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四月秀葽ㅣ어든 五月鳴蜩ㅣ며 八月其穫이어든 十月隕蘀이니라 一之日于貉하야 取彼狐貍하야 爲公子裘하고 二之日其同하야 載纘武功하야 言私其豵이오 獻豜于公하나니라 (사월수요ㅣ어든 오월명조ㅣ며 팔월기확이어든 시월운탁이니라 일지일우낙(학)하야 취피호리하야 위공자구하고 이지일기동하야 재찬무공하야 언사기종이오 헌견우공하나니라 賦也ㅣ라) 사월에 애기풀이 패거든 오월에 매미가 울며, 팔월에 그 수확을 하거든 시월에 떨어지니라. 동지달에 담비사냥을 가서 저 여우와 살쾡이를 잡아 공자의 갖옷을 만들고, 섣달에도 그와 같이 하여 곧 무공을 이어서 그 어린 돼지는 사사로이 쓰고, 삼년 묵은 큰 돼지는 공에게 바치느니라.
葽 : 애기풀 요, 강아지풀 요 蜩 : 매미 조 蘀 : 떨어질 탁 貉 : 담비 낙(학) 豵 : 일년묵은 돼지 종 豜 : 삼년묵은 돼지 견 ○賦也ㅣ라 不榮而實曰秀라 葽는 草名이라 蜩는 蟬也ㅣ라 穫은 禾之早者可穫也ㅣ라 隕은 墜요 蘀은 落也ㅣ니 謂草木隕落也ㅣ라 貉은 狐貍也ㅣ라 于貉은 猶言于耜니 謂往取狐貍也ㅣ라 同은 竭作以狩也ㅣ라 纘은 習而繼之也ㅣ라 豵은 一歲豕요 豜은 三歲豕라 ○言自四月純陽而歷一陰四陰하야 以至純陰之月則大寒之候將至하니 雖蠶桑之功이 無所不備나 猶恐其不足以禦寒이라 故로 于貉而取狐貍之皮하야 以爲公子之裘也ㅣ라 獸之小者는 私之以爲己有하고 而大者則獻之於上하니 亦愛其上之無已也ㅣ라 此章은 專言狩獵하야 以終首章前段無褐之意라 ○부라. 꽃이 피지 않고 열매 맺는 것을 수라 하니라. 요는 풀이름이라. 조는 매미라. 확은 벼의 이른 것을 가히 거둠이라. 운은 떨어짐이고, 탁은 시들어 떨어짐이니 초목이 시들어 떨어짐이라. 낙(학)은 여우 살쾡이라 우낙은 우사라는 말과 같으니 가서 여우와 살쾡이를 취함을 이름이라. 동은 힘을 다하여서 써 사냥함이라. 찬은 익혀서 이음이라. 종은 한 해묵은 돼지이고, 견은 삼년 묵은 돼지라. ○4월 순양으로부터 한 음이 사 음을 지나서 써 순음의 달(10월)에 이르면 대한의 기후가 장차 이르니 비록 뽕을 따 누에치는 공이 갖추지 않은 바가 없으나 오히려 그 추위를 막는데 부족할까를 두려워하니라. 그러므로 가서 담비를 잡고 여우와 살쾡이의 가죽을 취하여서 써 공자의 갖옷을 만드느니라. 짐승의 작은 것은 사사로이 써 자기의 소유로 하고 큰 것은 위에 바치니 또한 그 위를 사랑함이 그침이 없느니라. 이 장은 오로지 수렵을 말하여서 써 머릿장 앞 단락의 ‘無褐’의 뜻을 맺음이라.
[참조] 『爾雅』 釋草편에 ‘禾謂之華요 草謂之榮이오 不榮而實者를 謂之秀요 榮而不實者를 謂之英이라’ 하였듯이 벼에 꽃피는 것은 華라 하고 풀에 꽃피는 것은 榮이라 하며, 꽃이 피지 않고 열매 맺는 것을 秀라 하고, 꽃이 피고 열매 맺지 않는 것을 英이라 한다.
(5장)五月斯螽動股ㅣ오 六月莎雞振羽ㅣ오 七月在野ㅣ오 八月在宇ㅣ오 九月在戶ㅣ오 十月蟋蟀이 入我牀下하나니라 穹窒熏鼠하며 塞向墐戶하고 嗟我婦子아 曰爲改歲어니 入此室處ㅣ어다 (오월사종동고ㅣ오 유월사계진우ㅣ오 칠월재야ㅣ오 팔월재우ㅣ오 구월재호ㅣ오 시월실솔이 입아상하하나니라 궁질훈서하며 색향근호하고 차아부자아 왈위개세어니 입차실처ㅣ어다 賦也ㅣ라) 오월이 되면 이에 메뚜기가 다리를 비벼대고, 유월이 되면 베짱이가 깃을 떨치고(깃을 비벼 소리를 내고), 칠월이 되면 들에 있고, 팔월이 되면 집안에 들어오고, 구월이 되면 문안으로 들어오고, 시월이 되면 내 침상 아래로 들어오느니라. 구멍을 막고 쥐구멍을 불로 태우며, 북쪽으로 향한 문을 막고 문을 바르고, 아아, 우리 부녀자들아, 가로대 해가 바뀌게 되었으니 이 집안으로 들어와 거처할 지어다.
[참조] 앞서 11월(동지달)을 一之日, 一陽之月, 12월(섣달)을 二之日, 二陽之月 등으로 표현했듯이 오월은 『주역』 천풍구(天風姤=괘에 해당하므로 아래에서 한 음이 생겨나는 一陰之月이라 하고, 유월은 천산돈(天山遯)괘에 해당하므로 아래에서 두 음이 생겨나는 二陰之月하고, 칠월은 天地否괘로 三陰之月, 팔월은 風地觀괘로 四陰之月, 구월은 山地剝괘로 五陰之月, 시월은 重地坤괘로 純陰月로 추운 겨울의 시작이다. ○賦也ㅣ라 斯螽 莎雞 蟋蟀은 一物이니 隨時變化而異其名이라 動股는 始躍而以股鳴也ㅣ라 振羽는 能飛而以翅鳴也ㅣ라 宇는 簷下也ㅣ라 暑則在野요 寒則依人라 穹은 空隙也ㅣ라 窒은 塞也ㅣ라 向은 北出牖也ㅣ라 墐은 塗也ㅣ라 庶人篳戶니 冬則塗之라 東萊呂氏曰十月而改歲는 三正之通於民俗尙矣니 周特擧而迭用之耳라 ○言覩蟋蟀之依人이면 則知寒之將至矣라 於是에 室中空隙者를 塞之하고 熏鼠하야 使不得穴於其中하고 塞向以當北風하며 墐戶以禦寒氣하고 而語其婦子曰歲將改矣요 天旣寒而事亦已하니 可以入此室處矣라하니 此는 見老者之愛也ㅣ라 此章은 亦以終首章前段禦寒之意라 ○부라. 메뚜기, 베짱이, 귀뚜라미는 한 물건이니 때를 따라 변화하기에 그 이름을 달리함이라. 동고는 비로소 뛰고 다리로써 우느니라. 깃을 떨친다는 것은 능히 날면서 날개로써 우느니라. 우는 처마 밑이라. 더우면 들판에 있고 추우면 사람에게 의지하니라. 궁은 구멍나고 틈남이라. 질은 막음이라. 향은 북쪽으로 난 창문이라. 근은 바름이라. 서인들은 대나무로 창을 내니 겨울이 되면 바르니라. 동래 여씨 가로대 시월이 되어 해가 바뀐다는 것은 세 정월(하나라는 寅月歲首, 은나라는 丑月歲首, 주나라는 子月歲首)이 민속에서 통용된 지가 오래되었으니 주나라에서 쓴 것을 특별히 들어서 번갈아 썼느니라. ○말하건대 귀뚜라미가 사람을 의지하는 것을 본다면 추위가 장차 이를 것을 아느니라. 이에 방안에 구멍 나고 틈난 것을 막고 쥐구멍이 난 곳을 불로 태워서 그 가운데에 구멍이 있지 않도록 하고 북쪽으로 난 문을 막아서 북풍을 막으며, 문을 발라서 써 한기를 막고, 그 부녀자들에게 일러 말하기를 한해가 장차 바뀌고, 하늘이 이미 추워서 일 또한 그치니 가히 써 이 방안으로 들어와 거처하라 했으니 이것은 늙은이의 사랑을 볼 수 있음이라. 이 장은 또한 써 머리장의 앞 단락의 ‘禦寒’의 뜻을 마쳤느니라.
簷 : 처마 첨 篳 : 대싸리문 필 尙 : 오래될 상
(6장)六月食鬱及薁하며 七月亨葵及菽하며 八月剝棗하며 十月穫稻하야 爲此春酒하야 以介眉壽하나니라 七月食瓜하며 八月斷壺하며 九月叔苴하며 采荼薪樗하야 食我農夫하나니라 (유월식울급욱하며 칠월팽규급숙하며 팔월박조하며 시월확도하야 위차춘주하야 이개미수하나니라 칠월식과하며 팔월단호하며 구월숙저하며 채도신저하야 사아농부하나니라 賦也ㅣ라) 유월에 아가위와 및 머루를 먹으며, 칠월에 아욱과 및 콩잎을 삶으며, 팔월에 대추를 떨며, 시월에 벼를 거두어 이 봄 술을 만들어서 써 미수를 돕느니라. 칠월에 외를 먹으며, 팔월에 박을 타며, 구월에 깨를 털며, 씀바귀를 캐고 가죽나무를 베어 우리 농부를 먹이나니라.
鬱 : 아가위 울 薁 : 머루 욱 亨 : 밝을 형, 여기서는 ‘삶을 팽’ 眉壽(미수) : 오래 살면 눈썹이 길어지므로 나이가 많은 사람을 가리켜 ‘미수’라 함 壺 : 박 호 叔 : 주울 숙 苴 : 깨 저 樗 : 가죽나무 저 食 : 먹일 사 ○賦也ㅣ라 鬱은 棣屬이오 薁은 蘡薁也ㅣ라 葵는 菜名이라 菽은 豆也ㅣ라 剝은 擊也ㅣ라 穫稻하야 以釀酒也ㅣ라 介는 助也ㅣ니 介眉壽者는 頌禱之辭也ㅣ라 壺는 瓠也ㅣ라 食瓜斷壺는 亦去圃爲場之漸也ㅣ라 叔은 拾也ㅣ라 苴는 麻子也ㅣ라 荼는 苦菜也ㅣ라 樗는 惡木也ㅣ라 ○自此로 至卒章은 皆言農圃飮食祭祀燕樂하야 以終首章後段之意요 而此章은 果酒嘉蔬로 以供老疾奉賓祭하고 瓜瓠苴荼로 以爲常食하니 少長之義와 豊儉之節이 然也ㅣ라 ○부라. 울은 아가위붙이고 욱은 앵욱(머루)라. 규는 나물이름이라. 숙은 콩이라. 박은 떨음이라. 벼를 거두어서 써 술을 빚음이라. 개는 도움이니 미수를 돕는다는 것은 칭송하고 기도하는 말이라. 호는 박이라. 외를 먹고 박을 타는 것은 또한 채전을 버리고(채전의 외와 박을 다 거둬들이고 그곳을 다져 벼 타작하기 위해) 마당을 만드는 점차적인 것이라. 숙은 주음이라. 저는 깨라. 도는 쓴 나물이라. 저는 악한 나무라(봄에 나오는 가죽나무 잎은 나물을 무쳐 먹고 찹쌀풀이나 고추장풀을 발라 말렸다가 구워먹거나 튀겨 먹는다). ○이로부터 끝장에 이르기까지는 다 농포와 음식과 제사와 잔치를 말하여서 써 머릿장 뒤 단락(三之日于耜ㅣ오 四之日擧趾어든 同我婦子하야 饁彼南畝커든 田畯至喜하나니라)의 뜻을 마친 것이고, 이 장은 실과와 술과 아름다운 채소로써 늙고 병든 이를 공양하며 손님과 제사를 받들고, 외와 박과 깨와 씀바귀로써 상식을 삼으니, 젊은이와 늙은이의 의리(老少異糧)와 풍성히 하고 검소하는 절도가 그러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