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之道는 費而隱이니라 군자의 도는 소비하되 숨느니라
[본문 해설] ‘費’는 陽이고 ‘隱’은 陰이며, ‘費’가 바깥(外)이라면 ‘隱’은 안(內)이며, ‘費’가 用이라면 ‘隱’은 體가 되는 이치로 군자의 도, 곧 중용지도를 설명하고 있다. 『주역』계사상전 제6장에 “夫易이 廣矣大矣라 以言乎遠則不禦하고 以言乎邇則靜而正하고 以言乎天地之間則備矣라(무릇 역이 넓고 큼이라. 먼 곳을 말하면 막지 못하고, 가까운 곳을 말하면 고요해서 바르고, 천지의 사이를 말하면 갖춤이라)”하여 費而隱의 이치를 담아 두었다. 『중용』이란 글은 주역의 이치를 끌어당겨 중용의 도를 설명하고 있기에 예로부터 그 철학적 의미가 깊고 대단히 어려운 글이라고 알려져 왔다.
費는 用之廣也ㅣ오 隱은 體之微也ㅣ라 費는 用의 넓음이요 隱은 體의 미미함이라
[앞주 해설] 費는 조금 쓰이다 마는 것이 아니라 온 천하에 널리 쓰이는 것이고 隱은 숨어 있는 본체로 지극히 미미한 것이다. 큰 것으로 말하면 한없이 크고, 작은 것으로 말하면 한없이 작아 태극이나 무극, 유극의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夫婦之愚로도 可以與知焉이로대 及其至也하야난 雖聖人이라도 亦有所不知焉하며 夫婦之不肖로도 可以能行焉이로대 及其至也하야난 雖聖人이라도 亦有所不能焉하며 天地之大也애도 人猶有所憾이니 故로 君子ㅣ語大ㄴ댄 天下ㅣ莫能載焉이오 語小인댄 天下ㅣ 莫能破焉이니라 부부의 어리석음으로도 가히 써 참여하여 알되 그 지극한데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도 또한 아지 못하는 바가 있으며 부부의 어질지 못함으로도 가히 써 능히 행하되 그 지극한데 미쳐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도 또한 능치 못하는 바가 있으며 천지의 큼에도 사람이 오히려 한하는 바가 있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큰 것을 말할진댄 천하가 능히 실을 수 없고(費), 작은 것을 말할진댄 천하가 능히 파하지 못하느라(隱)
與 : 참여할 여 肖 : 어질 초 憾 : 한할 감, 유감할 감 破 : 깨뜨릴 파
[본문 해설] 배우지 아니한 어리석은 부부라도 잠자리를 통해 쾌감을 알고 생명의 잉태함을 알며, 어질지 못하더라도 능히 행동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이라 하더라도 그 지극한 바를 알지 못하고 능치 못하는 경우가 있다. 춘하추동에 따라 생장수장하는 천지의 큰 이치가 있지만 어느 곳은 가뭄이 들고 홍수가 나고 해일이 일어나며 어떤 사람에게는 병이 들어 고통을 안겨주어 사람들이 오히려 유감스러워 하는 바가 있다. 그러므로 군자가 큰 것을 말한다면 큰 것이 너무 커서 어디에도 실을 수 없고 작은 것을 말한다면 너무 작아 깨뜨려 없앨 수가 없다. ‘莫能載焉’은 밖으로 큰 ‘費’를 말하고, ‘莫能破焉’은 안으로 작은 ‘隱’을 말한다.
君子之道는 近自夫婦居室之間으로 遠而至於聖人天地之所不能盡하야 其大無外하고 其小無內하니 可謂費矣라 然이나 其理之所以然則隱而莫之見也ㅣ라 蓋可知可能者는 道中之一事ㅣ오 及其至而聖人도 不知不能則擧全體而言이니 聖人도 固有所不能盡也ㅣ니라 侯氏曰聖人所不知는 如孔子問禮問官之類요 所不能은 如孔子ㅣ 不得位와 堯舜이 病博施之類라 愚ㅣ 謂人所憾於天地는 如覆載生成之偏과 及寒暑灾祥之不得其正者ㅣ라 군자의 도는 가까이는 한 집에 거처하는 부부 사이로부터 멀리는 성인천지의 능히 다하지 못하는 바에까지 이르러 그 큰 것은 바깥이 없고, 그 작은 것은 안이 없으니 가히 ‘費’라 이르느니라. 그러나 그 이치의 연유한 바(所以然)는 숨어서 보이지 않음이라. 대개 가히 알고가히 능하다는 것은 도 가운데 한 가지 일이요 그 지극한데 미쳐서는 성인도 알지 못하고 능치 못한 것은 전체를 들어 말한 것이니 성인도 진실로 다하지 못하는 바가 있음이니라. 후씨 가로되 성인이 아지 못하는 바는 공자가 예를 묻고 벼슬을 물은 것과 같은 종류이고 능치 못한 바는 공자가 황제의 위를 얻지 못하고 요임금 순임금과 같은 분도 널리 베푸는데 병이 든 것과 같음이라. (주자의) 어리석은 내가 보기에 사람이 천지의 한이 있다고 한 바는 (하늘이) 덮고 (땅이) 싣고 (하늘이) 내고 (땅이) 이루어내는 데의 편벽됨과 추위와 더위, 재앙과 상서로움이 그 바름을 얻지 못함과 같음을 말함이라.
灾 : 재앙 재, 災와 동일
[앞주 해설] 군자의 도는 가까이는 한 집안에 거처하는 부부의 일로부터 멀리로는 성인과 천지도 능히 다하는 못하는 데까지 이르니 크다고 할 것 같으면 한없이 커서 어디가 밖인지 외적인 구별을 못하고, 작다고 할 것 같으면 한없이 작아 그 내적인 한계를 모르니 바로 이것이 ‘費’가 된다. 작다 크다 할 것 없이 부부의 거실지간도 쓰는 것이고 성인천지의 조화도 소비하는 것인데 작다고 하면 한없이 작고, 크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큰 이치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치의 연유한 바(所以然)는 숨어서 드러나지 않아 성인도 잘 모를 수 있고 능치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 법성게(法性偈)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一中一切多中一 하나 가운데 모든 것이 있으니 많은 것은 하나 가운데에 있고 一卽一切多卽一 하나는 곧 모든 것이니 많은 것은 곧 하나이고 一微塵中含十方 한 티끌 가운데 우주가 포함되어 있으니 一切塵中亦如是 모든 티끌 가운데에도 역시 이와 같고 無量遠劫卽一念 끝없이 먼 겁도 곧 일념이고 一念卽是無量劫 일념이 곧 바로 무량겁이라.
대개 가히 알고 능하다는 것은 도 가운데의 한 가지 일이고 도라는 것은 이치이며 진리이니 진리 속에 들어 있는 한 가지 일인데 그 지극한 데 미쳐서는 성인도 알지 못하고 능치 못하다고 한 것은 도의 전체를 들어서 말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의 전체적인 것으로 보면 성인도 사람이요, 사람 가운데 훌륭한 사람일 뿐이니 성인도 진실로 다하지 못하는 바가 있다. 후씨(侯氏 : 侯仲良)는 성인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공자가 예를 물은 것과 관제(官制)를 물은 것을 예로 들고, 성인도 능치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자가 지위를 얻지 못한 것과 요순이 널리 베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로 병을 예로 들었다.
‘孔子問禮’라 함은 사마천의 『史記』공자세가편에 나오는 내용으로, 공자가 이름을 얻어 제자들을 가르칠 때 제자인 남궁경숙과 함께 노자를 찾아가 예를 물은 것이고, ‘問官’은 관제에 대해 공자가 담자(郯子)에게 들은 내용으로 『春秋左氏傳』‘昭公 17년조 가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천자문의 “龍師火帝 鳥官人皇”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담자는 노나라 소공의 벼슬 이름의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옛날에 黃帝氏는 구름을 바탕으로 삼은(수호신으로 삼은) 고로 雲師가 되어 구름으로 이름하였고, 炎帝氏는 火師가 되어 불 이름으로 하였으며, 共工氏는 물을 바탕으로 하여 水師가 되어 물 이름으로 하였고, 태호씨(太皥氏, 복희씨)는 용을 바탕으로 삼아 龍師가 되어 용이름으로 하였으며, (담자의 조상인) 소호지(少昊摯)가 왕이 되었을 때 봉새(鳳鳥)가 나타나 새를 기원으로 하여 鳥師가 되어 새 이름으로 하였으며, 鳳鳥氏는 歷을 바로 잡았으며(曆을 관장했으며), 玄鳥氏는 춘분과 추분의 시기를 구분하는 일을 맡았고(司分), 伯趙氏는 하지와 동지를 구별하는 일을 맡았고(司至), 靑鳥氏는 양기가 만물의 힘을 열어주는 일을 맡았으며(司啓), 丹鳥氏는 음기가 만물의 힘을 정지케 하는 것을 관장했고(司閉), 축구씨(祝鳩氏)는 司徒가 되었으며, 저구씨(鴡鳩氏 : 물수리)는 司馬가 되었으며, 시구씨(鳲 鳩氏 : 뻐꾸기)는 司空이 되었으며, 상구씨(爽鳩氏)는 司寇가 되었으며, 골구씨(鶻鳩씨 : 송골매)는 農工을 맡았으며(司事), 다섯 구(五鳩)의 官은 백성들을 모아 영도했으며, 다섯 치(五雉)의 官은 다섯 분양의 工人들을 맡은 관장이 되어 도구를 편리하게 하고(利器用), 도량의 법을 바르게 하여 백성들을 편하게 하였오(正度量하여 夷民者也라). 아홉 호(九扈)의 관은 아홉 가지 농정을 맡아 백성들을 안착시켜 게으르지 않게 하였다. 그러나 전욱씨(顓頊氏) 이래로 우리 인간 사회에서 떨어져 있는 것을 수호자로 삼지 못하고 가까운 것을 바탕으로 삼아(不能紀遠 乃其於近) 백성임금은 백성만을 거느리는 존재가 되어 백성의 일을 가지고 관명으로 삼으니 이는 인간 밖의 것을 부릴 수가 없어서 그랬음이오((爲民師而命以民事하니 則不能故也라)”라 했다.
'所不能 如孔子 不得位’와 관련해서는『明心寶鑑』存心편에 “擊壤詩에 云富貴를 如將智力求인대 仲尼도 年少合封侯라 世人은 不解靑天意하고 空使身心半夜愁니라(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혜의 힘으로 구할 수 있을진대 공자 같은 이는 젊은 시절에 제후에 합하여 봉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고 공연히 몸과 마음을 한밤중에 근심하게 한다)”는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지혜로운 공자라도 능치 못함이 있는데 그것은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또한 백성을 하나하나 잘 살폈다는 요순임금이라 하더라도 둥근 해가 떠올라 온 세상을 고루 비추지만 그늘진 곳이 있듯이 어느 한 구석에는 불구자가 있고 굶는 사람도 있고, 고통받는 사람도 있고, 아파 누워 있는 사람도 있어 요순 임금에게는 항상 근심걱정이 되는 바였다. 이것이 병이 되었으니 ‘病博施’라 한 표현이 이를 이름이다.
詩云 鳶飛戾天이어늘 魚躍于淵이라 하니 言其上下察也ㅣ니라시경에 이르기를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거늘 고기는 연못에서 뛰어논다 하니 그 위와 아래에 드러남을 말함이니라.
鳶 : 솔개 연 戾 : 이를 려
[본문 해설] 『詩經』의 大雅 旱麓(한록)편을 인용하여 군자지도의 費隱을 설명하고 있다. 생물이라는 것이 위에 나타나는 것도 있는가 하면 아래에 나타나는 것도 있는 것을, 하늘의 솔개와 물속의 고기에 비유해 상하의 나타남을 예로 들었다. 외적으로 나타나는 費, 곧 用이 한없이 드러날 때는 위로 끝이 없듯이 하늘 위를 높이 훨훨 나는 솔개에 비유했고, 아래로 드러날 때는 저 물 속에서 펄펄 뛰어노는 물고기에 비유했다.
詩는 大雅旱麓之篇이라 鳶은 鴟類라 戾는 至也ㅣ라 察은 著也ㅣ라 子思ㅣ 引此詩하야 以明化育流行하야 上下昭著가 莫非此理之用이니 所謂費也라 然이나 其所以然者ㅣ 則非見聞所及이니 所謂隱也ㅣ라 故로 程子ㅣ 曰此一節은 子思ㅣ 喫緊爲人處요 活潑潑地라 하시니 讀者ㅣ 其致思焉이니라 詩는 대아 한록편이니라. 鳶은 솔개의 종류이라. 戾는 이름이라. 察은 나타남이라. 자사가 이 시를 이끌어서 화육이 유행해서 상하에 밝게 나타남이 이 이치의 용이 아님이 없으니 이른바 소비함이라. 그러나 그 까닭은 견문의 미치는 바가 아니니 이른바 은이라. 그러므로 정자가 ‘이 일절은 자사가 요긴하게 사람을 위한 것이고 활발발한(생동감 넘치는) 곳’이라 하였으니 읽는 자가 그 생각을 이루어야(다하여야) 하느니라.
旱 : 가물 한 麓 : 산기슭 록 鴟 : 솔개 치 喫 : 먹을 끽 緊 : 긴장할 긴, 요긴할 긴 潑 : 솟아날 발
[앞주 해설] 화육이라 함은 모든 생물이 천지조화에 의해서 꿈틀거리고 화해서 나와서 길러지는 것을 말하고 유행이라 함은 품물유형(品物流形)을 말한다. 건괘 단전에 보면 “彖曰 大哉라 乾元이여 萬物이 資始하나니 乃通天이로다 雲行雨施하야 品物이 流形하나니라”하였다. 그 뜻은 ‘단전에 이르기를 건(하늘)의 원이여(큼이여)! 만물이 이를 바탕하여(힘입어) 비롯하나니, 이에 하늘을 거느리로다. 구름이 행하고 비가 베풀어서 품물이 형체를 흘리나니라(제각기 흘러 모양을 갖추느니라)’이다. 하늘보다 큰 것이 없기에 문왕이 지으신 건괘에 공자가 ‘크도다’하고 보충설명을 붙인 것이다. 그 큰 하늘의 씨앗이 元이 되어 만물이 시작하여 나오는데 그것은 雲雨之情, 곧 천지 음양 작용으로 땅의 음기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하늘의 양기가 이를 받아들여 서로 엉김으로써 비를 내리는 것이고, 그 속에서 모든 물건(物)들이 하나하나씩 나름대로 형상을 갖추게 되는 것이 品物流形이다. 雲은 일어나는 것이고 雨는 사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남녀가 교합하는 것을 雲雨之樂이라 하며,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을 雲雨之情이라고 표현한다. 萬物은 모든 물건을 다 합쳐서 말한 것이고 品物은 천지인 삼재로 구분하여 물건을 각기 나눈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제각기 품성과 모습대로 흘러가게 된다는 流形을 설명하였으므로 만물로 표현하지 않고 품물이라고 한 것이다. 자식이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다 해도 어머니와 같을 수 없다. 모두가 자신의 모습 다르고 낳아준 어머니 모습이 다르다. 옛말에 ‘꼴값한다’는 말이 있듯이 모두가 자기 생긴 모습대로 살다가 죽는다. 제 모습이란 갓난애기 때부터 세월 따라 변한다. 歲月流水란 말처럼 세월 따라 흐르는 것이다. ‘以明化育流行’이란 바로 건괘 단전의 글귀를 끌어다 해설한 내용으로 천지의 음양조화로 만물을 화육하고 유행해서 천지 상하에 밝게 드러나는 것이 이치의 用이 아님이 없고 이것이 바로 費인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천지 상하에 用이 나타나는 연유는 인간이 보고 들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이것이 바로 隱인 것이다. 그래서 정자는 이 부분이 중용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요긴한 곳이며, 생동감이 흘러 넘치는 곳이라 하였다. ‘喫緊’이란 요긴함을 먹는다는 뜻이니 아주 중요함을 음미한다는 뜻이다. 황제음부경에도 “其盜機也를 天下ㅣ 莫能見 莫能之하나니 君子는 得之固窮이라(그 도적의 기틀을 천하가 능히 보지도 못하고 능히 알지도 못하니 군자는 이를 얻어 몸을 견고히 하니라)하였듯이 아주 깊이 생각하고 음미하여, ‘費而隱’의 참뜻을 여기서 알아내라는 말이다.
君子之道는 造端乎夫婦ㅣ니 及其至也하야난 察乎天地니라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 끝(단서)을 지으니 그 지극한데 미쳐서는 천지에 나타나느니라
[본문 해설] 군자의 중용지도는 큰 것만 짓는 것이 아니라,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다 중용지도로 이루어야 한다. 그 예로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의 연을 이루는 잠자리에서부터 중용지도의 단서가 시작되어 그 지극함에는 천지상하 모두에 나타나는 것이다. 『周易』序卦 下傳에 "有天地然後에 有萬物하고 有萬物然後애 有男女하고 有男女然後애 有夫婦하고 有夫婦然後애 有父子하고 有父子然後애 有君臣하고 有君臣然後애 有上下하고 有上下然後애 禮義有所錯ㅣ니라(천지가 있은 연후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연후에 남녀가 있고 남녀가 있은 연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연후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연후에 군신이 있고 군신이 있은 연후에 상하가 있고 상하가 있은 연후에 예의를 두는 바가 있느니라.)” 하였다. 주역 상경이 天道이고 하경은 人事인데 인사적인 하경의 첫머리에 음양의 사귐인 咸괘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 공자가 설명하신 내용이다. 하늘과 땅이 있은 후에 만물이 나오는 것이고, 만물이 있은 연후에 사람이 있게 되는데 사람에게는 한 陽과 한 陰이 있게 된다. 太極에서 一生二法에 의해 음양이 나오는데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가 되는 이치이다. 남녀가 있으니 서로 혼인해서 부부가 되고 자식이 생기니 부자 관계가 이루어진다. 가정의 가족관계가 확대되다 보면 한 나라의 인군과 신하의 관계가 생겨나고 그러다보면 상하의 구별이 있게 된다. 상하가 있게 되니 사람 사회에서 불가불 예의가 생겨나는 이치이다. 이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사람 사회의 모든 이치의 출발은 부부 관계에서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소주역이라 일컬어지는 중용을 쓴 자사가 ‘費而隱’을 설명함에 있어 그 단서의 예시를 부부관계에서 끌어온 이치를 알아볼 수 있다.
結上文이라 윗글을 맺음이라.
右는 第十二章이니라
子思之言이니 蓋以申明首章道不可離之意也ㅣ라 其下八章은 雜引孔子之言하야 以明之니라 자사의 말씀이니, 대개 써 머리장에 ‘도는 가히 떠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힘이라. 그 아래 여덟 장은 공자의 말씀을 섞어 이끌어서 밝힘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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