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孟子ㅣ 謂高子曰山徑之蹊間이 介然用之而成路하고 爲間不用則茅塞之矣나니 今에 茅塞子之心矣로다 맹자, 고자에게 일러 가라사대 산길의 사람 다닌 곳이 일순간 쓰면 큰 길이 되고, 한동안 쓰지 아니하면 띠풀이 막나니, 이제에 띠풀이 그대의 마음을 막는도다.
徑 : 지름길 경, 길 경 蹊 : 길 혜, 질러갈 혜 介 : 잠깐 개, 여기서는 ‘알’로 발음 徑은 小路也ㅣ오 蹊는 人行處也ㅣ라 介然은 焂然之頃也ㅣ라 用은 由也ㅣ라 路는 大路也ㅣ라 爲間은 少頃也ㅣ라 茅塞은 茅草生而塞之也ㅣ라 言義理之心이 不可少有間斷也ㅣ라 경은 작은 길이오, 혜는 사람이 다니는 곳이라. 개연은 일순간의 시간이라. 용은 씀이라. 路는 큰 길이라. 위간은 적은 시간이라. 모색은 띠풀이 자라서 막음이라. 의리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끊어지는 사이가 있으면 아니됨을 말씀함이라.
焂 : 잠깐 숙, 홀연 숙
<제22장> 高子ㅣ 曰禹之聲이 尙文王之聲이로소이다 고자 가로대 우임금의 소리가 문왕의 소리보다 낫소이다. 尙은 加尙也ㅣ라 豊氏 曰言禹之樂이 過於文王之樂이라 상은 더 나음이라. 풍씨(豊稷) 가로대 우임금의 음악이 문왕의 음악보다 나음을 말함이라. 孟子ㅣ 曰何以言之오 曰以追蠡ㅣ니이다 맹자 가라사대 어찌 써 그렇게 말하는고? 가로대 써 종끈이 좀먹었나이다.
追 : 쫓을 추, 여기서는 ‘종끈 퇴’ 蠡 : 좀먹을 려 豊氏 曰追는 鐘紐也ㅣ니 周禮所謂旋蟲ㅣ 是也ㅣ라 蠡者는 齧木蟲也ㅣ라 言禹時鐘在者는 鐘紐ㅣ 如蟲齧而欲絶하니 蓋用之者ㅣ 多而文王之鐘은 不然이라 是以로 知禹之樂이 過於文王之樂也ㅣ라 풍씨 가로대 퇴는 종끈이니 주례에 이른바 ‘선충(돌아가며 벌레먹었다)’이 이것이라. 여라는 것은 나무를 좀먹는 벌레라. 우임금 때의 종이 지금 있는 것은 종끈이 벌레먹은 것처럼 끊어지려고 하니 대개 쓰는 자가 많아서이고 문왕의 종은 그러하지 아니하니라. 이로써 우임금의 음악이 문왕의 음악보다 나음을 안다고 말함이라. 曰是奚足哉리오 城門之軌ㅣ 兩馬之力與아 가라사대 이 어찌 족하리오. 성문의 수레바퀴 자국이 두 말의 힘인가? 豊氏 曰奚足은 言此何足以知之也ㅣ라 軌는 車轍迹也ㅣ라 兩馬는 一車所駕也ㅣ라 城中之涂는 容九軌하니 車可散行이라 故로 其轍迹이 淺하고 城門은 唯容一車하니 車皆由之라 故로 其轍迹이 深하니 蓋日久車多所致요 非一車兩馬之力이 能使之然也ㅣ라 言禹在文王前千餘年이라 故로 鐘久而紐絶이요 文王之鐘은 則未久而紐全이니 不可以此而議優劣也ㅣ라 ○此章文義는 本不可曉라 舊說이 相承如此하고 而豊氏 差明白故로 今存之어니와 亦未知其是否也ㅣ로라 풍씨 가로대 ‘奚足’은 ‘이 어찌 족히 써 알 것인가를 말함이라. 궤는 수레바퀴 자국이라. 두 말은 한 수레에 멍에하는 바라. 성 안의 길은 아홉 대의 수레바퀴를 용납하니 수레가 흩어져 다닐 수 있음이라. 그러므로 그 바퀴자국이 얕고, 성문은 오직 한 수레만을 용납하니 수레가 다 좇느니라. 그러므로 그 수레바퀴 자국이 깊으니 날이 오래되면서 수레가 많이 이르른 바요, 수레 한 대의 두 마리 말의 힘이 능히 그렇게 하게 한 것이 아니니라. 말하건대 우임금은 문왕보다 천여년 앞에 있었음이라. 그러므로 종이 오래되어 끈이 끊어짐이오, 문왕의 종은 오래지 아니하여 끈이 온전하니 가히 이로써 우열을 논하지 못하니라. ○이 장의 글의 뜻은 본래 가히 밝지 못하니라. 옛 설이 서로 이어짐이 이와 같고, 풍씨가 조금 명백한 고로 지금 이에 두었으나 또한 그 옳은지 그른지를 아지 못하노라.
<제23장> 齊ㅣ 饑어늘 陳臻이 曰國人이 皆以夫子로 將復爲發棠이라 하니 殆不可復ㅣ로소이다 제나라가 흉년이 들었거늘 진진이 가로대 나라사람들이 다 부자로써 장차 다시 당(당읍의 창고)을 열게 한다 하니 자못 가히 다시 못하시리로소이다.
饑 : 굶주릴 기, 흉년들 기 先時에 齊國이 嘗饑어늘 孟子ㅣ 勸王發棠邑之倉하야 以賑貧窮이러니 至此에 又饑한대 陳臻이 問言齊人이 望孟子ㅣ 復勸王發棠이라 하고 而又自言恐其不可也ㅣ라 먼저 때에 제나라가 일찍이 흉년이 들었거늘 맹자가 왕에게 당읍의 창고를 열도록 권하여 써 빈궁을 구휼하더니 이에 이르러 또 흉년이 들었는데, 진진이 물으며 말하기를 제나라 사람들이 맹자께서 다시 임금에게 당을 열라고 권하라 하고 또 스스로 그 불가할까를 두렵다고 말함이라. 孟子ㅣ 曰是爲馮婦也ㅣ로다 晉人有馮婦者ㅣ 善搏虎하더니 卒爲善士하야 則之野할새 有衆이 逐虎하니 虎ㅣ 負嵎ㅣ어늘 莫之敢攖하야 望見馮婦하고 趨而迎之한대 馮婦ㅣ 攘臂下車하니 衆皆悅之하고 其爲士者는 笑之하니라 맹자 가라사대 이것은 풍부가 됨이로다. 진나라 사람에 풍부라 하는 자가 범을 잘 잡더니, 좋은 선비가 되어 들판에 갈새, 무리가 범을 쫓으니 범이 모퉁이에 기대거늘, (사람들이) 감히 달려들지 못하여 풍부를 바라보고 달려가 맞이한대, 풍부가 팔을 걷어붙이며 마차에서 내려오니, 무리가 다 기뻐하고 그 선비된 자들은 그것을 웃더니라.
馮 : 기댈 빙, 업신여길 빙, 여기서는 ‘성 풍’ 攖 : 다가설 영 攘 : 물리칠 양, 걷어붙일 양 臂 : 팔 비 手執曰搏이라 卒爲善士는 後能改行爲善也ㅣ라 之는 適也ㅣ라 負는 依也ㅣ라 山曲曰嵎라 攖은 觸也ㅣ라 笑之는 笑其不知止也ㅣ라 疑此時는 齊王이 已不能用孟子하고 而孟子ㅣ 亦將去矣라 故로 其言이 如此하시니라 손으로 잡는 것을 가로대 박이라. 마침내 좋은 선비가 되었다는 것은 뒤에 능히 행실을 고쳐서 착하게 됨이라. 지는 감이라. 부는 기댐이라. 산이 구부러진 곳을 가로대 우라. 영는 닿음이라. 그것을 웃는다는 것은 그 그칠 줄을 아지 못함을 웃음이라. 의심컨대 이 때는 제왕이 이미 능히 맹자를 쓰지(등용하지) 아니하고 맹자 또한 장차 떠나려 함이라. 그러므로 그 말이 이와 같으시니라.
<제24장> 孟子ㅣ 曰口之於味也와 目之於色也와 耳之於聲也와 鼻之於臭也와 四肢之於安佚也에 性也ㅣ나 有命焉이라 君子ㅣ 不謂性也ㅣ니라 맹자 가라사대 입의 맛에서와 눈의 색에서와 귀의 소리에서와 코의 냄새에서와 사지의 안일함에서는 성(본성)이나 명이 있음이라. 군자는 성이라 이르지 아니하니라. 程子ㅣ 曰五者之欲은 性也ㅣ라 然이나 有分하야 不能皆如其願하니 則是命也ㅣ라 不可謂我性之所有而求必得之也ㅣ라 愚ㅣ 按不能皆如其願은 不止爲貧賤이오 蓋雖富貴之極이라도 亦有品節限制하니 則是亦有命也ㅣ라 정자 가라사대 다섯 가지의 하고자 함은 성이라. 그러나 분수가 있어서 능히 다 그 원하는 것처럼 하지 못하니 이것이 명이라. 가히 내 소유한 바의 성이라 하여 반드시 그것을 얻어 구하여서는 아니됨이라. 우가 상고컨대 능히 그 원하는 것처럼 아니 못함은 빈천하여 그치는 것이 아니오, 대개 비록 부귀가 지극하더라도 또한 품절과 제한이 있으니 곧 이 또한 명이 있음이라. 仁之於父子也와 義之於君臣也와 禮之於賓主也와 智之於賢者也와 聖人之於天道也에 命也ㅣ나 有性焉이라 君子ㅣ 不謂命也ㅣ니라 인의 부자에서와 의의 군신에서와 예의 빈주(손님과 주인)에서와 지의 현자에서와 성인의 천도에서는 명이나 성이 있느니라. 군자는 명이라 이르지 아니하니라. 程子ㅣ 曰仁義禮智와 天道가 在人則賦於命者니 所禀이 有厚薄淸濁이라 然而性善하야 可學而盡이라 故로 不謂之命也ㅣ라 張子ㅣ 曰晏嬰이 智矣而不知仲尼하니 是非命邪아 愚ㅣ 按所禀者ㅣ 厚而淸이면 則其仁之於父子也에 至하고 義之於君臣也에 盡하고 禮之於賓主也에 恭하고 智之於賢否也에 哲하고 聖人之於天道也에 無不脗合而純亦不已焉이오 薄而濁이면 則反是하니 是皆所謂命也ㅣ니라 或이 曰者는 當作否요 人은 衍字라 하니 更詳之니라 ○愚ㅣ 聞之師하니 曰此二條者는 皆性之所有而命於天者也ㅣ라 然이나 世之人이 以前五者로 爲性이라 하여 雖有不得而必欲求之하고 以後五者로 爲命이라 하야 一有不至則不復致力이라 故로 孟子ㅣ 各就其重處言之하사 以伸此而抑彼也ㅣ시니 張子所謂養則付命於天이요 道則責成於己니 其言이 約而盡矣로다 정자 가라사대 인의예지와 천도가 사람에게 있으면 명에게 부여받은 것이니 받는 바가 후박청탁이 있느니라. 그러나 성은 선하여 배워서 다할 수 있음이라. 그러므로 명을 이르지 않느니라. 장자 가라사대 안영이 지혜로우나 중니를 알지 못하였으니 이는 명이 아니랴. 우가 상고컨대 부여받은 바가 두텁고 맑으면, 그 인이 부자에 있어서 지극하고, 의가 군신에 있어서 다하고, 예가 빈주에 있어서 공손하고, 지가 현부에 있어서 밝고, 성인이 천도에 있어서 꼭 합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순수함이 또한 그치지 아니함이오, 박하면서 탁하면 이와 반대하니, 이는 다 이른바 명이니라. 혹이 가로대 ‘者’는 망땅히 ‘否’가 됨이오, ‘人’은 연자라 하니 다시 살펴볼 일이라. ○우가 스승께 들으니, 가라사대 이 두 조항은 다 성의 소유한 바이고 하늘에서 명한 것이라. 그러나 세상의 사람들이 앞의 다섯 가지로써 성이라 하여 비록 얻지 못함이 있어도 반드시 구하고자 하고, 뒤의 다섯 가지로써 명이라 하여 하나라도 이르지 못함이 있으면 다시는 힘을 다하려 하지 아니함이라. 그러므로 맹자가 각각 그 중요한 곳으로 나아가 말씀하셔서 써 이를 펴고 저를 억누르시니, 장자가 이른바 기른다면 명을 하늘에 맡기고, 도라면 이룸을 자신에게 책하니 그 말씀이 간략하면서도 다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