또한 일의 한 시초이라.
<太甲下7章> 有言이 逆于汝心이어든 必求諸道하시며 有言이 遜于汝志어든 必求諸非道하소서 말이 당신 마음에 거슬리거든 반드시 저 도에서 구하시며, 말이 당신의 뜻에 순종하거든 반드시 저 도가 아닌 것에서 구하소서. 鯁直之言은 人所難受요 巽順之言은 人所易從하니 於其所難受者엔 必求諸道하고 不可遽以逆于心而拒之하며 於其所易從者엔 必求諸非道하고 不可遽以遜于志而聽之라 以上五事는 蓋欲太甲矯乎情之偏也라 강직한 말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고, 손순한 말은 사람들이 따르기 쉬운 것이니, 그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에는 반드시 저 도에서 구하고, 갑자기 마음에 거슬린다고 하여 가히 막지 말며, 그 따르기 쉬운 것에는 반드시 도가 아닌 것에서 구하고 갑자기 뜻에 순종한다고 하여 가히 듣지 말지라. 이상 다섯 가지 일(無輕民事, 無安厥位, 愼終于始, 必求諸道, 必求諸非道)은 대개 태갑으로 하여금 정의 편벽됨을 바로잡고자 함이라.
<太甲下8章> 嗚呼ㅣ라 弗慮ㅣ면 胡獲이며 弗爲ㅣ면 胡成이리오 一人이 元良하면 萬邦이 以貞하리이다 아아, 생각지 아니하면 어찌 얻으며, 하지 아니하면 어찌 이루리오. 한 사람이 크게 어질면 만방이 이로써 바루어지리이다. 胡은 何也라 弗慮何得은 欲其謹思之也요 弗爲何成은 欲其篤行之也라 元은 大요 良은 善이오 貞은 正也라 一人者는 萬邦之儀表니 一人元良이면 則萬邦以正矣리라 호(胡)은 어찌라. ‘생각지 아니하면 어찌 얻으리오’는 그 삼가 생각하게 하고자 함이고, ‘하지 아니하면 어찌 이루리오’는 그 독실히 행하게 하고자 함이라. 원(元)은 큼이고, 양(良)은 선함이고, 정(貞)은 바름이라. 한 사람이라는 것은 만방의 모범이니, 한 사람이 크게 어질면 만방이 이로써 바루어지리라.
<太甲下9章> 君罔以辯言으로 亂舊政하며 臣罔以寵利로 居成功하야사 邦其永孚于休하리이다 임금은 말 잘하는 것으로써 옛 정사를 어지럽힘이 없어야 하며, 신하는 총애 받는 이로움으로써 공을 이룸에 거처함이 없어야 나라가 그 길이 진실로 아름다우리이다. 弗思弗爲하여 安於縱弛면 先王之法이 廢矣요 能思能爲하여 作其聰明이면 先王之法이 亂矣니 亂之爲害는 甚於廢也라 成功은 非寵利之所可居者라 至是하여 太甲이 德已進하니 伊尹有退休之志矣라 此咸有一德之所以繼作也라 君臣이 各盡其道하면 邦國永信其休美也라 ○吳氏曰上篇에 稱嗣王이 不惠于阿衡이라하니 必其言有與伊尹背違者니 辯言亂政은 或太甲所失在此라 罔以寵利居成功이라하니 己之所自處者 已素定矣라 下語旣非泛論이면 則上語必有爲而發也라 생각지 않고 하지 아니하여 방종하고 해이함에 편안해지면 선왕의 법이 폐해지고, 능히 생각하고 능히 하여 그 총명함을 일으키면 선왕의 법이 어지러워지니, 어지러움의 해됨은 폐해지는 것보다 심하니라. 공을 이룸은 총애받는 이로움이 가히 거처할 바가 아니라. 이에 이르러 태갑이 덕에 이미 나아갔으니, 이윤이 물러가 쉬는 듯을 둠이라. 이것이 ‘함유일덕을이어서 짓게 된 바라. 군신이 각각 그 도를 다하면 나라가 길이 진실로 그 아름다우리라. ○오씨 가로대 상편에서 사왕이 아형에게 순하지 않았다고 일컬었으니, 반드시 그 말이 이윤에게 위배되는 바가 있었을 것이니, 말을 잘하여 정사를 어지럽힘은 혹 태갑이 실수한 바가 이에 있음이라. 총애받는 이로움으로써 공을 이루는 데에 거처함이 없어야 한다고 했으니 스스로(이윤이) 자처한 바가 이미 본래 정해졌음이라. 아래의 말이 이미 범론이 아니라면 위의 말은 반드시 생각이 있어 발한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