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辰宿列張(진수열장)
[3] 日月盈昃하고 :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4] 辰宿列張이라 : 별자리가 벌려 베풀어져 있다.
13. 辰(별 진, 별 신, 때 신, 다섯째지지 신) : 辰部
辰은 춘삼월 언덕(厂 : 언덕 엄)에 아지랑이가 올라와(二 : 두 이) 초목의 싹(氏 : 각시 씨,
뿌리의 형상)이 나오는 것을 뜻하며, 이때 하늘에 전갈자리(房星 : 동방7宿의 한가운데인
네 번째 별자리)가 나타난다.
‘별 진(신)’은 음력 춘삼월이 되면 하늘에 자리잡는 전갈자리로서 하늘의 ‘별’을 가리키지만,
농사철의 때를 알려주는 별자리라는 점에서 ‘때’를 의미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성신(星辰)이라고 할 때, 星(별 성)은 반짝이는 하늘의 별을 말하고 辰(때 신)은
일월이 서로 만나 교차하는 12時 즉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를 가리킨다.
12지지(地支)상으로 볼 때에 辰은 다섯 번째 지지에 속한다. 한 해상으로 가장 중요한 때인
음력 삼월(하루로 볼 때는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의 농번기에 해당하므로 12지지 가운데
홀로 때를 대표한다.
『周易』으로 보면 5陽이 남은 1음을 결단하는 澤天夬卦( )에 해당한다. 매사에 있어
결단할 때 결단하지 못하면 크게 일을 그르치게 된다. 결단의 시기가 중요하므로 주역을
마치는 잡괘전 마지막 구절에서 孔子는 ‘夬者(쾌자)는 決也(결야)ㅣ라
剛決柔也(강결유야)ㅣ니 君子道長(군자도장)이오 小人道憂也l라'(쾌는 결단함이라 강이
유를 결단함이니 군자의 도는 길고 소인의 도는 근심이 되느니라)는
말씀으로 끝맺고 있다. 辰의 때는 가장 중요한
농사시기로 이때를 놓치면 한 해의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되는 것이다.
* 農(농사 농) 振(떨칠 진) 震(우레 진) 晨(새벽 신) 辱(욕될 욕)
14. 宿(잘 숙, 별자리 수) : 宀(집 면, 갓머리)部
宿은 집안(宀)에 모든(百 : 일백 백) 사람(人)이 있는 것을 말하니, 곧 잠드는 뜻이다.
낮에 자는 것은 낮잠일 뿐이고, 밤중에 자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는 것이므로,
宿에는 밤중의 ‘별자리’라는 의미로 쓰인다.
참고로 하늘에는 많은 별들이 있는데 북극성을 중심으로 그중 28수가 별들을 대표한다.
동방 7수인 각항저방심미기(角亢氐房心尾箕), 북방 7수인 두우여허위실벽(斗牛女虛危室壁), 서방 7수인 규루위묘필자삼(奎婁胃昴畢觜參),남방 7수인
정귀류성장익진(井鬼柳星張翼軫)이 있다.
우리의 고유 풍속인 윷놀이의 말판은 하늘의 북극성을 중심으로 28수가 자리한 모습이다.
윷 네 가락과 네 마리의 말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四時) 변화를 표상하며,
도(1) 개(2) 걸(3) 윷(4) 모(5)로 말이 나아가는 것은 水(1) 火(2) 木(3) 金(4) 土(5) 오행의
운행 원리이다. 오행은 하늘의 5星(수성 화성 목성 금성 토성)에 합한다.
28수는 상하(남북)로 운행하고 5星은 좌우(동서)로 운행한다. 상하의 축은 경(經)이 되고,
좌우는 위(緯)가 되기 때문에 5성을 緯星이라 하고, 28수를 經星이라고 한다.
15. 列(벌릴 렬) : 刀(칼 도, 刂 : 선칼 도)部
列은 본래 죽은 시신의 앙상한(歹 : 앙상할 알) 뼈를 칼(刀)로 해체하여 사방에 벌려 놓은
것을 의미하므로 列과 死(죽을 사)는 그 뜻이 서로 통한다. 대개 물건을 벌려 놓는다는
포괄적인 의미는 列이 되고, 옷감을 끊거나 찢는 구체적인 의미는 裂(찢을 렬)로써 표현한다.
참고로 옛날 우리나라에서 바라본 별자리를 그린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란
그림이 있다. 고구려 때 그려진 것이 있다고 하나 지금 남아있는 것은 조선 태조
다시 그려진 것과 숙종본이 있다.
여기서 天象이란 하늘의 모습이란 뜻으로 하늘에 떠 있는 천체, 특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별과 은하수를 그린 天文(천문)을 이른다. 列次에서 ‘次’는 하늘의 적도 부근을 세로로
열두 구역으로 나눈 단위다. 그러므로 列次는 ‘차에 따라 벌려 놓았다’는 뜻이다.
목성(木星)을 옛날에는 세성(歲星)이라고도 했는데, 세성의 위치는 해마다 다르며 12년쯤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해마다 세성이 보이는 곳을 기준으로 천구의
적도를 열두 구역으로 나누고 그 영역을 차라고 부른 것이다.
제문(祭文)을 읽을 때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唯歲次某年某月某日)’이라고 하는데 이 뜻은
바로 ‘아아, 오늘은 목성이 하늘의 아무개 차에 드는 해의 몇 년 몇 월 몇 일이옵니다’는
뜻으로, 우리 조상은 제사를 우주적인 의식으로 여겼다.
고대의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왕은 경기 지방만 직접 다스리고 나머지 땅은
8개로 나눠 제후가 다스리게 했다. 이는 하늘의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방식과 같은
것이라고 보았다. 즉 하늘의 회전축인 북극성과 그 둘레의 별을 옥황상제가 직접
다스리는 경기 지방으로 보았고, 하늘의 적도 지방은 제후가 다스리는 제후 국가로 보았다.
이렇게 ‘나누었다’는 뜻으로 分이라 했고, 제후가 다스리는 주(州)에 대응하는
하늘의 영역을 野라고 했다.
따라서 ‘천상열차분야지도’란 ‘하늘의 모습을 차에 따라 늘어놓은 그림’이 된다.
16. 張(베풀 장) : 弓(활 궁)部
張은 활의 모습을 본뜬 弓(활 궁)과 길게 늘이는 뜻인 長(긴 장, 어른 장)이 합친 것으로,
활줄을 길게 잡아늘여 베푸는 뜻이다. 긴장(緊張)과 이완(弛緩)은 모두 활을 끌어당기고
풀어놓은 것에서 나온 단어이다. 張은 별자리 이름으로 남방 7수 가운데 하나이다.
[易解]
태극이 一動一靜(일동일정)하는 음양변화가 마치 활 모양과 같이 휘어지는 모습이므로
태극을 弓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싹이 움터나오는 乙의 모습에서 태극을 취하기도 한다.
弓弓乙乙이라 함이 이것이다.
長은 길다는 뜻 외에도 어른이라는 뜻이 있다. 만물은 태극이 삼변하여 양의(兩儀)
사상(四象) 팔괘(八卦)를 이루는 과정에 따라 성장한다. 뿌리(氏 : 각시 씨)에서
줄기를 뻗고, 줄기에서 가지를 치며, 가지 끝에서 열매를 맺는 세 가지(三) 단계의
성장 과정(丨: 뚫을 곤)이 곧 長의 뜻이다. 여기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미가 나오고
완숙되었다는 의미에서 ‘좋다’는 뜻과 ‘어른’의 뜻이 나온다.
출처:http://www.tae11.org/이윤숙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