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孟子ㅣ 曰有爲者ㅣ 辟若掘井하니 掘井九軔而不及泉이면 猶爲棄井也ㅣ니라 맹자 가라사대 하옴이 있는 자는 비유하면 우물을 파는 것과 같으니 우물을 아홉 길을 파고 샘물에 이르지 못하면 오히려 우물을 버리게 되니라.
掘 : 팔 굴 軔 : 바퀴굄목 인, 길(8척) 인, 仞과 통함. 八尺曰仞이라 言鑿井雖深이나 然이나 未及泉而止면 猶爲自棄其井也ㅣ라 ○呂侍講이 曰仁不如堯하고 孝不如舜하고 學不如孔子하면 終未入於聖人之域이오 終未至於天道니 未免爲半塗而廢하야 自棄前功也ㅣ라 팔척을 가로대 길이라. 우물을 팜에 비록 깊으나 그러나 샘물에 이르지 못하고 그치면 오히려 그 우물을 스스로 버리게 됨이라. ○여시강(이름은 希哲, 자는 原明. 南宋 河南人)이 가로대 어짊이 요임금 같지 못하고, 효가 순임금 같지 못하고, 배움이 공자 같지 못하면 끝내는 성인의 영역에 들어가지 못하고, 끝내는 하늘의 도에 미치지 못하니, 중도에서 그만 두어 스스로 앞의 공을 버리게 됨을 면치 못함이라.
<제30장> 孟子ㅣ 曰堯舜은 性之也ㅣ오 湯武는 身之也ㅣ오 五覇는 假之也ㅣ니라 맹자 가라사대 요순은 성하신 이요, 탕무는 몸하신 이요, 오패는 빌린 이니라. 堯舜은 天性渾全하야 不假修習이오 湯武는 修身體道하야 以復其性이오 五覇則假借仁義之名하야 以求濟其貪欲之私耳니라 요순은 천성과 완전히 합하여 닦고 익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탕무는 수신하여 도를 체화하여 써 그 성을 회복하고, 오패는 곧 인의의 이름을 임시로 빌려서 써 그 탐욕의 사사로움을 이루기를 구했을 뿐이니라. 久假而不歸하니 惡知其非有也ㅣ리오 오래 빌리고 돌아가지 아니하니 어찌 그 있음(소유)이 아님을 알리오. 歸는 還也ㅣ라 有는 實有라 言竊其名以終身하야 而不自知其非眞有라 或이 曰蓋嘽世人莫覺其僞者라 하니 亦通이라 舊說에 久假不歸면 卽爲眞有라 하니 則誤矣라 ○尹氏 曰性之者는 與道一也ㅣ오 身之者는 履之也ㅣ니 及其成功하야는 則一也ㅣ라 五覇則假之而已니 是以로 功烈이 如彼其卑也ㅣ니라 귀는 돌아옴이라. 유는 실제 있음이라. 그 이름을 훔쳐서 써 종신토록 그 진실로 있음이 아님을 스스로 아지 못함이라. 혹자가 가로대 대개 세상 사람들이 그 거짓된 것을 깨닫지 못함을 탄식한 것이라 하니 또한 통함이라. 옛 말에 오래 빌리고 돌아가지 아니하면 곧 참으로 있게 된다 하니 그릇됨이라. ○윤씨 가로대 성하는 것은 도와 더불어 하나요, 몸하는 것은 이행함이니 그 성공에 이르러서는 하나이라. 오패인즉 빌렸을 뿐이니 이로써 공의 맹렬함이 저같이 그 낮음이니라.
<제31장> 公孫丑ㅣ 曰伊尹이 曰予ㅣ 不狎于不順이라 하고 放太甲于桐한대 民이 大悅하고 太甲이 賢커늘 又反之한대 民이 大悅하니 공손추 가로대, 이윤이 가로대 내 순하지 못함에 익숙하지 않으리라 하고, 태갑을 동에 내친대 백성이 크게 기뻐하고, 태갑이 어질거늘 또 돌이키니 백성이 크게 기뻐하니,
狎 : 익숙할 압 予不狎于不順은 太甲篇文이라 狎은 習見也ㅣ라 不順은 言太甲所爲ㅣ 不順義理也ㅣ라 餘見前篇이라 ‘予不狎于不順’은 『서경』태갑편의 글이라. 압은 익히 봄이라. 불순은 태갑이 하는 바가 의리에 순하지 못함을 말함이라. 나머지는 전편(萬章章句上 제6장)에 나타나니라. 賢者之爲人臣也에 其君이 不賢則固可放與잇가 孟子ㅣ 曰有伊尹之志則可커니와 無伊尹之志則簒也ㅣ니라 어진 자가 남의 신하가 됨에 그 인군이 어질지 못하다면 진실로 가히 내치니잇가? 맹자 가라사대 이윤의 뜻이 있으면 가하거니와 이윤의 뜻이 없으면 빼앗음(찬탈)이니라. 伊尹之志는 公天下以爲心하야 而無一毫之私者也ㅣ라 이윤의 뜻은 천하를 공정히 하여 써 마음을 삼아 한 터럭의 사사로움이 없음이니.
<제32장> 公孫丑ㅣ 曰詩曰不素餐兮라 하니 君子之不耕而食은 何也잇고 孟子ㅣ 曰君子ㅣ 居是國也에 其君이 用之則安富尊榮하고 其子弟ㅣ 從之則孝弟忠信하나니 不素餐兮ㅣ 孰大於是리오 공손추 가로대 시경에 가로대 공밥을 먹지 않는다 하니 군자가 밭 갈지 아니하고 먹음은 어찌잇고? 맹자 가라사대 군자가 이 나라에 거함에 그 인군이 쓴다면 편안하고 부유하며 우러르며 영화롭고, 그 자제들이 따르면 효도하며 우애하며 충성하며 믿음이 있나니 공밥을 먹지 아니함이 이보다 무엇이 크리오. 詩는 魏國風伐檀之篇이라 素는 空也ㅣ니 無功而食祿을 謂之素餐이라 此는 與告陳相彭更之意와 同이라 시는 위국풍 벌단편이라. 소는 헛됨이라. 공이 없으면서 녹을 먹음을 일러 소찬이라. 이는 진상과 팽경이 말한 뜻과 같으니라(진상의 일은 滕文公 上편 제4장, 팽경의 일은 滕文公 下편 제4장을 참조하시오).
<제33장> 王子墊이 問曰士는 何事잇고 왕자 점이 묻자와 가로대 선비는 무엇을 하나니잇고? 墊은 齊王之子也ㅣ라 上則公卿大夫와 下則農工商賈가 皆有所事로대 而士居其間하야 獨無所事故로 王子問之也ㅣ라 점은 제나라 왕의 아들이라. 위로는 공경대부와 아래로는 농고상고가 다 일하는 바가 있음이로되 선비는 그 사이에 거하여 홀로 일하는 바가 없는 고로 왕자가 물음이라. 孟子ㅣ 曰尙志니라 맹자 가라사대 뜻을 높이니라. 尙은 高尙也ㅣ라 志者는 心之所之也ㅣ라 士는 旣未得行公卿大夫之道하고 又不當爲農工商賈之業이면 則高尙其志而已니라 상은 높이 우러름이라. 뜻이라는 것은 마음의 가는 바이라. 선비는 이미 공경대부의 도를 얻어 행하지 못하고 또한 농공상고의 업을 마땅히 하지 못하니 그 뜻을 고상히 할 뿐이라. 曰何謂尙志잇고 曰仁義而已矣니 殺一無罪ㅣ 非仁也ㅣ며 非其有而取之ㅣ 非義也ㅣ니 居惡在오 仁이 是也ㅣ라 路惡在오 義ㅣ 是也ㅣ라 居仁由義면 大人之事ㅣ 備矣니라 가로대 어찌하여 뜻을 높인다 이르니잇고? 가라사대 인의일 뿐이니, 하나라도 무죄한 이를 죽임이 인이 아니며, 그 두지 말아야 할 것을 취함이 의가 아니니, 거함이 어디에 있으리오? 인이 이것이라. 길이 어디에 있으리오? 의가 이것이라. 인에 거하며 의를 따른다면 대인의 일이 갖추어짐이니라. 非仁非義之事는 雖小라도 不爲하고 而所居所由가 無不在於仁義하니 此는 士所以尙其志也ㅣ라 大人은 謂公卿大夫라 言士는 雖未得大人之位나 而其志如此면 則大人之事가 體用已全하니 若小人之事는 則固非所當爲也ㅣ니라 인이 아니고 의가 아닌 일은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아니하고, 거하는 바와 따르는 바가 인의에 있지 아니함이 없으니, 이는 선비가 그 뜻을 높이 하는 바이라. 대인은 공경대부를 이름이라. 말하건대 사는 비록 대인의 지위를 얻지 못했으나 그 뜻이 이와 같으면 대인의 일이 체와 용이 이미 온전하니, 소인의 일 같으면 진실로 마땅히 해야 할 바가 아니니라.
<제34장> 孟子ㅣ 曰仲子ㅣ 不義로 與之齊國而弗受를 人皆信之어니와 是ㅣ 舍簞食豆羹之義也ㅣ라 人莫大焉이어늘 亡親戚君臣上下하니 以其小者로 信其大者ㅣ 奚可哉리오 맹자 가라사대 중자(滕文公 下 제10장 참조)가 불의로 제나라를 준다하여도 받지 않을 것임을 사람들이 다 믿거니와 이는 대그릇의 밥과 나무그릇의 국(告子 上 제10장 참조)을 버리는 의이라. 사람(인륜)보다 큰 것이 없거늘 친척과 군신, 상하가 없으니 그 작은 것으로써 그 큰 것을 믿는 것이 어찌 가하리오. 仲子는 陳仲子也ㅣ라 言仲子ㅣ 設若非義而與之齊國이라도 必不肯受리니 齊人이 皆信其賢이라 然이나 此但小廉耳라 其辟兄離母하고 不食君祿하야 無人道之大倫하니 罪莫大焉이라 豈可以小廉으로 信其大節而遂以爲賢哉리오 중자는 진중자라. 말하건대 중자가 설령 의가 아니면 제나라를 준다 하더라도 반드시 즐겨 받지 않으리니 제나라 사람이 다 그 어짊을 믿음이라. 그러나 이것은 다만 작은 청렴일 뿐이라. 그 형을 피하여 어머니를 떠나고 인군의 녹을 먹지 않아 인도의 큰 인륜이 없으니 죄가 막대함이라. 어찌 가히 작은 청렴으로써 그 큰 절개라 믿고 마침내 써 어질다 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