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제선왕을 보고는 가로대 “이른바 고국이라는 것은 높고 큰 나무가 있는 것을 두고서 이름이 아니라, 공훈을 세워 대대로 내려온 신하가 있음을 일컫는 것이니이다. (그런데 이제) 왕께서는 가깝고 믿을만한 신하도 없습니다. 옛적에 등용한 신하가 오늘에서는 내쳐야 할 신하임을 (진정) 알지 못하십니까!” 하니라. (喬 : 높을 교 進 : 등용할 진)
▲ 世臣은 累世勳舊之臣이니 與國同休戚者也오 親臣은 君所親信之臣이니 與君同休戚者也라.
세신(世臣)은 여러 세대에 걸쳐 공을 이룬 옛 신하이니 나라와 더불어 좋은 일과 슬픈 일을 같이하는 자요, 친신(親臣)은 인군이 친히 믿는 바의 신하이니 인군과 더불어 좋은 일과 슬픈 일을 같이하는 자이라.
이는 ‘교목.세신(喬木.世臣)이라는 것이 다 고국(故國)에 마땅히 있는 바이나 (써한 바) 고국이 되는 것은 곧 세신에 있는 것이지 교목에 있지 않음’을 말함이라. 어제 등용한 바의 사람이 오늘에서는 내쳐 버려야 함이 있음에도 (왕이 이를) 알지 못하는 것은 곧 친신이 없음을 나타내는 것인데 하물며 세신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왕이 가사사대 “내 어찌 써 그 자질이 못됨을 식별해서 내치겠습니까?” 하니라. (이에 맹자) 가로대 “나라 인군이 어진 이를 등용하되 부득이한 것 같이 해야 하니 장차 낮은 이로 하야금 높은 이를 넘게 하며, 친하지 않은 이로 하여금 가까운 이를 넘게 하나니 (어찌) 가히 신중하지 아니 하겠습니까?” 하니라.
좌우가 다 가로대 어질다해도 가(허락)하지 아니하며, 여러 대부들이 가로대 다 어질다 하더라도 가하지 아니하니, 나라사람이 다 가로대 어질다 한 후에야 살펴서 어짊을 본 연후에 쓰며(등용하며), 좌우가 다 가로대 불가라 해도 듣지 아니하며, 여러 대부들이 다 가로대 불가라 해도 듣지 아니하니, 나라사람이 다 가로대 불가라고 한 연후에야 살펴서 불가함을 본 연후에 버리니이다.
좌우가 다 가로대 죽일 것이라 해도 듣지 말며, 여러 대부들이 다 가로대 죽일 것이라 해도 듣지 말며, 나라사람이 다 가로대 죽여야 한다고 한 연후에는 살펴서 가히 죽여야 함을 본 연후에야 죽일 지니 이러면 가로대 나라사람이 죽였음이라 할 것이니이다. 이와 같이 한 연후에는 (가히 써) 백성의 부모라 할 수 있으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