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스크랩] 도덕경-44 제14장 구체적인 너무나 구체적인-2

ria530 2013. 5. 6. 09:15

도덕경-44 제14장 구체적인 너무나 구체적인-2
뜻 풀이:
내 나이 서른 네 살 때의 일이다. 그때 나는 대구 영남일보에서 교열부(校閱部) 계약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스무살을 넘기면서 '나는 누구인가?'로분터 시작된 내면의 방황과 오랜 갈증은 이때가 정정이었다. 사실 그 문제 하나가 마음으로부터 해결되지 않으니, 나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자식으로서도, 남편으로서도, 아버리로서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그 역할을 충분히, 그리고 충실히 다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과 인간관계에서도 나는 언제나 입술이 타는 듯했다.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는 것은 그 즈음의 어느날 밤 태어난지 백일을 막 넘긴 내 아들이 유난히도 울던 때의 일이다. 밤늦도록 녀석을 품에 안고 어떻게든 달래어서 재워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는데, 그 어느 한 순간 문득 내 안에서 이런 의문 하나가 떠오른 것이다.

'나는 이 아이의 아버지이다. 그런데 아버지로서 이 아이에게 <이것이다!>라고 말해 줄 수있는 것이 무엇인가......?'

  '.......'

아무것도 없었다.정말이지 아무것도 없었다! 아아 나는 내 아들에게 삶'에 대하여 '인간의 길'에 대하여 그리고 '참(眞理)'에 대하여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그것은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각성(覺醒)을 내게 가져다 주었고, 늘 입술이 타듯 하던 내 마음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고 말았다. 나는 더 이상 망서리지 않았다.

마침내 나는 50일 단식(斷食)을 결심하고 또다시 사표를 썼다. 풀리지 않는 내 안의 의문들을 그냥 그대로 안은 채로는 더이상 살아갈 수가 없었고, '삶'에 대하여 '나(眞我)'에 대하여 '인간의길'에 대하여 마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었다.아 그 휑한 가슴이여, 목마름이여!

그리하여 오랜 세월 집을 떠나올 때마다 메고 다녔던 배낭을 이번에도 메고, 아픈 걸음 떼며, 다시 집을 나서는데 어머니는 연신 손을 내저으시며 그저 그저 굶지 말고 밥 제때 챙겨먹으며 몸조심하라 하시고, 이제 막 백일이 지난 아들녀석을 등에 업고 아내는 발을 동동거리며 애틋하게 나를 말렸지만, 아아 그러나 나는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떠나온 곳은 상주에 있는 '극락원'이라는 자그마한 암자였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곧 바로 단식에 들어갔고, 34년 동안의 그 오랜 생의 방향을 이제는 끝장낼 양으로, 온 우주를 뒤로 물린 채 면벽(面壁)하고서는 가부좌(跏趺坐)를 틀었다. 그리하여 나는 마침내 진리를 얻으리라!

   그러나.....

그 당시 나는 주로 '관법(觀法)이라는 수행법을 행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이 몸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내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과 느낌과 생각들을 <판단>하지 않고, '단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그것은 마치 비디오를 찍듯이, 이 '몸'과 내면의 '생각'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관찰하면서, 자신이 지금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그때 그때마다 알아차리는 것인데, 여러 해(年) 단지 그렇게하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에 관한 많은 새로운 발견과 이해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이다.


출처 : 전주향교(全州鄕校)
글쓴이 : 鶴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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