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글자에 담긴 역사와 문화
東夷族의 후손인 간(艮)방의 나라, 조선
공자는 ?周易? 설괘전(說卦傳)에서 ‘만물을 마치고 만물을 비롯하는 데가 동북방인 간방보다 성한 곳이 없다(終萬物 始萬物者 莫盛乎艮이라)’고 하였다. 후천팔괘 상으로 아침을 뜻하는 정동방인 木을 기준으로 할 때 동북방인 ‘艮’은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새벽을 지칭한다. 어두운 밤을 뜻하는 정북방인 水에서 정동방 木인 아침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終萬物 始萬物’에는 전날이 끝나고 새날이 시작되는 의미가 담겨 있다. 日+氏로 된 ‘艮’은 해의 뿌리 또는 해가 뜨는 곳이란 뜻이 있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우리나라를 ‘해뜨는 나라’라고 한 것은 바로 이 ‘艮’을 뜻한다. 지리적으로 중국을 기준으로 볼 때 艮方은 한반도를 말한다.
공자는 ?주역?의 팔괘 중 특별히 ‘艮’을 강조하고 있는데, 계사전의 ‘成言乎艮 (간방에서 말을 이룬다)’도 그러한 경우이다. 이 말은 ‘정성 誠(成+言)’과도 연결되어 예로부터 늘 정화수(井華水)를 떠놓고 치성(致誠)과 정성(精誠)을 드리는 우리 민족의 풍속과도 관련이 깊다. 또한 ‘간방에서 말을 이루어 내었다(成言乎艮)’라는 뜻에서 글자(한자)의 어원이 간방을 뜻하는 동이족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주역?의 음양오행 이치를 토대로 體가 되는 뜻글자인 한자에 맞춰 용(用)이 되는 소리글자인 한글을 만들었다. 전 세계에서 뜻글자와 소리글자를 병행해서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단군이 박달나무로 만들었다는 윷의 원리나 일주일을 뜻하는 ‘일월화수목금토’ 명칭은 음양오행의 문화가 우리나라에 뿌리깊은 전통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두가 동이족의 후예인 조선이 동이족의 문화전통을 이어받고 있음을 말해 준다.
한편 ?주역?의 괘를 창제한 복희씨는 동이족이다. 상형문자인 한자는 괘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동이족이 세운 은나라의 문화유적지에서 발굴된 갑골문자는 한자의 어원이라고 한다. 이는 결국 주역의 음양오행 원리가 동이족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뜻이다. 공자가 ?周易?과 다른 문헌에서 특별히 ‘艮’과 ‘夷’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공자가 그만큼 동이족의 문화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艮’이라는 부수는 허신이 쓴 ?설문해자?의 540개 부수에는 없었으나 청나라 때의 ?강희자전?의 214개 부수에는 새로이 실렸다. 부수를 반으로 대폭 축소하는 과정에서 ‘艮’을 부수로 하고 있는 한자 자체가 몇 개에 지나지 않음에도 ‘艮’을 부수로 추가한 것은 공자가 특별히 강조한 ‘艮’자를 중요한 글자로 인정하였다는 뜻이다.
곰과 한민족(韓民族) 그리고 동이족(東夷族)
?설문해자?에서 “能은 熊(곰 웅)이며, 곰이 중용(中)을 굳건히 지키기 때문에 賢能(현능)이라고 하며 强壯(강장)하기 때문에 能傑(능걸)이라 한다”고 풀이한 대목이 흥미롭다.
곰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단군신화를 보면, 熊女(웅녀)가 마늘 스무 쪽과 쑥 한줌으로 스무하루(21)를 견뎌 사람이 되어 마침내 환웅(桓雄)과 결혼하여 檀君(帝 혹은 檀皇의 개념이 정확하다고 본다)을 낳았다는 전설이 있다.
동이족의 하나인 부여(扶餘)족이 남으로 내려와 정착한 백제의 공주 땅에 고마나루(곰나루)가 있는데 여기에도 인간과 결혼하여 새끼까지 낳았던 웅녀의 전설이 있다. 곰나루의 웅녀는 인간인 남자가 도망가는 바람에 슬피 울다가 두 새끼들과 함께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반면 백두산 아래의 웅녀는 한민족에게는 수호신인 삼신할미가 된 듯하다. 웅녀의 정성이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삼신할미에게 드리는 정성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출산 후 3․7일(21일)동안 몸조리를 해야 한다는 우리의 출산문화 역시 웅녀로부터 비롯되었다.
백두산 熊女의 기질은 동이족이 세운 은(殷)나라의 ‘賢能’하고 ‘能傑’한 기질로 이어진 듯하며, 동시에 한민족의 기질인 정성(精誠)과 은근(慇懃=殷勤)과 끈기로 이어진 듯하다. 곰 신화와 동이족과 韓민족이 상호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출처 : 천자문 易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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