仲尼는 祖述堯舜하시고 憲章文武하시며 上律天時하시고 下襲水土하시니라 중니는 요임금과 순임금을 할아버지로 지으시고 문왕과 무왕을 법으로 문장하시며 위로는 하늘의 때를 법으로 삼으시고, 아래는 수토를 익히시니라
尼 : 가까울 니, 중 니 襲 : 익힐 습
[본문 해설] 子思가 할아버지 공자(字는 중니)에 대해서 쓴 글이다. 중니께서는 요임금과 순임금을 祖宗으로 삼아 전술하시고, 문왕과 무왕의 모든 행적을 법으로 삼았으며, 위로는 天文, 곧 천도의 운행법칙을 법으로 삼고, 아래로는 地理, 곧 물이 흐르고 땅에서 모든 동식물이 나오는 수토를 익히고 또 익히셨다고 하였다. 주역의 관점에서 자사가 쓴 글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공자는 『주역』계사하전 제2장에서 조종을 복희씨에 두고 그 뒤를 신농씨와 황제, 요, 순으로 이어짐을 밝히고 있다. 참고로 역의 祖宗이 되는 복희씨가 대자연의 근본 이치를 담은 팔괘를 지은 것에 대해 공자가 서술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애 仰則觀象於天하고 俯則觀法於地하며 觀鳥獸之文과 與地之宜하며 近取諸身하고 遠取諸物하야 於是애 始作八卦하야 以通神明之德하야 以類萬物之情하니......(옛적 포희씨가 천하에 왕이 되었을 때에 우러러서는 하늘의 형상을 보고 구부려서는 땅의 법을 보며, 새와 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함을 보며, 가까이로는 저 몸에서 취하고 멀리로는 저 물건에서 취하여, 이에 비로소(처음) 팔괘를 지음으로써 신명의 덕을 통하여 만물의 실정이 같이하니(분류하니))“
祖述者는 遠宗其道요 憲章者는 近守其法이오 律天時者는 法其自然之運이오 襲水土者는 因其一定之理니 皆兼內外該本末而言也ㅣ라 할아버지로 짓는다는 것은 멀리 그 도를 祖宗으로 삼는다는 것이요, 헌장이라는 것은 가까이 그 법을 지킴이오, 천시를 법도로 삼는다는 것은 그 자연의 운행을 법으로 삼는다는 것이오, 수토를 익힌다는 것은 그 일정한 이치를 인함이니 안과 바깥을 겸하고 근본과 끝을 포함해서 다 말함이라.
該 : 포함할 해, 다 해
[앞주 해설] 내외 본말을 다 겸하고 포함해서 공자 도의 기상을 말했음을 설명하고 있다. ‘祖述堯舜’이 本이고 內的이라면, ‘憲章文武’는 末이고 外的이다. 또한 ‘上律天時’가 本이고 內的이라면, ‘下襲水土’는 末이며 外的이다.
辟如天地之無不持載하며 無不覆幬하며 辟如四時之錯行하며 如日月之代明이니라 비유컨대 천지가 가져 싣지 않음이 없으며, 덮고 덮지 않음이 없으며, 비유컨대 사시가 섞여 운행하는 것과 같으며, 일월이 번갈아 밝히는 것과 같으니라.
萬物이 並育而不相害하며 道ㅣ並行而不相悖라 小德은 川流ㅣ오 大德은 敦化ㅣ니 此ㅣ天地之所以爲大也ㅣ니라 만물이 아울러 기르되 서로 해하지 아니하며 도가 아울러 행하되 서로 거스르지 않느니라. 작은 덕은 냇물이 흐름이요, 큰 덕은 돈독히 화함이니, 이는 천지가 써 큼이 되는 바이니라.
悖는 猶背也ㅣ라 天覆地載하야 萬物이 並育於其間而不相害하며 四時日月이 錯行代明而不相悖하니 所以不害不悖者는 小德之川流오 所以並育並行者는 大德之敦化라 小德者는 全體之分이오 大德者는 萬殊之本이오 川流者는 如川之流니 脉絡이 分明而往不息也ㅣ오 敦化者는 敦厚其化니 根本이 盛大而出無窮也ㅣ라 此는 言天地之道하야 以見上文取譬之意也ㅣ라 패는 등짐과 같으니라. 하늘은 덮고 땅은 실어서 만물이 아울러 그 사이에 길러져 서로 해하지 아니하며 사시와 일월이 번갈아 운행하며 번갈아 밝으며 서로 거스르지 아니하니, 써한 바 해치지도 않고 거스르지도 않는 것은 소덕의 내가 흐르는 것이오, 써한 바 아울러 길러지고 아울러 행한다는 것은 대덕의 돈화라. 소덕이라는 것은 전체의 나뉨이요, 대덕이라는 것은 만 가지 다름의 근본이요, 천류라는 것은 냇물의 흐름과 같으니 맥락이 분명하고 감이 쉬지 않음이오, 돈화라는 것은 돈독하고 후중하게 그 화함이니 근본이 성대하여 나옴이 궁함이 없는 것이라. 이것은 천지의 도를 말하여 써 윗글에 비유를 취한 뜻을 밝혀놓는 것이라.
[앞주 해설] 소덕과 대덕을 구분하여 말하고 있다. 서로 해하지 않고 서로 어긋나지 않는 것은 소덕으로 이를 냇물의 흐름인 川流에 비유했다. 천자문에 보면 ‘川流不息(냇물은 흘러 쉬지 않는다)’이 있고, 『논어』자한편(子罕篇)에는 “子在川上曰 逝者ㅣ 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공자께서 시냇가에 계시면서 말씀하시길, '가는 것이 이 물과 같구나. 밤낮을 그치지 않도다’)”라고 하여 천지조화의 끊임없는 이치를 시냇물에 비유하고 있다. 또한 노자의 『道德經』제8장에서는 “上善은 若水하니 水善利萬物而不爭하야 處衆人之所惡하나니 故로 幾於道矣니라(최상의 선은 물과 같으니, 물의 훌륭한 점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으며 뭇 사람이 싫어하는 바에 거처하나니,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까우니라)”고 하였다. 한편 천지가 자연히 모든 만물을 아울러 기르고 일월성신을 아울러 운행하는 것은 마치 천류가 모여 큰 바다로 모두 모이듯이 대덕의 敦化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