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學錯簡攷正

[스크랩] 주자(朱子)의 독대학법(讀大學法)

ria530 2012. 6. 15. 10:45
朱子의 讀大學法


[다음 글은 『대학』을 읽을 때 유념해야 할 부분에 대해 주자가 말씀한 내용을 수록한 것으로 대산 김석진 선생의 『대산대학강의』(한길사, 2000년)에서 발췌했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는 二程子(정명도, 정이천)의 학설을 존숭하고 『대학』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여, 이것이 유학의 핵심 경전이 되는 데 반석같은 역할을 하였다. 주자는 끊임없이 『대학』에 수정을 가하여 주석서인『대학장구』와 의심나는 구절과 선유의 제 학설을 대비하여 문답식으로 풀이한 『대학혹문』을 지었다. 작고하기 사흘 전 병든 몸으로 『대학』의 성의장을 개정 ․ 주해하고 세상을 떠날 정도로 주자는 여기에다 혼신을 기울였다고 한다. - 家苑 註]


朱子曰 語孟은 隨事問答이니 難見要領이로대 惟大學은 是曾子述孔子說古人爲學之大方이오 而門人이 又傳述以明其旨라 前後相因하고 體統都具하니 翫味次序하야 知得古人爲學所向하고 却讀語孟이면 便易入이니 後面工夫雖多나 而大體已立矣리라
주자가 말씀하시기를, 『논어』와 『맹자』는 일에 따라 문답한 것이니 그 요령을 보기 어려우나, 오직 『대학』은 증자가 공자께서 옛 사람이 학문을 한 큰 방법을 기술한 것이요. 또 증자의 문인이 전술하여 그 요지를 설명하신 것이다. 앞뒤가 서로 인하고 체통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 글을 완미(翫味 : 구경하고 맛봄)하고 옛 사람이 학문할 때의 방향을 알아 『논어』와 『맹자』를 읽으면 쉽게 들어가게 되니, 뒤의 공부가 비록 많기는 하나 큰 체는 이미 서게 될 것이다.

翫(玩) : 구경 완 却 : 문득 각 便 : 문득 변

看這一書ㅣ 又自與看語孟으로 不同하니 語孟中엔 只一項事 是一箇道理라 如孟子說仁義處엔 只就仁義上說道理요 孔子答顔淵以克己復禮엔 只就克己復禮上說道理어니와 若大學은 却只統說하니 論其功用之極인댄 至於平天下라 然이나 天下所以平은 却先須治國이오 國之所以治는 却先須齊家ㅣ오 家之所以齊는 却先須修身이오 身之所以修는 却先須正心이오 心之所以正은 却先須誠意요 意之所以誠은 却先須致知요 知之所以至는 却先須格物이니라
『대학』을 보는 것이 『논어』와 『맹자』를 보는 것과는 같지 않으니, 『논어』『맹자』 중에는 한 가지 일에 이 한 가지 도리일 뿐이다. 예를 들어 맹자가 인의(仁義)를 설명한 곳에는 다만 인의상에 나아가 도리를 설명했을 뿐이고 공자가 안연(顔淵)에게 극기복례로써 답을 하신 데에는 그 극기복례에 나아가 도리를 설명했을 뿐이나,『대학』은 이 모두를 통합해서 설명했으니 그 공용(功用)의 지극함을 논하자면 평천하에 이른다.그러나 천하가 평치(平治)되려면 먼저 치국(治國)을 해야 하고 나라를 다스리려면 제가(齊家)를 해야 하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려면 수신(修身)을 해야 하고, 몸을 닦으려면 정심(正心)을 해야 하고, 마음을 바로하려면 성의(誠意)를 해야 하고, 뜻을 성실히 하려면 먼저 치지(致知)를 해야 하고, 앎에 이르려면 격물(格物)을 해야 한다.

這 : 저기 저 箇 : 낱 개

大學은 是爲學綱目이니 先讀大學하야 立定綱領이면 他書는 皆雜說在裏許니라 通得大學了하고 去看他經이라야 方見得此是格物致知事며 此是誠意正心事며 此是修身事며 此是齊家治國平天下事니라
『대학』은 학문을 하는 강목(綱目)이 되니, 먼저 『대학』을 읽고 강령(綱領)을 세워서 정하면 다른 글들은 다 섞인 말들로 그 속에 들어 있다. 『대학』을 통득(通得)하고 다른 글을 봐야 비로소 이 격물 치지의 일이며, 이 성의 정심의 일이며, 이 수신의 일이며, 이 제가 치국 평천하의 일을 보게 될 것이다.

目 : 그물눈 목 裏 : 속 리

今且熟讀大學하야 作間架하고 却以他書로 塡補去하라 大學은 是通言學之初終이오 中庸은 是指本原極致處니라 問欲專看一書댄 以何爲先이니잇고 曰先讀大學이면 可見古人爲學首末次第니 不比他書라 他書는 非一時所言이며 非一人所記니라 又曰 看大學에 固是着逐句看去니 也須先通讀傳文敎熟이라야 方好從頭仔細看이니 若專不識傳文大意면 便看前頭도 亦難이니라
이제 또 『대학』을 숙독해서 공간을 만들어놓고 다른 글로 메워 보충해 나아가라. 『대학』은 이 학문의 처음과 마침을 통틀어 말한 것이고, 『중용』은 본원의 극치처를 가리킨 것이다. 묻기를, 한 가지 책을 전문적으로 보고자 하는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말씀하시기를, 먼저 『대학』을 읽으면 옛 사람이 학문을 하는 수말(首末 : 시작과 끝)과 차례를 볼 수 있으니, 다른 책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 다른 글은 한때에 말한 바가 아니며 한 사람이 기록한 것이 아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대학』을 볼 때 진실로 글귀를 따라 보아가야 하나 모름지기 먼저 전문을 통독하고 가르침에 익숙해져야 비로소 처음부터 자세히 보기가 좋으니, 만약 전문(傳文)의 큰 뜻을 알지 못하면 앞 부분을 보는 데도 어렵다.

塡 : 메울 전

又曰嘗欲作一說敎人하노니 只將大學하야 一日에 去讀一遍하고 看他如何是大人之學이며 如何是小學이며 如何是明明德이며 如何是新民이며 如何是止於至善고 하야 日日如是讀이면 月來日去에 自見所謂溫故而知新이라 須是知新이어든 日日看得新이라야 方得이니 却不是道理解新이오 但自家這箇意思長長地新이니라
또 말씀하였다. 내 일찍이 한 말을 지어 사람을 가르치려고 하니, 다만 『대학』을 가지고 하루에 한 번씩 읽어 나가서 어느 것이 대인의 학문이며, 어느 것이 소학이며, 어느 것이 명명덕이며, 어느 것이 신민이며, 어느 것이 지어지선인가 하는 것을 보아 날마다 이같이 읽어 나가면, 세월이 흘러감에 스스로 이른바 온고지신(溫故知新 : 옛 것을 익히어 새로운 것을 앎)함을 보게 될 것이다.
모름지기 이 새로움을 알게 되면 계속해서 보아 다시 또 새로운 것을 얻게 될 것이니, 이도리가 저절로 풀려서 새롭게 됨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의사가 자라나서 새롭게 되는 것이다.

嘗 : 일찍이 상 溫 : 익힐 온 地(所也) : 예비할지

讀大學은 初間에 也只如此讀하며 後來에도 也只如此讀하야 只是初間讀得이 似不與自家相關이라도 後來看熟이면 見許多說話를 須看如此做로대 不如此做면 自不得이니라 讀書는 不可貪多니 當且以大學으로 爲先하야 逐段熟讀精思하고 須令了了分明이라야 方可改讀後段이니 看第二段에 却思量前段하야 令文意로 連續이면 却不妨이니라
『대학』을 읽는 처음에 이와 같이 읽고 뒤에도 이와 같이 읽어 처음 읽은 것이 자신과 서로 관계치 않더라도, 뒤에 올수록 숙독해 나아가면 많은 설명이 모름지기 와 닿아서 이와같이 공부가 됨을 볼 것이니 이같이 공부해 나아가지 않으면 스스로 얻지 못할 것이다. 독서는 많은 것을 탐해서는 안 되니, 마땅히 『대학』으로 먼저 하여 한 단락 한 단락을 따라 숙독하여 정미롭게 생각하고 모름지기 분명하게 해놓고서야, 바야흐로 뒤의 단락을 바꾸어 읽어야 하니, 제이단(第二段)을 보는 데에 앞의 단락을 사량(思量 : 생각하여 헤아림)해서 글의 뜻과 연결시키면 해롭지 않으리라.

做 : 지을 주 妨 : 해로울 방

問大學稍通에 方要讀論語잇가 曰 且未可하니 大學稍通이어든 正好着心精讀이니라
前日讀時엔 見得前하고 未見得後面하며 見得後하고 未見得前面이러니 今識得大綱體統하니 正好熟看하야 讀此書功深이면 則用博이니라 昔에 尹和靖은 見伊川半年에 方得大學西銘看이러니 今人은 半年에 要讀多少書로다 某此要人讀此는 是如何오 緣此書却不多而規模周備일새니라 凡讀書를 初一項에 須看十分工夫了면 第二項엔 只費得八九分工夫ㅣ오 第三項엔 便只費得六七分工夫니 少間에 讀漸多하면 自通貫이니 他書는 自著不得多工夫니라
묻기를, 『대학』을 조금 통함에 바야흐로 『논어』를 읽으려고 합니다만. 이르기를, 가하지 않으니, 『대학』을 조금 통했으면 마음을 붙여 정독함이 좋다.
전일에 읽을 때에는 앞만 알고 뒤를 보지 못했거나 뒤만 보고 앞을 보지 못하더니, 이제 대강과 체통을 알았으니 정히 숙독함을 좋아해서 이 글을 읽는 공이 깊어지면 씀이 넓어질 것이다. 옛적 윤화정(尹和靖, 1071~1142, 이름은 淳, 字는 彦明, 정자의 학문을 이어 敬을 함양하려면 '其心收斂 不容一物'이어야 한다고 제시))은 이천(伊川)에게 배운 반년에야 비로소 『대학』과 『서명(西銘)』(張橫渠가 書齋 서쪽벽에 붙인 글로 윤화정이 '서명'을 논하고 주자가 해설을 붙이면서 널리 알려짐. 내용은 다음과 같다. "乾稱父요 坤稱母라 予茲藐焉은 乃混然中處라 故로 天地之塞은 吾其體요 天地之帥은 吾其性이니 民吾同胞이오 物吾與也라 大君者는 吾父母宗子요 其大臣은 宗子之家相也ㅣ라 尊高年은所以長其長이오 慈孤弱은 所以幼其幼라 聖其合德이오 賢其秀也ㅣ라 凡天下疲癃殘疾煢獨鰥寡는 皆吾兄弟之顚連而無告者也라 于時保之는 子之翼也요 樂且不憂는 純乎孝者也ㅣ니 違曰悖德이오 害仁曰賊이라 濟惡者는 不才요 其踐形은 唯肖者也라 知化則善述其事요 窮神則善繼其志라 不愧屋漏는 爲無忝이오 存心養性은 爲匪懈라 惡旨酒는 崇伯子之顧養이오 育英才는 穎封人之賜類라 不弛勞而底豫는 舜其功也요 無所逃而待烹은 申生其恭也요 體其受而歸全者는 參乎요 勇于從而順令者는 伯奇也라 富貴福澤은 將厚吾之生也요 貧賤憂戚은 庸玉汝于成也니 存에 吾順事요 沒에 吾寧也ㅣ라")을 보더니 지금 사람은 많은 글을 읽기를 요하는구나! 내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요구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면 이 글이 양이 많지 않고 규모가 두루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무릇 글을 읽는 것은 처음 한 줄에 십 푼 공부를 부치면 다음 둘째 줄에서는 팔구 푼 공부를 소비하고 그 다음 줄에는 육칠 푼 공부만 소비하면 되니, 얼마 동안을 점점 많이 읽어 나가면 스스로 관통할 것이니 다른 글은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稍 : 조금 초

看大學에 俟見大指하고 乃及他書로대 但看時에 須是更將大段하야 分作小段하고 字字句句를 不可容易放過니 常時暗誦黙思하고 反覆硏究하야 未上口時엔 須敎上口하고 未通透시엔 須敎通透하고 已通透後엔 便要純熟이니 直待不思索時에도 此意常在心胸之間하야 驅遣不去라야 方是此一段了하고 又換一段看이니 令如此數段之後엔 心安理熟하야 覺工夫省力時에도 便漸得力也ㅣ리라
『대학』을 봄에 대지(大指)를 보기를 기다리고 다른 글에 미치되, 볼 때에 모름지기 대단을 가지고 소단을 지어 나누고 자구와 자구를 쉽게 놓거나 지나쳐서는 안 된다. 평소에 암송하면서 묵묵히 생각하고 연구를 반복해서 입에 오르지 않을 때엔 입에 오르도록 익히고, 뚫어서 통하지 않았을 때에는 통투(通透 : 통하여 꿰뚫음)할 때까지 기다리고, 통투한 후에는 순전히 익혀야 하니, 사색하지 않을 때에도 이 뜻이 항상 마음 속에 있어서 내쫓아도 떠나가지 않아야만 일단락을 마치고 다음 일단락을 바꾸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몇 단락을 한 후에 마음이 편안하고 이치가 익어서 공부가 덜 힘들다고 생각될 때에도 점점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

透 : 통할 투 省 : 덜 생

又曰 大學은 是一箇腔子니 而今에 却要塡敎他實이니 如他說格物은 自家須是去格物後에 塡敎他實이오 著誠意도 亦然하니 若只讀得空殼子면 亦無益也ㅣ니라 讀大學이 豈在看他言語리오 正欲驗之於心如何니 如好好色과 惡惡臭를 試驗之吾心하야 果能好善惡惡이 如此乎아 하며 閒居에 爲不善이 是果有此乎아 하야 一有不至어든 則勇猛奮躍不已라야 必有長進이니라 今不知如此하면 則書自書我自我리니 何益之有리오
또 말씀하시기를, 『대학』은 한낱 빈칸인데 지금 저 실제를 메워 나가야 할 것이다. 예컨대 격물은 스스로 모름지기 격물에 나아간 뒤에 저 실제를 메워 나갈 것이고, 성의를 붙이는 것도 그러하니, 만약 껍데기만 읽어 얻으면 유익함이 없다. 대학을 읽음이 어찌 저 언어에만 있겠는가, 마음에 어떠한가 함을 징험하여야 할 것이니, 좋은 색을 좋아하고 악한 냄새를 싫어함을 내 마음에 시험해서, 과연 “능히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함이 이와 같은가” 하며 “한가로이 거처함에 불선을 함이 과연 이러함이 있는가” 하여, 하나라도 이르지 못함이 있으면 용감하고 맹렬히 떨치고 뛰어서 그치지 않아야만 반드시 길게 나아감이 있게 된다. 이제 이와 같음을 모르면 책은 책대로이고 나는 나대로이리니 어찌 유익함이 있겠는가.

腔 : 빈속 강 著 : 붙을 착 殼 : 껍질 각 惡 : 미워할 오 惡 : 나쁠 악

又曰 某一生에 只看得這文字透하고 見得前賢所未到處로라 溫公이 作通鑑하고 言平生精力이 盡在此書라 하더니 某於大學에 亦然하노니 先須通此라야 方可讀他書니라 又曰 伊川이 舊日敎人에 先看大學하실새 那時엔 未解說이러니 而今에 有註解하야 覺大段分曉了하니 只在仔細看이니라 又曰 看大學에 且逐章理會니 先將本文念得하고 次將章句來解本文하고 又將或問來參章句하야 須逐一令記得이니 反覆尋究하야 待他浹洽이어든 旣逐段曉得하야 却統看溫尋過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내가 일생 동안 문자를 다 보고 전현들이 미치지 못한 곳을 발견했다. 사마온공(司馬溫公) 『통감(通鑑)』을 지어 놓고 평생의 정력을 그 책에 다했다 했는데, 나는 『대학』에 또한 그러하니 먼저 『대학』을 통해야만 비로소 다른 글을 읽는 것이 가능하다. 또 말씀하시기를 이천 선생이 옛날 사람을 가르칠 때 먼저 『대학』을 보게 하였다. 그 당시엔 해설이 없었으나 지금은 주해가 있어 대단(大段)을 깨닫는 데 밝아지니 다만 자세히 봄에 달려 있을 뿐이다. 또 말씀하시기를, 『대학』을 봄에 문장을 따라 이해해야 하니, 먼저 본문을 가지고 생각해 얻어야 하고 다음에 장구를 가지고 본문을 해석하고, 혹문(或問)을 가지고 장구를 참고하여 모름지기 일념을 따라서 기억해 얻어낼 것이니, 반복하고 찾아 구해서 무젖어 흐뭇함을 기다려야 한다. 이미 단락을 따라 깨우쳐 얻었으면 통합해 보아 익혀 나아가야 할 것이다.

那 : 저것 나 曉 : 밝을 효 浹 : 무젖을 협 洽 : 흡족할 흡

又曰 大學一書에 有正經하고 有章句하고 有或文하니 看來看去면 不用或問하고 只看章句便了ㅣ오 久之면 又只看正經便了ㅣ오 又久之면 自有一部大學이 在我胸中하야 而正經도 亦不用矣리라 然이나 不用某許多工夫면 亦看某底不出이오 不用聖賢許多工夫면 亦看聖賢底不出이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대학』 한 글에 정경(正經)이 있고 장구가 있고 혹문이 있으니, 계속 보아 나가면 혹문을 쓰지 않고 다만 장구만을 보아 마치고, 오래 되면 다만 정경만을 보아 마칠 것이다. 또 오래 되면 스스로 한 부의 『대학』이 내 가슴 속에 있어 정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허다한 공부를 쓰지 않으면 또한 나의 뜻이 나오지 않음을 볼 것이고, 성현의 허다한 공부를 쓰지 않으면 역시 성현이 나오지 않음을 볼 것이다.

又曰 大學解本文未詳者를 於或問中에 詳之하니 且從頭逐句理會라가 到不通處어든 却看하라 或問은 乃註脚之註脚이니라 某解書에 不合太多ㅣ오 又先准備學者하야 爲他設疑說了하니 所以致得學者看得容易了니라 人只說某說大學等不略說하야 使人自致思라 하니 此事大不然이로다 人之爲學은 只爭箇肯與不肯耳니 他若不肯向這裏면 略이라도 亦不解致思ㅣ오 他若肯向此一邊이면 自然有味하야 愈詳愈有味하리라
또 이르기를 『대학』본문을 해석하는데 상세하지 못한 것을 혹문 중에 상세히 해놓았으니, 또한 머릿부분을 따라 글귀마다 이해해 나가다 통하지 못하는 곳에 이르거든 보아라. 혹문은 주각(註脚)의 주각이다. 내가 『대학』을 해석함에 간략히 해놓고 먼저 배우는 자를 대비해서 달리 의문나는 바를 가설해 놓았으니 배우는 자에게 보여 얻는데 용이하게 한 것이다. 사람들이 다만 내가 『대학』을 간략히 설명하여 공부하는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지 못하였다고 하나, 이 일은 절대 그렇지 않다. 사람이 학문을 하는 것은 다만 즐겨 하느냐 즐겨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을 다툴 뿐이니, 저들이 만약 저 속으로 향함을 즐겨하지 않는다면 간략할지라도 역시 풀어서 생각을 이루지 못할 것이고 저들이 만약 이 한쪽만 향해서 즐겨 한다면 자연 맛이 있어 더욱 상세하고 더욱 맛이 있을 것이다.

肯 : 즐길 긍 愈 : 더욱 유
출처 : 家苑 이윤숙의 庚衍學堂(한자와 유학경전)
글쓴이 : 가원이윤숙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