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스크랩] 公孫丑章句下 제4장 해설

ria530 2012. 6. 6. 15:44
 

<제4장>

孟子 之平陸하샤 謂其大夫曰子之持戟之士 一日而三失俉則去之아 否乎아 曰不待三이니이다

맹자가 평륙(지방)에 가서는 그 대부에게 일러 가로대 “그대의 창을 가진 병사가 하루에 세 번 대오를 이탈한즉 그를 죽이겠습니까? 아닙니까?” 하니, (대부) 가로대 “세 번까지 기다리지 아니하겠습니다.” 하니라.


平陸은 齊下邑也라. 大夫는 邑宰也라. 戟은 有枝兵也라. 士는 戰士也라. 伍는 行列也라. 去之는 殺之也라.

평륙은 제나라 하읍이라. 대부는 읍을 맡은 재상이라. 극(戟)은 가지가 있는 병기라. 사(士)는 전사라. 오(伍)는 항렬이라. 거지(去之)는 죽임이라.

 

* 下邑 : 임금이 있는 마을을 상읍이라 하고 나머지는 그 아래를 지칭하여 하읍이라 한다.


然則 子之失伍也 亦多矣로라 凶年饑歲에 子之民이 老羸는 轉於溝壑하고 壯者는 散而之四方者 幾千人矣오 曰此非距心之所得爲也니이다

(맹자 가로대) “ 그런즉 그대가 대오를 잃음이 또한 많도다. 흉년이 들어 주린 해에 그대의 백성이 늙고 병약한 이가 개울가와 구덩이에 구르고 장정은 흩어져 사방으로 간 자가 몇 천명이나 되지 않는가?” 하니, (공거심) 가로대 “이는 거심이 (얻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이다.” 하니라.

 

羸 : 파리할 리  溝 : 똘(개울) 구  壑 : 구덩이 학


子之失伍는 言其失職이니 猶士之失伍也라. 距心은 大夫名이라. 對言此乃王之大政使然이오 非我所得專爲也라 하니라.

‘그대가 대오를 잃음’은 그 직책을 잃음을 말한 것이니 전사가 대오를 잃음과 같음이라. 거심은 대부의 이름이라. 대답하여 말하되 ‘이는(이에) 왕의 큰 정사로 하여금 그렇게 함이지 내가 맘대로 (얻어) 하는 바가 아니라’ 하니라.



曰今有受人之牛羊而爲之牧之者 則必爲之求牧與芻矣리니 求牧與芻而不得則反諸其人乎아 抑亦立而視其死與아 曰此則距心之罪也로소이다

(맹자) 가로대 “ 이제 남의 소와 양을 받음이 있어 (그 주인을) 위하여 (소와 양을) 기른즉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목장과 (더불어) 목초를 구하여 하니, 목장과 (더불어) 꼴을 구하다가 얻지 못한즉 저 그 사람(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는가? 아니면 (또한) (가만히) 서서 그 죽음을 보고만 있겠는가? ”하니, (거심) 가로대 “이는 곧 거심의 죄이군요” 하니라.



<해설>

앞서 제나라 대부인 공거심은 맹자의 질문에 ‘대오를 잃는 전사는 바로 죽여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맹자가 政事도 그와 마찬가지라며 자기 직무를 제대로 이행 못하면 어찌할 것인가며 공거심에게 되물었다. 공거심이 정치는 궁극적으로 임금의 일이지 자신의 책임은 아니라고 발뺌하자, 맹자가 목축의 예로써 공거심을 일깨우는 내용이다.

여기서 임금이 牛羊을 준 주인에 해당하면 공거심은 牛羊을 잘 기르도록 위임받은 사람에 해당된다. 그런데 牛羊을 받은 사람이 목장을 짓고 꼴을 베어 우양을 잘 길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牛羊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牛羊은 굶어 죽게 된다. 다시말해 한 읍의 책임자인 대부가 정사를 제대로 펼치지 못해 백성이 굶어죽는 사태가 발생하면, 그 대부는 牧民之官으로서 당연히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비유에 공거심은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牧之는 養之也라. 牧은 牧地也오. 芻는 草也라. 孟子 言若不得自專인댄 何不致其事而去하시니라.                     (致 : 여기서는 ‘버릴 치’)

牧之는 牛羊을 기름이라. 牧은 목장터이고, 꼴(芻)은 풀이라. 맹자가 ‘만약 (얻어) 스스로  마음대로 하지 못할진댄 어찌 그 일을 버리고 가지 않으랴’ 를 말함이라.



他日에 見於王曰王之爲都者를 臣知五人焉이로니 知其罪者는 惟孔距心이러이다 하고 爲王誦之하신대 王曰此則寡人之罪也로소이다

(맹자가) 다른 날에 왕을 알현하고는 가로대 “왕의 도읍을 다스리는 자를 신이 다섯 사람을 아노니, (자기) 죄를 아는 자는 오직 공거심뿐이더이다”하며, 왕을 위하여 외우신대(공거심과의 대화를 그대로 옮김), (이에) 왕이 가로대 “이는 곧 과인의 죄로소이다.”하니라.


爲都는 治邑也라. 邑有先君之廟曰都라. 孔은 大夫姓也라. 爲王誦其語는 所以風曉王也라.                             ( 曉 : 깨달을 효)

위도(爲都)는 읍을 다스림이라. 읍에 선군의 사당이 있는 곳을 都라 이르니라. 공은 대부의 성씨라. 왕을 위하여 그 말(공거심의 일)을 외운 것은 (써한 바) 왕을 풍자(諷刺)하여 깨닫게 함이라.                       


陳氏曰 孟子 一言而齊之君臣이 擧知其罪하니 固足以興邦矣로대 然而齊 卒不得爲善國者는 豈非說而不繹하며 從而不改故邪아!

 진양(陳暘) 가로대 “맹자의 한 말씀에 의해 제나라 인군과 신하가 그 죄를 (들어) 아니 (이는) 진실로 족히 (써) 나라를 일으킬만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제나라가 마침내 (얻어) 훌륭한 나라가 되지 못한 것은 이 어찌 ’기뻐는 하되 연역하지 아니하며 따르기는 하되 고치지 않은 까닭으로 인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니라.

 

<해설>

제나라의 인군과 신하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로 보아 이는 능히 나라를 부흥시킬 수 있는 훌륭한 덕목이다. 그런데 제왕은 잘못을 겉으로만 인정했지 실제로는 그에 걸맞는 혁신적인 정사를 펼치지 않았다. 이는 『주역』 澤火革괘에 나오는 ‘大人虎變, 君子豹變, 小人革面’이란 말에 비유해볼 때 ‘小人革面’과 같은 태도이다.

즉 대인과 군자는 잘못된 점을 깨달으면 범과 표범이 완전히 털갈이(虎變.豹變) 하듯이 바로 ‘革新’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반해 소인은 낯빛만 살짝 바꾸어 겉으로만 고치는 척한다는 뜻이다. 주자는 제나라가 흥하지 못한 이유는 소인이 혁면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출처 : 家苑 이윤숙의 庚衍學堂(한자와 유학경전)
글쓴이 : 家苑 이윤숙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