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堯典2章 : 協和萬邦하신 요임금>
克明俊德하사 以親九族하신대 九族이 旣睦이어늘 平章百姓하신대 百姓이 昭明하며 協和萬邦하신대 黎民이 於變時雍하니라 능히 큰 덕을 밝히셔서 구족을 친하신대, 구족이 이미 화목하거늘 백성을 고루 밝히신대, 백성이 밝고 밝으며 만방을 화합하신대, 백성들이 아, 변하여 이에 온화해졌느니라.
[해설] 堯典 1장이 대동 세상을 구현한 요임금의 덕을 말한 것으로 요전편의 體이자, 『서경』전체의 체가 되는 글이라면, 요전편의 나머지 11문장은 요임금이 행하신 구체적인 政事를 다루는 것으로 요전편의 用이 되기도 한다. 『서경』전체를 놓고 볼 때 요전편과 순전편은 『詩經』의 주남편 소남편과 같이 그 경전의 體가 되는 글이다. 堯典 2장은 문명한 덕을 가진 요임금의 정사가 먼저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시작하여 백성들에게까지 그 덕이 미쳤음을 밝히고 있다. 『대학』에서 말하는 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덕목이기도 하며, 백성들과 친하여야 백성들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親民과 新民’의 이치를 보여주는 글귀이다. 한편 요임금의 政治는 『주역』 天火同人괘 大象傳에서 말한 ‘類族辨物’(유족변물, 유와 족으로 물건을 분별)하고 火天大有괘 大象傳에서 말한 ‘遏惡揚善 順天休命’(알악양선 순천휴명, 악을 막고 선을 드날려서 하늘의 아름다운 명에 순종)하여 火地晉괘 大象傳에서 말한 ‘自昭明德’(자소명덕, 스스로 밝은 덕을 밝힘)의 德治에 해당한다.
明은 明之也ㅣ오 俊은 大也ㅣ니 堯之大德은 上文所稱이 是也ㅣ라 九族은 高祖至玄孫之親이니 擧近以該遠이니 五服異姓之親도 亦在其中也ㅣ라 睦은 親而和也ㅣ라 平은 均이오 章은 明也ㅣ라 百姓은 畿內民庶也ㅣ라 昭明은 皆能自明其德也ㅣ라 萬邦은 天下諸侯之國也ㅣ라 黎는 黑也ㅣ라 民首ㅣ 皆黑이라 故로 曰黎民이라 於는 歎美辭라 變은 變惡爲善也ㅣ라 時는 是요 雍은 和也ㅣ라 此는 言堯推其德하야 自身而家而國而天下하니 所謂放勳者也ㅣ라 명은 밝게 하는 것이고, 준은 큼이니 요의 대덕은 위 글에서 일컬은 바가 이것이라. 구족은 고조에서부터 현손에 이르는 친척이니 가까운 것을 들어서 멀리까지를 다 포함시켰으니 오복(상복의 다섯 가지로, 삼년복, 기년복, 대공복, 소공복, 시마복 -『중용』제18장 해설 참조) 이성(外戚과 妻族)의 친척도 또한 그 가운데에 있음이라. 목(睦)은 친하고 화합함이라. 평(平)은 고름이고, 장(章)은 밝음이라. 백성은 기내(임금이 계신 궁성을 중심으로 한 도읍지 안)의 백성들이라. 소명(昭明)은 다 능히 스스로 그 덕을 밝힘이라. 만방은 천하의 제후 나라들이라. 려(黎)는 검음이라. 백성들의 머리가 다 검으므로 여민(黎民, 검은 머리 백성)이라 하니라. 오(於)는 탄미사라. 변은 악을 변하여 선하게 함이라. 시는 이것이고, 옹은 화함이라. 이것은 요가 그 덕을 미루어서 몸으로부터 집과 나라와 천하에 이름을 말하였으니 이른바 ‘널리 크게 공을 이루신 것이라.’
<堯典3章 : 曆象授時하다>
乃命羲和하사 欽若昊天하야 曆象日月星辰하야 敬授人時하시다 이에 희와 화에게 명하사 광대한 하늘을 공경히 따라서 해와 달과 별의 상을 관찰하여 책력으로 만들어 공경히 사람들에게 때를 주라 하시다.
[해설] 요전3장의 내용은 하늘의 때를 잘 살펴 백성들을 돕고자 한 요임금의 덕이 잘 나타나 있다. 重天乾卦의 합덕문(合德文)과 비교해볼 때 欽若昊天은 ‘先天而天弗違(하늘을 먼저 해도 하늘을 어기지 아니하며)’에 해당하고, 敬授人時는‘後天而奉天時(하늘보다 나중하여도 하늘의 때를 받든다)’에 해당한다. 또한 『주역』지천태괘의 “天地交ㅣ 泰니 后ㅣ 以하야 財成天地之道하며 輔相天地之宜하야 以左右民하나니라”(하늘과 땅의 사귐이 泰니 후가 이로써 천지의 도를 재단하여 이루며, 천지의 마땅함을 도움으로써 백성을 좌하고 우하니라)에 해당된다. 곧 천지의 도를 잘 마름질해서 이룬다는 것은 천지의 운행도수와 법칙을 관찰하여 책력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배포하여 씨 뿌리고 거두는 일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천지의 마땅함을 보상한다는 것은 기후와 지형, 지질 등을 헤아려 백성들이 살 곳과 농사지을 곳을 정해주고, 식량을 비축해두어 겨울과 홍수가 나는 때나 가물 때를 대비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백성을 오른쪽에서 돕고 왼쪽에서 돕는 것이고, 4장부터 7장까지가 以左右民한 내용에 해당한다.
乃者는 繼事之辭라 羲氏 和氏는 主曆象授時之官이라 若은 順也ㅣ라 昊는 廣大之意라 曆은 所以紀數之書요 象은 所以觀天之器니 如下篇璣衡之屬이 是也ㅣ라 日은 陽精이니 一日而繞地一周하고 月은 陰精이니 一月而與日一會라 星은 二十八宿衆星이 爲經이오 金木水火土五星이 爲緯니 皆是也ㅣ라 辰은 以日月所會로 分周天之度하야 爲十二次也ㅣ라 人時는 謂耕穫之候니 凡民事ㅣ 早晩之所關也ㅣ니 其說이 詳見下文이라 내(乃)는 일을 잇는 것을 말함이라. 희씨와 화씨는 주로 상(천문)을 관찰하여 책력으로 만들어 때를 알려주는 관직이라(曆象授時圖 첨부파일 참조). 약(若)은 순함이라. 호(昊)는 광대한 뜻이라. 역(曆)은 수를 기록한 글이고, 상은 하늘을 관찰하는 기구이니 하편의 선기옥형(璇璣玉衡) 같은 것이 이것이라. 해[日]는 양의 정화(精華)이니 하루에 땅을 한 바퀴 돌고, 달[月]은 음의 정화이니 한 달에 한 번 해와 더불어 만나니라. 성(星)은 28수와 뭇별들이 경성이 되고, 금목수화토 오성이 위성이 되니 다 이것이라. 신(辰)은 해와 달이 모이는 곳으로, 하늘을 한 바퀴 도는 도수를 나누어서 12차(하루 12때, 1년 12달)를 두니라. 인시는 밭 갈고 거두는 때이니, 무릇 백성들의 일(농사)이 이르고 늦는 것과 관계되는 것이니 그 설명이 아래 문장에 자세히 나타나니라.
[참조 : 그림 曆象授時圖 해설] 日行一道에 月行十三度十九分度之七이라 星者는 四方之中星也ㅣ니 角亢氐房心尾箕는 凡七十五度요 斗牛女虛危室璧은 凡九十八度四分度之一이오 奎婁胃昴畢觜參은 凡八十度요 井鬼柳星張翼軫은 凡百一十二度이니 共爲三百六十五度四分度之一이라 辰則日月所會也ㅣ니 正月에는 會亥辰爲娵訾요 二月에는 會戌辰爲降婁요 三月에는 會酉辰爲大梁이오 四月에는 會申辰爲實沈이오 五月에는 會未辰爲鶉首요 六月에는 會午辰爲鶉火요 七月에는 會巳辰爲鶉尾요 八月에는 會辰辰爲壽星이오 九月에는 會卯 辰爲大火요 十月에는 會寅辰爲析木이오 十一月에는 會丑辰爲星紀요 十二月에는 會子辰爲玄枵라 해가 하루를 감(一陰一陽之謂道이므로 一道는 곧 낮과 밤의 하루)에 달은 13도 19분의 7도을 가니라. 별(星)은 사방의 중성이니, (동방의) 각항저방심미기는 무릇 75도요, (북방의) 두우여허위실벽은 무릇 98도 4분의 1도요, (서방의) 규루위묘필자삼은 무릇 80도요, (남방의) 정귀류성장익진은 무릇 112도이니 공히 365도 4분의 1도이라. 신(辰)은 일월이 만나는 곳(次를 말함)이니, 정월에는 해(亥)방에서 만나며 신은 추자(娵訾)가 되고, 2월에는 술(戌)방에서 만나며 신은 강루(降婁)가 되고, 3월에는 유(酉)방에서 만나며 신은 대량(大梁)이 되고, 4월에는 신(申)방에서 만나며 신은 실침(實沈)이 되고, 5월에는 미(未)방에서 만나며 신은 순수(鶉首)가 되고, 6월에는 오(午)방에서 만나며 신은 순화(鶉火)가 되고, 7월에는 사(巳)에서 만나며 순미(鶉尾)가 되고, 8월에는 진(辰)방에서 만나며 신은 수성(壽星)이 되고, 9월에는 묘(卯)방에서 만나며 신은 대화(大火)가 되고, 10월에는 인(寅)방에서 만나며 신은 석목(析木)이 되고, 11월에는 축(丑)방에서 만나며 신은 성기(星紀)가 되고, 12월에는 자(子)방에서 만나며 신은 현효(玄枵)가 되니라.
娵 : 별이름 추 訾 : 헐뜯을 자, 헤아릴 자 鶉 : 메추라기 순 枵 : 빌 효, 텅 빈 모양
[그림] 曆象授時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