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天下ㅣ 有三重焉이니 其寡過矣乎인뎌 천하를 왕함이 세 가지 중요함이 있으니 그 허물이 적을진저!
[본문 해설]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림에 세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이를 잘 지켜나간다면 왕으로서 허물이 적을 것이다.
呂氏曰 三重은 謂議禮制度考文이니 惟天子라야 得以行之則國不異政하고 家不殊俗而人得寡過矣리라 여씨 말하기를 세 가지 중요하다는 것은 의례(예를 의논), 제도(법도를 지음), 고문(글을 상고함)이니, 오직 천자라야 얻어서 써 행하게 되면 나라의 정사가 다르지 않을 것이고, 집집마다 풍속이 다르지 않아 사람이 얻어 허물이 적을 것이리라.
上焉者는 雖善이나 無徵이니 無徵이라 不信이오 不信이라 民弗從이니라 下焉者는 雖善이나 不尊이니 不尊이라 不信이오 不信이라 民弗從이니라 위인 자는 비록 선하나 징험이 없으니, 증험이 없음이라 믿지 않음이오, 믿지 않음이라 백성이 따르지 않느니라. 아래인 자는 비록 선하나 높지 아니하니, 높지 않음이라 믿지 않음이오, 믿지 않음이라 백성이 따르지 않느니라.
上焉者는 謂時王以前이니 如夏商之禮ㅣ 雖善而皆不可考오 下焉者는 謂聖人在下하니 如孔子ㅣ 雖善於禮나 而不在尊位也ㅣ라 위인 자는 당시 왕 이전을 이름이니, 하나라와 상나라의 예가 비록 선하나 모두 가히 상고할 수 없음과 같고, 아래인 자는 성인이 아래에 있음을 이름이니, 공자와 같이 비록 예에 선하나 높은 자리에 있지 못함과 같음이라.
故로 君子之道는 本諸身하야 徵諸庶民하며 考諸三王而不謬하며 建諸天地而不悖하며 質諸鬼神而無疑하며 百世以俟聖人而不惑이니라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몸에 근본하여 서민을 고증하며, 삼왕(夏 殷 周)을 고증하여 어긋나지 아니하며, 저 천지를 세워도 거슬리지 않으며, 저 귀신에게 질정을 해도 의심이 없으며, 백세(3천년)에 성인을 기다려도 의혹되지 않느니라.
[본문 해설] 『주역』 풍지관(風地觀)괘에 九五효에 “觀我生호대 君子ㅣ면 无咎ㅣ리라(나의 생김새를 보되 군자면 허물이 없으리라)”하였고, 그 爻象傳에 “象曰 觀我生은 觀民也ㅣ라(나의 생김새를 본다는 것은 백성을 봄이라)” 하였듯이 왕이 되어 나의 업적을 보려면 바로 백성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백성이 잘살면 내가 군자로써 나타나는 것이고, 백성이 못살면 내가 소인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군자의 도는 내 몸을 근본으로 삼아 백성들에게 얼마나 값어치 있는지 고증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하 은 주 삼대의 왕을 고증해서도 어긋나지 않고, 與天地合其德하듯 저 천지에 세워도 거슬리지 않고, 저 귀신에게 질정해도 의심이 없으며, 아주 먼 훗날에 성인을 기다려도 의혹되지 않는 만세의 귀감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此君子는 指王天下者而言이라 其道는 則議禮制度考文之事也ㅣ라 本諸身은 有其德也ㅣ오 徵諸庶民은 驗其所信從也ㅣ라 建은 立也ㅣ니 立於此而參於彼也ㅣ라 天地者는 道也ㅣ오 鬼神者는 造化之迹也ㅣ라 百世以俟聖人而不惑은 所謂聖人復起사도 不易吾言者也ㅣ라 이 군자는 왕천하하는 이를 가르켜 말함이라. 그 도는 곧 의례, 제도, 고문의 일이라. 자신에게 근본한다는 것은 그 덕이 있음이오, 저 서민에게 고증한다는 것은 믿고 따르는 바를 증험함이라. 건은 세움이니 여기에 세워놓고 저기에 참여함이라. 천지라는 것은 도요, 귀신이라는 것은 조화의 자취라. 백세에 성인을 기다려도 의혹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른바 ‘성인이 다시 일어나신다 해도 내 말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것이라.
[앞주 해설] 여기의 군자는 학덕이 있는 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천하를 다스리는 왕을 말한다. 그러한 군자의 도는 의례, 제도, 고문을 말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근본한다는 ‘本諸身’은 먼저 내 몸에 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고, ‘徵諸庶民’은 백성을 보는 것이 곧 나를 보는 것과 같이 백성이 믿고 따르는 바로 시험해보는 것이다. ‘건’은 천지를 세운다는 것이 아니고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으로서 의례, 제도, 고문을 확립해 놓고, 이것을 천지 사이에 잘 펼쳐서 여기저기 모두에 영향을 미쳐 모두 이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천지라는 것을 도를 말하는 것으로 천지에 세운다는 것은 곧 도를 세운다는 뜻이다. 귀신이라는 것은 조화의 자취로, 낮이 밤으로 바뀌고, 밤이 낮으로 바뀌며 하루가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면서 춘하추동 사시가 바뀜과 같이 사람이 모르는 가운데 변화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화의 자취라고 한다. ‘百世以俟聖人而不惑’은 ‘聖人復起사도 不易吾言’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맹자』공손추장구상(公孫丑章句上)편에 나오는 말과 같다. 즉 공손추가 ‘知言’을 묻자 맹자가 이에 답하면서 “聖人復起사도 必從吾言矣시리라(성인이 다시 일어나신다 해도 반드시 내 말을 따르실 것이다)”라는 한 말과 같은 뜻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何謂知言이니잇고 曰 詖辭에 知其所蔽하며 淫辭에 知其所陷하며 邪辭에 知其所離하며 遁辭에 知其所窮이니 生於其心하야 害於其政하며 發於其政하야 害於其事하나니 聖人復起사도 必從吾言矣시리라(공손추가 묻기를 “무엇을 지언이라 합니까?” 맹자 말씀하시길 “편벽된 말에 그 가리운 바를 알며, 방탕한 말에 그 빠진 바를 알며, 삿된 말에 그 괴리된 바를 알며, 도피하는 말에 그 궁한 바를 아니, 그 마음에서 나와 그 정사에 해를 끼치며, 그 정사에 발하여 그 일에 해를 끼치나니, 성인이 다시 일어나신다 해도 반드시 내 말을 따르실 것이니라”)
質諸鬼神而無疑는 知天也ㅣ오 百世以俟聖人而不惑은 知人也ㅣ니라 저 귀신에 질정하여도 의심이 없음은 하늘을 아는 것이오, 백세에 성인을 기다려도 의혹되지 않음은 사람을 아는 것이니라.
知天知人은 知其理也ㅣ니라 하늘을 알고 사람을 아는 것은 그 이치를 아는 것이라.
是故로 君子는 動而世爲天下道ㅣ니 行而世爲天下法하며 言而世爲天下則이라 遠之則有望이오 近之則不厭이니라 이런 고로 군자는 동함에 세대로 천하의 도가 되니, 행함에 세대로 천하의 법이 되며, 말함에 세대로 천하의 준칙이 되느니라. 멀면 바라봄이 있고 가까우면 싫지 않느니라.
[본문 해설] 귀신에 질정해도 의심이 없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아는 것이고 백세의 성인을 기다려도 의혹됨이 없는 것은 인간세상사의 이치를 아는 것이다. 이렇게 하늘을 알고 사람을 아는 군자가 움직여 활동하면 그 모든 일이 후세 대대로 도가 되니, 그러한 군자가 행하면 천하의 법이 되고, 말 한마디 한마디는 천하의 준칙이 되어 만고의 귀감이 되는 것이다. 먼 후대로 내려가면, 마치 우리가 공자를 높이 바라보듯 우러러 봄이 있고, 가까이에서 그런 군자를 모시면 조금도 싫을 까닭이 없는 것이다.
動은 兼言行而言이오 道는 兼法則而言이라 法은 法度也ㅣ오 則은 準則也ㅣ라 동은 언행을 겸해서 말함이오, 도는 법칙을 겸해서 말함이라. 법은 법도요, 칙은 준칙이라.
詩曰 在彼無惡하며 在此無射이라 庶幾夙夜하야 以永終譽ㅣ라 하니 君子ㅣ 未有不如此而蚤有譽於天下者也ㅣ니라 『시경』에 이르기를 “저기에 있어도 싫지 아니하며 여기에 있어도 싫지 않느니라. 거의 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해서 명예를 길이 마치리라”하니 군자가 이와 같지 않고서 일찍이 천하에 명예를 둔 자는 있지 않느니라.
惡 : 미워할 오 射 : 싫을 역 蚤 : 일찍 조
詩는 周頌振鷺之篇이라 射은 厭也이라 所謂此者는 指本諸身以下六事而言이라 시는 「주송 진로편」이라. 역(射)은 싫어함이라. 이른바 이것이란 ‘本諸身’ 이하의 여섯 가지 일을 가리켜 말한 것이라.
[앞주 해설] 이 여섯 가지는 ‘本諸身’ ‘徵諸庶民’ ‘考諸三王而不謬’ ‘建諸天地而不悖’ ‘質諸鬼神而無疑’ ‘百世以俟聖人而不惑’을 말한다.
右는 第二十九章이라
承上章居上不驕而言이니 亦人道也ㅣ라 윗장(제27장)의 ‘위에 거해도 교만하지 않음이라’는 것을 이어서 말함이니, 또한 인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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