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양혜왕을 보신대, 왕이 연못위에 서 있더니 기러기와 사슴을 돌아보며 (맹자에게) 말하되 “어진 자도 또한 이를 즐거워합니까?”하고 묻더라
鴻 : 기러기 홍 鴈 : 기러기 안 麋 : 큰 사슴 미 樂 : 즐거울 락
<해설>
양혜왕이 자기를 자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어진 人君에 속하는지 알고자 어진 인군도 이러한 즐거움을 아는가 라고 물으며 맹자를 떠보고 있다.
▲ 沼는 池也라. 鴻은 雁之大者오. 麋는 鹿之大者라.
소(沼)는 연못이라. 홍(鴻)은 기러기의 큰 것이오. 미(麋)는 사슴의 큰 것이라.
<해설>
위 주자의 집주 문장은 옛날 선비들이 글을 읽을 때 文理가 트였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와 관련해 일화가 있는 유명한 대목이다. 옛적에는 오늘날처럼 한문 문장에 토(~는 ~라, ~은 ~오 등)를 달지 않고 죽 붙여진 상태로 읽다보니 처음부터 뜻을 통하기란 쉽지 않았다. 위 주석 문장이 대표적이다.
文理가 트이지 않은 초학자가 처음에는 종일토록 ‘鴻雁之大者 麋鹿之大者, 鴻雁之大者 麋鹿之大者’를 토가 없이 되뇌면서 그 뜻을 ‘기러기 기러기 큰 자 사슴 사슴 큰 자’라고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리가 트여 그 뜻을 정확히 파악하게 되면서는 점을 찍어 두거나 토를 달아 어려운 한문 문장을 쉽게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孟子 對曰 賢者而後에 樂此니 不賢者는 雖有此나 不樂也니이다
맹자 대답하여 가라사대 “어진 자는 (어질고 난) 후에 이를 즐거워할지니 어질 지 못한 자는 비록 이것이 있으나 즐거워하지 못하니이다.”하니라
문왕이 백성의 힘으로 (써) 대(臺)를 짓고 연못을 팠으나 백성이 기뻐하고 즐거워해서 그 대를 일러 영대(靈臺)라 하고 그 연못을 일러 영소(靈沼)라 하면서 (문왕이) 그 사슴과 물고기와 자라들이 있음을 즐거워하니, (문왕같은) 옛적의 사람이 백성들과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는 고로 (백성들도) 능히 즐거워하니이다.
經 : 헤아릴 경 營 : 도모할 영 功 : 지을 공(『毛傳』에 功, 作也라 함) 亟 : 빠를 극 囿 : 동산 유 麀 : 암사슴 우 濯 : 클 탁, 빛날 탁, 씻을 탁 濯濯 : 살져 윤택한 모양 鶴鶴 : 학의 희고 뽀얀 모양 於 : 감탄사 오 牣 : 가득할 인, 찰 인 鼈 : 자라 별 偕 : 함께 해
<해설>
문왕은 아들인 무왕이 은나라 폭군인 주(紂)임금을 정벌하고 周나라를 통일국가로 만들도록 기초를 닦은 聖君이다. 政事를 훌륭하게 폈기에 문왕이 정원동산과 연못을 만들고 그곳에 관망대를 세울 터를 조성하니, 백성들이 자진해서 모여들어 이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또한 문왕에게 신령스런 덕이 있다고 하여 백성들이 정원동산과 관망대와 연못을 일컬어 영유(靈囿), 영대(靈臺)와 영소(靈沼)라 불렀다고 한다.
子來는 자식이 아비 일에 와서 추창(趨蹌 : 좋아서 겅중대며 나아가는 것)하는 것과 같으니라. 영유 영소(靈囿靈沼)는 臺의 아래에 동산이 있고, 동산 가운데에 연못이 있음이라. 우(麀)는 암사슴이라. 복(伏)은 그 곳이 편안하여 놀라 움직이지 않음이라. 탁탁은 살지고 윤택한 모양이오, 학학은 깨끗하고 뽀얀 모양이라. 오는 아름다움을 찬탄하는 말이라. 인(牣)은 가득함이라.
맹자가 말하기를 “문왕이 비록 백성들의 힘(노동력)을 썼으나 백성들이 도리어 (이를) 기뻐하고 즐거워해서 이미 아름다운 이름을 더하고는 (또한) 그 있는 바를 즐거워하니라. (이는) (대개) 문왕이 능히 그 백성을 사랑함을 둔 까닭인고로 (이에) 백성이 그 즐거움을 즐거워하고, 문왕 또한 (얻어서 써) 그 즐거움을 누리니라.”하시니라. 度 : 헤아릴 탁 趨 : 달아날 추 牝 : 암소 빈 潔 : 깨끗할 결
걸(임금)이 일찍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천하를 둔 것이 하늘에 해를 둔 것과 같으니 해가 없어져야 내가 이에 없어지리라” 하니 백성이 그 虐政(잔학한 정치)을 원망한 고로, (걸임금이 앞서) 스스로 (그렇게) 말함으로 인하여, (이에 백성들이) 해를 지목하여 “이 해는 어느 때 없어지랴? 네가 없어진즉 내가(백성들) 차라리 더불어 함께 망한다”고 말하니 대개 그 망하고자 하는 바램이 심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