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四卷 周書
第二篇 泰誓中
<泰誓中1章> 惟戊午에 王이 次于河朔커시늘 羣后ㅣ 以師로 畢會한대 王이 乃徇師而誓하시다 무오일에 왕이 하수 북쪽에 머무시거늘 여러 제후들이 군사로써 다 모였는데 왕이 군사를 순행하고 맹세하시다.
次는 止요 徇은 循也라 河朔은 河北也라 戊午는 以武成考之하면 是一月二十八日이라 차(次)는 그침이오, 순(循)은 돌음이라. 하삭은 하수의 북쪽이라. 무오일은 무성편을 살펴보면 1월 28일이라.(무성편 1장에 “惟一月壬辰旁死魄翼日癸巳에 王이 朝步自周하사 于征伐商하시다.”라 하였으니 旁死魄은 초이틀이므로 초하루는 辛卯日이 된다. 정월 초하루인 신묘일부터 28일째 되는 날이 戊午日이다.)
<泰誓中2章> 曰嗚呼ㅣ라 西土有衆아 咸聽朕言하라 가라사대, 아아, 서쪽 땅의 무리들이여, 모두 짐의 말을 들어라.
周都豐鎬하여 其地在西하니 從武王渡河者는 皆西方諸侯라 故曰西土有衆이라 주나라는 풍과 호에 도읍하여 그 땅이 서쪽에 있으니 무왕을 따라 하수를 건너는 자들은 다 서방의 제후들이라. 그러므로 서쪽 땅의 무리들이라고 함이라.
<泰誓中3章> 我聞吉人은 爲善호대 惟日不足이어든 凶人은 爲不善호대 亦惟日不足이라호니 今商王受ㅣ 力行無度하야 播棄犂老하고 昵比罪人하며 淫酗肆虐한대 臣下ㅣ 化之하야 朋家作仇하야 脅權相滅한대 無辜ㅣ 籲天하야 穢德이 彰聞하니라 내가 듣건대, 길한 사람은 선을 하되 날이 부족하다고 하거든 흉한 사람은 불선을 하되 또한 날이 부족하다 하니 이제 상나라 왕인 수가 힘써 무도한 짓을 행하여 늙은이들을 내버리고 죄인들과 친하며 음탕하고 술주정하여 포악한 짓을 거리낌 없이 하는데, 신하들이 동화하여 집집마다 붕당을 짓고 원수가 되어 권세로 위협하여 서로 멸한대, 무고한 이들이 하늘에 부르짖어 덕을 더럽힌 것이 뚜렷하게 알려졌느니라.
酗 술주정할 후 籲 부르짖을 유
[참조] 穢德 ‘穢德’에 대해 언해본을 비롯해 여러 책들이‘더러운 덕’이라 풀이하나 德 자체가 지닌 뜻과는 배치된다. 德과 관련해 언급한 여러 문헌들을 보면『廣韻』에서는 “德行也”라 하였고,『集韻』에서는 “德行之得也”라 하였으며,『正韻』에서는 “凡言德者,善美,正大,光明,純懿之稱也”라 하였고, 『周易』乾卦에서는 하늘의 四德을 元亨利貞으로 말하고 있고, 문언전에서는 “君子進德修業”을 말하고 있으며,『詩經』大雅에서는 “民之秉彝, 好是懿德”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穢德’은 ‘덕을 더럽힘’이라고 해야 정확한 뜻이 된다.
惟日不足者는 言終日爲之而猶爲不足也라 將言紂力行無度라 故以古人語發之라 無度者는 無法度之事라 播는 放也라 犂는 黧通이니 黑而黃也니 微子所謂耄遜于荒이 是也라 老成之臣은 所當親近者어늘 紂乃放棄之하고 罪惡之人은 所當斥逐者어늘 紂乃親比之라 酗는 醉怒也라 肆는 縱也라 臣下亦化紂惡하여 各立朋黨하여 相爲仇讐하여 脅上權命하여 以相誅滅하여 流毒天下한대 無辜之人이 呼天告寃하여 腥穢之德이 顯聞于上하니 呂氏曰爲善至極則至治馨香하고 爲惡至極則穢德彰聞이라하니라 날이 부족하다는 것은 종일을 하고도 오히려 부족하다고 말함이라. 주가 힘써 무도한 짓을 한다고 말하려고 하였으므로 옛 사람의 말로써 밝힘이라. 무도하다는 것은 법도가 없는 일이라. 파(播)는 쫓아냄이라. 이(犂 )는 黧(얼룩 리, 반점 리)와 통하니, 검으면서 누런 색이니 미자가 이른바 늙은이들이 황야로 달아났다는 것이 이것이라. 노성한 신하들은 마땅히 친하고 가까이 해야 할 자들이거늘 주가 도리어 내쫓고, 죄 있고 악한 사람들은 마땅히 배척하여 쫓아내야 할 자들이거늘 주가 오히려 친하고 가깝게 함이라. 후(酗)는 취하여 노함이라. 사(肆)는 멋대로 함이라. 신하들 또한 주이 악함에 동화하여 각각이 붕당을 세워서 서로 원수가 되어 위의 권력과 명령으로 위협하여 서로를 죽이고 멸하여 천하에 해독을 퍼뜨렸는데, 무고한 사람들이 하늘을 부르며 원통함을 고하여 덕을 냄새나게 하고 더럽게 한 것이 위(하늘)에 드러나 알려졌으니, 여씨가 말하기를 ‘선을 함이 지극하면 지극한 정치가 향기롭고, 악을 함이 지극하면 더러운 덕이 뚜렷하게 알려진다’하니라.
<泰誓中4章> 惟天이 惠民이어시든 惟辟은 奉天하나니 有夏桀이 弗克若天하야 流毒下國한대 天乃佑命成湯하사 降黜夏命하시니라 하늘이 백성을 사랑하시거든 임금은 하늘을 받드나니 하나라의 걸이 능히 하늘을 따르지 아니하여 아래 나라에 해독을 퍼뜨렸는데, 하늘이 이에 성탕을 도와 명하시어 하나라의 명을 내치셨느니라.
言天惠愛斯民하시니 君當奉承天意라 昔桀不能順天하여 流毒下國이라 故天命成湯하사 降黜夏命하시니라 하늘이 이 백성들을 사랑하시니 임금은 마땅히 하늘의 뜻을 받들어 이어야 하니라. 옛날에 걸이 능히 하늘에 순하지 아니하여 아래 나라에 해독을 퍼뜨렸음이라. 그러므로 하늘이 성탕에게 명하시어 하나라의 명을 내치셨느니라.
<泰誓中5章> 惟受는 罪浮于桀하니 剝喪元良하며 賊虐諫輔하며 謂己有天命이라하며 謂敬不足行이라하며 謂祭無益이라하며 謂暴無傷이라하나니 厥鑒이 惟不遠하야 在彼夏王하니라 天其以予로 乂民이라 朕夢協朕卜하야 襲于休祥하니 戎商必克호리라 수는 죄가 걸보다 더하니 착하고 어진 이를 도망가게 하였으며, 간하고 돕는 이를 해치고, 자기가 천명을 두었노라하며, 공경을 족히 행하지 아니할 것이라하며, 제사가 이익됨이 없다하며, 포악이 상하게 함이 없다하니, 그 본보기가 멀지 아니하여 저 하나라 왕에게 있느니라. 하늘이 그 나로써 백성을 다스리게 하시는지라 짐의 꿈이 짐의 점과 합하여 아름다운 징조가 거듭하니 상나라를 쳐서 반드시 이기리라.
浮는 過요 剝은 落이오 喪은 去也니 古者에 去國爲喪이라 元良은 微子也요 諫輔는 比干也라 謂己有天命은 如答祖伊我生不有命在天之類니 下三句도 亦紂所嘗言者라 鑒은 視也니 其所鑒視初不在遠이라 有夏多罪어늘 天旣命湯하여 黜其命矣하니 今紂多罪하니 天其以我로 乂民乎인저 襲은 重也라 言我之夢이 協我之卜하여 重有休祥之應하니 知伐商而必勝之也라 此는 言天意有必克之理라 부(浮)은 지나침이고, 박(剝)은 떨어짐이고, 상(喪)은 떠나감이니, 옛날에 나라를 떠남을 상(喪)이라 함이라. 원량(元良)은 미자이고, 간보(諫輔)는 비간이라. 자기가 천명을 두었다고 이른 것은 마치 조이에게 “나의 삶은 명이 하늘에 있지 아니한가?”라고 답한 것과 같은 유이니, 아래 세 구절도 또한 주가 일직이 말한 것이라. 감(鑒)은 봄이니 그 보는 바가 애초에 멀리 있지 않음이라. 하나라가 죄가 많거늘 하늘이 이미 탕에게 명하여 그 명을 내쳤으니 이제 주가 죄가 많으니, 하늘이 그 나로써 백성들을 다스리게 함인저. 습(襲)은 거듭함이라. 나의 꿈이 나의 점과 합하여 거듭 아름다운 징조가 응함이 있으니, 상나라를 쳐서 반드시 이길 것임을 앎이라. 이는 하늘의 뜻이 반드시 이길 이치가 있음을 말함이라.
<泰誓中6章> 受有億兆夷人이나 離心離德커니와 予有亂臣十人호니 同心同德하니 雖有周親하나 不如仁人하니라 수가 억조의 보통 사람들을 두었으나 마음이 떠나고 덕이 떠났거니와 나는 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을 두었으니 마음이 같으며 덕이 같으니, 비록 지극히 친한 이들을 두었으나 어진 사람을 둔 것만 같지 못하니라.
夷는 平也니 夷人은 言其智識이 不相上下也라 治亂曰亂이라 十人은 周公旦 召公奭 太公望 畢公 榮公 太顚 閎夭 散宜生 南宮括이오 其一은 文母라 孔子曰有婦人焉하니 九人而已라하시니 劉侍讀以爲子無臣母之義하니 蓋邑姜也라 九臣은 治外하고 邑姜은 治內라하니라 言紂雖有夷人之多나 不如周治臣之少而盡忠也라 周는 至也라 紂雖有至親之臣이나 不如周仁人之賢而可恃也라 此는 言人事有必克之理라 이(夷)는 평평함이니, 이인(夷人)은 그 지식이 서로 상하가 없음이라. 난을 다스리는 것을 난(亂)이라 하니라. 열 사람은 주공단 소공석 태공망 필공 영공 태전 굉요 산의생 남궁괄이고, 그 하나는 문모(문왕의 妃인 太姒)라. 공자 가라사대 “부인이 있으니 아홉 사람일 뿐이라(『논어』 태백편 제20장)” 하시니, 유시독이 말하기를 “자식은 어머니를 신하 삼는 의리가 없으니 대개 읍강(무왕의 비)이라. 아홉의 신하는 밖을 다스리고, 읍강은 안을 다스렸음이라”하니라. 주가 비록 보통 사람들을 많이 두었으나, 주나라의 다스리는 신하가 적으면서도 충성을 다함과 같지 못함을 말함이라. 주(周)는 지극함이라. 주가 비록 지극히 친한 신하를 두었으나 주나라의 어진 사람이 어질면서도 믿음직함만 같지 못하니라. 이는 인사가 반드시 이길 이치가 있음을 말함이라.
<泰誓中7章> 天視ㅣ 自我民視하시며 天聽이 自我民聽하시나니 百姓有過ㅣ 在予一人하니 今朕은 必往호리라 하늘의 보심이 우리 백성이 보는 것부터 하시며, 하늘의 들음이 우리 백성이 듣는 것부터 하시나니, 백성의 허물 있음이 나 한 사람에게 있으니 이제 나는 반드시 가리라.
過는 廣韻에 責也라 武王이 言天之視聽은 皆自乎民하나니 今民이 皆有責於我하여 謂我不正商罪라하니 以民心而察天意컨대 則我之伐商斷必往矣라 蓋百姓이 畏紂之虐하고 望周之深하여 而責武王이 不卽拯己於水火也니 如湯東面而征에 西夷怨하고 南面而征에 北狄怨之意라 과(過)는 『광운』에 꾸짖음이라. 무왕이 말하기를 하늘이 보고 들으심은 다 백성들로부터 하니 이제 백성들이 다 나에게 책함이 있어, 나에게 상나라의 죄를 바로잡지 않는다라고 하니 민심으로서 하늘의 뜻을 살피건대 내가 상나라를 치러 결단코 반드시 가리라. 대개 백성이 주의 학정을 두려워하고 주나라에게 바램을 깊이 하여 무왕이 자기들을 물과 불에서 곧바로 구원해주지 않는다고 책하니, 마치 탕임금이 동쪽을 향하여 정벌함에 서이가 원망하고, 남쪽을 향하여 정벌함에 북적이 원망하는 뜻과 같으니라.
<泰誓中8章> 我武를 惟揚하야 侵于之疆하야 取彼凶殘하야 我伐이 用張하면 于湯에 有光하리라 우리의 굳셈을 드날리어 국경에 들어가 저 흉악하게 해치는 자를 잡아서 우리의 정벌이 베풀어지면 탕임금에게 빛남이 있으리라.
揚은 擧요 侵은 入也라 凶殘은 紂也니 猶孟子謂之殘賊이라 武王이 弔民伐罪하시니 於湯之心에 爲益明白於天下也라 自世俗觀之면 武王伐湯之子孫하고 覆湯之宗社하니 謂之湯讐可也라 然이나 湯放桀과 武王伐紂는 皆公天下爲心이오 非有私於己者니 武之事를 質之湯而無愧하고 湯之心을 驗之武而益顯하니 是則伐商之擧가 豈不於湯에 爲有光也哉리오 양(揚)은 듦이고, 침(侵)은 들어감이라. 흉잔(凶殘)한 이는 주이니 맹자가 잔적이라(『맹자』 양혜왕 하편 제8장)고 이른 것과 같으니라. 무왕이 백성들을 위로하고 죄를 치시니 탕임금의 마음에 기대보면 천하에 더욱 명백해지니라. 세속으로부터 본다면 무왕이 탕임금의 자손을 치고 탕임금의 종묘와 사직을 엎었으니 탕임금의 원수라고 이를 만하니라. 그러나 탕임금이 걸을 추방한 것과 무왕이 주를 친 것은 다 천하를 공변되게 함을 마음으로 삼았고 몸에 사사로움을 둔 것이 아니니, 무왕의 일을 탕임금에게 질정하여도 부끄러움이 없고, 탕임금의 마음을 무왕에게 검증하면 더욱 드러나니, 이것은 곧 상나라를 친 거사가 어찌 탕임금에게 빛이 있음이 되지 않으리오.
<泰誓中9章> 勗哉夫子는 罔或無畏하야 寧執非敵이라하라 百姓이 懍懍하야 若崩厥角하나니 嗚呼ㅣ라 乃一德一心하야 立定厥功하야 惟克永世하라 힘쓸지어다. 장사들은 혹 두려워함이 없다 하지 말고 차라리 대적하지 못하리라고 마음먹어라. 백성들이 벌벌 떨어 그 상투가 무너지는 것 같이 하니, 아아, 그대들의 덕을 한결같이 하며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그 공을 세워 능히 세상을 영원하도록 하라.
勗 힘쓸 욱 懍 위태할 름, 벌벌 떨 름, 두려울 름
勗은 勉也라 夫子는 將士也라 勉哉將士는 無或以紂로 爲不足畏하고 寧執心以爲非我所敵也라 商民畏紂之虐하여 懍懍若崩摧其頭角然이라 言人心危懼如此하니 汝當一德一心하여 立定厥功하여 以克永世也라 욱(勖)은 힘씀이라. 부자(夫子)는 장사라. 힘쓸지어다. 장사들은 혹 주를 족히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하지 말고, 차라리 마음먹기를 내가 대적할 바가 아니라고 하여라. 상나라 백성들이 주의 학정을 두려워하여 마치 머리의 상투를 무너뜨리고 꺾는 듯이 벌벌 떨고 있음이라. 사람들의 마음이 위태롭고 두려워함이 이와 같으니 그대들은 마땅히 덕을 한결같이 하고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그 공을 세워서 능히 세상을 영원토록 하라고 말함이라.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