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과 習을 통해서 본 한자와 『주역』의 관계
주자집주에서 學은 效라고 했는데 이는 學의 臼안에 있는 爻를 말한다. 學을 파자하면 臼(절구 구, 어린 아이의 머리모양) +爻(본받을 효) +冖(덮을 멱)+子(아이 자)이다. 學이란 글자에서 핵심개념을 담고 있는 爻의 의미를 살펴보면,
⓵『설문해자』에 ‘爻는 易의 6효가 사귀는(交) 것을 상형하였다’로 나온다. 이에 爻는 『주역』의 효(양효 : − . 음효 : ?)를 뜻한다. 효 3개를 조합하면 ☰ , ☷ 등의 소성괘 8개가 생기며, 6개를 조합하면 대성괘 64개가 생긴다.
⓶ 공자가 지은 『주역』십익전(十翼傳)의 하나인 계사하전에 ‘爻也者는 效天下之動者也(爻는 천하의 움직이는 것을 본받음이니)’로 나온다. 『주역』에서 ‘天下之動’은 천지자연의 운행을 뜻하며 , 천지자연의 운행은 음양의 교차(사귐)에 의해 생긴다. 즉 爻는 천지자연의 운행이치를 본받는다는 뜻이다.
⓷ ‘爻’ 를 x (음과 양의 사귐) +乂(다스릴 예)로 보아도 즉 ‘음양의 사귐 즉 천지자연의 운행을 다스리는 것’을 뜻하며 ⓶에서의 의미와 같다.
따라서 爻라는 글자가 『주역』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글자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 學에는 단순히 ‘배울 학’이 아니라 ‘사물의 이치에 어두운(冖) 어린 아이(子)가 천지
자연의 이치를 본받아 배운다(爻)‘는 의미가 담겨 있다.
☯ ’爻+子+攵(칠 복)‘의 敎(가르칠 교) 역시 ‘아이(子)를 고무진작(鼓舞振作)시켜(攵) 천지자연의 이치를 본받게(爻)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習’은『예기』월령편에 ‘어린 새가 자주 날개 짓을 하여 날려고 하는 모습을 본뜬 글자로 익히다, 거듭하다’로 나온다. 學習, 練習의 ‘習’이 그러한 뜻이다.
『주역』의 8괘(卦)에서 물(水)의 형상(象 : ☵)을 나타내는 卦의 이름을 坎卦(감괘)라 한다.『설문해자』는 水에 대해 ‘물이 흐르는 모양이다’라 했다.
『주역』에서는 감괘의 상인 ‘☵’ 를 90도 각도로 바꾸어 본 모양에서 水라는 글자가 나왔다고 본다. 이에 ’☵‘괘가 위아래로 놓여 있는 重水坎(중수감)괘에는 ’물이 거듭 흐른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重水坎괘의 괘사(卦辭)에 ‘習坎’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때 ‘習坎’에서 習은『예기』월령편에 나오듯이 ‘거듭됨’을 뜻하며, 坎은 ☵를 뜻한다. 『주역』에서 물을 상징하는 ‘☵’의 괘명이 坎(빠질 감, 험할 감)인데, 坎은 물의 '빠지거나 험난한‘속성을 나타낸다.
또한 ‘☵’에서 가운데 陽(-)은 새의 몸통을, 아래 위 두 개의 陰(?)은 날개를 상징하여 새가 나는 형상을 나타냈다고 보면, 중수감괘의 ‘習坎’의 習 역시 ‘☵’ 卦象에서 나왔다고 본다. 이때 ‘習坎’은 어린 새가 거듭 날개짓하며 날려고 하는 모습이 마치 물에 빠져 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뜻이 된다.
이렇듯 學의 ‘爻’가 『주역』의 음양이치를 나타내고 ‘習’ 모양과 뜻이 ‘☵’과 중수감괘의 괘사에 나오는 ‘習坎’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주역』과 한자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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