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스크랩] 公孫丑章句下 제12장 해설

ria530 2012. 6. 6. 15:48

<제12장>

孟子 去齊하실새 尹士 語人曰不識王之不可以爲湯武則是 不明也오 識其不可오 然且至則是 干澤也니 千里而見王하야 不遇故로 去호대 三宿而後出晝하니 是何濡滯也오 士則玆不悅하노라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가심에 윤사가 사람에게 말하여 가로대 “왕이 가히 (써) 탕왕과 무왕이 되지 못함을 알지 못한즉 이는 (맹자가) 밝지 못함이오, (맹자가) 그 불가함을 알고도 그러한즉 (먼길을 와서) 이르렀다면 이는 은택을 구함이니라. (또한) 천리를 와서 왕을 뵙고서는 뜻이 맞지 않는 고로 떠나되 사흘을 잔 뒤에 晝에서 나가니 어찌 이리도 오래 머무르는가? 나(윤사)는 곧 이를 탐탁하게 여기지 아니함이라.” 하니,

干 : 구할 간 濡 : 젖을 유 滯 : 머무를 체

 

 

<해설>

맹자가 왕을 만났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제나라를 떠나는데 사흘밤을 주라는 곳에서 머물렀다. 이를 본 윤사라는 이가 맹자를 비난하는 말이다. 제나라 왕이 옛날의 탕임금이나 무왕과 같이 賢君이 아님을 이미 다 아는 일인데 만약 맹자가 이를 모른다면 그것은 맹자가 밝지 못한 것이고, 알았다면 왕에게서 벼슬자리나 녹을 구하려고 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또한 윤사는 맹자가 사흘간이나 주에서 머물은 것 역시 미련을 둔 것으로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며 맹자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尹士는 齊人也라. 干은 求也라. 澤은 恩澤也라. 濡滯는 遲留也라.

윤사는 제나라 사람이라. 간(干)은 구함이라. 택(澤)은 은택이라. 유체(濡滯)는 더디고 머뭇거림이라.

 

 

高子 以告한대 : 고자가 이 말로써 (맹자에게) 아뢰자

曰夫尹士 惡知予哉리오 千里而見王은 是予所欲也니 不遇故로 去 豈予所欲哉리오 予不得已也로라

(맹자) 가로대 “무릇 윤사가 어찌 나를 알겠는가? 천리를 와서 왕을 뵙는 이것은 내가 하고자 한 바이나, 뜻을 이루지 못하여 이에 떠난 것이야 어찌 내가 하고자 한 바이겠는가? 내 부득이 함(떠남)이라.” 하니라.

 

高子는 亦齊人이니 孟子弟子也라.

고자는 또한 제나라 사람이니 맹자의 제자라.

見王은 欲以行道也어늘 今道不行이라. 故로 不得已而去요 非本欲如此也니라.

왕을 뵈온 것은 (써) 道를 행하고자 함이지만 이제 도가 행해지지 못하여 이에 부득이 떠나감이오, 본래 이와 같이 하고자 함이 아니라.

 

 

 

予 三宿而出晝호대 於予心에 猶以爲速하노니 王庶幾改之니 王如改諸시면 則必反予시리라

(맹자 가로대) “내가 사흘을 자고서 晝를 나갔으나 내 마음에는 오히려 (써) 빠르다고 여겼으니 (나는) 왕이 행여 고치시기를 바라였으니, 왕이 만약 고치셨으면 반드시 나를 되돌리셨으리라.” 하니라.

 

所改는 必指一事而言이라. 然이나 今不可考矣라.

고치는 바는 반드시 한 가지 일을 가리켜서 말함이라. 그러나 이제 가히 상고하지 못함이라.

 

 

 

夫出晝而王不予追也하실새 予然後浩然有歸志호니 予雖然이나 豈舍王哉리오 王由足用爲善하시리니 王如用予시면 則豈徒齊民安이리오 天下之民이 擧安하리니 王庶幾改之를 予日望之하노라 (由 : 오히려 유)

(맹자) 가로대 “무릇 晝를 나가되 왕이 나를 좇지 아니하심에 내가 (왕이) 그런 뒤에는 당당히 돌아갈 뜻을 두니 내 비록 그렇다고 해서 어찌 왕을 버리겠는가? 왕이 오히려 족히 (써) 善政을 행하시리니 왕이 만일 나를 등용하시면 어찌 한갓 제나라 백성만을 편안히 하리오, 천하의 백성이 다 편안하리니 왕이 행여 고치시기를 내가 날마다 바라였음이라.” 하니라.

 

予豈若是小丈夫然哉리오 諫於其君而不受則怒하야 悻悻然見於其面하야 去則窮日之力而後에 宿哉리오

(그리고는) “내 어찌 이러한 소장부같이 그리하겠는가? 그 인군에게 간언해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怒하여 (그) 낯에다 행행(悻悻)연히 나타내고는 떠나간즉 하루내내 갈 수 있는 힘을 다해 가고서는 유숙하겠는가? “ 하니라.

 

尹士聞之 曰 士는 誠小人也로다

윤사가 듣고 말하기를 “나(윤사)는 진실로 소인이구나.” 하니라.

 

 

<해설>

맹자가 임금에게 간언해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성질을 부르르 내면서 하루만에 속히 떠나간다면 이는 소장부나 하는 행태라고 말하고 있다. 사흘이나 오래도록 머물렀다고 비난하는 윤사의 말에 대한 맹자의 답변이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본 뒤에 떠나는 것이 군자의 일이 아니겠는가하는 맹자의 반문이다.

 

浩然은 如水之流 不可止也라.

호연은 물의 흐름이 가히 그치지 아니함과 같으니라.

 

楊氏曰 齊王이 天資朴實하야 如好勇好貨好色好世俗之樂을 皆以直告하고 而不隱於孟子라. 故로 足以爲善이언마는 若乃其心不然하야 而謬爲大言以欺人이면 是人이 終不可與入堯舜之道矣리니 何善之能爲리오.

양씨 가로대 “제나라 왕이 하늘에서 타고난 자질이 순박하고 성실하여, 용맹과 재물과 여색과 속세의 음악을 좋아함을 다 (써) 곧바로 고하고는 맹자에게 숨기지 아니하니라. 이에 족히 (써) 善政을 행할 수 있건마는 만약 (이에) 그 마음이 그러하지 못하여 그릇되게 큰소리침으로써 사람을 속이면 이 사람은 끝내는 (더불어) 요순의 도에 들어갈 수 없음이니 어찌 善政을 능히 행할 수 있겠는가?” 하니라.

 

悻悻은 怒意也라. 窮은 盡也라. : 행행은 성내는 뜻이라. 궁은 다함이라.

 

此章은 見聖賢行道濟時에 汲汲之本心과 愛君澤民에 惓惓之餘意라.

이 장은 성현이 도를 행하고 때(시대의 어려움을)를 구제하는데 애달아하는 본심과 임금을 사랑하고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는 정성스러운 뜻이 남아있음을 봄이라.

(汲 : 물 길을 급 惓 : 정성스러울 권)

 

李氏曰 於此에 見君子憂則違之之情이오 而荷蕢者 所以爲果也라.

이씨 가로대 “이것에는 군자가 ‘근심한즉 어긴다’는 뜻과 ‘삼태기를 멘 자가 (써) 과감하게 행동한다’ 는 (성현의 옛 말이) 나타남이라.” 하니라. (蕢 : 삼태기 궤)

 

 

<해설>

주자가 공자의 말을 인용한 이씨의 말을 빌려 맹자의 ‘行道濟時’와 ‘愛君澤民’ 의 정치철학을 옹호하고 있다. ‘君子憂則違之’는 『주역』 건괘에서 ‘荷蕢者 所以爲果也’는 『논어』 憲問편에 나온다.

 

『주역』의 “不易乎世하며 不成乎名하야 遯世无悶하며 不見是而无悶하야 樂則行之하고 ‘憂則違之’하야(세상을 피하여도 민망함이 없으며, 옳다함을 보지 못해도 민망함이 없으니,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하면 어기니라)”이다.

 

『논어』의 “子擊磬於衛러시니 有荷蕢而過孔氏之門者 曰有心哉라 擊磬乎여 莫己知也어든 斯已而已矣니 深則厲요 淺則揭니라 子曰 果哉라 未之難矣니라

(공자가 위나라에서 경이란 악기를 치자 삼태기를 지고 공자가 묵는 집을 지나가던 자가 가로대 “마음에 흔들림이 있음이라. 경을 치는 소리여! 자기를 몰라주면 그만인 것을. (시경에) (물이) 깊으면 옷을 벗어들고 얕으면 걷어 올리니라”하니, 이에 공자가 “과감하구나. 그러나 그것이 어려운 것이 아님이라” 말씀하심이라.)

출처 : 家苑 이윤숙의 庚衍學堂(한자와 유학경전)
글쓴이 : 家苑 이윤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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