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孟子ㅣ 曰富歲엔 子弟ㅣ 多賴하고 凶年엔 子弟ㅣ 多暴하나니 非天之降才ㅣ 爾殊也ㅣ라 其所以陷溺其心者ㅣ 然也ㅣ니라 맹자 가라사대 부유한 해에는 자제가 의뢰함(믿고 의지함)이 많고, 흉년엔 자제가 포악함이 많으니 하늘이 재질을 내림이 그렇게 다름이 아니라, 그 써 그 마음이 빠진 바가 그러하니라.
爾 : 그러할 이 富歲는 豊年也ㅣ라 賴는 藉也ㅣ라 豊年엔 衣食饒足故로 有所賴藉而爲善이오 凶年엔 衣食不足故로 有以陷溺其心而爲暴니라 부세는 풍년이라. 뢰는 자뢰함이라. 풍년엔 의식이 풍족한 고로 믿고 의지하는 바가 있어 선을 하고, 흉년엔 의식이 부족한 고로 써 그 마음을 빠뜨림이 있어 포악해지니라. 今夫麰麥을 播種而耰之호대 其地ㅣ 同하며 樹之時ㅣ又同하면 浡然而生하야 至於日至之時하야 皆熟矣하니 雖有不同이나 則地有肥磽하며 雨露之養과 人事之不齊也ㅣ니라 이제 무릇 보리를 씨 뿌리고 흙을 덮되 그 땅이 같으며, 심는 때가 또한 같으면 발연히 싹이 나서 한여름(하지때)에 이르러 다 익으니, 비록 같지 아니함이 있으나 땅이 기름지고 메마름이 있으며 우로의 기름과 사람이 하는 일이 가지런하지 않음이라.
麰 : 보리 모 耰 : 곰방매(논밭의 흙을 고르거나 씨앗을 덮는데 쓰는 농기구) 우, 씨를 덮을 우 磽 : 메마를 교, 메마른 땅 교 麰는 大麥也ㅣ라 耰는 覆種也ㅣ라 日至之時는 謂當成熟之期也ㅣ라 磽는 瘠薄也ㅣ라 모는 대맥이라. 우는 씨를 덮음이라. 일지의 때는 마땅히 다 익은 기간을 말함이라. 요는 척박함이라. 故로 凡同類者ㅣ 擧相似也ㅣ니 何獨至於人而疑之리오 聖人도 與我同類者ㅣ시니라 그러므로 무릇 유가 같은 것은 모두가 서로 같으니 어찌 홀로(유독) 사람에 이르러서 의심하리오, 성인도 나와 더불어 유가 같은 자이시니라.
擧 : 들 거, 여기서는 ‘모두 거’ 聖人도 亦人이니 其性之善이 無不同也ㅣ니라 성인도 또한 사람이니 그 성의 선함이 같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故로 龍子ㅣ 曰不知足而爲屨ㅣ라도 我ㅣ 知其不爲蕢也ㅣ라 하니 屨之相似는 天下之足이 同也새니라 그러므로 용자 가로대 발을 알지 못하고 신을 삼더라도 내 그 삼태기가 되지 아니함을 안다 하니 신이 서로 같음은 천하의 발이 한 가지일새니라.
屨 : 신 구 蕢 : 흙덩이 괴, 여기서는 ‘삼태기 궤’ 蕢는 草器也ㅣ라 不知人足之大小하고 而爲之屨면 雖未必適中이나 然이나 必似足形이오 不至成蕢也ㅣ라 궤는 풀로 만든 그릇이라. 사람 발의 크고 작음을 아지 못하고 신을 만들면 비록 반드시 꼭 맞지는 아니하나 그러나 반드시 발 모양과 같고 삼태기가 되는 데에는 이르지 않느니라. 口之於味에 有同耆也하니 易牙는 先得我口之所耆者也ㅣ라 如使口之於味也에 其性이 與人殊ㅣ 若犬馬之與我不同類也ㅣ면 則天下ㅣ 何耆를 皆從易牙之於味也ㅣ리오 至於味하야는 天下期於易牙하나니 是는 天下之口ㅣ 相似也일새니라 입이 맛에 똑같이 즐김이 있으니, 역아는 내 입의 즐기는 바를 먼저 얻은 자라. 가령 입이 맛에 그 성이 사람과 더불어 다름이, 마치 개와 말이 나와 더불어 같은 유가 아닌 것 같다면 천하가 어찌 (맛을) 즐김을 다 역아의 맛을 따르리오. 맛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역아를 기약하나니 이는 천하의 입이 서로 같을새리라.
[참조] 易牙에 대하여 역아는 본래 춘추오패의 하나였던 齊나라 환공(桓公)의 요리사였다. 이름은 雍巫이고, 역아는 字이다. 한번은 환공이 밤중에 출출할 때 역아가 지지고 볶고 졸이고 굽고 하여 五味를 만들어 드렸더니, 환공이 이를 먹고서는 포만감에 아침 늦게까지 자고 나서, ‘후세에 맛 때문에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다’하고 하였는데 이 말은 결국 환공 자신에게로 되돌아온 말이 되었다. 역아는 개방(開方)과 수조와 함께 환공에게 아첨했던 인물로도 유명한데 명재상 관중이 죽으면서 절대 신임해서 쓰지 말라고 충고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역아는 환공이 사람 고기를 먹어본 일이 없다고 하자 자기 아들을 죽여 국을 끓여서 환공에게 바쳤던 인물이고, 개방은 위나라 공자이면서 자기 왕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족을 버렸던 인물이며, 수조는 호색가이면서도 환공의 의심을 받지 않고 환심을 사기 위해 스스로 거세하여 후궁의 환관이 되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관중이 죽자 환공은 관중의 충고를 듣지 않고 세 사람을 중용하였다. 그러자 제나라의 국력은 곧 와해되고 환공 43년에 환공이 세상을 떠나자 역아는 수조와 손잡고 반대세력을 모두 처형시키고 공자 무궤를 즉위시키려 했다. 이 사이 환공의 시체는 그대로 침실에 방치되어 구더기가 들끓어 방바닥에 기어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무궤가 궁에 들어와 즉위하면서 환공의 입관이 겨우 이루어졌으나 무궤는 즉위한 지 불과 3개월만에 송나라의 힘을 빌린 태자 소에게 죽음을 당했고, 태자 소도 얼마 되지 않아 또 쫓겨나는 등 제나라는 이후 결코 패자의 권위를 찾을 수 없었다. 易牙는 古之知味者라 言易牙所調之味는 則天下ㅣ 皆以爲美也ㅣ라 역아는 옛날에 맛을 아는 자라. 역아가 조리한 맛은 천하가 다 써 아름답게 여김을 말씀하심이라. 惟耳는 亦然하니 至於聲하야는 天下ㅣ 期於師曠하나니 是는 天下之耳ㅣ 相似也일새니라 오직 귀도 또한 그러하니 소리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사광을 기약하나니 이는 천하의 귀가 서로 같을새니라.
[참조] 師曠에 대하여 周나라 때의 악사로 음률을 미묘한 부분까지 잘 구분하였다 한다. 한번은 그가 거문고로 아주 슬픈 가락을 연주하였는데 그때 서북쪽에서 구름이 일고 기왓장이 날고 하여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기절할 정도였다고 한다. 師曠은 能審音者也ㅣ라 言師曠所和之音은 則天下ㅣ 皆以爲美也ㅣ라 사광은 음을 살핌에 능한 자라. 사광이 조화한 음악은 천하가 다 써 아름답게 여김을 말씀하심이라. 惟目도 亦然하니 至於子都하야는 天下ㅣ 莫不知其姣也하나니 不知子都之姣者는 無目者也ㅣ니라 오직 눈도 또한 그러하니 자도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그 아름다움을 아지 못함이 없나니 자도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자는 눈이 없느니라. 子都는 古之美人也ㅣ라 姣는 好也ㅣ라 자도는 옛날 미인이라. 교는 어여쁨이라. 故로 曰口之於味也에 有同耆焉하며 耳之於聲也에 有同聽焉하며 目之於色也에 有同美焉하니 至於心하야 獨無所同然乎아 心之所同然者는 何也오 謂理也義也ㅣ니 聖人은 先得我心之所同然耳시니 故로 理義之悅我心이 猶芻豢之悅我口ㅣ니라 그러므로 가로대 입이 맛에 있어서 똑같이 즐김이 있으며 귀가 소리에 있어서 똑같이 들음이 있으며, 눈이 색에 있어서 똑같이 아름다움이 있으니 마음에 이르러 홀로 똑같이 여기는 바가 없는가? 마음이 똑같이 여기는 바는 어찌함이오. 이르되 이와 의니 성인은 먼저 내 마음에 똑같이 여기는 바를 먼저 얻으시니 그러므로 이와 의가 내 마음을 즐겁게 함이 고기가 내 입을 즐겁게 함과 같으니라.
芻 : 풀먹는 짐승 추, 소 말 양 등의 초식동물을 말함 豢 : 곡식을 먹여기르는 가축 환, 개와 돼지 등의 동물을 말함 然은 猶可也ㅣ라 草食曰芻니 牛羊是也ㅣ오 穀食曰豢이니 犬豚是也ㅣ라 程子ㅣ 曰在物爲理요 處物爲義니 體用之謂也ㅣ라 孟子ㅣ 言人心이 無不悅理義者하니 但聖人은 則先知先覺乎此耳요 非有以異於人也ㅣ니라 程子ㅣ 又曰理義之悅我心이 猶芻豢之悅我口라 하시니 此語ㅣ 親切有味하니 須實體察하야 得義理之悅心이 眞猶芻豢之悅口라야 始得이니라 연은 옳음과 같으니라. 풀을 먹는 것을 추라 하니 소와 양이 이것이오, 곡식을 먹는 것을 환이라 하니 개와 돼지가 이것이라. 정자 가라사대 물건에 있음이 理가 되고 물건에 처함이 義가 되니, 체와 용을 이름이라. 맹자 가라사대 사람 마음이 이와 의를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나니 다만 성인은 먼저 이를 먼저 알고 먼저 깨달았을 뿐이오, 써 다른 사람과 다름이 있지 아니하니라. 정자가 또 가라사대 이와 의가 내 마음을 기쁘게 함이 고기가 내 입을 기쁘게 함과 같다 하시니, 이 말씀이 친절하고 맛이 있으니 모름지기 실제로 몸소 살펴서 시러곰 의리가 마음을 기쁘게 함이 진실로 고기가 입을 기쁘게 함과 같아야 비로소 얻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