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有爲神農之言者許行이 自楚之滕하야 踵門而告文公曰遠方之人이 聞君의 行仁政하고 願受一廛而爲氓하노이다 文公이 與之處하시니 其徒數十人이 皆衣褐하고 捆屨織席하야 以爲食하더라 신농씨의 후예라고 하는 허행이란 자가 있어 초나라에서 등나라에 이르러 문에 이르러 문공에 일러 가로대 먼 곳에 사는 사람이 인군의 인정을 행함을 듣고 원컨대 한 집자리를 얻어 백성이 되고자 하노이다. 문공이 더불어 거처하시니 그 무리 수십 인이 다 갈옷(누더기 옷)을 입고 신을 삼고 자리를 짜서 써 먹고 살더라
踵 : 발꿈치 종, 이을 종 捆 : 두드릴 곤 屨 : 신 구
神農은 炎帝神農氏니 始爲耒耟하야 敎民稼穡者也ㅣ라 爲其言者는 史遷所謂農家者流也ㅣ라 許는 姓이오 行은 名也ㅣ라 踵門은 足至門也ㅣ라 仁政은 上章所言井地之法也ㅣ라 廛은 民所居也ㅣ라 氓은 野人之稱이라 褐은 毛布니 賤者之服也ㅣ라 捆은 扣탁之하야 欲其堅也ㅣ라 以爲食은 賣以供食也ㅣ라 程子ㅣ 曰許行所謂神農之言은 乃後世에 稱述上古之事요 失其義理者耳니 猶陰陽醫方을 稱黃帝之說也ㅣ라 신농은 염제신농씨니 비로소 쟁기와 따비를 만들어 백성에게 심고 거두는 법을 가르친 분이라. 그 말을 하는 것은 사마천이 이른바 농사지어 대를 이어가는 사람이라는 것이라. 허는 성이오 행은 이름이라. 종문은 발이 문에 이르름이라. 인정은 윗 장에 말한바 정전법이라. 전은 백성이 거처하는 바이라. 맹은 야인을 일컬음이라. 갈은 모포니 천한 자의 옷이라. 곤은 두드리고 두들겨 굳게 하고자 함이라. 먹을 것을 만든다는 것은 팔아서 써 음식을 장만함이라. 정자 가라사대 허행이 이른바 신농이라 말한 것은 이에 후세에 상고의 일을 일컬어 기술한 것이오 그 의리를 잃은 것이니 음양의 이치를 가지고 병을 고치는 사람들이 황제를 일컬어 말하는 것과 같으니라.
耟 : 따비술 거 扣 : 두드릴 구 탁 : 才(재방변)+豖(발얽은 돼지걸음 축)
[앞주 해설] 『주역』계사하전 제2장에는 복희씨 때부터 글자가 나올 때까지의 사회변천사가 모두 괘상에서 취했음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애 仰則觀象於天하고 俯則觀法於地하며 옛적 포희씨가 천하에 왕이 되었을 때에 우러러서는 하늘의 형상을 보고 구부려서는 땅의 법을 보며 觀鳥獸之文과 與地之宜하며 近取諸身하고 遠取諸物하야 새와 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함을 보며, 가까이로는 저 몸에서 취하고 멀리로는 저 물건에서 취하여 於是에 始作八卦하야 以通神明之德하야 以類萬物之情하니 이에 비로소(처음) 팔괘를 지음으로써 신명의 덕을 통하여 만물의 실정을 같이하니(분류하니) 作結繩而爲網罟하야 以佃以漁하니 蓋取諸離하고 노(끈)를 매어 그물을 만들어서 사냥하고 물고기를 잡으니 대개 저 이괘에서 취하고 包犧氏沒커늘 神農氏作하야 斵木爲耜하고 揉木爲耒하야 포희씨 죽거늘 신농씨가 일어나, 나무를 깎아 보습을 만들고 나무를 구부려 쟁기를 만들어서 耒耨之利로 以敎天下하니 蓋取諸益하고 밭갈고 김내는 이로움으로써 천하를 가르치니, 대개 저 익괘에서 취하고 日中爲市하야 致天下之民하며 聚天下之貨하야 날의 한가운데에(한낮에) 저자를 만들어서 천하의 백성을 이르게(모이게) 하며 천하의 재물을 모아서 交易而退하야 各得其所케 하니 蓋取諸噬嗑하고 교역하고 물러가 각각 그 바(얻고자 하는 바)를 얻게 하니, 대개 저 서합괘에서 취하고 神農氏沒커늘 黃帝堯舜氏作하야 通其變하야 使民不倦하며 신농씨가 죽거늘 황제 요순씨가 일어나서(그 뒤를 이어), 그 변함에 통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게으르지 않게 하여 神而化之하야 使民宜之하니 신비스럽게 화해서 백성으로 하여금 마땅하게 하니 易이 窮則變하고 變則通하고 通則久ㅣ라 역이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하니라. 是以自天祐之하야 吉无不利니 이로써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며 이롭지 않음이 없으니 黃帝堯舜이 垂衣裳而天下治하니 蓋取諸乾坤하고 황제씨 요임금 순임금이 의상을 드리우고 천하를 다스리니 대개 저 건곤괘에서 취하고 刳木爲舟하고 剡木爲楫하야 舟楫之利로 以濟不通하야 나무를 따개어 배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 노를 만들어, 배와 노의 이로움으로써 통하지 못하는 데를 건너서 致遠以利天下하니 蓋取諸渙하고 먼 곳을 이르게 함으로써 천하를 이롭게 하니, 대개 저 환괘에서 취하고 服牛乘馬하야 引重致遠하야 以利天下하니 蓋取諸隨하고 소를 길들이고 말을 타서, 무거운 것을 이끌고 먼 곳을 이르게 함으로써 천하를 이롭게 하니, 대개 저 수괘에서 취하고 重門擊柝하야 以待暴客하니 蓋取諸豫하고 문을 거듭해놓고 목탁(딱딱이)을침으로써 사나운 손(도둑)을 기다리니(막으니) 대개 저 예괘에서 취하고 斷木爲杵하고 掘地爲臼하야 臼杵之利로 나무를 끊어 도곳대(공이)를 만들고 땅을 파서 확(절구)을 만들어서, 확과 도곳대의 이로움으로써 萬民이 以濟하니 蓋取諸小過하고 만민이 건너니(곡식을 도정하여 먹게 되니), 대개 저 소과괘에서 취하고 弦木爲弧하고 剡木爲矢하야 나무를 휘어 활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화살을 만들어서 弧矢之利로 以威天下하니 蓋取諸睽하고 활과 화살의 이로움으로써 천하에 위엄을 보이니, 대개 저 규괘에서 취하고, 上古앤 穴居而野處ㅣ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宮室하야 상고엔 굴 속에 거처하고 들어 거처하더니 후세에 성인이 궁실로써 바꿔서 上棟下宇하야 以待風雨하니 蓋取諸大壯하고 기둥을 올리고 지붕(서까래)을 내림으로써 바람과 비를 막으니(대비하니), 대개 저 대장괘에서 취하고, 古之葬者는 厚衣之以薪하야 葬之中野하야 不封不樹하며 옛날 장사는 섶나무로써 두텁게 입혀 들 가운데에 장사지내서 喪期ㅣ 无數ㅣ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棺槨하니 蓋取諸大過하고 초상을 치르는 기간이 수가 없더니, 후세에 성인이 관곽으로써 바꾸니, 대개 저 대과괘에서 취하고 上古앤 結繩而治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書契하야 상고엔 노끈을 매어서 다스리더니, 후세에 성인이 서계로써 바꾸어 百官이 以治하며 萬民이 以察하니 蓋取諸夬니라 백관이 이로써 다스리며 만민이 이로써 살피니, 대개 저 쾌괘에서 취하니라
陳良之徒陳相이 與其弟辛으로 負耒耜而自宋之滕하야 曰聞君의 行聖人之政호니 是亦聖人也ㅣ시니 願爲聖人氓하노이다 진량의 무리 진상이 그 아우 신으로 더불어 뇌사를 짊어지고 송나라에서 등나라로 가서 가로대 인군의 성인의 정사를 행한다 들으호니 이 또한 성인이시니 원컨대 성인의 백성이 되고자 하노이다.
陳良은 楚之儒者라 耜는 所以起土요 耒는 其柄也ㅣ라 진량은 초나라 선비라. 보습은 써한 바 흙을 일으킴이요 쟁기는 그 자루라.
陳相이 見許行而大悅하야 盡棄其學而學焉이러니 陳相이 見孟子하야 道許行之言曰滕君則誠賢君也ㅣ어니와 雖然이나 未聞道也ㅣ로다 賢者는 與民並耕而食하며 饔飧而治하나니 今也애 滕有倉廩府庫하니 則是厲民而以自養也ㅣ니 惡得賢이리오 진상이 허행을 보고 크게 기뻐하여 그 학문을 다 버리고 배우더니 진상이 맹자를 보고 허행의 말을 일러 가로대 등나라 인군은 진실로 어진 인군이어니와 비록 그러나 도를 듣지 못했도다. 어진 자는 백성과 더불어 아울러 갈아 먹으며 불 때고 밥 짓으며 다스리나니 이제 등나라에 창름과 부고가 있은즉 이것은 백성을 위태롭게 해서 써 스스로를 기르는 것이니 어찌 어질다 하리오!
饔 : 아침밥 옹 飱 : 저녁밥 손
[본문 해설] 진상이 허행을 보고 반해 진량으로부터 배운 학문을 모두 버리고 허행으로부터 배웠다. 그런 진상이 맹자를 보고 등나라 인군은 진실로 어진 인군이지만 그 인군을 가르치는 선생인 맹자의 도는 듣지 못했노라고 비웃었다. 현자라면 백성과 더불어 같이 농사를 지어 먹으며 다스려야 하거늘 맹자는 그러하지 하지 못하고 등나라의 곳간만 축내 백성들을 해롭게 할 뿐이니 어찌 어진 사람인가하고 비웃었다.
饔飱은 熟食也ㅣ니 朝曰饔이오 夕曰飧이라 言當自炊爨하야 以爲食而兼治民事也ㅣ라 厲는 病也ㅣ라 許行此言은 蓋欲陰壞孟子하야 分別君子小人之法이라 옹손은 밥을 익힘이니 아침은 옹이오 저녁은 손이라. 마땅히 스스로 밥을 지어서 써 만들어 먹고 겸하여 백성의 일을 다스림이라. 려는 병이라. 허행의 이 말은 대개 맹자를 음해하야 군자와 소인의 법을 분별함이라.
炊 : 불땔 취, 밥 지을 찬 爨 : 불땔 찬, 밥 지을 찬
孟子ㅣ 曰許子는 必種粟而後에 食乎아 曰然하다 許子는 必織布而後에 衣乎아 曰否ㅣ라 許子는 衣褐이니라 許子는 冠乎아 曰冠이니라 曰奚冠고 曰冠素ㅣ니라 曰自織之與아 曰否ㅣ라 以粟易之니라 曰許子는 奚爲不自織고 曰害於耕이니라 曰許子는 以釜甑㸑하며 以鐵耕乎아 曰然하다 自爲之與아 曰否ㅣ라 以粟易之니라 맹자 가라사대 허자는 반드시 곡식을 심은 뒤에 먹는가? 가로대 그러하다. 허자는 반드시 베를 짠 후에 입는가? 가로대 아니라. 허자는 갈옷(누더기 옷)을 입느니라. 허자는 갓을 쓰는가? 가로대 갓을 쓰니라. 가라사대 무슨 갓인고? 가로대 흰 비단으로 만든 갓이니라. 가라사대 스스로 짜는가? 가로대 아니라. 곡식으로써 바꾸느니라. 가라사대 허자는 어찌하여 스스로 짜지 아니하는고? 가로대 경작하는데 해롭기 때문이니라. 가라사대 허자는 가마와 시루로써 불을 때며 쇠로써 경작을 하는가? 가로대 그러하다. 스스로 만들어 하는가? 가로대 아니라. 곡식으로써 바꾸느니라.
粟 : 곡식 속 奚 : 어찌 해 甑 : 시루 증
[본문 해설] 오늘날로 말하자면 공산주의자인 허행을 추종하며 맹자를 조롱하는 진상에 대해 맹자가 달변의 어법으로 진상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농사짓는 사람은 농사를 잘 지어야 하고, 베짜는 사람은 베를 잘 짜야 하며, 정치하는 사람은 정치를 잘하면 된다. 함께 벗어부치고 모든 일을 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交易의 이치가 있음에도 진상이 이를 무시하려 들자 맹자는 진상에게 그의 스승인 허행의 생활양식을 예로 들어 물으며 잘못된 생각을 깨우쳐주고 있다.
釜는 所以煑요, 甑은 所以炊요 爨은 然火也ㅣ라 鐵은 耟屬也ㅣ라 此語八反은 皆孟子問而陳相이 對也ㅣ라 가마솥은 삶은 바요, 시루는 불 때는(때서 찌는) 바라. 찬은 불 땜이라. 철은 보습 붙이라. 이 말을 여덟 번 뒤집음은 다 맹자가 물으시고 진상이 대답함이라.
以粟易械器者ㅣ 不爲厲陶冶ㅣ니 陶冶ㅣ 亦以其械器易粟者ㅣ 豈爲厲農夫哉리오 且許子는 何不爲陶冶하야 舍皆取諸其宮中而用之하고 何爲紛紛然與百工交易고 何許子之不憚煩고 曰百工之事는 固不可耕且爲也ㅣ니라 곡식으로써 계기를 바꾸는 자 도야를 해롭게 아니하니 도야 또한 그 계기로써 곡식을 바꾸는 자 어찌 농부를 해롭게 하리오. 또 허자는 어찌 도야를 해서 다만 다 저 그 궁중에 취해서 쓰지 아니하고 어찌하여 분분히 백공과 더불어 교역을 하는고? 어찌 허자가 번거로움을 끓이지 않는고? 가로대 백공의 일은 진실로 가히 갈고 또 하지 못하니라.
陶 : 질그릇 도, 옹기장이 도 冶 : 풀무질 야, 대장장이 야 舍 : 집 사, 여기서는 ‘다만 사’ 憚 : 꺼릴 탄, 끓일 탄
此는 孟子ㅣ 言而陳相이 對也ㅣ라 械器는 釜甑之屬也ㅣ라 陶는 爲甑者요 冶는 爲釜鐵者라 舍는 止也ㅣ니 或讀屬上句하니 舍는 謂作陶冶之處也ㅣ라 이는 맹자 말씀하시고 진상이 대답함이라. 계기는 솥과 시루의 붙이라. 도는 시루를 만드는 자요, 야는 가마와 쇠를 만드는 자라. 사는 다만이니 혹 상구에 붙여 읽기도 하니 사는 도와 야를 만드는 곳을 이름이라.
屬 : 이을 촉, 무리 속
然則治天下는 獨可耕且爲與아 有大人之事하며 有小人之事하니 且一人之身而百工之所爲ㅣ 備하니 如必自爲而後에 用之면 是는 率天下而路也ㅣ니라 故로 曰或勞心하며 或勞力이니 勞心者는 治人하고 勞力者는 治於人이라 하니 治於人者는 食人하고 治人者는 食於人이 天下之通義也ㅣ니라 그런즉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홀로 가히 갈고 또 하는가? 대인의 일이 있으며 소인의 일이 있으니 또한 한 사람의 몸에 백공의 하는 바가 갖추었으니 만약 반드시 스스로 한 뒤에 쓴다면 이는 천하를 거느려서 분주하게 함이니라. 그러므로 가로대 혹 마음을 수고롭게 하며 혹 힘을 수고로이 하느니,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자는 사람을 다스리고, 힘을 수고로이 하는 자는 사람에게 다스려진다 하니, 사람에게 다스려지는 자는 사람을 먹이고, 사람을 다스리는 자는 사람에게서 얻어먹으니 천하의 통하는 의니라.
路 : 길 로, 여기서는 분주하다는 뜻
[본문 해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은 벼슬하는 대인의 할 일이 있고, 농사짓는 소인의 일이 있다. 벼슬하는 대인의 한 사람의 몸에는 백공의 하는 바가 다 갖추어져 있다. 왜냐하면 정치를 한다는 것은 사람이 거처해야 할 곳뿐만 아니라 저자도 세우고 농사를 잘 짓게 하는 방법을 제시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어느 결에 농사짓는 사람과 함께 논에 가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만약에 정치하는 사람이 농사도 짓고 그릇도 만들고 풀무질도 한다면 이리저리 분주하기만 할 뿐 제대로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쓰는 자, 힘을 쓰는 자가 구별되어야 한다. 사람에게 다스려지는 자, 곧 백성들은 정치가 다른 나라의 침입을 막아서 농사를 편히 지어 먹고 살게 하고 저자를 만들어 교역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기에 이에 대한 댓가로 세금을 낸다. 그러기에 治於人者는 관리를 먹이기에 食人이라 하였고, 治人者는 나라를 잘 다스려 백성들을 먹고 살게 하기에 食於人하는 것이다.
此以下는 蓋孟子言也ㅣ라 路는 謂奔走道路하야 無時休息也ㅣ라 治於人者는 見治於人也ㅣ라 食人者는 出賦稅하야 以給公上也ㅣ라 食於人者는 見食於人也ㅣ라 此四句는 皆古語而孟子ㅣ 引之也ㅣ시니라 君子ㅣ 無小人則飢하고 小人이 無君子則亂하나니 以此로 相易은 正猶農夫 陶冶가 以粟與械器로 相易이니 乃所以相濟요 而非所以相病也ㅣ라 治天下者ㅣ 豈必耕且爲哉리오 이로써 아래는 다 맹자의 말씀이라. 로는 도로에서 분주하여 휴식할 때가 없음을 이름이라. 사람에게 다스려진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다스림을 봄이라. 사람을 먹인다는 것은 세금을 내서 써 공상(관리와 임금)에게 줌이라. 사람에게서 얻어먹는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먹음을 봄이라. 이 네 글귀는 다 옛말로 맹자가 이끄심이니라. 군자(정치하는 군자)가 소인(농사짓는 백성)이 없은즉 주리고, 소인이 군자가 없은즉 어지러워지나니 이로써 서로 바꾸는 것은 정히 농부와 도야가 곡식과 다못 계기로써 바꾸는 것과 같으니 이에 써한 바 서로 건너는(구제하는) 바요, 서로 병들게(해롭게) 하는 바가 아니라. 천하 다스림이 어찌 반드시 갈고 또 하리오!
當堯之時하야 天下ㅣ 猶未平하야 洪水ㅣ 橫流하야 氾濫於天下하야 草木暢茂하며 禽獸繁殖이라 五穀不登하며 禽獸偪人하야 獸蹄鳥跡之道ㅣ 交於中國이어늘 堯獨憂之하샤 擧舜而敷治焉이어시늘 舜이 使益掌火하신대 益이 烈山澤而焚之하니 禽獸ㅣ 逃匿이어늘 禹ㅣ 疏九河하며 瀹濟漯而注諸海하시며 決汝漢하며 排淮泗而注之江하시니 然後에 中國이 可得而食也하니 當是時也하야 禹ㅣ 八年於外예 三過其門而不入하시니 雖欲耕이나 得乎아 요임금의 때를 당하여 천하가 오히려 평안하지 못하여 홍수가 횡류하여 천하에 범람해서 초목만 무성하고 금수가 번식이라. 오곡이 오르지 못하며 금수가 사람을 핍박하여 짐승의 발꿈치와 새의 발자취의 도가 나라 가운데 사귀거늘 요임금이 홀로 근심하사 순을 천거하여 다스림을 펴게 하거늘 순임금이 익으로 하여금 불을 맡게 하신대 익이 산택을 불살라 태우니 금수가 도망하여 숨거늘, 우임금이 구하를 소통하며 제와 탑을 터 모두 바다로 주입하시며, 여수와 한수를 따며, 회수와 사수를 배수하여 강으로 대시니 그런 뒤에 나라 안이 가히 얻어먹으니 이때를 당하여 우가 팔년을 밖에서 세 번 그 문을 지나시나 들어가지 아니하시니 비록 갈고자 하나 얻으랴!
偪 : 핍박할 핍 蹄 : 발꿈치 제 敷 : 펼 부 掌 : 맡을 장 瀹 : 터놓을 약 漯 : 물이름 탑 排 : 물리칠 배 淮 : 물이름 회
天下猶未平者는 洪荒之世에 生民之害多矣러니 聖人이 迭興하사 漸次除治하사대 至此尙未盡平也ㅣ라 洪은 大也ㅣ라 橫流는 不由其道하야 而散溢妄行也ㅣ라 氾濫은 橫流之貌라 暢茂는 長盛也ㅣ라 繁殖은 衆多也ㅣ라 五穀은 稻黍稷麥菽也ㅣ라 登은 成熟也ㅣ라 道는 路也ㅣ라 獸蹄鳥跡이 交於中國은 言禽獸多也ㅣ라 敷는 布也ㅣ라 益은 舜臣名이라 烈은 熾也ㅣ라 禽獸逃匿然後에 禹ㅣ 得施治水之功이라 疏는 通也ㅣ며 分也ㅣ라 九河는 曰徒駭 曰太史 曰馬頰 曰覆釜 曰胡蘇 曰簡 曰潔 曰鉤盤 曰鬲津이라 瀹은 亦疏通之意라 濟漯은 二水名이라 決排는 皆去其壅塞也ㅣ라 汝漢淮泗는 亦皆水名也ㅣ라 據禹貢及今水路컨대 惟漢水ㅣ 入江耳오 汝泗則入淮하고 而淮自入海하니 此謂四水ㅣ 皆入于江은 記者之誤也ㅣ니라 천하가 오히려 평안하지 못하다는 것은 홍황한 세상에 생민의 해가 많더니 성인(복희씨, 신농, 황제)이 갈마들어 일어나서 점차로 (제거할 것은) 제거하고 (다스릴 것은) 다스리사대 이(요순 때)에 이르러서 오히려 다 평안하지 못하느니라. 홍은 큼이라. 횡류는 그 도를 말미암지 아니하여 흩어지고 넘쳐 망령되이 행함이라. 범람은 횡류의 모양이라. 창무는 장성함이라. 번식은 무리가 많음이라. 오곡은 벼 메기장 차기장 보리 콩이라. 등은 성숙함이라. 도는 길이라. 짐승의 발꿈치와 새의 발자취가 나라 한가운데에서 사귐은 금수가 많음을 말함이라. 부는 폄이라. 익은 순임금 신하의 이름이라. 열은 불사름이라. 금수가 도망가고 숨은 연후에 우가 얻어 치수의 공을 베푸심이라. 소는 통함이며 나눔이라. 구하는 가로대 도해요 가로대 태사요 가로대 마협이오 가로대 복부요 가로대 호소요 가로대 간이오 가로대 결이오 가로대 구반이오 가로대 격진이라. 약은 또한 소통하는 뜻이라. 제와 탑은 두 물 이름이라. 결과 배는 다 그 옹색함(막힘)을 버림이라. 여 한 회 사는 또한 다 물 이름이라. 서경 우공편 및 지금(주자 때) 수로에 근거를 두건대 오직 한수는 강에 들어가고 여수와 사수는 회에 들어가고 회수만 스스로 바다로 들어가니 이 네 물이 다 강으로 들어간다고 이름은 기록한 자의 잘못됨이라.
迭 : 갈마들 질
后稷이 敎民稼穡하야 樹藝五穀한대 五穀이 熟而民人이 育하니 人之有道也애 飽食暖衣하야 逸居而無敎ㅣ면 則近於禽獸ㅣ릴새 聖人이 有憂之하샤 使契爲司徒하야 敎以人倫하시니 父子有親이며 君臣有義며 夫婦有別이며 長幼有序ㅣ며 朋友有信이니라 放勳이 曰勞之來之하며 匡之直之하며 輔之翼之하야 使自得之하고 又從而進德之라 하시니 聖人之憂民이 如此하시니 而暇耕乎아 후직이 백성에게 심고 거둠을 가르쳐서 오곡을 심고 기르게 한대, 오곡이 익고 백성이 길러지니 사람이 도가 있음에 배불리 먹고 따숩게 입어서 편안히 거하고, 가르침이 없으면 곧 금수에 가까울새 성인이 근심을 두사 설로 하여금 사도를 삼으사 인륜으로써 가르치니, 아비와 아들은 친함이 있으며, 임금과 신하는 의가 있으며,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으며,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으며, 벗과 벗은 신이 있음이니라. 방훈이 가라사대 위로하며 오게 하며 바르게 하고 곧게 하며 돕고 도와서 하여금 스스로 얻게 하고 또 좇아 덕을 떨치게 하라 하시니 성인의 백성 근심하심이 이와 같으시니 어느 겨를에 경작하랴!
樹 : 심을 수 藝 : 심을 예 放 : 지극할 방 勳 : 공 훈
[참조] 『童蒙先習』 첫머리에도 맹자의 위 말씀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天地之間萬物之中에 惟人이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라. 是故로 孟子ㅣ 曰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 하시니 人而不知有五常이면 則其違禽獸不遠矣니라(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 중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니, 사람에게 귀한 바는 오륜이 있기 때문이라. 이런 까닭에 맹자 가라사대 "아비와 아들은 친함이 있으며, 임금과 신하는 의가 있으며,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으며,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으며, 벗과 벗은 믿음이 있음이니라.”이라 하시니 사람이 되어 다섯 가지 떳떳함이 있음을 아지 못하면 곧 금수와의 거리가 멀지 않느니라).” ‘放勳’이란 말은 지극한 공훈으로 요임금을 말하는데,『書經』의 첫장인 요전(堯典) 첫머리에 옛적 요임금의 덕을 생각하며 공자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曰若稽古帝堯컨대 曰放勳이시니 欽明文思이 安安하시며 允恭克讓하사 光被四表하시며 格于上下하시니라. 克明峻德하사 以親九族하시고 九族이 旣睦하니 平章百姓하시고 百姓이 昭明하니 協和萬邦하사 黎民이 於變時雍하니라(옛적 요임금을 상고하건대 지극한 공을 세우셨으니 공손하고 총명하고 우아하고 신중하시어 온유하셨고, 진실로 공손하고 사양하시며 빛을 온 세상에 펴시니 하늘과 땅에 이르셨느니라. 큰 덕을 밝히시어 구족을 친하게 하셨고, 구족을 화목하게 하시니 백성이 밝게 다스려졌고, 백성이 밝게 다스려지니 온 세상이 평화롭게 되었고, 백성들이(온천하가) 온 천하가 고루 화합하게 되었느니라)”
言水土平然後에 得以敎稼穡이오 衣食足然後에 得以施敎化니라 后稷은 官名이니 棄ㅣ 爲之하니라 然이나 言敎民則亦非並耕矣라 樹은 亦種也ㅣ오 藝는 植也ㅣ라 契은 亦舜臣名也ㅣ라 司徒는 官名也ㅣ라 人之有道는 言其皆有秉彛之性也ㅣ라 然이나 無敎면 則亦放逸怠惰而失之라 故로 聖人이 設官하샤 而敎以人倫하시니 亦因其固有者而道之耳라 書에 曰天敍有典하샤 勅我五典하야 五를 惇哉라 하시니 此之謂也ㅣ라 放勳은 本史臣이 贊堯之辭어늘 孟子ㅣ 因以爲堯號也ㅣ라 德은 猶惠也ㅣ라 堯言勞者를 勞之하고 來者를 來之하며 邪者를 正之하고 枉者를 直之하며 輔以立之하고 翼以行之하야 使自得其性矣라 하고 又從而提撕警覺하야 以加惠焉하고 不使其放逸怠惰而或失之하시니 蓋命契之辭也ㅣ라 말하되 수토가 평해진 연후에야 얻어 써 가색을 가르침이오 의식이 족한 연후에 얻어 써 교화를 베푸나니라. 후직은 벼슬 이름이니 기가 맡아 함이라. 그러나 백성을 가르친즉 또한 아울러 갈지 못함을 말함이라. 수는 또한 심음이오, 예는 불어나게(扶植 ; 많이 번식시킴) 함이라. 설은 또한 순임금 신하 이름이라. 사도는 벼슬 이름이라. 사람이 도가 있음은 그 다 병이(잡고 나온 떳떳함)한 성품이 있음을 말함이라. 그러나 가르침이 없으면 곧 또한 방일하고 태타해져 잃느니라. 그러므로 성인이 관직을 설치하셔 인륜으로써 가르치시니 또한 그 진실로 둔 것을 인하여 인도하심이라. 『서경』에 가로대 하늘이 베푼 典이 있으시니 우리 오전(오륜)을 신칙해서(잘 가다듬어) 다섯 가지를 두텁게 한다 하시니 이를 이름이라. 방훈은 본래 사신이 요임금을 찬양한 말씀이어늘 맹자가 인하여 써 요임금의 호로 삼으시니라. 덕은 혜택과 같음이라. 요임금이 말씀하시기를 수고로운 자를 위로하고, 오는 자를 오게 하며, 간사한 자를 바르게 하고, 굽은 자를 곧게 하며, 도와서 자립하도록 하고, 더욱 도와서 행하게 하여 하여금 스스로 그 타고난 성을 얻게 하고, 또 따라서 끌어 당겨 일깨워 깨닫게 해서 써 은혜를 더하게 하고, 하여금 방일 태타하여 혹 잃는 일이 없도록 하라 하시니, 대개 설에게 명하신 말씀이니라.
惇 : 도타울 돈 撕 : 끌 시
[앞주 해설] 『詩經』「大雅 蒸民」편에 “天生烝民하시니 有物有則이로다 民之秉彛라 好是懿德이로다(하늘이 여러 백성을 내시니 사물이 있고 법칙이 있도다. 백성이 잡은 떳떳함이라.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함이로다)”라는 글귀를 보고, 공자가 “爲此詩者여 其知道乎아 故로 有物이면 必有則이니 民之秉彛也ㅣ라 故로 好是懿德이라(이 시를 지은 자여! 그 도를 안저! 그러므로 사물이 있은즉 반드시 법칙이 있으니 백성이 잡은 떳떳함이라. 그러므로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함이라)”고 찬하셨다. 이 글귀를 인용하여 맹자는 性善說을 증명하였다.
堯ㅣ 以不得舜으로 爲己憂하시고 舜이 以不得禹皐陶로 爲己憂하시니 夫以百畝之不易로 爲己憂者는 農夫也ㅣ니라 요임금이 순임금을 얻지 못함으로써 몸의 근심을 삼으시고, 순임금이 우임금과 고요를 얻지 못함으로써 몸의 근심을 삼으시니, 무릇 백 묘를 다스리지 못함으로써 기우를 삼는 자는 농부니라.
易은 治也ㅣ라 堯舜之憂民은 非事事而憂之也ㅣ요 急先務而已니 所以憂民者ㅣ 其大如此하시니 則不惟不暇耕이오 而亦不必耕矣라 이는 다스림이라. 요순이 백성을 근심하는 것은 일마다 근심할 뿐만 아니요 먼저 힘써야 할 것을 급히 할 뿐이니 써 백성을 위해서 근심한 바가 그 이와 같이 크시니 곧 오직 가는 것을 여가하지 못함이오 또한 반드시 갈지 못하느니라.
分人以財를 謂之惠오 敎人以善을 謂之忠이오 爲天下得人者를 謂之仁이니 是故로 以天下與人은 易하고 爲天下得人은 難하니라 사람을 재물로써 나누어 줌을 혜라 이르고, 사람을 선으로써 가르침을 충이라 이름이오, 천하를 위하여 사람 얻는 것을 인이라 이르니, 이런 고로 천하로써 사람에게 주는 것은 쉽고, 천하를 위하여 사람 얻는 것은 어려우니라.
分人以財는 小惠而已요 敎人以善은 雖有愛民之實이나 然이나 其所及이 亦有限而難久하니 惟若堯之得舜과 舜之得禹皐陶라야 乃所謂爲天下得人者요 而其恩惠廣大하고 敎化無窮矣니 此所以爲仁也ㅣ니라 사람을 재물로써 나누어주는 것은 조그마한 은혜일 뿐이오, 사람을 선으로써 가르침은 비록 백성 사랑하는 실지가 있으나 그러나 그 미치는 바가 또한 한계가 있어 오래하기 어려우니, 오직 요임금이 순임금을 얻으심과 순임금이 우임금과 고요를 얻으심같이 하여야 이에 이른 바 천하를 위하여 사람을 얻는 것이오, 그 은혜가 광대하고 교화가 무궁하리니 이것이 써 인을 하는 바니라.
孔子ㅣ 曰大哉라 堯之爲君이여 惟天이 爲大어늘 惟堯ㅣ 則之하시니 蕩蕩乎民無能名焉이로다 君哉라 舜也ㅣ여 巍巍乎有天下而不與焉이라 하시니 堯舜之治天下ㅣ 豈無所用其心哉시리오마는 亦不用於耕耳시니라 공자 가라사대 크도다! 요임금의 인군 되심이여! 오직 하늘이 큼이 되거늘 오직 요임금이 본받으시니 탕탕하게도 백성이 능히 이름할 수 없음이로다! 인군답도다, 순임금이시여! 외외하게도 천하를 두시되 참여하지 않는다 하시니 요순의 천하를 다스림이 어찌 그 마음을 쓴 바가 없으시리오마는 또한 가는 데는 쓰지 아니하시니라.
巍 : 높을 외
則은 法也ㅣ라 蕩蕩은 廣大之貌라 君哉는 言盡君道也ㅣ라 巍巍는 高大之貌라 不與는 猶言不相關이니 言其不以位로 爲樂也ㅣ라 칙은 본받음이라. 탕탕은 광대한 모양이라. 군답도다는 인군의 도를 다함을 말함이라. 외외는 높고 큰 모양이라. 불여는 서로(천하를 둔 것과는) 관계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니 그 위로써 즐거움을 삼지 않음을 말함이라.
吾聞用夏變夷者ㅣ오 未聞變於夷者也ㅣ케라 陳良은 楚産也ㅣ니 悅周公仲尼之道하야 北學於中國이어늘 北方之學者ㅣ 未能或之先也하니 彼所謂豪傑之士也ㅣ라 子之兄弟ㅣ 事之數十年이라가 師死而遂倍之온여 내 하나라를 써서 오랑캐를 변하게 함은 들었고 오랑캐에게 변해짐은 듣지 못하케라. 진량은 초나라에서 났니 주공과 중니의 도를 기뻐하여 북쪽으로 중국에서 배웠거늘 북방에 배우는 자가 능히 혹 먼저 하지 못하니 저 이른바 호걸의 선비라. 자네의 형제가 섬긴지 수십년이라가 선생이 죽음에 드디어 배반하온여!
此以下는 責陳相이니 倍師而學許行也ㅣ라 夏는 諸夏禮義之敎也ㅣ라 變夷는 變化蠻夷之人也ㅣ라 變於夷는 反見變化於蠻夷之人也ㅣ라 産은 生也ㅣ라 陳良이 生於楚하야 在中國之南故로 北遊而學於中國也ㅣ라 先은 過也ㅣ라 豪傑은 才德出衆之稱이니 言其能自拔於流俗也ㅣ라 倍는 與背로 同이라 言陳良은 用夏變夷하고 陳相은 變於夷也ㅣ라 이로써 아래는 진상이 스승을 배반하고 허행에게 배움을 질책함이라. 하는 중원일대의 모든 제후국들이 하나라(華夏, 中華)의 예의의 가르침을 이름이라. 변이는 오랑캐 사람을 변화시킴이라. 오랑캐에 변해짐은 오히려 오랑캐 사람에게 변해짐을 봄이라. 산은 남이라. 진량이 초에서 나서 중국의 남쪽에 있는고로 북쪽으로 놀아서 중국에서 배움이라. 선은 지남이라. 호걸은 재덕이 출중함을 일컬음이니 그 능히 스스로 유속에 빼어남을 말함이라. 배는 배와 더불어 같음이라. 진량은 하나라를 써서 오랑캐를 변하게 하고 진상은 오랑캐에 변해짐을 말함이라.
昔者애 孔子ㅣ 沒커시늘 三年之外예 門人이 治任將歸할새 入揖於子貢하고 相嚮而哭하야 皆失聲然後에 歸어늘 子貢은 反築室於場하야 獨居三年然後에 歸하니라 他日애 子夏子張子游ㅣ 以有若似聖人이라 하야 欲以所事孔子로 事之하야 彊曾子한대 曾子ㅣ 曰不可하니 江漢以濯之며 秋陽以暴之라 皜皜乎不可尙己라 하시니라 옛적에 공자 돌아가시거늘 삼년의 밖에 문인이 짐을 챙기고 장차 돌아갈새 들어가 자공에게 읍을 하고, 서로 향하여 곡하고 다 소리를 잃은(목이 쇤) 연후에 돌아가거늘 자공은 도리어 묘장에 집을 쌓아서 홀로 삼년을 거한 연후에 돌아가니라. 다른 날에 자하 자장 자유가 유약으로써 성인과 같다 하여 공자 섬기는 바로써 섬기고자 하여 증자한테 강요한대 증자 가라사대 옳지 아니하니 강한으로써 빨았으며 가을볕으로 말림이라. 희고 희어 가히 더하지 못한다 하시니라.
皜 : 흴 호
[본문 해설] 옛날 상제를 보면 부모상은 服喪三年이라 하고 스승상은 心喪三年이라 하여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삼년간 상복을 입어 애도를 표했고, 스승이 돌아가시면 마음으로 삼년 간 추도한다 하였다. 그런데 공자의 제자 가운데 자공은 삼년상을 하고도 다시 공자의 묘실 앞에 초막을 짓고 삼년을 더 시묘살이 하였다. 그런 후에 자하 자장 자유가 유약의 모습이 공자와 비슷하다 하여 공자처럼 섬기려고 하면서 증자에게도 강요하였다. 증자는 일언지하에 그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유하기를, 공자의 도는 맑은 한수 물에 빨래를 빨아 가을볕에 말린 것같이 깨끗한데 누가 여기에 견줄 수 있느냐, 감히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큰 성인이라고 하였다.
三年은 古者爲師에 心喪三年이니 若喪父而無服也ㅣ라 任은 擔也ㅣ라 場은 冢上之壇場也ㅣ라 有若似聖人은 蓋其言行氣象이 有似之者ㅣ니 如檀弓所記子游ㅣ 謂有子之言이 似夫子之類ㅣ 是也ㅣ라 所事孔子는 所以事夫子之禮也ㅣ라 江漢은 水多하니 言濯之潔也ㅣ오 秋日은 燥烈이니 言暴之乾也ㅣ라 皜皜는 潔白貌ㅣ라 尙은 加也ㅣ라 言夫子ㅣ 道德明著하야 光輝潔白하시니 非有若은 所能彷彿也ㅣ니라 或이 曰此三語者는 孟子ㅣ 贊美曾子之辭也ㅣ라 삼년은 옛적에 스승을 위하여 마음으로 삼년을 상을 입음이니 아버지 상 입는 것같이 하되 상복이 없음이라. 임은 짐이라. 장은 무덤위의 단장이라. 유약이 성인과 같다는 것은 대개 그 언행과 기상이 흡사함이 있음이니, 『예기』「단궁」편에 기록한 바와 같이 자유가 유자의 말이 부자와 같다고 이른 류가 이것이라. 공자를 섬기는 바는 써한 바 부자를 섬기는 예라. 강한은 물이 많으니 빨아서 깨끗함을 말함이오 추일은 건조하고 뜨거움이니 쪼여서 말림을 말함이라. 호호는 결백한 모양이라. 상은 더함이라. 말하되 부자가 도덕이 명저하여 광휘 결백하시니 유약이 능히 방불할 바가 아님이라. 혹이 가로대 이 세 말은 맹자가 증자의 말을 찬미하심이라.
今也애 南蠻鴂舌之人이 非先王之道ㅣ어늘 子ㅣ 倍子之師而學之하니 亦異於曾子矣로다 이제 남쪽 오랑캐 왜가리 혀를 놀리는 사람이 선왕의 도가 아니어늘 자네가 자네의 스승을 배반하고 배우니 또한 증자와 다르도다.
鴂 : 왜가리 격(鴃), 왜가리 계, 뱁새 결, 접동새 결 鴃舌(격설) : 야만인이 지껄이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외국 사람의 말을 낮게 일컬는 말.
鴂은 博路也ㅣ니 惡聲之鳥라 南蠻之聲이 似之하니 指許行也ㅣ라 격은 박로(왜가리)니 악한 소리의 새라. 남만의 소리가 같으니 허행을 가르침이라.
吾聞出於幽谷하야 遷于喬木者ㅣ오 未聞下喬木而入於幽谷者케라 내 그윽한 골짜기에서 나와서 높은 나무에 옮긴 자는 들었고 교목에서 내려와 그윽한 골짜기로 들어간 자는 듣지 못하케라.
小雅伐木之詩에 云伐木丁丁이어늘 鳥鳴嚶嚶이로다 出自幽谷하야 遷于喬木이라 하니라 『시경』「소아 벌목」시에 이르기를 나무 치는 소리 땅땅하거늘 새소리 앵앵하로다. 그윽한 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에 옮긴다 하니라.
嚶 : 새소리 앵
魯頌에 曰戎狄是膺하니 荊舒是懲이라 하니 周公이 方且膺之어시늘 子是之學하니 亦爲不善變矣로다 노송에 가로대 융적을 이에 치니 형과 서가 이에 징계한다 하니 주공이 바야흐로 또한 응징하거늘 자네가 이에 배우니 또한 잘 변하지 못하는도다.
膺 : 가슴 응, 칠 응
[본문 해설] ‘잘못을 뉘우치도록 징계한다’는 뜻의 ‘응징(膺懲)’이란 단어는 바로 위 주송의 ‘戎狄是膺하니 荊舒是懲이라’에서 나왔다. 오랑캐를 치니까 바로 그 옆에 있는 작은 나라들도 벌벌 떤다는 뜻으로 복판을 치면 변방까지 징계가 되듯이 일벌백계(一罰百戒)를 말한다.
魯頌은 閟宮之篇也ㅣ라 膺은 擊也ㅣ라 荊은 楚本號也ㅣ오 舒는 國名이니 近楚者也ㅣ라 懲은 艾也ㅣ라 今按此詩ㅣ 爲僖公之頌이어늘 而孟子ㅣ 以周公言之하시니 亦斷章取義也ㅣ시니라 노송은 『시경』「노송 비궁」편이라. 응은 침이라. 형은 초나라 본래 이름이오, 서는 나라 이름이니 초와 가까우니라. 징은 뜸질함(한 부위를 뜸질하면 다른 병든 부위까지 낫는데서 비유한 듯하다)이라. 이제 상고하건데 이 시는 희공을 위한 노래이거늘 맹자가 주공으로써 말씀하시니 또한 문장을 끊고 뜻만을 취함이시니라.
閟 : 닫을 비 艾 : 쑥 애, 뜸질 애
從許子之道則市賈ㅣ 不貳하야 國中이 無僞하야 雖使五尺之童으로 適市라도 莫之或欺니 布帛長短이 同則賈相若하며 麻縷絲絮輕重이 同則賈相若하며 五穀多寡ㅣ 同則賈相若하며 屨大小ㅣ 同則賈相若이니라 (진상 가로대)허자의 도를 따른즉 저자의 값이 둘이 아니어서 나라안이 거짓이 없어 비록 오척 동자로 하여금 저자에 가게 하더라도 혹 속임이 없을지니 베와 비단의 길고 짧음이 같아 값이 서로 같으며 삼베와 생사와 솜의 경중이 같은즉 값이 서로 같으며, 오곡의 많고 적음이 같은즉 값이 서로 같으며 신의 크고 작음이 같은즉 값이 서로 같으니라.
賈 : 값 가 縷 : 실 루 絮 : 솜 서 屨 : 신 구
陳相이 又言許子之道ㅣ 如此하니 蓋神農이 始爲市井故로 許行이 又託於神農하야 而有是說也ㅣ라 五尺之童은 言幼小無知也ㅣ라 許行이 欲使市中所粥之物로 皆不論精粗美惡하고 但以長短輕重多寡大小로 爲價也ㅣ니라 진상이 또 허자의 도가 이와 같다하고 말하니 대개 신농씨가 비로소 시정을 만든 고로 허행이 또한 신농씨에게 의탁하여 이런 말을 둠이라. 오척동자는 어리고 작으며 무지함을 말함이라. 허행이 시중에서 파는 바의 물건으로 하여금 다 정조미악(정교함과 조악함, 아름다움과 미운 모양)을 논하지 않고 다만 장단 경중 다과 대소로써 값을 매기니라.
粥 : 죽 죽, 여기서는 ‘팔 육’
曰夫物之不齊는 物之情也ㅣ니 或相倍蓰하며 或相什伯하며 或相千萬이어늘 子ㅣ 比而同之하니 是는 亂天下也ㅣ로다 巨屨小屨ㅣ 同賈ㅣ면 人豈爲之哉리오 從許子之道ㅣ면 相率而爲僞者也ㅣ니 惡能治國家ㅣ리오 가라사대 무릇 물건이 가지런하지 않음은 물건의 실정이니, 혹 서로 배하고 오 배 하며, 혹 서로 십 배 백 배하며, 혹 서로 천 배 만 배하거늘, 자네 나란히 하여 같이 하니 이는 천하를 어지럽힘이로다. 큰 신과 작은 신이 값이 같으면 사람이 어찌 만드리오. 허자의 도를 따르면 서로 거느려서 거짓을 함이니 어찌 능히 국가를 다스리리오!
蓰 : 다섯곱 사
倍는 一倍也ㅣ오 蓰는 五倍也ㅣ오 什伯千萬은 皆倍數也ㅣ라 比는 次也ㅣ라 孟子ㅣ 言物之不齊는 乃其自然之理니 其有精粗가 猶其有大小也ㅣ라 若大屨小屨ㅣ 同價면 則人豈肯爲其大者哉리오 今不論精粗하고 使之同價면 是는 使天下之人으로 皆不肯爲其精者하고 而競爲濫惡之物하야 以相欺耳니라 배는 한 배요, 사는 오 배요, 십 백 천 만은 다 배수라. 비는 차례라. 맹자 말씀하시기를 물건이 가지런하지 않음은 이에 그 자연의 이치니 그 정하고 거친 것은 마치 그 크고 작음이 있는 것과 같음이라. 만약 큰 신과 작은 신이 값이 같으면 곧 사람이 어찌 즐기어 그 큰 것을 만드리오. 이제 정조를 논하지 않고 값을 같이 매겨놓으면 이는 천하의 사람으로 하여금 다 즐기어 그 정한 것을 하지 않고 다투어 남악한(지나치게 거친) 물건을 만들어서 써 서로 속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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