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縢5章> 史乃冊祝曰惟爾元孫某ㅣ 遘厲虐疾하니 若爾三王은 是有丕子之責于天하시니 以旦로 代某之身하소서 사관이 이에 책축에 가로대, 오직 그대의 원손인 아무개가 사납고 모진 병을 만났으니 당신들 세 왕은 원자의 책임을 하늘에 두셨으니, 단으로써 아무개의 몸을 대신하소서. 史는 太史也라 冊祝은 如今祝版之類라 元孫某는 武王也라 遘는 遇요 厲는 惡이오 虐은 暴也라 丕子는 元子也라 旦은 周公名也라 言武王遇惡暴之疾하니 若爾三王은 是有元子之責于天이라 蓋武王爲天元子하니 三王은 當任其保護之責于天이니 不可令其死也요 如欲其死면 則請以旦代武王之身이라 于天之下에 疑有缺文이라 舊說에 謂天責取武王者는 非是라 詳下文予仁若考와 能事鬼神等語컨대 皆主祖父人鬼爲言이오 至於乃命帝庭과 無墜天之降寶命하여는 則言天命武王이 如此之大하시니 而三王不可墜天之寶命이니 文意可見이라 又按死生有命이어늘 周公이 乃欲以身으로 代武王之死하시니 或者疑之라 蓋方是時에 天下未安하고 王業未固하니 使武王死면 則宗社傾危하고 生民塗炭하여 變故有不可勝言者라 周公忠誠切至하사 欲代其死하여 以紓危急하여 其精神感動이라 故로 卒得命於三王이라 今世之匹夫匹婦도 一念誠孝하면 猶足以感格鬼神하여 顯有應驗이어늘 而況於周公之元聖乎아 是固不可謂無此理也니라 사(史)는 태사라. 책축(冊祝)은 지금의 축판과 같은 유이라. 원손모(元孫某)는 무왕이라. 구(遘)는 만남이고, 려(厲)는 악함이고, 학(虐)은 사나움이라. 비자(丕子)는 원자라. 단(旦)은 주공의 이름이라. 말하건대 무왕이 사납고 모진 병을 만났으니 당신들 세 왕은 원자의 책임을 하늘에 두었음이라. 대개 무왕이 하늘의 원자가 되었으니 세 왕은 당연히 그 보호할 책임을 하늘에 맡겼으니 가히 그 죽음을 명하지 못하고, 만약 그 죽게 하고자 한다면 청컨대 단으로써 무왕의 몸을 대신하도록 청함이라. 옛 설에 하늘이 무왕을 취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니라. 아래 문장(6장)의 내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어질고 능히 귀신을 섬길 수 있다는 등의 말을 자세히 보건대 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인귀를 주장으로 하여 말한 것이고, (7장의) 이에 상제의 뜰에서 명한 것과 하늘이 보배로운 명을 내림을 손상시키지 말라는 데에 이르러서는 곧 하늘이 무왕에게 명함이 이와 같이 크시니 세 왕은 하늘의 보배로운 명을 손상시켜서는 아니된다고 말하였으니 글의 뜻을 볼 수 있음이라. 또 살펴보건대 죽고 삶은 명에 있거늘 주공이 이에 자신의 몸으로써 무왕의 죽음을 대신하고자 하시니, 혹자는 이를 의심하니라. 대개 바야흐로 이때에 천하가 편안하지 못하고 왕업이 단단하지 못하니 무왕을 죽게 한다면 종묘사직이 기울어 위태로워지고, 생민이 도탄에 빠져 변고를 이루 다 말할 수 없음이라. 주공의 충성됨이 간절하고 지극하시어 그 죽음을 대신하여 위급함을 풀고자 하여 그 정미로운 신이 감동하였으므로 마침내 세 왕에게 명을 얻음이라. 지금 세상의 필부필부도 한결같이 정성과 효도를 생각하면 오히려 족히 이로써 귀신을 감격시켜 뚜렷이 응하는 효험이 있거늘 하물며 주공의 큰 성인에게 있어서야. 이는 진실로 이러한 이치가 없다고 가히 말하지는 못하니라.
<金縢6章> 予仁若考ㅣ라 能多材多藝하야 能事鬼神이어니와 乃元孫은 不若旦의 多材多藝하야 不能事鬼神하리이다 내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어진지라, 능히 재간이 많고 재주가 많아 귀신을 섬길 수 있거니와 또한 원손은 단의 다재다예함만 같지 못하여 능히 귀신을 섬기지 못하리이다. 周公이 言我仁順祖考라 多材幹多藝能하여 可任役使하여 能事鬼神이어니와 武王은 不如旦의 多材多藝하여 不任役使하여 不能事鬼神이라 材藝는 但指服事役使而言이라 주공이 말하기를 나는 조고에게 어질고 순한지라, 재간이 많고 재능이 많아 가히 역사를 맡을 만하여 능히 귀신을 섬길 수 있거니와 무왕은 단의 다재다예만 같지 못하여 역사를 맡기지 못하여 능히 귀신을 섬길 수 없음이라. 재예는 다만 일하고 역사함을 가리켜 말함이라.
<金縢7章> 乃命于帝庭하사 敷佑四方하사 用能定爾子孫于下地하신대 四方之民이 罔不祗畏하나니 嗚呼ㅣ라 無墜天之降寶命하시사 我先王도 亦永有依歸하시리이다 이에 상제의 뜰에서 명하시어 펴서 사방을 도우시어 이로써 능히 당신의 자손을 아래 땅에 정하셨는데, 사방의 백성이 공경하고 두려워하지 아니함이 없으니, 아아, 하늘이 내리신 보배로운 명을 실추시키지 말라 하시어 우리 선왕도 또한 길이 의지하여 돌아감이 있으시리이다. 言武王이 乃受命於上帝之庭하여 布文德하여 以佑助四方하사 用能定爾子孫於下地하여 使四方之民으로 無不敬畏하니 其任大하고 其責重하여 未可以死라 故로 又歎息하고 申言하되 三王은 不可墜失天降之寶命이니 庶先王之祀도 亦永有所賴以存也라 寶命은 卽帝庭之命也니 謂之寶者는 重其事也라 말하기를, 무왕이 이에 상제의 뜰에서 명을 받아서 문덕을 폄으로써 사방을 도우시어 이로써 당신 자손을 아래 땅에 정하여 사방의 백성으로 하여금 공경하고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게 하니 그 임무가 크고, 그 책임이 중하여 가히 죽지 못하므로 또 탄식하고 거듭 말하되, 세 왕은 하늘이 내린 보배로운 명을 가히 실추시킬 수 없으니, 여러 선왕의 제사도 또한 길이 힘입음으로써 보존하는 바가 있음이라. 보명(寶命)은 곧 상제의 뜰에서 내린 명이니 보배롭다는 것은 그 일을 중히 여김이라.
<金縢8章> 今我ㅣ 卽命于元龜호리니 爾之許我인댄 我其以璧與珪로 歸俟爾命호리이니와 爾不許我인댄 我乃屛璧與珪호리라 이제 내가 원귀에게 나아가 명하리니, 당신들이 나를 허락할진대 내가 그 벽과 규로써(규를 갖고서) 돌아가 당신들의 명을 기다리려니와 당신들이 나를 허락하지 아니할진대 나는 그렇다면 벽과 규를 감추오리라. 卽은 就也라 歸俟爾命은 俟武王之安也라 屛은 藏也라 屛璧與珪는 言不得事神也라 蓋武王喪이면 則周之基業必墜리니 雖欲事神이라도 不可得也니라 其稱爾稱我하여 無異人子之在膝下하여 以語其親者하니 此亦終身慕父母와 與不死其親之意니 以見公之達孝也라 즉(卽)은 나아감이라. 돌아가 당신들의 명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왕이 편안해지기를 기다림이라. 병(屛)은 감춤이라. 벽과 규를 감춘다는 것은 신을 섬기지 못함을 말함이라. 대개 무왕이 돌아가신다면 주나라의 터전이 반드시 무너지리니 비록 신을 섬기고자 하여도 가히 얻지 못하니라. 그 당신들이라 칭하고 나라고 칭하여 자식이 슬하에 있으면서 그 어버이에게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이 또한 종신토록 부모를 사모하고 더불어 그 어버이를 돌아가셨다고 여기는 뜻이 없으니 이로써 주공의 지극한 효를 볼 수 있음이라.
<金縢9章> 乃卜三龜하니 一習吉이어늘 啓籥見書하니 乃幷是吉하더라 이에 세 거북을 점치니 한결같이 거듭 길하거늘 자물쇠를 열어서 글을 보니, 이에 다 길하더라. 卜筮는 必立三人하여 以相參考하니 三龜者는 三人所卜之龜也라 習은 重也니 謂三龜之兆一同이라 開籥見卜兆之書하니 乃幷是吉이라 거북점과 시초점은 반드시 세 사람을 세워서 서로 참고하니, 세 거북이라는 것은 세 사람이 거북점을 치는 것이라. 습(習)은 거듭함이니, 세 거북이의 조짐이 한결같음을 말함이라. 자물쇠를 열어 거북점의 조짐의 쓴 글을 보니 이에 다 길함이라.
<金縢10章> 公曰體는 王其罔害로소니 予小子ㅣ 新命于三王이란대 惟永終을 是圖호리니 玆攸俟ㅣ니 能念予一人이샷다 공이 가라사대 체는 왕이 그 해됨이 없으리니, 나 소자가 새로 세 왕에게 명을 받아 길이 마침을 도모하리니, 이 기다린 바이니 능히 나 한 사람을 생각하셨다. 體는 兆之體也라 言視其卜兆之吉하니 王疾其無所害하니 我新受三王之命하여 而永終을 是圖矣라 玆攸俟者는 卽上文所謂歸俟也라 一人은 武王也니 言三王이 能念我武王하여 使之安也라 詳此言新命于三王하고 不言新命于天하면 以見果非謂天責取武王也라 체(體)는 조짐의 체라. 그 거북점의 조짐이 길함을 보니, 왕의 병이 그 해될 바가 없으니, 내가 새로 세 왕의 명을 받아서 길이 마침을 도모한다고 말함이라. 이 기다리는 바는 곧 윗글에서 이른바 돌아가 기다리는 바라. 일인(一人)은 무왕이니, 세 왕이 능히 우리 무왕을 생각하여 편안하게 하심을 말함이라. 자세히 보건대 이 말은 새로 세 왕에게 명을 받았다고 말하고, 새로 하늘에게 명을 받았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이로써 과연 하늘이 무왕을 꾸짖어 취하려고 말한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金縢11章> 公이 歸하사 乃納冊于金縢之匱中하시니 王이 翼日乃瘳하시다 공이 돌아가 책을 쇠줄로 묶은 궤 안에 넣으시니, 왕이 다음날에 병이 나으셨다. 冊은 祝冊也라 匱는 藏卜書之匱라 金縢은 以金緘之也라 翼日은 公歸之明日也라 瘳는 愈也라 按金縢之匱는 乃周家藏卜筮書之物이니 每卜則以告神之辭로 書於冊하고 旣卜則納冊於匱而藏之하니 前後卜皆如此라 故로 前周公이 乃卜三龜하니 一習吉이어늘 啓籥見書者는 啓此匱也라 後成王이 遇風雷之變하여 欲卜하여 啓金縢者도 亦啓此匱也라 蓋卜筮之物은 先王不敢褻이라 故로 金縢其匱而藏之요 非周公始爲此匱하여 藏此冊祝하여 爲後來自解計也라 책(冊)은 축문을 적은 책이라. 궤(匱)는 점친 글을 보관하는 궤라. 금등(金縢)은 쇠줄로 묶은 것이라. 익일은 주공이 돌아온 다음 날이라. 추(瘳)는 병이 나음이라. 살펴보건대 금등의 궤는 주나라가 복서한 글을 보관하는 물건이니, 점칠 때마다 곧 신에게 고하는 말로써 책에 적고, 거북점을 쳤으면 책을 궤어 넣어서 보관하니 전후에 점친 것이 다 이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앞서 주공이 세 거북을 점치니 한결같이 거듭 길하거늘 자물쇠를 열어 글을 보았다는 것은 이 궤를 열음이라. 나중에 성왕이 바람과 우레의 변고를 만나 거북점을 치고자 하여 금등을 연 것도 또한 이 궤를 열음이라. 대개 복서의 물건은 선왕이 감히 함부로 하지 않았으므로 그 궤를 쇠줄로 묶어서 보관했고, 주공이 처음으로 이 궤를 만들어서 이 축문을 적은 책을 보관하여 나중에 스스로를 해명하려고 하는 계책으로 삼은 것이 아니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