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廛)은 시장의 점포이라. 장자 가로대 “혹 그 시장터의 점포에 자릿세를 부과하되 그 상품재화에는 세금을 물리지 아니하며, 혹 시관의 法((앞의 해설 참고)으로써 다스리되 점포세는 물리지 아니하니, 대개 끝(상업)을 좇는 자가 많은즉 집자리세를 물려서 억누르고 적은즉 꼭 집자리세를 물리지는 아니 하나니라.”하니라.
<해설>
예로부터 士農工商이라 하여 상인을 가장 끝에 두었기에 逐末者는 상인, 곧 장사꾼을 말한다. 한편 장사꾼은 이문 곧 물건값의 끄트머리를 좇기에 ‘逐末者’라 표현했으니 재미있게 음미해볼 단어이다.
○ 關애 譏而不征則天下之旅 皆悅而願出於其路矣리라
관문에 있어 살피기는 하되 (관세를) 물리지 아니한즉 천하의 여행객이 다 기뻐해서 그 길로 나가기를 원하리라.
▲ 解見前篇이라.
해석이 전편(양혜왕장 하편)에 나타나니라.
○ 耕者를 助而不稅則天下之農이 皆悅而願耕於其野矣리라
농사짓는 자에게 있어 公田을 도와 경작하게 하고 私田에는 세금을 물리지 아니한즉 천하의 농부가 다 기뻐해서 그 들에서 경작하기를 원하리라.
<해설>
‘耕’자를 보면 ‘우물 정(井)’에 ‘쟁기 뢰(耒)’를 더한 글자이다. 옛날에는 토지를 ‘井’자처럼 한 칸에 백 묘(畝)씩 아홉 칸으로 나누는 井田制를 시행하였다. 한 가구당 백 묘씩 나눠주고(私田) 농사를 지어먹게 하되, 사전에는 세금을 거두지 아니하고, 다만 가운데 한 칸 백 묘만 公田으로하여 공동경작케 하고 이것으로 세금을 대신했다.
▲ 但使出力하야 以助耕公田하고 而不稅其私田也라.
다만 노동력을 내게 하여서 (써) 공전을 도와 경작하게 하고 그 私田에는 세금을 취하지 않느니라.
○ 廛無夫里之布則天下之民이 皆悅而願爲之氓矣리라
집자리에 夫와 里의 세금 포가 없은즉 천하의 백성이 다 기뻐해서 (그 나라의) 백성 되기를 원하리라.
<해설>
夫는 私田인 백 묘에서 생산되는 곡식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하며, 里는 한 마을 단위인 25집에서 짜내는 베를 세금으로 거두는 것을 말한다. 夫라 한 것은 글자 자체가 ‘한 지아비’란 뜻으로 곧 農夫를 가리킨다. 곧 한 집에서 농사짓는 사전인 백 묘에 부과하는 농지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氓 : 백성 맹, 다른 지방이나 나라에서 이주해온 백성으로 흔히 백성들이라 할 때는 天民, 人民, 賤民, 農民에서 볼 수 있듯이 ‘民’으로만 쓰고, 정치와 관련지을 때에만 氓으로도 쓴다. 다시 말해 정치를 잘못하면 백성들이 도망한다는 뜻의 ‘氓’이다.
『주례』에 집안에 뽕나무와 삼을 심지 않은 자는 里布를 물리고, 백성이 맡은 일이 없는 자는 夫家의 세금을 내게 한다 하니, 정씨 이르되 “집안에 뽕나무와 삼을 심지 않은 자를 벌해서 한 마을 25가에 포를 내게 하고, 백성중에 일정한 일이 없는 자를 벌하여 一夫에 대한 백묘의 세금과 1家에 대한 부역의 세금을 내게 한다” 하니라. 이제 전국시대에는 일제히 이것을 취해서 시택의 백성에게 이미 그 집자리세를 부과하고 또 이 夫와 里의 布를 물리는 명령을 내리니 (이는) 선왕의 법이 아니라. 맹(氓)은 백성이라.
진실로 능히 이 다섯 가지를 행한즉 이웃나라의 백성이 부모같이 우러르리니 그 자식들을 거느려서(군대에 동원하여) 그 (仁政이 행해지는 나라의) 부모를 치게 하는 것은 생민이 생긴 이래로 능히 다스림을 둔 바가 있지 아니하니 이와 같으면 천하에 적이 없으며 , 천하에 적이 없는 자는 천리(하늘의 아전, 하늘이 낸 임금)니 그러고도 왕노릇 못할 자 있지 아니하니라.
▲ 呂氏曰 奉行天命을 謂之天吏요 廢興存亡은 惟天所命이라. 不敢不從이니 若湯武 是也니라.
여씨 가로대 “천명을 받들어 행함은 이를 천리(天吏)라 이르고, 폐(廢)하고 흥(興)하고 보존하고 멸망하는 것은 오직 하늘이 명하는 바라. 감히 따르지 아니치 못할지니 탕임금과 무왕 같은 이가 이 분(천리)이라.” 하니라.
▲ 此章은 言能行王政이면 則寇戎도 爲父子요 不行王政이면 則赤子도 爲仇讐니라
이 장은 “능히 왕정을 행하면 곧 도적떼들에게도 아비와 아들관계가 되고, 왕정을 행하지 못하면 갓난아이도 (인군에게) 원수가 됨”을 말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