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 모든 것을 환상으로 본다면 공명과 부귀는 말할 것도 없고 내 몸까지도 빌려 가진 형체이며, 이 세상 모든 것을 참된 경지로 본다면 부모 형제는 말 할 것도 없고 만물이 모두 나와 일체가 된다. 사람이 능히 일체가 환상임을 간파하고 만물이 나와 일체가 됨을 인식한다면, 비로소 천하를 이끌어 나가는 짐을 맡을 수 있고 또한 세간의 얽매임에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원문 以 幻 迹 言 하면 無 論 功 名 富 貴 히 卽 肢 體 도 亦 屬 委 形 하며 以 眞 境 言 하면 이 환 적 언 무 론 공 명 부 귀 즉 지 체 역 속 위 형 이 진 경 언
無 論 父 母 兄 弟 히 卽 萬 物 이 皆 吾 一 體 니 人 能 看 得 破 認 得 眞 하면 무 론 부 모 형 제 즉 만 물 개 오 일 체 인 능 간 득 파 인 득 진
재 可 任 天 下 之 負 擔 하며 亦 可 脫 世 間 之 강 鎖 니라. 재 가 임 천 하 지 부 담 역 가 탈 세 간 지 강 쇄.
*幻은 변할 환. *迹은 자취 적. *肢는 사지 지. *屬은 이을 속. *委는 맡길 위 *形은 형상 형. *破는 깨뜨릴 파. *認은 인정할 인. *재는 겨우 재. 잠간 재. *負는 짐질 부, *擔은 멜 담. *脫은 벗을 탈. *강(革+畺)은 고삐 강. *鎖는 쇠사슬 쇄.
환상의 세계에서 본다면 부귀 공명은 물론 내 몸까지도 천지로부터 임시로 위밈받은 형체에 불과하지만 실재의 세계에서 본다면 만물이 내 몸과 일체가 되는 것이니 만물이 일체가 되는 근본원리을 간파하는 사람이야말로 천하를 이끌어 나갈 큰 임무를 맡을 수 있고 만물이 환상의 형체라는 실상을 인식할 때 세속적인 물욕의 사심에서 벗어나 초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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