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微子4章> 父師ㅣ 若曰王子하 天毒降灾하사 荒殷邦이어시늘 方興하야 沉酗于酒하나다 부사가 다음과 같이 이르기를, 왕자여, 하늘이 독하게 재앙을 내리셔서 은나라를 황폐하게 하시거늘 바야흐로 일어나 술에 빠져 주정하는구나! 此下는 箕子之答也라 王子는 微子也라 自紂言之면 則紂無道라 故天降灾요 自天下言之면 則紂之無道는 亦天之數라 箕子歸之天者는 以見其忠厚敬君之意니 與小旻詩에 言旻天疾威 敷于下土로 意同이라 方興者는 言其方興而未艾也라 此는 答微子沉酗于酒之語而有甚之之意하니 下同이라 이하는 기자의 답변이라. 왕자는 미자라. 주임금으로부터 말한다면 주임금은 무도하므로 하늘이 재앙을 내리고, 천하로부터 말한다면 주의 무도함은 또한 하늘의 수라. 기자가 하늘에 돌린 것은 충후하고 인군을 공경하는 뜻을 나타냄이니 (『시경』小雅) 소민시에 높고 먼 하늘의 포악함이 아래 땅에 펼쳐졌다는 말과 더불어 뜻이 같으니라. 바야흐로 일어난다는 것은 그 바야흐로 일어나 다하지 못함을 말함이라. 이는 미자의 ‘술에 빠져 주정한다’는 말에 답하면서 심하다는 뜻이 있으니 아래도 같으니라.
<微子5章> 乃罔畏畏하야 咈其耈長舊有位人하나다 두려워할 것을 두려워하지 아니하여 그 나이 드신 어른으로 오래도록 지위에 있는 사람을 어기도다. 乃罔畏畏者는 不畏其所當畏也라 孔子曰君子有三畏하니 畏天命하며 畏大人하며 畏聖人之言이라하시니라 咈은 逆也라 耈長은 老成之人也라 紂惟不畏其所當畏이라 故로 老成舊有位者를 紂皆咈逆而棄逐之하니 卽武王所謂播棄黎老者라 此는 答微子發狂耄遜之語니 以上文特發問端이라 故로 此先答之라 乃罔畏畏라는 것은 그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바를 두려워하지 않음이라. 공자 가라사대 “군자는 세 가지 두려워함이 있으니, 천명을 두려워하며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한다(『논어』 계씨편 제8장)”하시니라. 불(咈)은 어김이라. 구장(耈長)은 노성한 사람이라. 주임금이 오직 그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바를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노성하면서 옛날부터 지위에 있던 자를 주임금이 다 어겨서 버리고 쫓아냈으니 곧 무왕이 이른바 ‘머리카락이 검고 누른 늙은이를 버렸다(泰誓中편에서는 ‘播棄犁老’라 하였고, 『國語』 吳語에서는 ‘播棄黎老’라 함. 태서중편에 따라 黎를 犁로 해석)’하는 것이라. 이는 미자의 ‘미친 짓을 발하여 늙은이들이 도망간다’는 말에 답한 것이니 윗글에 특별히 묻는 단서를 발하였으므로 이것을 먼저 답한 것이라.
<微子6章> 今殷民이 乃攘竊神祗之犧牷牲이어늘 用以容하야 將食無災하나다 이제 은나라 백성이 하늘의 신과 땅의 신에게 올릴 짐승인 희생전을 빼앗고 훔치거늘 내버려두어 장차 먹는데도 재앙이 없도다. 色純曰犧요 體完曰牷이오 牛羊豕曰牲이라 犧牷牲은 祭祀天地之物이니 禮之最重者어늘 猶爲商民攘竊而去로되 有司用相容隱하여 將而食之라도 且無災禍하니 豈特草竊姦宄而已哉아 此는 答微子草竊姦宄之語라 색이 순수한 것을 희(犧)라하고, 몸이 온전한 것을 전(牷)이라하고, 소와 양과 돼지를 생(牲)이라하니라. 희생전은 하늘과 땅에 제사하는 물건이니 예가 가장 중요한 것이거늘 오히려 상나라 백성들이 빼앗고 훔쳐가는 되었으나 유사가 서로 용인하고 숨겨주어 장차 먹더라도 또한 재앙과 화가 없었으니 어찌 특별히 초적과 간악한 도적일 뿐이겠는가? 이는 미자의 ‘초적과 간악한 도적이라’는 말에 답한 것이라.
<微子7章> 降監殷民호니 用乂讐歛이로소니 召敵讐不怠하야 罪合于一하니 多瘠이라도 罔詔ㅣ로다 은나라 백성을 내려다보니 다스림을 원수처럼 거두고 있으니 적대하여 원수를 부르기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여 죄가 하나로 합하니 궁핍한 이가 많더라도 고할 곳이 없도다. 讐歛은 若仇敵掊歛之也라 不怠는 力行而不息也라 詔는 告也라 下視殷民하니 凡上所用以治之者가 無非讐歛之事라 夫上以讐而歛下면 則下必爲敵以讐上하니 下之敵讐는 實上之讐歛以召之어늘 而紂方且召敵讐不怠하여 君臣上下가 同惡相濟하여 合而爲一이라 故로 民多飢殍라도 而無所告也라 此는 答微子小民相爲敵讐之語라 수렴(讐歛)은 원수처럼 그러모으는 것이라. 게을리 하지 않음은 힘써 행하여 쉬지 않음이라. 조(詔)는 고함이라. 아래로 은나라 백성들을 보니, 무릇 위에서 다스림을 쓰는 자가 원수처럼 거두는 일이 아님이 없음이라. 무릇 위에서 원수가 되어 아래를 거두면 아래는 반드시 적대하여 위를 원수로 삼으니 아래가 적대하여 원수로 삼음은 실제 위에서 원수처럼 거두어서 부른 것이거늘, 주임금이 바야흐로 또한 적대하여 원수 부르기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여 군신과 위아래가 악을 함께하며 서로 건네주고 합하여 하나가 되었으므로 백성들 대부분이 굶어 죽더라도 고할 곳이 없음이라. 이는 미자의 ‘소민들이 서로 적대하고 원수가 되었다’는 말에 답한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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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微子8章> 商이 今其有災하리니 我는 興受其敗호리라 商其淪喪이라도 我罔爲臣僕호리라 詔王子出迪하노니 我舊云이 刻子ㅣ랏다 王子ㅣ 弗出하면 我乃顚隮하리라 상나라가 이제 그 재앙이 있으리니 나는 일어나 그 패함을 받으리라. 상나라가 그 망함에 빠지더라도 나는 신하와 종이 되지 않으리라. 왕자에게 나가라고 고하노니 내가 옛날에 이르기를 그대를 해쳤도다. 왕자가 나가지 아니하면 우리가 엎어지고 떨어지리라. 商이 今其有災하리니 我出當其禍敗리라 商若淪喪이라도 我斷無臣僕他人之理리라 詔는 告也니 告微子以去爲道라 蓋商祀는 不可無人이니 微子去則可以存商祀也라 刻은 害也라 箕子舊以微子長且賢이라하여 勸帝乙立之러니 帝乙不從하고 卒立紂하니 紂必忌之라 是는 我前日所言이 適以害子니 子若不去면 則禍必不免하여 我商家宗祀가 始隕墜而無所托矣리라 箕子自言其義는 決不可去요 而微子之義는 決不可不去也라 此는 答微子淪喪顚隮之語라 상나라가 이제 그 재앙이 있으리니 나는 나가서 그 재앙과 패함을 당하리라. 상나라가 망함에 빠지더라도 나는 단연코 신하와 종으로 남에게 다스려짐이 없으리라. 조(詔)는 고함이니, 미자에게 떠나가는 것이 도가 된다고 고함이라. 대개 상나라의 제사는 가히 사람이 없어서는 아니되니, 미자가 떠나간다면 가히 상나라의 제사를 보존하리라. 각(刻 )은 해침이라. 기자가 옛날에 미자가 장자이면서 또한 어질다고 하여, 제을에게 세우도록 권했으나 제을이 따르지 않고 마침내 주를 세웠으니 주가 반드시 꺼릴 것이라. 이는 내가 전날에 말한 바가 마침 그대를 해치게 하였으니, 그대가 떠나가지 않는다면 화를 반드시 면치 못하여 우리 상나라의 종사가 바야흐로 실추되어 의탁할 바가 없으리라. 기자가 스스로 말하기를 그(기자 자신의) 의리는 결코 떠날 수 없고, 미자의 의리는 결단코 떠나지 않을 수 없음이라. 이는 미자의 ‘망함에 빠져 엎어지고 떨어진다’는 말에 답한 것이라.
<微子9章> 自靖하야 人自獻于先王이니 我는 不顧行遯호리라 스스로 편안하여 사람마다 스스로 선왕에게 바칠 것이니 나는 떠나가서 은둔함을 돌아보지 아니하리라. 上文에 旣答微子所言하고 至此則告以彼此去就之義라 靖은 安也라 各安其義之所當盡하여 以自達其志於先王하여 使無愧於神明而已니 如我則不復顧行遯也라 按此篇컨대 微子謀於箕子比干이어늘 箕子答如上文이로되 而比干獨無所言者는 得非比干이 安於義之當死而無復言歟아 孔子曰殷有三仁焉이라하시니 三仁之行이 雖不同而皆出乎天理之正하여 各得其心之所安이라 故로 孔子皆許之以仁하시니 而所謂自靖者가 卽此也라 ○又按左傳컨대 楚克許하니 許男面縛銜璧하고 衰絰輿櫬하여 以見楚子어늘 楚子問諸逢伯한대 逢伯曰昔武王克商에 微子啓如是어늘 武王親釋其縛하고 受其璧而祓之하며 焚其櫬하고 禮而命之라하니 然則微子適周는 乃在克商之後하니 而此所謂去者는 特去其位而逃遯於外耳라 論微子之去者는 當詳於是니라 윗글에서 이미 미자가 말한 바에 답하고, 이에 이르러 피차의 거취의 뜻을 고함이라. 각각 그 의리의 마땅히 다해야 할 바에 편안하여 스스로 그 뜻을 선왕에게 이르게 하여 신명에게 부끄러움이 없게 하였을 뿐이니, 나의 경우는 다시는 떠나가 은둔함을 돌아보지 않겠노라. 이 편을 살펴보건대 미자가 기자와 비간에게 도모하였거늘 기자는 상문에서처럼 답하였으나 비간만은 홀로 말한 바가 없는 것은 비간이 마땅히 죽어야 한다는 의리에 편안하여 다시 말함이 없는 것이 아니랴? 공자 가라사대 “은나라에 세 어진 이가 있다”(『논어』 微子편 제1장)하시니, 세 어진 이의 행함이 비록 같지 아니하나 다 천리의 바름에서 나와서 각각 그 마음의 편안한 바를 얻었으므로 공자가 다 인으로써 허여하셨으니 이른바 스스로 편안하다는 것이 곧 이것이라. ○또 『춘추좌전』(僖公六年)을 살펴보건대, 초나라가 허나라를 이기니, 허나라 임금(남작)이 얼굴을 포박하고 구슬을 머금고, 참최복에 질을 두르고 널을 수레에 싣고서 초나라 임금(자작)을 뵙거늘, 초나라 임금이 저 봉백에게 물었는데, 봉백이 말하기를 ‘옛날에 무왕이 상나라를 이김에 미자 계가 이와 같거늘 무왕이 친히 그 포박을 풀어주고 그 구슬을 받아서 부정한 것을 없앴으며 그 널을 태우고 예로 명했다’하니, 그렇다면 미자가 주나라에 간 것은 상나라를 이긴 뒤에 있었으니, 여기에서 이른바 떠나갔다는 것은 다만 그 자리를 버리고 바깥으로 도망가서 숨음이라. 미자의 떠남을 논하는 자는 마땅히 이를 자세히 살펴야 하니라.
縛 묶을 박 銜 재갈 함, 머금을 함 絰 질 질, 상복을 입을 때 머리에 쓰는 首絰과 허리에 두르는 腰絰 櫬 널 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