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자연의 이치(易)를 본받은 유학사상 : 四德과 五常
『논어』는 문장 자체가 매우 간결하여 내용이 압축적이고 비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는『詩經』『易經』『書經』의 내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易經』은 공자가 유학사상의 모태로 삼은 경전인데다, 공자 자신이 십익전을 지어『주역』을 완성하였기에, 공자의 사상이 집약된 『논어』에는 『주역』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유학에서는 하늘이 대자연이라면 사람은 소자연으로, 하늘이 대우주라면 인간을 소우주로 본다. 이에 군자는 마땅히 대자연의 德과 道를 따르고 본받아 살아야 한다고 본다. 『주역』은 대자연이 음양의 이치에 운행된다고 보고 이에 따라 소우주인 사람도 음양의 이치에 의해 살아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자는 이를『주역』계사전에서 ‘一陰一陽之爲道(한번 음이 되고 한번 양이 되는 순환반복의 이치를 일컬어 도라 한다)’라고 하였다. 또한『주역』乾괘에서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스스로 굳건하게 하여 쉬지 않고 노력한다 : 天行이 健하니 君子 以하야 自彊不息하나니라)’라고 하였다.
『주역』의 괘사를 쓴 周나라 문왕은 음양의 이치에 의한 하늘의 春夏秋冬(춘하추동)과 땅의 生長收藏(생장수장) 원리를 天道의 四德인 元亨利貞(원형이정)으로 나타내었다. 공자가 이를 사람의 仁義禮智(인의예지) 四德 사상으로 정리하였다.
맹자는 이를 四端(사단)인 惻隱之心 · 辭讓之心 · 羞惡之心 · 是非之心 (측은지심, 사양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과 五倫(君臣有義 · 父子有親 · 夫婦有別 ·長幼有序 · 朋友有信)으로 발전시켰다.
주자는 ‘원형이정은 하늘의 떳떳함이고 인의예지는 인성의 벼리니라(元亨利貞은 天道之常이요, 仁義禮智는 人性之綱이라’고 하였다. 이 四德에 信을 붙여 사람이 떳떳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이라 하여 五常이라고 한다. 四德과 四端 및 五倫과 五常은 유학의 핵심사상이 되었다.
『주역』에서 ‘元亨利貞’ 四德중에 으뜸은 元인데 元은 봄과 동쪽을 상징하며 仁德을 나타낸다. 이에 봄은 사계절의 머리이며, 仁은 인의예지 四德의 핵심이자 머리이다. 중천건괘는 仁을 모든 善 가운데 어른이 된다(善之長也)고 하였다.
한자를 올바로 공부하기 위해서나 『논어』를 제대로 해득하기 위해선『주역』에 대한 이해가 병행되어야 한다. 『주역』을 토대로 '종요의 대서사시 천자문 易解'를 저술하고, 나아가 『논어』를 비롯한 유학경전를 주역적 관점에서 풀이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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