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十七篇 微子 微는 國名이오 子는 爵也라 微子名은 啓니 帝乙長子요 紂之庶母兄也라 微子痛殷之將亡하여 謀於箕子比干이어늘 史錄其問答之語하니 亦誥體也라 以篇首에 有微子二字일새 因以名篇하니라 今文古文皆有하니라 미(微)는 나라 이름이과, 자(子)는 작위라. 미자의 이름은 계(啓)니, 제을의 장자이고, 주임금은 서모 형이라. 미자가 은나라가 장차 망함을 애통히 여겨 기자와 비간과 도모하였거늘, 사관이 그 묻고 답한 말을 기록했으니 또한 훈계한 체라. 편 머리에 미자라는 두 글자가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편 이름으로 삼았느니라. 금문과 고문에 다 있느니라.
<微子1章> 微子ㅣ 若曰父師少師아 殷其弗或亂正四方이로소니 我祖底遂陳于上이어시늘 我用沉酗于酒하야 用亂敗厥德于下하나다 미자가 다음과 같이 이르기를 부사여, 소사여, 은나라가 그 혹 사방을 다스려 바로잡지 못하니, 우리 할아버지가 공을 이루어 마침내 위에 늘어서 계시거늘 우리가 술에 빠져 주정하여 그 덕을 아래에서 어지럽히고 무너뜨리고 있나이다.
酗 주정할 후, 탐닉할 후 父師는 太師로 三公이니 箕子也요 少師는 孤卿이니 比干也라 弗或者는 不能或如此也라 亂은 治也니 言紂無道하여 無望其能治正天下也라 底는 致요 陳은 列也라 我祖成湯이 致功陳列於上이어늘 而子孫이 沉酗于酒하여 敗亂其德於下라 沉酗를 言我而不言紂者는 過則歸己하여 猶不忍斥言之也니라 부사(父師)는 태사 삼공(太師 ․ 太傅 ․ 太保)이니 기자이고, 소사(少師)는 고경(三少 : 少師 ․ 少傅 ․ 少保)이니, 비간이라. 불혹(弗或)이라는 것은 혹 능히 이와 같지 못함이라. 난(亂)은 다스림이니, 주임금이 무도하여 그 천하를 다스려 바로 할 수 없음을 말함이라. 저(底)는 이름이고, 진(陳)은 늘어섬이라. 우리 할아버지인 성탕이 공을 이루시어 위에 늘어서 계시거늘 자손이 술에 빠져 주정하여 그 덕을 아래에서 무너뜨리고 어지럽게 함이라. 술에 빠져 주정함을 ‘우리’라고 말하고 주임금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은 허물이 있으면 자기에게 돌려서 차마 배척하지 못하는 말과 같으니라.
<微子2章> 殷이 罔不小大ㅣ 好草竊姦宄어늘 卿士ㅣ 師師非度하야 凡有辜罪ㅣ 乃罔恒獲한대 小民이 方興하야 相爲敵讐하나니 今殷其淪喪이 若涉大水에 其無津涯하니 殷遂喪이 越至于今이어니라 은나라가 소인이나 대인이나 할 것 없이 초적과 간악한 도둑질을 좋아하거늘, 경사가 법도가 아닌 것을 본받고 본받아 무릇 허물과 죄가 있는 자들이 떳떳이 죄를 얻지 아니한대, 소민들이 바야흐로 일어나 서로 적대하여 원수가 되나니 이제 은나라가 그 망함에 빠짐이 마치 큰물을 건넘에 나루터와 물가가 없는 것과 같으니, 은나라가 마침내 망함이 지금에 이르렀느니라. 殷之人民이 無小無大히 皆好草竊姦宄어늘 上而卿士亦皆相師非法하고 上下容隱하여 凡有冒法之人이 無有得其罪者한대 小民이 無所畏懼하여 强凌弱하고 衆暴寡하여 方起讐怨하여 爭鬪侵奪하여 綱紀蕩然하니 淪喪之形이 茫無畔岸이라 若涉大水에 無有津涯하니 殷之喪亡이 乃至於今日乎아 微子上陳祖烈하고 下述喪亂하여 哀怨痛切하여 言有盡而意無窮이라 數千載之下에 猶使人傷感悲憤하니 後世人主觀此면 亦可深監矣리라 은나라의 인민이 소인이나 대인이나 할 것 없이 다 초적(草賊, 좀도둑질)과 간악한 도둑질을 좋아하거늘 위에 있는 경사들도 또한 모두 서로 법인 아닌 것을 본받고, 상하가 용납하고 숨겨주어 무릇 법을 법한 사람들이 그 죄를 얻는 자 있지 아니한대, 소민들이 두려워하는 바가 없어서 강자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무리들이 적은 이들을 해쳐서 바야흐로 일어나 원수가 되어 싸우고 습격하여 빼앗아 기강이 어지러워지니, 망하여 빠지는 형상이 아득하여 경계와 언덕이 없음이라. 마치 큰물을 건넘에 나루터와 물가가 없는 것 같으니 은나라의 망함이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는가? 미자가 위로 열조를 펼쳐놓고 아래로 망하는 어지러움을 기술하여 슬프게 원망하며 뼈에 사무치게 간절하여 말은 다했으나 뜻은 무궁함이라. 수천 년 뒤에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감정을 상하게 하고 슬프며 분하게 하니, 후세의 임금이 이를 본다면 또한 가히 깊이 살피리라.
<微子3章> 曰父師少師아 我其發出狂할새 吾家耄ㅣ 遜于荒이어늘 今爾無指告予顚隮하나니 若之何其오 가로대 부사여, 소사여, 우리가 그 미친 짓을 발출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늙은이들이 황야로 달아나거늘 이제 그대들은 나에게 넘어지고 떨어지는 일을 가리켜 알려주는 자가 없으니 어찌하려는고? 曰者는 微子가 更端之辭也라 何其는 語辭라 言紂發出顚狂하여 暴虐無道할새 我家老成之人이 皆逃遁于荒野하니 危亡之勢如此라 今爾無所指示告我以顚隕隮墮之事하니 將若之何哉오 蓋微子憂危之甚에 特更端以問救亂之策이라 言我而不言紂者는 亦上章我用沉酗之義라 왈(曰)이라고 한 것은 미자가 단서를 바꾼 말이라. 하기(何其)는 어사라. 주임금이 미혹되어 미친 짓을 발출하여 포학무도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노성한 사람들이 다 황야로 달아나 숨으니 위태롭고 망하는 형세가 이와 같음을 말함이라. 이제 그대들이 나에게 넘어져 떨어지고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일을 가리켜 보이며 알려주는 바가 없으니 장차 어찌하리오. 대개 미자가 위태로움을 근심함이 심함에 특별히 단서를 바꾸어서 난을 구제하는 계책을 물음이라. 우리라고 말하면서 주임금을 말하지 않은 것은 또한 윗장에서 ‘우리가 술에 빠져 주정한다’는 뜻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