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孟子ㅣ 曰離婁之明과 公輸子之巧로도 不以規矩ㅣ면 不能成方員이오 師曠之聰으로도 不以六律이면 不能正五音이오 堯舜之道로도 不以仁政이면 不能平治天下ㅣ니라 맹자 가라사대 이루의 밝음과 공수자의 재주로도 규와 구로써 아니하면 능히 방과 원을 이루지 못하고, 사광의 귀밝음으로도 육율로써 아니하면 능히 오음을 바루지 못하고, 요순의 도로도 인정으로써 아니하면 능히 천하를 평치하지 못하니라. 離婁는 古之明目者라 公輸子ㅣ 名은 班이니 魯之巧人也ㅣ라 規는 所以爲員之器也ㅣ오 矩는 所以爲方之器也ㅣ라 師曠은 晋之樂師니 知音者也ㅣ라 六律은 截竹爲筩하야 陰陽各六하야 以節五音之上下니 黃鐘 大簇 姑洗 蕤賓 夷則 無射이 爲陽이오 大呂 夾鐘 仲呂 林鐘 南呂 應鐘이 爲陰也ㅣ라 五音은 宮商角徵羽也ㅣ라 范氏 曰此는 言治天下ㅣ 不可無法度니 仁政者는 治天下之法度也ㅣ니라 이루는 옛적의 눈이 밝은 자라. 공수자의 이름은 반이니, 노나라의 교인(재주있는 사람)이라. 규는 써한 바 원을 만드는 그릇이오, 구는 써한 바 모난 것을 만드는 그릇이라. 사광은 진나라의 악사니 음을 아는 자라. 육율은 대나무를 잘라 대통을 만들어 음양 각 여섯을 하야 써 오음의 위 아래를 조절한 것이니, 황종 태주 고선 유빈 이칙 무역은 양이오, 대려 협종 중려 임종 남려 응종이 음이 됨이라. 오음은 궁상각치우라. 범씨 가로대 이는 천하를 다스리는데 가히 법도가 없지 않음을 말함이니, 인정은 천하를 다스리는 법도니라. 今有仁心仁聞而民不被其澤하야 不可法於後世者는 不行先王之道也일새니라 이제 인심 인문을 두고 백성이 그 덕택을 입지 못하야 가히 후세에 법하지 못하는 자는 선왕의 도를 행하지 못할새니라. 仁心은 愛人之心也오 仁聞者는 有愛人之聲이 聞於人也ㅣ라 先王之道는 仁政이 是也ㅣ라 范氏 曰齊宣王이 不忍一牛之死하야 以羊易之하니 可謂有仁心이오 梁武帝ㅣ 終日一食蔬素하고 宗廟에 以麪爲犧牲하며 斷刑死에 必爲之涕泣하야 天下ㅣ 知其慈仁하니 可謂有仁聞이나 然而宣王之時에 齊國이 不治하고 武帝之末에 江南이 大亂하니 其故는 何哉오 有仁心仁聞이나 而不行先王之道故也ㅣ니라 인심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오, 인문은 사람을 사랑하는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림이 있음이라. 선왕의 도는 인정이 이것이라. 범씨 가로대, 제선왕이 한 마리 소의 죽음을 참지 못하여 양으로써 바꾸라 하니 가히 인심이 있다 이를 것이오, 양무제가 종일토록 한 끼를 채소와 소박한 음식으로 먹고 종묘에 밀가루로써 희생을 만들며, 사형을 판단함에 반드시 눈물로써 하니 천하가 인자하고 어짊을 아니, 가히 인문이 있다 이를 것이나 그러나 선왕의 때에는 제나라가 다스려지지 못하고, 무제의 말기에 강남이 크게 어지러워졌으니 그 까닭은 어찌된 일인고. 인심과 인문만 있지 선왕의 도를 행하지 못한 까닭이니라.
麪 : 밀가루 면 故로 曰徒善이 不足以爲政이오 徒法이 不能以自行이라 하니라 그러므로 가로대 한갓 착함만이 족히 써 정사를 하지 못함이오, 한갓 법으로만 함이 능히 써 스스로 행하지 못한다 하니라. 徒는 猶空也ㅣ라 有其心하고 無其政이면 是謂徒善이오 有其政하고 無其心이면 是謂徒法이라. 程子ㅣ 嘗言爲政에 須要有網紀文章이니 謹權審量과 讀法平價를 皆不可闕이라 하시고 而又曰有關雎麟趾之意然後에 可以行周官之法度라 하시니 正謂此也ㅣ라 도는 공연히와 같음이라. 그 마음을 두고 그 정사가 없으면 이는 도선(한갓 착하기만 한 것)이라 이르고, 그 정사를 두고 그 마음이 없으면 이는 도법(한갓 법으로만 하는 것)이라 이르니라. 정자 일찍이 말씀하시길 정사를 함에 모름지기 중요함은 강기와 문장을 둠이니 저울질을 삼가면서 양을 잘 살핌과 법을 읽는데 평가함을 다 가히 빠지지 못한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관저인지(시경의 ‘관저’장과 ‘인지’장의 내용처럼, 문왕과 사씨의 덕을 말함)의 뜻을 둔 연후에 가히 써 주나라 벼슬의 법도를 행한다 하시니 정히 이를 이름이라. 詩云不愆不忘은 率由舊章이라 하니 遵先王之法而過者ㅣ 未之有也ㅣ니라 시경에 이르기를 허물하지 않고 잊지 아니함은 옛 전법을 따름으로 말미암는다 하니 선왕의 법을 좇아서 허물하는 자 있지 않느니라. 詩는 大雅假樂之篇이라 愆은 過也ㅣ오 率은 循也ㅣ오 章은 典法也ㅣ라 所行이 不過差不遺忘者는 以其循用舊典故也ㅣ니라 시는 대아 가락편이라. 건은 허물이오, 솔은 따름이오, 장은 전법이라. 행하는 바가 조금도 허물되고 어긋나지 않고 버리거나 잊지 않음은 옛 법도를 따라 쓰는 까닭으로써니라. 聖人이 旣竭目力焉하시고 繼之以規矩準繩하시니 以爲方員平直에 不可勝用也ㅣ며 旣竭耳力焉하시고 繼之以六律하시니 正五音에 不可勝用也ㅣ며 旣竭心思焉하시고 繼之以不忍人之政하시니 而仁覆天下矣시니라 성인이 이미 목력(눈의 힘)을 다하시고 이어나가되 규와 규와 준과 승으로써 하시니 서 방과 원과 평과 직을 만드는데 가히 씀을 이기지 못하며(쓰지 못하며), 이미 이력(귀의 힘)을 다하시고 계속하시되 육률로써 하시니 오음을 바룸에 가히 이기어 쓰지 못하며, 이미 심사를 다하시고 이어나가되 차마 사람을 해치지 못하는 정사로써 하시니 인이 천하를 덮으심이라. 準은 所以爲平이오 繩은 所以爲直이오 覆는 被也ㅣ라 此는 言古之聖人이 旣竭耳目心思之力하시나 然이나 猶以爲未足以徧天下及後世라 故로 制爲法度하야 以繼續之하시니 則其用이 不窮하야 而仁之所被者ㅣ 廣矣라 준은 써한 바 평평하게 만듦이오, 승은 써한 바 곧게 만듦이오, 부는 입음이라. 이는 옛 성인이 이미 이목심사의 힘을 다하셨으나 그러나 오히려 족히 써 천하를 두루하고 후세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함이라. 그러므로 법도를 만들어서 써 계속하시니 곧 그 쓰임이 궁하지 아니하여 어짊이 입히는 바가 넓어지니라. 故로 曰爲高호대 必因丘陵하며 爲下호대 必因川澤이라 하니 爲政호대 不因先王之道ㅣ면 可謂智乎아 그러므로 가로대 높은 것을 만들되 반드시 구릉을 인하며 낮은 것을 만들되 반드시 천택을 인한다 하니 정사를 하되 선왕의 도를 인하지 아니하면 가히 지혜라 이르랴. 丘陵은 本高요 川澤은 本下니 爲高下者ㅣ 因之면 則用力少하고 而成功多矣라 鄒氏 曰自章首로 至此는 論以仁心仁聞으로 行先王之道니라 구릉은 본래 높음이오 천택은 본래 낮음이니 높고 낮은 것을 하는는 자가 그로 인하면 곧 용력이 적고도 성공은 많으리라. 추씨가 가로대 머릿장으로부터 이곳까지는 인심인문으로써 선왕의 도를 행함을 논하심이라. 是以惟仁者ㅣ아 宜在高位니 不仁而在高位면 是는 播其惡於衆也ㅣ니라 이로써 오직 어진 자라야 마땅히 높은 자리에 있을지니 어질지 못하고 높은 자리에 있으면 이는 그 악을 무리에게 뿌림이니라. 仁者는 有仁心仁聞하야 而能擴而充之하야 以行先王之道者也ㅣ라 播惡於衆은 謂貽患於下也ㅣ라 어진 자는 인심 인문을 두고 능히 넓히고 채워서 써 선왕의 도를 행하니라. 악을 무리에게 뿌림은 환란을 아래에 줌을 이름이라. 上無道揆也하며 下無法守也하야 朝不信道하며 工不信度하야 君子ㅣ 犯義오 小人이 犯刑이면 國之所存者ㅣ 幸也ㅣ니라 위로는 도를 헤아림이 없으며 아래로는 법을 지킴이 없어서 조정에서는 도를 믿지 아니하며, 공관은 법도를 믿지 아니하여 군자가 의를 범하고 소인이 형벌을 범하면 나라의 존하는 바가 요행이니라. 此는 言不仁而在高位之禍也ㅣ라 道는 義理也ㅣ라 揆는 度(탁)也ㅣ라 法은 制度也ㅣ라 道揆는 謂以義理로 度(탁)量事物하야 而制其宜ㅣ오 法守는 謂以法度로 自守工官也ㅣ라 度는 卽法也ㅣ라 君子小人은 以位而言也ㅣ라 由上無道揆故로 下無法守하나니 無道揆則朝不信道하야 而君子ㅣ 犯義ㅣ오 無法守則工不信度하야 而小人이 犯刑이라 有此六者면 其國이 必亡이니 其不亡者는 僥倖而已니라 이는 어질지 못하고 높은 자리의 화가 있음을 말함이라. 도는 의리라. 규는 헤아림이라. 법은 제도라. 도규는 의리로써 사물을 탁량하여 그 마땅함을 마름함을 이름이오, 법수는 법도로써 스스로 공관(공으로써 맡은 벼슬, 책임)을 지킴을 이름이라. 도는 곧 법이라. 군자소인은 위(벼슬)로써 말함이라. 위에서 도로 헤아림이 없는 고로 아래에서 법을 지킴이 없나니 도로 헤아림이 없은즉 조정이 도를 믿지 아니하여 군자가 의리를 범하고 법수가 없은즉 공장이 법도를 믿지 아니하여 소인이 형벌을 범하느니라. 이 여섯 가지가 있은즉 그 나라가 반드시 망하니 그 망하지 않는 자 요행일 뿐이라. 故로 曰城郭不完하며 兵甲不多ㅣ 非國之災也ㅣ며 田野不辟하며 貨財不聚ㅣ 非國之害也ㅣ라 上無禮하며 下無學이면 賊民이 興하야 喪無日矣라 하니라 그러므로 가라사대 성곽이 완전하지 아니하며 병갑이 많지 아니함이 나라의 재앙이 아니며 전야가 열리지 아니하며(황무지가 많아) 화재가 모이지 않음이 나라의 해가 아니라. 위에서 예가 없으며 아래에서 배움이 없으면 적민이 일어나 상함이 날이 없다 하니라(상하지 않는 날이 없느니라) 上不知禮면 則無以敎民이오 下不知學이면 則易與爲亂이라 鄒氏 曰自是以惟仁者로 至此는 所以責其君이니라 위에서 예를 아지 못하면 곧 써 백성을 가르침이 없으며, 아래에서 배움을 아지 못하면 곧 쉽게 난을 하는데 참여하느니라. 추씨 가로대 이 오직 어진 자로부터 여기까지는 써 그 인군을 책한 바이니라. 詩曰天之方蹶시니 無然泄泄라 하니 시에 가로대 하늘이 바야흐로 전복하시니 예예하지 말라 하니
蹶 : 넘어질 궐, 여기서는 ‘엎칠 궤’ 泄 : 샐 설, 여기서는 ‘느슨할 예’ 詩는 大雅板之篇이라 蹶는 顚覆之意라 泄泄는 怠緩悅從之貌라 言天欲顚覆周室하시니 群臣은 無得泄泄然하야 不急救正之니라 시는 대아 판편이라. 궤는 전복의 뜻이라. 예예는 게으르고 느슨해서 기쁘게 따라가는 모양이라. 하늘이 주나라 왕실을 전복하고자 하시니 뭇신하들은 시러곰 태만하여 급히 바름을 구하지 않음이 없게 할지니라. 泄泄난 猶沓沓也ㅣ니라 예예는 답답과 같음이라. 沓沓은 卽泄泄之意니 蓋孟子時人語ㅣ 如此니라 답답은 곧 예예의 뜻이니 대개 맹자 때 사람의 말이 이와 같으니라. 事君無義하며 進退無禮하고 言則非先王之道者ㅣ 猶沓沓也ㅣ니라 인군을 섬기는데 의가 없으며 나아가고 물러나는데 예가 없고, 말인즉 선왕의 도를 비방하는 자 답답과 같으니라. 非는 詆毁也ㅣ라 비는 비방하고 허물함이라. 故로 曰責難於君을 謂之恭이오 陳善閉邪를 謂之敬이오 吾君不能을 謂之賊이라 하니라 그러므로 가라사대 어려움을 인군에게 책함을 공순이라 이르고 선을 개진해서 간사함을 막음을 경이라 이르고 내 인군이 능치 못하다함을 적이라 이른다 하니라. 范氏 曰人臣이 以難事로 責於君하야 使其君으로 爲堯舜之君者는 尊君之大也ㅣ오 開陳善道하야 以禁閉君之邪心하야 唯恐其君이 或陷於有過之地者는 敬君之至也ㅣ오 謂其君이 不能行善道라 하야 而不以告者는 賊害其君之甚也ㅣ니라 鄒氏 曰自詩云天之方蹶로 至此는 所以責其臣이라 ○鄒氏 曰此章은 言爲治者ㅣ 當有仁心仁聞하야 以行先王之政이오 而君臣이 又當各任其責也ㅣ라 범씨 가로대 남의 신하가 어려운 일로써 인군을 책하여 그 인군으로 하여금 요순의 인군이 되게 하는 것은 인군을 높임이 큼이오, 선도를 개진해서 써 인군의 사심을 금하고 막아서 오직 그 인군이 혹 허물이 있는 땅에 빠질까를 두려워하는 자는 인군을 공경함이 지극함이오, 그 인군이 능히 선도를 행하지 못한다 이르면서 써 고하지 않는 자는 그 인군을 적해함이 심함이니라. 추씨 가로대 ‘詩云天之方蹶’로부터 이곳까지는 써한 바 그 신하를 책함이라. ○ 추씨 가로대 이 장은 다스리는 자 마땅히 인심인문을 두어서 써 선왕의 정사를 행할 것이오, 군신이 또한 마땅히 각각 그 책임을 져야 함을 말씀하심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