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스크랩] 도덕경-55 제15장 `미운 아기오리 이야기`-6

ria530 2013. 5. 6. 09:18

도덕경-55 제15장 '미운 아기오리 이야기'-6

그리고 통나무를 쪼개고 다듬어 무언가를 만들면, 때깔도 나고 또한 여러가지로 요긴하게 쓰이게도 되지만, 아직 다듬지도, 쪼개지도 않은 통나무라, 그 것은 말하자면 아직 그 무엇으로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모호하고, 불분명하여,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 같은, 그래서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하는 절박한 삶의 모습을 가리킨다(敦兮其若樸), 또한 가득한 것 같기는 커녕, 텅 비어있어, 허허롭고, 왠지 모르게 쓸쓸하기까지 하며(曠兮其若谷). 온갖 걱정과 염려와 번뇌로 뒤범벅이  된 탁한 물과도 같은 모습임에랴(混兮其若濁)! 그것은 아무리 보아도 지금 이 순간의 우리 자신의 모습이 아닌가?

그런데 노자는 말한다. 그것이 바로 미묘현통하여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도인의 모습이라고! 그 보잘것 없는 예유엄환돈광혼 그것이 바로 미묘현통한 도라고! 속 그것이 바로성이요 -이 절묘하고도 기가 막힌 비약이여!-
본뇌 그것이 바로 보리(보제)이며 중생 그것이 바로 부처라고! 그러니 따로이 구하지 말고 그냥 거기 있으라고! '미운 아기 오리'처럼 온전한 오리가 되기 위해 바깥으로 뛰쳐나가지 말고 그냥 거기 있으라고! 그러면 그때 비로소  -미운 아기오리'에게 갑자기 전혀 다륹 세계가 펼쳐졌듯이- 그 모든 것들로부터 놓여나게 되어 참 평안과 쉼이 오게 되고 그 모든 것들에게도 불구하고 거기에 매이지 않고 거기에 무러들지 핞는 진정한 자유와 자재(자재)함이 온 삶을 ㅏㄱ득 해울 것이라고! 노자는 도덕경의 다른 곳에서도 똑같은 말을 애틋하게 되풀이 하고 있다.

不出戶 知天下 (불출호지천하)
不窺유見天道  (불규유견천도)
其出彌遠 其知彌少 (기출미원 기지미소)
是以聖人不行而知(시인성인불행이지)
不見而名(明) (불견이명)
不爲而成 (불위이성)

 

窺:엿볼 규.     유(片+戶下甫) : 엇살창 유. 들창 유.  彌:두루 미.    



'나'라는, '번뇌'라는 문 밖으로나가지 않고서도 천하를 알며
'현재'라는 '중생'이라는 창문 밖으로 내다보지 않고서도 하늘이 도를 보나니
그 나감이 멀면 멀수록 그 앎은 더욱 적어진다
그러므로 성인은 행하지 않고서도 알고
보지 않고서도 밝으며
하지 않고서도 이룬다.      (도덕경 47장)

누가 능히 탁함으로서 고요하여 서서히 맑게 할 수 있으며 누가 능히 편안함으로서 움직여 서서히 살아나게 할 수 있는가?(孰能濁以靜之徐淸 孰能安以動之徐生)...... '깨달음이란 탁함을 버리고 깨끗함에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탁함속에서 있으면서도 거기에 매이지 않고 물들지 않아 사용이 자재함이 곧 그것이다.그리고 그때 진정한 고요와 평화가 찾아온다.그에게는 비로소 모든 분별과 비교가 끝이 난 것이다. 이제 그는 그냥 산다(保此道者 不欲盈). 그냥 주어 지는 현실에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 뿐이다. 단지 그럴 뿐인데 희한하게도 그의 안과 밖의 모든 삶은 저절로 서서히 맑아지며, 저절로 서서히 모든 것이  -하나도 남김없이- 살아난다. 분별과 비교 속에서 잃어버렸던 모든 것이 전부 되살아나는 것이다. 진정한 생명과 사랑으로 !

무릇 채우려 하지 않기에 헤어져도 새로이 이루지 않는다(夫唯不盈 故能폐不新成).....사실 이제 그에게는 오직 '새로움' 밖에 없다. 그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언제나 태초(太初)와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다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 너히는 나의 창조하는 것을 인하여 영원히 기뻐하며 즐거워할 지니라."(아사야 65:17~18) 아멘!


출처 : 전주향교(全州鄕校)
글쓴이 : 鶴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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