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태왕이) 노약자들을 모아놓고 고하여 가로대 ‘적인이 하고자 하는 바는 내 토지이니, 내 듣자니 군자는 (그) (써) 사람을 기르는 바(토지)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하니 그대들은 인군이 없다고해서 어찌 근심하리오(근심할 바가 없다). 내 장차 떠나가리라’ 하시고는,
빈을 떠나 양산을 넘어 기산 아래에 도읍을 정해 거처하신대, 빈 사람들이 이르기를 ‘(태왕은) 어진 사람이니 가히 잃어서는 아니되니라‘ 말하고는, 따라가는 사람들이 (마치) 시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같이 많았으니이다.” 하니라.
<해설>
맹자가 14장에서 등문공에게 등나라가 소국이라 하더라도 강대국인 제나라나 초나라를 섬겨서는 안된다고 말하였다. 이에 등문공은 약소국으로서 큰 나라에 저항해서는 나라를 보존하지 못할 것이 뻔하고, 그렇다고 요구를 다 들어주며 큰나라를 섬기더라도 결국에는 망할텐데 어찌하면 좋겠는지를 맹자에게 묻고 있다. 이에 대해 맹자는 주나라 태왕의 예를 들어 답변하고 있다.
피(皮)는 호랑이,표범, 사슴의 가죽을 이름이라. 폐(幣)는 비단이라. 촉(屬)은 모아놓음이라. 토지는 본래 물건을 내서 (써) 사람을 기르는 것이어늘 이제 땅을 (가지고) 다투어 사람을 죽이면 이는 (그) (써) 사람 기르는 것으로써 사람을 해침이라. 읍(邑)은 도읍을 지음이라. 귀시(歸市)는 사람이 많아 앞을 다툼이라.
○ 或曰 世守也라 非身之所能爲也니 效死勿去라 하나니
혹 가로대 세대로 지켜야 하느니라. 자신이 능히 할 (마음대로 결정할) 바가 아니니 죽음에 이르러서라도 가지 말라 하나니라.
또 말하기를 혹 이르되 토지는 이에 선인이 받은 바요 세대로 지킨 것이니 자기가 전일하게(마음대로) 할 바가 아니오 다만 마땅히 죽음에 이르러서라도 지켜서 가히 버리고 떠나지를 못하니 이는 나라 인군이 사직(나라)을 위해서 죽는 떳떳한 법이라. 예로부터 내려오는 글에 이른바 나라가 망하여 인군이 죽는 것은 ’바르다‘ 하니 정히 이를 이름이라.
○ 君請擇於斯二者하쇼셔
(맹자 가로대) 인군은 청컨대 이 두 가지중에서 선택하소서!
<해설>
맹자가 등문공에게 땅을 내주고 떠나든지 아니면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끝까지 義로써 나라를 지키든지 선택하라고 말하고 있다.
양씨 말하기를 “맹자가 문공에게 처음에 고하시되 ‘죽음에 이르는 것뿐이라 ’ 하시니 (이는) 예의 바름이라. (그) 두려움이 심한 지경까지 이르면 태왕의 일로써 깨우쳐 주시니 부득이함이라. 그러나 태왕의 덕이 없으면서도 가면 백성이 혹 따르지 않아 마침내는 망함에 이르니 (곧) 이 또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버티는 것보다 낫지 못하니라. 이에 (또한) 청컨대 이 두 가지중에서 선택하라” 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